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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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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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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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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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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오만

DUMMY

마법사는 왕에게 수쿠푸올리 교단의 대주교와 대수도원장을 만나면서 들은 바바아타 왕자의 운명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주었지. 그러면서 아마도 황태자는 왕자에게 씌워진 재앙의 씨앗이라는 멍에를 악용해 왕족과 귀족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니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언했어. 마법사는 황태자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빠른 황위 계승일 것이라고도 예상했지.


왕은 일단 세자가 황태자의 측근에서 지내며 교류하고 있으니 황태자의 빠른 계승은 정치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했어. 그러나, 황태자에게 반발하고 친황제파들은 아마도 바바아타 왕자와 세자를 그리 탐탐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니 혹시나 그들이 위해를 가할까 그게 염려스럽다고 했지.


또한 이리저리 자주 옮겨 다니면서 정신이나 영혼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어. 비록 이모가 곁에 있지만 부모가 돌보는 것과는 차이가 클 테고 또한 왕자로서 교육시켜야 하는 것들이 부족할까도 걱정했지. 언젠가는 베르크로 돌아와 왕자로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건 부모로서 당연히 가지는 심정이겠지.


마법사는 바바아타 왕자의 행선지가 결정되면 그곳으로 움직이겠다며 그 때까지는 마탑에서 기다리며 바바아타 왕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준비해 보겠다고 했어. 왕은 알겠다며 황도에서 변동이 있는 대로 소식을 달라고 요청해 두겠다고 했지.


마법사는 마탑으로 돌아가 드래곤의 예언서를 샅샅히 훑어 보며 한투나가라는 존재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어. 또한 고대 수쿠푸올리틴어를 더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해야 그 속에 담긴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테니.


한편 왕비는 파라바아타를 곁에 두고 매일매일 이상이 없는지, 신전의 의원과 같이 지켜 보았지. 그런 어느 날, 매일 아프던 몸이 통증 하나 없이 말끔하고 상쾌하게 느껴진 날, 시녀들을 불러다 한껏 곱게 치장을 한 후 정원으로 산책을 갔다가 무심결에 바바아타 왕자에 대한 소식을 듣고 말았지.


바바아타 왕자가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간 줄로 알았던 왕비는 왕자가 납치되어 제국의 황도로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었어. 왕비는 바로 그 말을 한 자들을 불러 세웠지. 그리고 따져 물었어. 대체 당신들을 누구인지, 어디서 그런 소식을 들었는지, 확실한지, 지금 정확한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들은 총재 아래에 있는 재정 담당관들이라고 신분을 밝혔으며, 지금 그들이 한 얘기는 총재가 주요 담당자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했지. 황태자가 일을 벌여서 지금 황태자에게 얼마 간의 뇌물을 써야 하는데,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짜낼 데가 없어 걱정이라는 거였어. 게다가 세자 저하가 황태자가 벌인 일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덧붙였지.


왕비는 그 말을 듣고는 왕이 있는 대전으로 향했어. 그리고 왕에게 따져 물었지. 마툼마키 공작령에 있어야 할 바바아타가 왜 납치되어 황도에 있는 건지. 바바아타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황태자를 원망하며 바바아타를 구해달라는 호소를 했어. 그리고 제발 세자가 올바른 길을 걷도록 이끌어 달라는 것으로 말을 마치자마자 기력이 다했는지 스르르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리고 말았어.


왕은 왕비를 달래려 일어서서 다가가다가 왕비가 쓰러지는 걸 보고는 바로 일으켜 세우면서 얼른 왕비를 신전으로 옮기라고 했지. 왕비가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거지.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 왕비는 신전의 의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했는데도 결국 이틀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


왕비의 장례식은 왕실의 사정상 간략하고 조촐하게 치렀지. 나라 사정도 좋지 않았고, 더구나 자식들이 모두 볼모로 제국에 잡혀 있는 가운데, 며칠 씩 장례를 미룰 수는 없었어. 왕의 형제들 몇 명만 모여 조의를 표하고 왕실 지하 묘지에 안장하는 것으로 끝냈지. 다만 왕은 너무 아쉬워 왕실의 원로들에게 부탁해 왕비의 석상을 하나 세우도록 했지.


그리고 나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잠도 자지 않고 국정에 매달렸어. 세세한 사항까지 모두 아래 관리들에게 맡기지 않고 모두 검토하고 결재했지. 그렇게 며칠이 흐른 후 황도의 퓌레즈날 자작에게서 소식이 왔지. 바바아타 왕자는 제국의 북쪽 변경에 있는 페르에 공작령으로 가는 게 최종 확정되었다고. 페르에 공작은 황제의 육촌 형제로 친황제파의 꽤 중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지. 그래서 페르에 공작령에 큰 재앙이 생기지 않는다면 꽤 오래 그곳에 있게 될 것 같다고 했어.


제국의 북쪽 국경 너머는 꽤 사나운 기질을 가진 부족들이 마을을 이루고 사는 곳이었어. 통제가 되지 않는 소단위 부족들이 각각 제국 변방의 영주들과 교류하며 꽤 평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지. 그 부족들이 아직 나라를 이루지 못한 것은 부족 간의 언어도 조금씩 다르고, 또 부족 간에 직접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잘 닦여있지 못한 때문이지.


그들이 다른 부족을 만나기 위해서는 제국의 국경까지 닦여진 길로 나와서 또 다른 제국이 닦은 길을 따라 다른 부족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지. 그 정도로 교류할 만한 상황이 아닌 거지. 그러므로 서로서로 필요한 물품도 거래하지 못하고 굳이 국경까지 나와서 영지에 마련된 시장에서 거래를 해야지.


이와 같이 북쪽 국경의 영지들은 손 안 대고 땅과 길만 가지고 돈을 벌어들이는 상인들을 위한 땅이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아주 다양한 문물들이 오고 가고 또 특이한 문화들이 서로 만나는 곳이었어.


이런 땅으로 바바아타 왕자는 우탄바른 남작과 함께 가게 되었지. 그들을 따르는 건 혹시 도망가지 않을까 감시하는 기사 둘과 기병 한 부대, 그리고 호송을 관리하는 호송 부대가 다였어. 여성을 위한 배려나 아기를 위한 배려는 전혀 없었어.


황도에 올 때만 해도 바르푸넨 부제가 있어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해 주었지만 호송대에는 수쿠푸올리교의 신성 치료 사제였지만 그저 한투나가와 공명하는 때 일어나는 열만 내려줄 뿐, 그 외 세세한 신경을 써 주지는 않았지.


황도에 도착해 저택에 연금된 후 바르푸넨 부제는 만날 수가 없었고,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해 걱정이 대단했지. 단지 페르에 공작령으로 출발하는 날 바르푸넨 부제는 니엘라의 대성전으로 갔다고 전해들었을 뿐이지. 정말 돌아갔을지도 의문이었고. 그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었지.


마법사가 왕을 대면하러 오자 왕은 아주 핵심적인 말 한 마디만 하고 자리를 떴어. 바바아타 왕자가 우탄바른 남작과 페르에 공작령으로 갔다고. 마법사도 다른 말 없이 왕이 일어나자 곧 일어나 마탑으로 가 떠날 채비를 하고 다음 날 제국의 페르에 공작령으로 출발했지.


왕은 마법사를 마주했을 때 기분이 아주 나빴어. 마법사는 뭔가를 알아내 즐거운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거든. 왕비가 죽고 자식들이 모두 타지에 볼모로 나가 있어 우울한 왕에게 마법사의 그런 표정은 굉장히 기분이 울컥하게 해 화를 돋구었지. 그러나 왕은 왕다워야 하므로 엄숙한 표정으로 그의 즐거운 표정을 누르려 했으나 마법사는 애초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듯 했지.


마법사는 왕에게 왕비를 잃은 것에 대해서 간단한 조의라도 표했어야 했지. 그러나 최근 드래곤의 예언서에 적힌 고대 수쿠푸올린어를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마법 능력이 조금 개선되는 움직임이 감지되며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라 얼굴에 미소가 어리게 되었지.


이른 바 마법사의 교만이 드러난 거지. 마법사가 자신의 마법 능력이 커져갈 때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표정을 짓는다고 하지. 그 표정을 보면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재수 없어진다고 했지. 그 표정을 왕에게 보여준 것이니......


왕은 마법사를 보낸 후 곧바로 온실에 들어가 차 한 잔을 마신 후 고민을 하다 밀명을 내리는 교서를 썼어. 그리고 총재를 불러 밀명을 공식적으로 추인하도록 하고는 시행하라고 전했지.


내일 출발할 마법사는 그 동안 지냈던 방을 정리하고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등 길을 떠날 준비는 하는 가운데 왕의 교지가 전달되었지. 마법사는 교지를 받아 읽어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교서에는 삼 년 내에 바바아타 왕자와 우탄바른 남작을 구해서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가서 같이 이십 년 동안 숨어있으라고 했거든.


마법사에게서 헛웃음이 튀어 나왔어. 마툼마키 공작령으로 이십 년 간 유배 보내는 것이 아닌가 했지. 왕이 자기 목숨줄을 쥐고 흔들고 있다고 생각했지. 자기 아들의 목숨을 건사하게 해 놓고 꼴보기 싫다고 타향에 이십 년 간 처박아 놓겠다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일까 의아했지.


마법사는 왕의 교서를 무시하기로 했어. 페르에 공작령이든 마툼마키 공작령이든 중요한 것은 바바아타 왕자의 안전이라고 생각하고 거처를 결정하기로 했어. 그러기 위해선 마툼마키 공작령을 거쳐서 페르에 공작령으로 움직이기로 했어.


마법사는 마툼마키 공작령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거기엔 황도부터 마법사 쫓아 다니다 놓친 이들이 언젠가는 오겠지 생각하며 마을에 정착을 하고 살았지. 마을에서 주로 품을 팔아 생활을 했어. 마툼마키 공작령은 정말 딱 필요한 만큼만 농사를 짓고 혹시 생활하고 남은 곡식은 신전에 바치고 매년 풍년이 일어나도록 기원했어.


마법사가 마툼마키 공작령에 멋도 모르고 등장했을 무렵, 농부들 틈에 있던 길드원들이 마법사를 습격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오히려 마법사의 마법에 밀려서 오히려 부상으로 신음하다 마법사에게 치료를 받고 정신을 차려 보니 또 마법사는 온데간데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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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나의 달콤함 18.05.21 435 0 8쪽
30 요정 출현 18.05.18 452 0 7쪽
29 마나의 흐름 18.05.17 441 0 11쪽
28 바바아타의 첫 스승 18.05.16 462 0 9쪽
27 황태자의 꿈 18.05.15 490 0 12쪽
26 새로운 재앙 18.05.14 458 0 9쪽
25 전이된 소년 18.05.11 454 0 11쪽
24 왕의 재혼 18.05.10 473 0 12쪽
23 바바아타의 성장 18.05.09 448 1 12쪽
22 마법사의 잔꾀 18.05.08 476 1 11쪽
21 바바아타의 집 18.05.07 452 1 12쪽
» 마법사의 오만 18.05.04 502 1 10쪽
19 황태자의 모의 18.05.03 463 1 10쪽
18 대주교의 인생론 18.05.02 463 1 11쪽
17 국경의 소란 18.05.01 479 2 12쪽
16 드래곤의 예언서 18.04.30 509 2 12쪽
15 키케테 대수도원장 18.04.27 514 2 12쪽
14 머나 먼 마툼마키 공작령 18.04.26 488 2 12쪽
13 바바아타 왕자 탄생의 비밀 18.04.25 529 2 11쪽
12 위험한 길드 18.04.24 510 2 12쪽
11 추격자 하우카의 마스터 18.04.23 514 3 11쪽
10 위기 탈출 +2 18.04.20 537 3 11쪽
9 바바아타 왕자의 위기 18.04.19 543 2 12쪽
8 위험한 마차 여행 18.04.18 533 2 11쪽
7 다가온 이별 18.04.17 557 2 11쪽
6 베르크 왕실의 근심 18.04.15 553 2 11쪽
5 황태자의 소문 18.04.13 563 2 12쪽
4 추수 경마 승부 조작 18.04.12 571 2 11쪽
3 세자의 황도 생활 18.04.11 616 3 11쪽
2 왕국의 재난 18.04.10 63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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