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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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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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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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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수 :
2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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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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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마나의 달콤함

DUMMY

마나는 냄새가 없다. 이 말은 마법사들에게 통용되는 진리이다. 또한 대부분의 정령사에게도 통용되는 진리이다. 그러나 진실한 정령사는 마나의 냄새를 안다. 요정이 마나에서 냄새를 맡는 것처럼 정령사도 마나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요정을 부리는 것은 몇 배는 쉬울 것이다. 요정은 마나의 냄새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바아타는 마나에서 냄새를 맡는다. 그는 방금 달달한 마나를 이야기했다. 마나에서 냄새를 느낀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그럼 공기의 냄새는 어떠냐고 물을 것이다. 마나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맑은 공기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즉 공기에서도 마나처럼 달달하거나 퀴퀴하거나 짠내 같은 특유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바바아타, 마나와 바람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니? 지금 네 왼뺨을 스치고 가는 이건 뭘까?"


부제 바르푸넨은 신성력을 이용해 마나를 움직여 바바아타의 왼뺨을 스치게 했다. 그러나 바바아타는 왼뺨을 긁으며 벌레가 달려든다며 손을 휘휘 저었다. 부제가 보기엔 벌레는 보이지 않았고, 바바아타는 그저 허공에 대고 벌레 쫓는 손짓을 했을 뿐이었다. 부제는 확실히 바바아타는 마나를 느끼는 감각이 생긴 것이라고 판단했다.


"바바아타, 아까 얘기한 냄새 나는 마나는 무얼 말하는 거지?"


부제는 달달한 향이 나는 마나를 직접 마나를 느껴서 안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 예를 들어 요정과 대화를 통해 안 것인지 궁금했다. 아직 요정과 대화를 할 능력이 없겠지만, 그래도 확인은 좀 필요했다.


"그냥 사탕 먹을 때 나는 냄새가 났어요. 히히, 마치 사탕 먹듯이 막 입을 찹찹거리고 있었죠. 사탕 먹고 싶어서요."


이건 확실히 마나의 냄새를 맡는다는 의미였다. 마법사가 슬그머니 부제 옆으로 와서 부제의 생각을 거들었다.


"몇 번 물어 봐도 확실히 마나의 냄새를 맡고 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을 정도로 정확히 이야기합니다. 아무래도 요정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판리카교 주교 파타에게 물어보니 요정이 붙은 건 확실하다는군요. 다만 어떤 요정이 붙었는지 당장 알 수가 없고, 따라서 요정을 부릴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합니다. 당장 문제가 생기진 않으니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문제가 생기기 전에 이곳으로 한번 온다고 합니다. 바바아타 만나러."


마법사는 요정 전문가가 바바아타를 만나러 온다니 다행이라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마나 냄새 때문에 바바아타가 마나의 흐름을 감지하는 데 집중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쩌다 마나의 달달한 냄새를 맡아서 계속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제 갓 여섯 살이 된 바바아타에게 식욕을 절제하라는 것은 벌이 꽃을 그냥 지나가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드래곤 예언서에서 한투나가와 요정 관계는 언급이 없습니까?"

"안 그래도 지금 계속 찾아 보고 있지만, 요정에 대한 언급은 없더군요. 아니 아직 찾지 못헀다는 게 맞겠군요. 오늘 아침에 본 곳까지는 요정 내용은 없었습니다. 다만, 마나의 향에 대한 언급은 있었습니다."

"마나의 향이요? 그건 마나의 냄새와 같은 말 아닙니까?"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봅니다. 마나의 냄새는 마나의 속성에 따른 것으로 마나 생성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마나의 향은 마나가 움직이면서 주변에 발생시키는 후각 자극으로 2차로 생성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생명체가 수용하는 결과는 같지만 발생시키는 마나 운용 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바바아타가 달달하다고 느끼고 있는 저 감각은 어떻게 수용되는 것일까요? 마나의 냄새일까요, 마나의 향일까요?"

"엄격하게 하자면 마나의 냄새, 냄새인 것 같습니다. 바바아타에게 붙은 요정이 바바아타 주변에 요정의 마나를 흘리면서 바바아타는 그 요정의 마나를 달달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그게 무엇이든 요정 때문이고, 그 요정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우리로선 당장은 어쩔 수 없군요. 마법사께서 드래곤 예언서에서 답을 찾거나, 판리카교 주교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마법사와 부제는 뜰에서 마나의 달달함에 취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바바아타를 보며 혀를 찼다.


그날 저녁 경비대의 책임 기사 바라케가 바바아타의 공식 보호자인 우탄바른 남작을 만나러 왔다. 바라케는 꽤 유들유들하면서 잇속을 챙기는 것에 게걸스런 사내였다. 경비대가 교대되어 두사르 백작령으로 들어와 산골 마을에 정착할 때까지 바바아타 일행을 끌고 다닌 자이다.


기사 바라케는 경비대 책임 기사로 오기 전, 바바아타의 보호자가 우탄바른 남작이란 걸 듣고 남작에 대한 조사를 한 바 있다. 이혼한 남작으로 위자료가 꽤 큰 영지라는 걸 알아내고는 연금에서 풀어주고, 열흘에 한 번 일이 있는지 들러볼 테니 적당히 뇌물을 달라고 먼저 제안을 해 왔다.


우탄바른 남작은 페르에 공작령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을 생각해 처음엔 그가 요구한 무리한 금액을 맞추어 주었다. 그래서 지금껏 이곳에 도착한 이후 부제 바르푸넨이나 마법사 살랍마타가 아무런 제제나 감시 없이 편하게 바바아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규모가 좀 달랐다. 개인적인 뇌물이 아니라 아예 부대 운영비를 대라는 식으로 한 해에 금화 백 개를 달라고 했다. 금화 백 개면 마을 대여섯에서 한 해 걷는 세금 규모였다. 이 정도면 기사 하나와 병사 서른에 그 세 배를 유지하고도 남는다. 남작은 기사 바라케 면전에 대고 소리쳤다.


"금화 백 개라는 건 아예 성 하나를 달라는 얘기잖소! 나로선 도저히 납득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금액이오! 난 못 들었으니 그냥 가시오!"


기사 바라케는 남작의 호통이 가소로운 듯 칼집을 발끝으로 툭툭 치면서 남작의 눈을 뚫어져라 째려볼 뿐이었다. 남작도 한번 소리친 다음에는 등에 벽을 진 듯 꼼짝 않고 기사 바라케의 눈동자를 파낼 듯이 째려 보았다.


얼마나 서로 그러고 있었을까, 기사의 시종이 기사를 불렀다. 그러나 기사는 여전히 꼼짝 않고 남작과 눈싸움을 했고, 시종은 급히 기사를 불렀다. 여전히 기사가 꼼짝 않자 시종은 기사 곁으로 다가왔다.


"바라케 기사 님, 경비대에서......"


기사는 시종의 입이 열리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곤 발로 시종의 옆구리를 강하게 질렀다. 시종은 어이쿠 소리를 내며 한 바퀴 굴러 쓰러졌고, 기사는 한발 더 다가가 다시 시종의 옆구리를 더욱 세게 찼다. 기사가 평상복이라 그나마 시종은 목숨을 부지했지, 기사가 전투화를 신었다면 시종의 허리는 직각으로 꺾이고 말았을 것이다. 계속 옆구리를 차면서 기사는 입을 열었다.


"내가 너를 먹이고, 입히면서 하나만 부탁하지 않았니, 내 오른쪽에 서지 말라고. 내 오른쪽에 서면 칼 맞는다 했니, 안 했니! 지금 내가 네 옆구리를 칼이 아니라 발로 차는 게 고맙니, 안 고맙니?"

"어이쿠, 기사 님, 언제, 컥, 아닙니다. 컥,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쓰러져 얻어 맞는 시종을 보면서 남작은 저 시종이 있지도 않은 명령을 구실로 자신 대신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혀를 찼다. 그래도 시종이 죽을 것 같지는 않아 그리 불쌍하진 않았다.


기사는 한참 걷어찬 시종을 이제는 일어나라고 엉덩이를 걷어찼다. 시종은 기사가 어느 정도 분이 풀린 걸 알았는지 더 맞으면 죽겠는지 엉금엉금 기어 나갔고, 기사는 집을 나서며 남작에게 경고조로 소리쳤다.


"인질 주제에 이리 자유롭게 지내면 보답을 해야겠소, 안 해야겠소? 나를 이리 박대하면 앞으로 불편해 지겠소, 아니겠소?"


작가의말

연재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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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나의 달콤함 18.05.21 436 0 8쪽
30 요정 출현 18.05.18 452 0 7쪽
29 마나의 흐름 18.05.17 441 0 11쪽
28 바바아타의 첫 스승 18.05.16 462 0 9쪽
27 황태자의 꿈 18.05.15 490 0 12쪽
26 새로운 재앙 18.05.14 458 0 9쪽
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9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20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2 1 10쪽
19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3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13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9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10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8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3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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