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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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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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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모의

DUMMY

우탄바른 남작은 황도에 도착하자마자 거대한 별장 같은 저택에 연금되었지. 남작은 바바아타 왕자를 납치하려는 자는 분명 황가에 꽤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라고 생각했어. 저택 규모가 백작 따위가 황도 내에 지을 수 있는 규모를 훨씬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었지.


넓은 홀과 연회장, 수 많은 방들, 하인들이 묵는 별도 숙소 건물, 별도 부엌과 식사를 위한 별채, 일광욕을 위해 지은 투명한 벽과 천장으로 된 별채, 지평선까지 뻗어 있는 잘 가꾸어진 정원, 손님 접대를 위한 높게 지은 탑, 기도와 묵상을 위한 신전 등 거의 황제의 별장 같은 저택이었어.


남작이 끌려간 별채 역시 방이 거의 스무 개 정도 되는 손님용 별채였어. 그 안에도 부엌과 식당, 카페, 응접실, 옷방, 욕탕 등이 마련되어 있었지. 옷방에는 이미 귀부인용 드레스들과 평상복을 갖춘 방과 아기를 위한 갖가지 포대기, 귀저기 등이 갖추어진 방도 따로 있었지.


같이 온 부제는 다른 별채로 끌려가 볼 수 없었지만, 그 역시 비슷한 별채에 연금되어 있었지. 그러나 부제가 연금된 별채에는 또 한 사람이 있었지. 황제 직속 종교 관리 기관인 신전관의 관리였어. 종교인들에겐 기피 대상이었지. 종교 단체를 감시하며, 거짓 종교를 가려내고, 거짓 종교인들을 속아내는 일을 주로 하지. 또 종교 단체가 특정 인물을 정치적으로 지원하거나, 비밀리에 재산을 숨기는 일도 찾아내는 일을 하지.


부제는 이 일이 황제가 배후에 있다고 생각했지. 신전관은 오로지 황제의 명에 따라 움직이니까. 남작 역시 황제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지. 그는 바르푸넨 부제에게 자신을 하즈그 비로라고 소개했어. 자신은 판관이라고 했지. 특히 사제를 감리하는 자라고 했어. 그리고 바르푸넨 부제에게 독직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걸 알려 주었지.


부제는 이게 무슨 말인가 했어. 독직이라니, 자신은 부제로 서품 받은 이후로 특별히 한 일도 없었는데, 그저 중앙 성전에서 가라는 곳에 가서 수양하고, 봉사했을 뿐인데. 의아해하는 부제에게 하즈그 비로 판관은 우타아르에서 성전을 불태운 혐의가 있다고 했어.


특히 마법사가 사제 파헤에트를 죽이는 것을 방조한 혐의도 있음을 얘기했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 사실 독직은 파헤에트가 저지른 것이고, 규율에 따라 그를 죽음으로 처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도 믿어 줄만한 이는 없었지.


일단 살인죄는 마법사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 지금 당장 닥친 위기를 모면하는 길이라 생각했어. 마법사는 이 자리에 없고, 그 자리에 있던 바바아타 왕자는 말 못하는 아기니까 모든 상황은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어. 하즈그 비로 판관이 바르푸넨 부제에게 잠시 온실에서 꽃향기나 맡으며 차 한 잔 하며 이야기하자고 아주 환한 방으로 들어가 테이블 앞에 앉았을 때 잠시 어지럽다 생각이 드는 찰라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


우탄바른 남작이 지금 상황을 만들어 낸 자는 황제라고 확신했어. 가장 확실한 증거는 잠시 쉰 후 중앙 본관이라고 할 수 있는 저택으로 호출되어 가게 되었을 때였어. 황제의 문장으로 보이는 황금 왕관 문장이 중앙 홀에 장식되어 있었지.


우탄바른 남작은 어렸을 때 황도에 있는 아카데미에서 소녀들이 다니는 교양 교육 과정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황제의 다섯째 황녀가 잠시 같이 다닌 적이 있어 그 황제의 문장을 알고 있었지.


황제가 재앙 덩어리를 관리하려고 바바아타를 시야 안에 두겠다는 건가 생각해 보았지만, 사실 화산이 폭발한 것 외에는 다 소소한 일이라 굳이 황제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 또 화산이 터지는 일이 있으려나 싶긴 했지만, 확실히 드래곤과 연관된 소문이라 또 다시 드래곤이 승천할 일은 없지 않은가 라는 짜증이 나기도 했고.


방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자 우탄바른 남작은 신경질적으로 획 돌아서며 방으로 들어온 이를 째려 보았어. 그리고 도대체 누구냐고 소리쳤어. 그 자리에 나타난 이는 바로 퓌레즈날 자작이었어. 베르크 왕국의 황도 주재 대사.


그의 정체를 잘 몰랐던 우탄바른 남작은 방으로 들어와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 남자에 대해 위 아래로 훑어보며 정체 파악을 하려고 그가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을 훑어 보았어. 그러다 남자가 쓰고 있는 모자에 달린 표식에 베르크 왕실의 표식으로 보이는 노란 수선화 문양을 보고 깜짝 놀랐어.


남작은 베르크 왕실의 관리냐고 물었지. 퓌레즈날 자작은 고개만 끄덕이고는 남작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예절을 차렸어. 하지만 그 인사는 우탄바른 남작에게 인사한 것이 아니라 바바아타 왕자에게 인사를 한 것이었지.


퓌레즈날은 남작의 품 안에 안긴 왕자에게 다가가 예의에 어긋나게 모시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는 뜻을 표했어. 알아듣진 못하겠지만 왕자라는 신분에 대해서 예의를 차려야 하는 건 신하된 자의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퓌레즈날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았지. 거기에 앞으로 바바아타 왕자가 겪어야 할 일들에 대한 죄책감이 퓌레즈날을 짓눌렀기 때문이었지.


퓌레즈날은 바바아타 왕자에게 인사를 끝낸 후 남작에게 자신을 베르크 왕국 황도 주재 대사라고 소개했으며, 주로 세자를 보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지. 그 소개에도 남작은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어. 여기는 황제 소유 별장으로 보이는데, 왜 베르크 왕국의 대사가 여기에 나타난다는 말인가.


아직 어리둥절하고 있는 남작에게 퓌레즈날은 이곳은 황태자의 사택이며, 자신은 황태자의 부탁을 받아 남작을 만나러 왔다고 했어. 그 때 남작은 황태자가 사택에 황제 문장을 사용해도 되는 건가 궁금했지. 아쉽게도 그것에 대한 대답은 없었어.


퓌레즈날은 황태자가 특별히 바바아타에 관심이 많다고 했지. 황태자는 바바아타가 재앙의 씨앗이라는 이유를 들어 볼모에서 벗어나 돌아가도록 한 만큼 그 재앙의 씨앗이라는 설을 믿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 황도로 데리고 온 것이라고 했어.


문제는 그 상응하는 조치라는 것인데, 제국에서 지정한 곳에 가서 살라는 것이었다. 남작은 황제의 명이라면 따라야겠지만, 황제의 명령이라면 칙서가 있을 것이니 칙서를 보여 달라고 했어. 그렇게 버티는 남작을 퓌레즈날은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바바아타의 생명은 지금 황태자의 손에 달려 있으니 따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반협박조로 이야기했어.


그리고 칙서 좋아하면 내리겠지만 당장 현 황제 체제 하에서는 힘드니 곧 황태자가 즉위하면 금방 볼 수 있을 거라며 빈정댔어. 그리고, 세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왕위에 오르실 테니 우선은 황태자의 말을 잘 따라 지금 위태로운 고비는 넘기는 게 좋을 것이라는 충고도 더했어.


남작은 누가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었으니 당장은 가장 궁금한 것은 대체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한다는 걸까 궁금했어. 사람이 많고, 보는 눈이 많고 구설수에 쉽게 휘말리는 황도를 떠나고 싶었지.


퓌레즈날은 이 저택에서 엿새를 쉰 후에 제국의 황족인 페르에 공작령으로 가라고 했어. 페르에 공작은 황태자에 대한 충성심이 미약해 황태자에게 충성을 맹세할 때까지 있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어.


그 한 마디로 바바아타를 왜 불러들였는지 답이 확실하게 나온 것이었어. 재앙의 씨앗이라고 소문이 난 바바아타를 충성심이 약한 이들의 영지에 파견해 영지에 재앙이 온다는 불안감을 조성해 충성을 강요하려는 것이었지. 즉 바바아타를 숨통을 누르는 위협용 칼로 사용하려는 것이지.


퓌레즈날은 더 궁금한 것이 있더라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어. 그리고 이곳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온 사람이 자신, 베르크의 대사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잘 생각해 보라는 귀띔까지 남기고 사라졌지.


숙소로 돌아온 남작은 시중을 드는 하인 겸 감시자에게 페르에 공작령이 어디에 있는지 아냐고 물었어. 그는 정확하게 어딘지는 알 수 없지만 제국 북쪽 국경에 있는 영지라고 들은 바 있다고 했어. 남작은 쓴웃음을 지었지. 혹시 제국 남쪽이면 탈출해 베르크나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 있었거든.


남작은 다시 그에게 바르푸넨 부제를 만날 수 있을지 물었어. 그는 지금 각자 연금 상태에게 때문에 만날 수 없다고 알려 주었어. 지금으로선 어떤 상황도 남작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 된 거지.


한편 마법사는 니엘라를 떠나 베르크 왕국으로 향했어. 지금 남작과 왕자가 제국에 억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니까. 혹시나 모를 제국의 앞잡이들이 숨어있을까 걱정이 앞서 떠돌이 용병 행색을 하고는 며칠을 쉬지 않고 달려 베르크 왕국의 팔치크 성에 다다랐지.


왕은 마법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미 바바아타 왕자와 우탄바른 남작이 제국에 억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이야기해 주었어. 세자가 황태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소식을 알게 되었다고 했지.


그리고, 황제 대신 황태자가 바바아타에게 신경을 많이 써서 특별히 보살펴 주려고 한다는 거야.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황제 몰래 황태자가 베르크 왕국의 왕자를 납치해서 억류한다는 게. 그러나, 제국에 커다란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인지라 그저 관심에 감사하며, 바바아타 왕자를 잘 보살펴 주기 바란다고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


왕의 설명을 듣고 나서 마법사는 일단은 바바아타 왕자의 목숨은 지장이 없으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했어. 다만, 우탄바른 남작이나 그 외 같이 있을 사람들의 신변이 걱정된다고 했지. 왕도 왕비의 동생을 험한 사지로 몰아간 것 같아 그게 걱정이라고 했지. 왕비에게 이 소식을 전해야 할지도 고민이라면서.


작가의말

열심히 쓰겠습니다.

꾸준히 읽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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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나의 달콤함 18.05.21 435 0 8쪽
30 요정 출현 18.05.18 451 0 7쪽
29 마나의 흐름 18.05.17 441 0 11쪽
28 바바아타의 첫 스승 18.05.16 462 0 9쪽
27 황태자의 꿈 18.05.15 490 0 12쪽
26 새로운 재앙 18.05.14 458 0 9쪽
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8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20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1 1 10쪽
»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3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13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8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10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8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2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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