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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6,445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작성
18.04.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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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위험한 마차 여행

DUMMY

바바아타 왕자가 왕궁을 떠난 날 땅거미가 질 무렵, 왕궁 관리들이 퇴청을 서두르고 있을 때였지. 베르크 왕국 궁전의 별채 안 우탄바르 남작이 머물던 거처에 왕궁에서 일하고 있는 귀족 몇 명이 모였어. 그들은 우탄바르 남작이 머물고 있던 방을 샅샅이 뒤지더니 남작이 완전히 정리하고 떠난 것인가 다시 돌아올 것인가를 두고 설전을 벌였어.


다시 돌아온다면 우탄바르 남작이 왕자를 데리고 떠난 것은 분명 왕실 반대 세력을 낚으려는 시도일 테고, 완전히 떠난 것이라면 왕자를 피신시킨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어느 쪽인지에 분명히 알아야 다음 자신들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봤지.


그들은 우탄바르 남작이 걱정하던 바바아타 왕자를 없애려는 세력이었어. 그들은 우탄바르 남작이 바바아타 왕자를 데리고 왕궁을 떠났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 우습게도 왕자의 유모의 남편이 그들 세력의 한편이었으니까.


우습게도 왕자의 유모는 왕자가 바뀌니 실제 유모의 지위를 잃게 되지 않을까 염려했어. 왕실의 유모란 지위는 하급 귀족에게는 엄청난 기회였거든. 왕자가 의지하는 어른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지. 그런데, 자신이 키워야 할 왕자가 하루아침에 없어졌으니 완전히 실 끊어진 연이지. 왕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욕심 많던 유모는 왕자가 없어진 걸 남편과 상의를 했지.


왕실에 불만이 많던 하급 귀족이었던 그는 그 정보를 가지고 익히 알고 있던 왕자 제거를 원하는 세력에 접촉했던 거야. 그 패거리에서 한몫 해 보겠다는 거였지. 그 결과 우탄바르 남작이 머물던 곳에서 설전이 벌어진 거지. 그들의 결론은 왕궁의 보호를 벗어난 그 재앙 덩어리 왕자는 지금이 없앨 기회라는 거지. 분명히 다 자라서 다시 베르크 왕국으로 돌아올 땐 세력을 키워서 올 수도 있으니까.


왕궁을 벗어날 때까지 마차를 호위하는 병력은 없고, 마부와 조수 뿐이었다는 걸 성문 관리에게서 이미 들은 바 있었지. 가는 도중 용병대가 붙을 수도 있겠지만, 곁에 여자 하나와 마부 뿐인 핏덩이 하나를 제거하는 건 쉬워 보였어.


그들은 차야트 왕국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가는 장도에 있는 영지와 마을을 따져 보고는 마차를 습격할 만한 곳을 몇 군데 선택한 후, 지시를 적은 전서구를 날렸어. 초장부터 왕실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왕자의 목숨 유지가 쉽지 않게 되어 버렸어.


바바아타 왕자를 태운 마차는 튼튼하고 크지만 화려한 장식이 달려 있지 않은 마치 군용 수송 마차 같았어. 특별한 가문 표식도 없었지. 그러나 말 4마리가 끌고 있으니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지. 게다가 뒤에는 교대용 말 2마리까지 달고 있었어. 해 질 녘에는 왕도를 벗어나 4개 마을을 지나며 고개 하나를 넘어 강나루 마을에 도착했지. 자라다란네라는 강이야. 왕도에서 가장 가까운 큰 강이지.


우탄바르 남작이 마툼마키 공작령에서 베르크 왕도로 올 때는 느긋하게 와서 대략 열이틀이 걸렸지. 남작은 곰곰 생각해 보니 이곳에서 묵고 나서 이틀 걸려 왕도에 들어갔던 걸 생각했어. 마침 마차를 나르는 연락선이 선착장에 닿았지. 마차 2대와 짐을 잔뜩 짊어진 이들이 우르르 내리고 잠시 후 마부는 사공에게 가 운임료를 지불하고 연락선에 마차를 댔지.


날이 어두워져서 그런지 다른 승객은 없었어. 사공은 더 손님이 주변에 없는 걸 확인하고서는 닻줄을 풀고 삿대를 잡아 배를 띄웠지. 바람은 소소하고, 어둑한 하늘에 상현달이 휘영청 떴겠다. 고고한 달빛이 마차 창을 통해 바바아타 왕자의 얼굴을 비추니 우탄바르 남작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지.


평생 자신과는 인연이 없을 거 같았던 아기가 자기 곁에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또 아기의 생명을 노리는 자들이 틈틈이 덮쳐 올 것을 생각하니 또 앞이 깜깜하기도 했어. 강 위에 다른 이들이 없이 혼자 탄 상황이라 잠시 경계를 늦추고 아기 한번 보다가 눈 좀 감다가 창 밖 밤하늘을 보다가 하곤 했지.


그러나, 마법사는 아니었어. 그는 마차 밖이 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지. 사공이 삿대질 하느라 첨벙대는 소리와 구슬프게 불러대는 뱃노래, 줄에 달린 배를 당기느라 인부들이 투닥투닥 배 위를 뛰어 다니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리면서 뱃소래의 후렴을 외치는 소리, 그리고, 그 소리 사이사이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마법사의 귀에 포착되었지.


마법사는 마부 쪽으로 난 창을 슬며시 열고 마부에게 인부들 중에서 노래 말고 달리 떠드는 이가 있냐고 물었어. 아무래도 말소리가 거슬렸거든. 마부는 배를 끄는 인부 여섯이 박자 맞추어 움직이며 노래를 부르는 광경을 보고서는 별다른 건 없다고 했지. 그 순간 마법사는 금속성이 들리는 느낌이 들어 재빨리 요람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마차 바닥에서 칼날 2개가 튀어나왔어. 찰나의 순간이었지.


마법사는 요람을 끌어안은 채 마차 천장문을 박차고 뛰쳐나갔어. 그러자 자객 둘이 마차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냈지. 월광에 빛나는 검 두 자루가 휘황찬란하게 한 바탕 휘둘리며 춤추자 사공과 인부들은 모두 놀라서 강물에 뛰어 들어 도망치고 남작 일행과 자객 둘만 덩그러니 배 위에 남았어.


자객은 목표가 분명했지. 오직 왕자의 목숨만 원한다고 했지. 뭐 아무 소용 없겠지만. 자객과 마주 선 마법사는 왼손으로 왕자를 품에 안고 오른손에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어. 마법사라는 걸 안 두 자객은 살짝 당황하는 듯 움찔했으나 검을 다시 움켜 쥐고 마법사를 향해 달려나가는 순간 둘 다 앞으로 푹 고꾸라지고 말았지.


두 자객의 목에는 붉은 빛 석궁 화살이 하나씩 박혀 있었어. 마부와 조수가 날린 것이었어. 마법사는 깜짝 놀라 마부와 조수를 쳐다 보았지. 그 둘은 뭐가 좋은지 킬킬대며 팔뚝만한 작은 석궁을 다시 마부석 옆에 매달린 주머니 안에 넣었어. 마법사가 감사 인사를 하자 마부는 별거 아니라면서 자기들은 이런 일은 일상이라고 했어.


그 둘은 마부석 자리를 정리하고 내리더니 정말 익숙한 듯 죽어 널브러진 자객 둘의 품에서 뭐 쓸 만한 게 있나 뒤졌어. 그들은 "잔챙이들이군"이라며 홀딱 벗겨서 돈 주머니와 칼, 옷과 신발 등을 챙기고는 알몸뚱이를 강에 던졌지. 그러고는 마부는 삿대를 잡고 조수는 배를 당기는 줄을 잡았어. 조금만 늦었으면 배는 줄을 끊고 강물에 표류할 뻔 했지. 팽팽한 줄을 당겨 느슨하게 하고는 건너편으로 슬슬 건너갔어. 그 뒤로 사공과 인부들이 헤엄쳐 따라오기 바빴지.


강을 건넌 후 남작과 마법사는 밤중이라도 계속 달릴지, 좀 쉬었다 새벽에 출발할지 의논했어. 자객의 습격 때문인지 우탄바른 남작은 많이 흥분한 상태였어. 아무래도 쉰다고 해야 쉬는 것 같지 않을 것 같아 밤이지만 좀더 멀리 가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했지.


마법사는 마부에게 눈짓으로 어떠냐고 물었더니 마부는 계속 가도 괜찮다고 했어. 마법사는 아기가 좀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안전이 우선이라 멀리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마법사는 말이 편하게 달릴 수 있도록 마법으로 말의 대여섯 걸음 앞에 빛을 밝혀 주었다. 일단은 왕도로부터 멀리, 목적지에 가까이 가기로 했어.


밤을 새워 달리고 또 달려 동이 텄지만 잠시 말 여물만 먹이고 또 한 나절을 달려 성이 있는 도시에 도착했어. 누카르 남작령이었어. 크지 않은 성곽이 도시를 둘러 싸고 있고 또 성밖에도 꽤 잘 정리된 장원들이 있는 잘 다스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지.


마법사는 도시를 둘러 보다가 이 정도면 용병 소개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용병을 채용하기로 했어. 아무래도 전날 벌어진 습격이 한번에 그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마차를 호위할 병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지. 마법사가 용병 소개소에 가서 문의를 하자 다행히 호송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용병대가 있어 곧바로 채용 의사를 밝혔지. 용병 대장이 마침 소개소에 있어서 바로 계약 조건 협의에 들어갔어.


용병대는 대장을 비롯해 6명으로 구성되었고, 마툼마키 공작령 성까지 호송하는 것으로 계약을 했지. 가능한한 빨리 가기로 했고, 열흘 내로 도착하면 계약액의 반을 더 얹어 주고, 엿새 내로 도착한다면 두 배를 주기로 했어. 그만큼 우탄바르 남작의 마음은 급했던 거야.


고객이 돈으로 급한 마음을 드러내자 용병 대장은 중간에 병사들이 목숨을 잃을 경우, 목숨값을 더 달라고 요구했어. 마법사는 잠시 얼굴을 찡그렸지만, 남작은 고개를 끄덕였어. 대신 선수금은 관례의 반만 주고, 목숨값이나 추가액은 도착한 후에 잔액과 같이 주겠다고 한번 튕겼지. 그 말을 들은 용병 대장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 대신 여인숙에 묵을 숙박비는 고객이 내라고 계속 밀당을 했어.


남작은 이들이 출발 시간을 늦추면서 밀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법사에게 눈짓을 했지. 마법사는 용병 소개소에 다른 호송대를 찾을 수 있는지 묻는 척 했지. 마치 출발이 급한 게 아닌 것처럼. 용병 대장은 숙박비는 되었다며, 출발하자고 재촉했지.


마법사와 용병 대장 둘 사이에서 오고 가는 계약 조건을 받아 적고 있던 용병 소개소장은 호송 계약서를 작성해서 두 사람에게 내밀었어. 그리고 서명을 마친 두 사람 앞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각각 내밀었어. 작은 도시의 용병 소개소에서 드물게 보는 큰 호송 일이라 용병 소개소도 꽤 짭짤했어. 기껏해야 값싸게 영주의 호위를 하거나 이삼일 거리 호송일, 아니면 늑대를 잡아 달라는 농부의 의뢰 정도밖에 없는 곳이었으니까.


용병 소개소장의 미소를 뒤로 하고 용병대는 모두 말에 올라 마차 앞뒤로 호위 배치로 섰고, 용병 대장은 마차문 바로 옆에 서서 출발하자고 외쳤어.


용병대의 호위를 받은 마차는 나흘 동안 세 차례 습격을 받았어. 용병 여섯 중 벌써 둘이 크게 다쳐 호송 임무를 더 같이 할 수 없어 근처 마을에 신변을 부탁했지. 돌아가는 길에 데리고 가겠다고. 그 만큼 왕자를 반대하는 세력이 왕자를 죽이려는 의지가 굳다고 할 수 있겠지.


특히 세 번째 습격은 자객을 열둘이나 동원한 꽤 규모가 큰 습격이었어. 마부들이 석궁을 난사하고, 경상을 입고 있던 둘이 칼을 맞고 땅바닥을 뒹굴고 다시 일어나지 못할 정도라, 마법사가 나서서 불꽃을 난사하면서 자객들을 처리해야 할 정도였어. 전투를 치르고 난 후 마법사는 꽤 지쳐 보였어. 마법이 그렇게 힘든 거라는 거지. 파이어볼 하나가 그리 쉽게 나가는 게 아니라니까.


어쨌거나 왕궁을 떠난지 닷새 만에 베르크 국경을 지키고 있는 북쪽 변경백 우타아르 백작의 영지에 도착하게 되었어. 그러나, 영지 입구에 도착만 했다. 레인저를 비롯한 꽤 많은 영지민들이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지.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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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8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20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1 1 10쪽
19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3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13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9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10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3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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