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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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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44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작성
18.04.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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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DUMMY

우탄바르 남작 일행은 중간중간 바바아타 왕자가 고열에 시달리며 발작을 일으킬 때도 있었지만 바르푸넨 부제가 보살핀 덕분에 생명에 지장 없이 바인가니에 공국 수도 니엘라에 다다랐지. 검문은 쉽게 통과했어. 우탄바른 남작의 전남편의 할아버지가 이곳에 살았거든. 그래서 우탄바른 남작은 니엘라에 이미 출입 기록이 있었지.


전남편이 자로크엑 백작이 개망나니였지, 그 가족들은 전남편을 내놓은 자식 취급을 하며 우탄바르 남작에게 고생한다며 위로해 주기도 했지. 아주 정상적인 사람들이었어.


전남편의 할아버지는 자로크엑 백작으로 차야트 왕국의 귀족이었지만 바인가니에 공국에서 투자 유치를 할 때 거대한 장원을 보유하고 거기서 꽤 유명한 카와이오나라는 증류주를 생산하며 돈을 긁어 모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 한 때 바인가니에 공국에서 백작 작위도 받고 니엘라의 의회에도 진출해 정치적 영향력도 행사했지만 나이 들어 은퇴해 고향 차야트 왕국으로 돌아가고 니엘라에는 없었지.


비록 이혼 해 타인이 되었지만 자로크엑 가문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과 가끔 연락하며 지냈기 때문에 니엘라의 장원을 운영하는 전남편의 사촌이 되는 티리 자작의 부인과는 쉽게 찾아갈 수 있었지. 티리 자작은 거의 망해가는 귀족가였지만 운 좋게 자로크엑 가문과 혼인해 니엘라의 장원을 관리하는 일을 맡아 떵떵거리며 살게 되었지. 니엘라에서 가장 운이 좋은 놈이라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티리 자작가는 성의 반대편 외성 근처에 있어 성 안을 가로질러 반대편 성문으로 다시 나갔지. 성문을 나서자마자 눈앞에 거대한 벌판과 숲이 보였어. 왼쪽으로는 끝없는 밀밭, 오른쪽으로는 한없는 과실수들이 꽉꽉 들어찬 숲이었어.


과실수 숲 입구에 바로 티리 자작가 있었지. 저녁 노을과 함께 반갑게 맞아주는 티리 자작 부인-티리 자작은 장원 관리 예산 문제로 자로크엑 백작에게 가고 없었지-을 대하니 여독이 한번에 가시는 듯 했지.


티리 자작가에서 하루를 묵으며 바바아타를 편히 쉬게 한 후 니엘라 수쿠푸올리 대성전을 찾아가기로 했어. 장원에서 보낸 하루는 아주 달콤했지.


우탄바른 남작은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은 티리 자작 부인과 옛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시종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자작 부인에게 귓속말로 속닥였어. 티리 자작 부인은 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급한 일이 생겼다며 미안하다고 하고 아침 식사 자리를 떴어.


식사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는 도중 우탄바른 남작 일행은 거대한 불꽃이 장원을 덮치는 걸 보고 말았어. 하인을 불러 물어보니 아침에 증류소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며 불이 났다는 거야. 불길을 빨리 잡지 못해 과수원으로 번지고 있다는 거야.


마법사 슘페르의 마스터 실랍마타는 수쿠푸올리교 부제 바르푸넨을 데리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어. 장원의 일꾼들은 물탱크를 계속 지고 나르면서 물을 뿌리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불이 번지지 않게 도끼로 나무를 쳐내고 있었고 또 한쪽에서는 흙을 퍼나르며 불에 흙을 뿌리고 있었어.


마법사는 티리 남작 부인에게 자기가 마법을 써서 불길을 잡아보겠다고 하면서 부제에게 일꾼들이 물과 흙을 뿌리는 걸 신성력을 이용해 고르게 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자신은 물탱크 하나를 끌고서는 화염이 거세게 타오르는 곳으로 달려가 물과 함께 마나를 운용해 눈보라가 일어나 화염을 수그러들게 했어.


다행스럽게도 마법사와 성직자가 있어서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아 불길을 잡을 수 있었어. 티리 자작 부인은 이제껏 한번도 불이 난 적이 없었던 증류소에서 불이 일어난 것에 대해 도무지 알 수 없다며 한탄을 했다. 증류소가 날아갔으니 올해 새 술을 짜내기에는 그른 것이었지. 장원에는 큰 손해가 났지.


마법사는 우습게도 절망에 빠진 자작 부인에게 한 마디 던졌어. "술 값이 오르겠네요"라고. 그 말을 들은 자작 부인은 눈물을 짓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어. 한번 오른 술 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으니 앞으로 술 값을 올려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


티리 자작 부인은 일꾼들에게 타버린 증류소는 당분간 그대로 놔 두고 타버린 나무들과 흙을 정리하라고 지시하고는 마법사와 부제를 데리고 다시 식사를 하자며 저택으로 들어갔다. 일행은 자작가에서 하루를 더 묵으며 자작 부인을 위로하며 하루 종일 술판을 벌였겠지. 그날 밤 인부들도 앞으로 비싸질 술을 한병씩 받아 갔어. 일꾼들은 앞으로 당분간 술은 못 마시겠구나 싶었어.


다음 날 아침, 티리 자작 부인의 조언과 바르푸넨 부제의 안내로 수쿠푸올리교 대성전을 찾아 갔어. 수푸쿠올리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교세가 세진 않아서 그런지 이름은 대성전이지만 건물은 보통 성전부도 조금 더 큰 정도였고, 다른 교단의 으리으리하고 번쩍번쩍하는 거대 건축물은 아니었어. 신도들은 주로 몰락한 귀족, 가난한 농민들, 도시의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에 기부금도 그리 많지 않았지.


그래도 입구에는 안내소 겸 검문소가 있어 정기 의식이 있는 날이 아니면 출입은 제한을 받았지. 바르푸넨 부제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먼저 들어가고 마법사와 우탄바른 남작은 대기소에서 잠시 기다렸어.


그런데 잠시 후 바로 부제가 나와 지금은 대주교를 만날 수 없고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어. 그리고 약도가 그려진 쪽지를 하나 내보였어. 그곳에서 기다리면 대주교가 만나러 온다는 거지. 그리고 둘만 들리게 속삭였어. 대주교가 바바아타 왕자는 재앙 덩어리가 맞다고 했다며.


두 사람은 갑자기 몸이 굳은 듯 대주교가 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꼼짝도 안고 눈조차 깜빡이지 않았어. "설마 대주교가 베르크 귀족들의 사주를 받았나?"라는 생각이었지, 둘 다. 일단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바바아타 왕자를 어딘가 숨겨두고 따로 대주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일행은 약도에 그려진 집으로 가는 척하면서 중간에 마법사가 내려 한참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다 손님이 없는 작은 여인숙 한 군데 발견하고는 들어가 여인숙 전체를 사흘간 임대했어. 그리고 심부름꾼을 시켜 티리 자작 부인에게 서한을 보낸 후, 여인숙 주위에 침입자를 감시할 수 있는 마법을 걸어두었어.


해가 지고 어둑해져도 아무 소식도 없다가 달이 중천에 떴을 때서야 여인숙에 걸어둔 마법을 통해 신호가 왔지. 대주교가 만나자고 했던 곳에 갔던 남작과 부제였어. 대주교를 만나 보니 특별한 위험요소는 없는 듯 하고, 대주교가 바바아타를 치료하려고 하니 바바아타를 데리고 가자는 것이었어.


제일 보호자이자 이모인 우탄바르 남작이 그리 말하니 마법사는 따를 수밖에 없었지.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었지만 일단 대주교를 만나 그가 바바아타를 재앙 덩어리라고 했던 이유를 꼭 알고 싶었어. 마법사는 대주교를 만나러 이동하면서 그 자신이 바바아타가 습격 당했을 때 쓸 수 있는 마법을 먼저 준비하고 있었지.


대주교가 만나자고 했던 곳은 숲이 우거진 산 속 아주 작은 오두막이었어. 마차로 들어가기 힘든 곳이었지. 대주교도 숲 입구에 마차에서 내려 걸어 올라온 것을 알 수 있었어. 게다가 얼마 전에 비가 많이 왔는지 땅이 많이 질척거리기도 해 우탄바르 남작의 치맛단이 진흙투성이가 되어 버렸어. 마법사는 아마 대주교의 옷도 꽤 진흙투성이가 되었을 거라고 상상했어.


오두막에 들어서자 대주교가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일어나 인사를 했지. 그리고 바바아타 왕자를 보더니 양팔을 내밀어 건네 받아 품에 안은 후에 탄생의 신이 축복을 내리기를 기도했어. 마법사는 깜짝 놀랐지. 바바아타 왕자가 대주교의 손에서 뭔가 떨어지는 것을 잡기라도 하는 듯 두손을 바둥거리는데, 그 두 손 사이 공간에서 반짝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어.


혹시나 대주교가 바바아타 왕자를 해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어 대주교의 팔을 잡아채려는 순간 부제가 앞을 가로 막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했어. 그리고 입모양으로 치료중이라고 했지. 마법사는 순간 울컥했지. 바바아타 왕자가 자기 품에 있을 때는 정신을 잃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뿐이었는데, 처음 보는 대주교 품에서 저렇게 웃다니.


한참 동안 대주교는 중얼거리면서 바바아타 왕자에게 빛을 쪼아댔지. 그 환한 빛 속에서 바바아타 왕자는 계속 웃음을 지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어. 새벽이 밝아올 때가 돼서야 대주교의 신성 치료가 끝났는지 손에서 빛나는 걸 그치고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은 다음 길게 숨을 바바아타 왕자의 얼굴에 불어 넣었어. 그러자 바바아타 왕자는 아주 행복한 표정을 유지한 채 잠이 들었지.


대주교는 바바아타 왕자 이마에 입맞춤을 한 다음 우탄바르 남작에게 건네 주었어. 그리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머리와 이마에 난 땀을 훔치고는 일단 생명의 위기는 넘겼다고 말했어. 다만, 쿠발랏시 술법이 아주 독하게 시전되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어.


바바아타 왕자는 앞으로 자라면서 왼쪽 부분에 여러 문제가 생길 거라고 했지. 왼쪽 다리는 절름거릴 것이고, 왼팔은 큰 힘을 쓰지는 못 해 무거운 것을 들지는 못하고 팔을 머리 위까지 뻗어 올리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대주교는 왼팔을 머리 위로 뻗어 올렸지. 수저를 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어. 별로 위로가 되진 않았지.


왼쪽 귀는 아마 잘 들리지 않을 것이고, 왼쪽 눈도 완전하게 잘 보이지는 않을 것이며, 턱도 돌아갈지 모르니 턱운동을 균형있게 잘 조절하거나, 마법을 배워 마나를 잘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했어. 어렸을 때부터 검술 같은 걸 배워 신체 균형을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어. 그 말을 듣고 우탄바르 남작은 속으로 검술 선생을 어디서 구하나 고민하고 있었지. 마법사는 바바아타 왕자를 제자로 받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고.


대주교는 부제에게 차를 끓이라고 지시를 한 후 한숨을 내쉬며, 이제부터 바바아타 왕자가 왜 재앙 덩어리라고 하는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했어. 둘은 바짝 긴장했지. 이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은 재앙 덩어리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얘기가 되니까.


지금 하는 이야기는 수쿠푸올리 교단에서 다섯 대주교들과 대수도원장, 교종만 알고 있는 교단 내의 극비라고 했어. 드래곤이 있었고, 최근 드래곤이 승천한 것은 사실이며, 드래곤이 승천하면서 남기고 간 재앙의 씨앗이 바바아타 왕자에게 깃들어 있다는 것이었어. 그래서 왕자 주위에서는 재앙이 자꾸 일어나고 그 원인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지. 그냥, 그렇게 된다는 거야. 환장할 노릇이지.


대주교는 예를 하나 들었어. 바로 어제, 티리 자작의 장원에서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났다는데, 거기서 하루 묵지 않았느냐고. 우탄바르 남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


작가의말

뭔가 새로운 존재를 하나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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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나의 달콤함 18.05.21 435 0 8쪽
30 요정 출현 18.05.18 451 0 7쪽
29 마나의 흐름 18.05.17 441 0 11쪽
28 바바아타의 첫 스승 18.05.16 462 0 9쪽
27 황태자의 꿈 18.05.15 490 0 12쪽
26 새로운 재앙 18.05.14 458 0 9쪽
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8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20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1 1 10쪽
19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3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9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10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8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2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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