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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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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42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작성
18.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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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위기 탈출

DUMMY

병사들을 보내고 돌아온 젊은이는 마법사에게 다가가 자신을 탄생의 여신 수쿠푸올리를 섬기는 수쿠푸올리 교단의 부제 바르푸넨이고, 아기를 치료하시는 분은 사제 파헤에트라고 소개했어. 그리고 바르푸넨 부제는 사제라고 소개한 사람을 향해 인사하라고 마법사를 안내했어.


마침 파헤에트 사제는 제단에 잠든 바바아타 왕자를 올려 놓고 붉은 빛을 내는 손을 올려 놓은 채 왕자의 몸 여기저기를 훑고 있었어. 그것을 본 부제는 갑자기 허리에 차고 있던 단도를 꺼내어 사제의 뒤로 다가가 목을 찔렀어. 사제는 끽소리도 못 내고 선홍색 피를 뿌리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죽었지.


마법사는 깜짝 놀랐어. 갑자기 부제가 왕자를 치료하고 있는 사제를 죽이다니! 급작스레 머리에 핏대가 솟구치고 온몸에 마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지. 고요하던 홀 안의 공기도 들뜨는가 싶더니 마치 소나기 구름이 피어오르는 것 같이 하얀 운무가 맺히기 시작했어.


사제를 쓰러뜨리고 왕자의 상태를 보고 있던 부제는 이 심상치 않은 공기의 흐름을 감지하고는 마법사를 바라보고 제발 진정하라고 소리쳤어. 사제가 아기를 죽이려고 해 막은 것 뿐이라고 외쳤어.


그 말을 들은 마법사는 또 당황했어. 사제가 왜 왕자를 죽이려고 했을까? 정말일까? 혹시 오히려 부제가 왕자를 치료하는 걸 막은 건 아닐까? 일단 분기탱천하는 건 멈췄지만, 끓어오른 마나를 완전히 가라앉히지는 않은 채 물었어. 사제가 왜 아기를 죽이겠냐고. 증거를 내놓으라고.


부제는 자기도 신성치료술을 공부하고 있는데, 사제가 보여준 붉은 빛은 신성치료가 아니라 축마의 빛 쿠발랏시라는 거야. 쿠발랏시는 마귀가 들린 사람을 죽임으로써 이 세상을 마귀의 재앙에서 구하는 것인데, 쿠발랏시는 주교만 허가 받은 술법으로, 마귀가 들려 조종당하는 시나타라고 주교 회의에서 판정 받지 않은 사람에게 쿠발랏시를 임의로 사용하는 자는 살인자로 판단할 수 있으며 즉시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교회법에 나와 있다는 거야.


마법사는 황당했지. 아프다고 빽빽 울어대는 아기가 불쌍하다고 치료해 준다고 했던 사제가 무슨 이유로 아기를 마귀가 들렸다고 보고 자격도 없는 축마술이라는 쿠발랏시로 아기를 죽이려 했다는 말인가!


부제는 오늘 낮에 백작의 경비대 기사들이 와서는 당분간 신전에서 외부인을 받지 말고, 혹시라도 외부인이 아기가 아프다고 오거든 경비대에 알리고 잡아두라고, 외부인의 아기는 화산 폭발을 일으킨 재앙 덩어리니 꼭 잡아야 한다며 신신당부하고 갔다고 했어.


화산 폭발 피해가 우타아르까지 피해가 오진 않았지만 다른 지방에 원조를 보내면서 이곳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했지. 왕이 과하게 원조를 요구했다는 소문이 자자해 왕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했지.


부제는 옷이 반쯤 벗겨져 제단 위에 놓인 왕자를 보더니 마귀가 들렸다고 생각해도 별 이상할 게 없겠다고 자조 섞인 투로 중얼거렸어. 왕자의 등에 뱀 껍데기처럼 우툴두툴한 살이 마치 용의 피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마법사는 그제야 제단에 모로 누워있는 왕자에게 다가가 부제를 밀치고 마나의 상태를 살펴 보았어. 왕자는 편안하게 잠든 듯이 보였지만 용의 피부처럼 보이는 등과 어깨 일부에서 마나의 공백 상태가 감지되었고, 엉덩이 부분에서는 마나가 과하게 몰려 또아리를 틀고 있었지.


마법사는 마나 조절을 시전해 마나가 비어 있는 곳으로 마나가 흐르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엉덩이 부분에 마나가 또아리를 튼 것을 풀 수는 없었지. 마법사로서는 조절할 수 없는 특이한 기운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느꼈지. 아마 사제가 쿠발랏시를 행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봤지.


마법사는 부제에게 얼굴을 돌려 현재 왕자의 상태를 전달해 주고 신성 치료를 해 줄 수 있으냐고 물었어. 부제는 양심에 따라 기꺼이 아픈 아기를 능력이 다하는 대로 치료해 주겠다고 했지.


부제의 치료는 꽤 성의를 다하는 듯 보였어. 제단에 놓였던 왕자를 품에 안은 후 오른손에서는 옅은 푸른 빛이 나는 듯 하더니 왼손에서는 보랏빛이 나기도 하면서 배, 가슴, 등, 엉덩이 등을 쓰다듬더니 어깨에 매고는 등과 엉덩이를 톡톡 두들기기도 했어. 그리고 제단에 엎드리게 놓은 다음 사제의 방에 가더니 옅은 초록색 돌과 푸른색 돌을 가져 오더니 등에 쭉 늘어 놓고는 기도를 하자 돌에서 푸른 연기가 나면서 황자의 입에서 긴 트림이 나왔지. 그러자 부제는 돌을 거두었어.


부제는 마법사에게 마당에 가서 물을 받아다가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했지. 마법사에게는 물을 데우는 것 쯤은 쉬운 일이었거든. 부제는 품에 왕자를 안고는 오른손 검지에서 연두색 빛을 냈어. 그리고 그 손가락을 왕자의 배꼽 아래에 가져다 댔지. 그러자 왕자는 피식피식 방귀를 뀌더니 엉덩이 부분이 검푸른 빛으로 젖었어. 그리고 다시 우렁차게 울기 시작했어.


부제는 왕자의 옷을 홀딱 벗긴 다음 마법사가 데워 온 따뜻한 물에 왕자를 씻겼지. 그 동안 마법사는 똥을 지린 왕자의 옷을 가지고 나가 깨끗하게 세탁을 해 왔지. 그 정도는 마법사에겐 쉬운 일이라는 듯.


부제는 왕자를 제단 위에 놓은 후 다시 옷을 입히면서 마법사에게 말했지. 이 아기는 영주가 이 성에 못 들어오게 막은 재앙의 상징 바바아타 왕자가 틀림 없을 거라고. 마법사는 아무런 대꾸도 안 했어. 그저 아기가 아픈 게 나으면 끝이라는 듯.


부제는 다시 입을 열었어. 이 아기는 일단 당장 아픈 건 멎었지만 곧 다시 아프게 될 거고, 그 땐 쉽게 치료하긴 어려울 거라고. 이미 이 아기는 폐와 다리 쪽은 많이 망가져서 자라서도 걷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최악의 상황은 아마 10년 정도 성장을 하다가 또 한번 아프게 되면 키가 거기서 멈추고 자라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


마법사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어. 넷째 왕자인데다 다른 사람과 많이 다른 모습에다 활동력도 떨어진다면, 보통 왕자의 삶과는 다르지 않은가. 현재 왕이 물러나면 폐인처럼 취급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다 싶었어. 물론 마법사 자신의 지위도 달려 있지 않은가 말이야.


부제는 아기를 꼭 끌어 안고서 가엽다는 듯이 "애고애고 우리 아가 너의 앞날을 어쩌면 좋니" 하며 울먹였어. "주교 님을 만나 부탁해 볼까, 이 사제를 죽인 죄 많은 몸을 주교 님께서 만나나 줄까?" 하며 애고애고 좀더 서럽게 울었어.


마법사는 이 부제가 대체 어쩌자고 그러는지, 지금 상태는 어떤지, 주교를 만나면 뭐가 해결되는 건지 궁금해졌지. 주교는 이 아기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거냐고 물었어. 그에 부제는 자기 능력엔 한계가 있어서 급한 대로 강둑이 터지는 걸 돌 몇 개로 막은 정도에 불과하다며, 사실 한시가 급하게 치료를 해야 하는데, 자기보다 신성력이 높으신 분이 해야 한다고 했지.


마법사는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가는 게 급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부제에게 주교를 어디가면 만날 수 있는지 물었어. 그리고, 또 다른 교단에서 치료 받아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물었지.


부제는 주교의 능력도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비슷한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자기가 진단한 결과와 공부한 데 따르면 탄생의 신비를 많이 공부한 수쿠푸올리 교단이 가장 확실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지. 그리고, 우타아르 성 내에서는 쿠미투스 교단에 주교가 있다고 했어.


마법사는 우선 급한 대로 쿠미투스 교단의 주교를 만나 봐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좀전에 쿠미투스 신전에서 소란을 피우고 도망쳐 나왔기 때문에 쉽게 들어가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어. 좀 험한 방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지.


마법사는 야경을 도는 병사들을 피해 골목 요리조리 지나 다시 쿠미투스교 사원 근처로 와 마법으로 근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어. 거기서 사원 외곽의 건물에 파이어볼 20여 개를 난사했지. 순식간에 쿠미투스교 사원은 불바다가 되었고, 신전의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불을 끄기 위해 난리법석을 피웠어.


난리가 난 틈에 마법사는 슬쩍 건물 안으로 들어가 신성력을 감지할 수 있는 마나장을 시전한 후 주교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다니면서 "주교님, 주교님!"하고 외쳤지. 그런데 건물을 어떻게 지었는지 순식간에 건물 안에 연기가 가득해 숨이 막혀 집중해서 마나장을 펼칠 수도 없었고, 눈은 따가워 제대로 앞을 볼 수가 없었어. 그래도 주교를 찾는 외침을 멈추지 않았어.


그런데, 주교가 크게 다쳤다는 소리가 들렸어. 마법사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 자기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자기가 다치게 하다니! 자신에게 짜증이 확 밀려왔지. 그러면서 아직 연기가 들어 차지 않은 공동 예배실 같은 곳에 이르러 숨을 몰아 쉬더니 스스로 분에 못 이겨 다시 파이어볼을 사방으로 난사하며 예배실을 불 싸질러 버렸지.


성 내 가장 큰 사원인 쿠미투스교 사원에 불이 나자 야경대를 비롯해 주변 이웃들까지 모여들어 불을 끄기 시작했어. 그 모습을 본 마법사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 약간 무리수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목적만 달성하면 되겠다는 생각 뿐이니까.


마법사는 좀 전에 왕자를 박대했던 신전들을 돌아다니면서 파이어볼을 난사해 불을 지르고 돌아다녔어. 그러자 온 성 안 사람들이 다 일어나 불을 끈다고 난리를 피웠겠지? 그 틈에 마법사는 성문으로 가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을 모두 기절시키고 성문을 열고 도개교를 내렸지. 그리고 말을 훔쳐서 일행이 야숙하는 곳으로 달려가 그들을 이끌고 다시 성으로 들어왔지.


일행은 성 안에 난리가 난 걸 보고 깜짝 놀랐어. 남작은 마법사에게 굳이 이런 소동을 벌여야 했냐고 질책하듯 물었지. 마법사는 퉁명스럽게 거짓 종교들이 천벌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했어. 고난에 처한 이를 돌보지 않고 시류에 따라 자신들만 챙기는 것들에게 하늘을 대신해 벌을 내린 것이라고.


마법사는 마차를 수쿠푸올리교 사원으로 이끌어 간 다음, 바르푸넨 부제와 왕자를 마차에 태웠지. 부제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사제 방과 제단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뭔가를 챙기더니 보따리 하나를 지고 나왔어. 그러곤 자기네 사원에도 불을 질러달라고 부탁을 했지. 마법사는 아주 시원하게 파이어볼을 날리고 마차에 올랐지.


마차와 용병대는 성 안 불타는 시가지를 뒤로 하고 우타아르 고개 쪽으로 가는 성문을 향했어. 그쪽 성문에서는 용병대가 경비대를 쉽게 물리치고 성문을 열었지. 바바아타 왕자는 아닌 밤중에 우타아르 성에 재앙을 내리고 마차에 실려 우타아르 산맥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새벽 바람을 맞이했어.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바아타 왕자가 얼른 자랐으면 좋겠네요.

얼른 키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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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8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20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1 1 10쪽
19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2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13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8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8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2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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