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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망가! 그리고 고양이!

요셉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강철신검
작품등록일 :
2023.04.11 23:59
최근연재일 :
2024.05.2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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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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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요셉 -32화-

DUMMY

뉴욕이 불탔다.

아무 징조도 없이 터진 테러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미국의 대응이 어떨지는 지난 역사가 증명하니 주야장천 반미를 외치던 이들은 뜨끔하다 못해 납작 엎드렸다.

K&S와 웬텔 제국의 주인인 케이트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속보를 들었다. 진짜와 가짜, 아직은 진위를 알 수 없는 온갖 잡다한 정보가 뒤섞였다.


“그이는?”

“부군께선 뉴욕으로 이동 중입니다. 백악관 임시지휘소도 저지시티로 이동 중인 걸로 확인됩니다.”

“대통령이 뉴욕에 간다고?”

“멀리건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당장 내년이 대선이고 얼라이언스의 지지가 없다면 고배를 마시겠죠.”

“원로들은 보수적이니까.”


배우, 군인, 흑인도 대통령을 해먹는 미국이지만 의외로 기업가 대통령(농장주도 경제인 아닌가?)을 향해선 엄격했다.


“그이가 뉴욕을 간 게 설마 백악관의 호출이야?”

“...헬무트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증권거래소 폭발 당시 캠벨 총재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 중입니다.”

“총재만?”

“...이사회 절반이 날아갔습니다.”


오태양이 얼라이언스 의장직을 내려놓은 지 오래지만 영향력은 여전했다. 월스트리트를 움직이는 카르텔들, 미합중국 경제를 이끄는 이 막강한 엘리트 집단이 오늘 입은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오늘 사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이건 미국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얼라이언스를 향한 공격이다. 물론 얼라이언스를 미국 그 자체로 여기는 이들에겐 그게 그거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쪽은 존스 이사가 수습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요? 아, 미스터 강은 뉴욕에 있습니다. 밀러 의원과 접촉한 후 따로 움직였고... 레드 퀸 방문을 확인했습니다.”

“레드 퀸? 범죄자들의 성역 말이야?”

“네. 붉은 대공의 움직임은 아직까진 없습니다.”


강지찬의 피앙세는 평범하지 않았다.


‘안나 강.’


케이트에겐 강지찬도 특별했지만 안나는 더욱 특별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과 약속, 거래로 우린 단단히 엮였다.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거래지만 어째선지 그 믿음은 굳건했다.


‘인간 같지 않은...’


상식을 벗어난 어떤 존재.

새파랗게 젊은 어린애에게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꼈다. 마음으로 굴복하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 그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금융을 지배하는 여제女帝로 추앙받는 케이트조차 맞서기 힘든 카리스마였다.


‘신.’


여신이 있다면 그녀와 같지 않을까.


“철수하라고 해.”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는 괜찮을 거야.”


여신에게 사랑받는 강지찬은 괜찮을 것이다.


“전에 지시한 건?”

“놀랍게도 전부 맞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안나가 케이트에게 원한 건 돈이었다.

돈 그리고 인맥

일방적으로 퍼주진 않았다. 아무리 웬텔가家의 당주라도 가문의 재산을 허투루 낭비하는 건 불가능했다.


“금광 두 곳,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 등 귀금속 광산 세 곳, 구리와 철광석 등 채산성 높은 광물은 다섯 곳입니다.”


안나가 찍어준 곳을 파보니 돈이 되는 천연자원이 쏟아졌고 케이트는 그에 합당한 컨설팅 비용을 제공했다. 지분을 나누지 않는 깔끔한 계약은 웬텔만 이익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매각해.”

“전부 다 말씀입니까?”

“왜?”


부정적인 뉘앙스에 케이트는 반문했다.


“크노스에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내가 얘기하지.”


케이트의 손짓에 비서는 물러갔고 혼자 남은 그녀는 수화기를 들었다. 신호는 꽤 오래 이어졌다.


“고모님.”

“케이트니?”

“건강은 좀 어떠세요?”

“죽지 못해 사는 거지. 넌? 귀국했다면서.”

“죄송해요. 조만간 찾아뵐게요.”

“나라가 난린데 굳이 찾아올 거 없다.”

“갈게요. 고모님의 호박파이도 먹고 싶고요.”

“먹고 싶으면 만들어줘야지. 그래. 이 늙은이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한 건 아닐 테고... 몹쓸 내 아들놈이 또 사고 쳤니?”

“죄송해요.”

“니가 왜 죄송해. 내가 더 미안하지.”


결혼해서 분가한 웬텔가家의 여자들.

엄밀히 따지면 케이트도 그 대열에 합류해야 맞지만 직계라고는 오직 그녀만이 남았기에 제1상속자의 지위를 가졌다. 물론 반발이 없을 순 없었다.

거대한 금융제국의 왕좌를 노리는 자는 한둘이 아니었고 케이트는 강한 사람이지만 모든 경쟁자를 압도하진 못했으니까. 하지만, 단 한 명 덕분에 그녀의 왕좌는 철옹성이 되었다.

지오

다른 이들은 그를 악마처럼 두려워했지만 내겐 아니었다.


“걱정 말거라. 케이트. 어리석은 놈이 날뛰지 못하게 단단히 일러두고 죽을 테니까. 내 죽어서도 그 망나니놈이 설치는 꼴은 못 보지. 암. 그 꼴은 못 봐.”


케이트의 고모 줄리아 허드슨의 아들 말콤 허드슨은 크노스 인터내셔널의 대주주이자 CEO고 그 회사는 웬텔의 방계에 속한 기업 중 열 손가락에 꼽는 메가코프였다.


“애들은?”

“잘 지내죠.”

“고년들. 어제는 건강하냐고 묻더니 오늘은 살아있냐고 묻더라. 이 할미가 얼른 뒤져 명품 컬렉션을 물려주길 바라나봐.”


말투는 험해도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이젠 괜찮아졌니?”

“...”

“얄궂은 운명이야.”


의붓아들을 사랑한 건 아무도 몰라야 할 비밀이지만 때로는 친구이자 때론 자매 같이 때로는 엄마였던 고모만큼은 조카의 꼭꼭 감춘 진심을 눈치 챘다.


“그 강 뭐시기가 새 애인은 아니겠지?”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왜 싸고돌려는 거니?”

“...”

“언제 한번 내 앞에 데려오렴.”


케이트는 더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았다. 이런 의심은 부인하면 부인할수록 오해만 쌓인다.


“마커스가 움직인다는 얘길 들었어.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그 애는 이제 없단다. 케이트. 더 잃고 싶지 않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알고 있어요. 고모.”

“그래. 알고 있다면 됐다.”


이후 시시콜콜한 대화를 이어가다 끊었다.

뉴욕이 불타는 중임에도 두 사람 다 언급하지 않는 건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사람은 그녀들이 아니었으니까. 똑똑하다고 자랑하는 것들을 큰돈 주고 부리는 이유기도 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케이트는 작게 한숨 쉬었다.


‘소문은 언제나 빠르구나.’


그녀가 미국을 떠나 한국에 머물렀던 그 몇 년 동안 웬텔가家를 둘러싼 많은 것이 변했다. 특히 견고하다 못해 철옹성이었던 케이트의 권력에 도전하는 자들이 생겼다.

그가 살아있었던 시절엔 절대 일어날 리 없는 일이다.

확인되지 않은 가십들.

뜬금없는 강지찬의 아메리카 데뷔에 여러 해석이 달리고 부풀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케이트의 위상이 공고했다면 헛소리하는 자는 없겠지만 벨리알의 죽음이 모든 것을 뒤틀어버렸다.

이러면 쌍둥이의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이는... 감당하지 못해.’


오태양은 좋은 남편이고 아버지지만 슈퍼파워는 없었다. 앞으로 대거리할 적대자는 이쪽 사정 따윈 봐주지 않을 테니까. 줄리아 허드슨이 살아있는 동안 크노스를 비롯한 많은 방계는 케이트를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고모가 생을 다하는 순간, 장담할 수 있다. 말콤 허드슨 같은 미친놈은 100% 반기를 들리라.


‘강지찬...’


여신이 사랑하는 그는 과연 제2의 벨리알이 될 수 있을까?


“대표님.”


케이트의 사색은 급히 뛰어든 비서에게 방해받았다.


“왜?”

“보십시오.”


비서가 내민 건 태블릿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화면.

바디캠으로 보이는 영상은 어딘가를 덮치는 무장한 요원들의 모습이다. 항복을 권유하는 고함에 되돌아온 건 뜨거운 총알이다.

영화인가?

하지만, 얼굴 반을 천으로 가렸지만 스치듯 지나간 이의 실루엣이 낯설지 않았다.


“강지찬?”

“뉴욕입니다.”

“뭐?”

“미스터 강이 수사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무슨?”

******




“안 받아?”

“응.”

“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이 대책 없는 남자는.”


에이프릴은 허리에 양손을 얹고 성난 목소리로 누군가를 비난했지만 악의보단 걱정이 앞섰다.


“아빠는?”

“아빤 몰라. 엄마는 위층에 있고.”

“아저씨들도 모였겠네?”

“응.”


그 아저씨들은 K&S를 지탱하는 씽크탱크다.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 전 방위를 담당한 엘리트들.

웬텔 출신이 태반이고 중간에 합류한 이들은 쌍둥이에게 항상 친절했었다. 하지만, 근래 미묘한 골이 생겼음을 느꼈다.

언제부터였을까?

맞다. 사랑하는 오빠가 죽은 이후부터다.


‘음습해.’


무던한 에이프릴과 달리 줄리아나는 주위의 감정 변화에 민감했다. 오빠가 살았을 땐 결코 느껴본 적 없는 은밀한 욕망이 우리 주변을 떠돌았다.

모친의 피를 더 진하게 물려받은 에이프릴은 금발백치녀 기질이 다분한 본투비 양키였고 줄리아나는 부친을 닮아 흑발이 어울렸다. 물론 물려받은 건 머리카락 색깔만은 아니다.

Sensitive

오빠는 그걸 재능Gift으로 불렀다.

쌍둥이 에이프릴이 없었다면 예민한 성격 때문에 싸가지 없는 년으로 욕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호의와 악의를 빨리 알아채고 적아를 파악하는 육감으로 에이프릴을 지키지 않았다면 진즉 나쁜 남자한테 간도 쓸개도 다 내줬으리라.

쌍둥이의 세계에서 이제 안전한 남자는 아빠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명이 추가됐다.

강지찬, 아니 조셉

저택에 초대된 그를 처음 봤을 때 줄리아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없을 무無

욕망이 보이지 않는다.

게이? 고자? 아니면 티벳 승려? 그야말로 아무 욕정도 없었다. 아니면 내 감이 망가진 걸까. 하지만, 클럽에서 확인한 결과 그녀의 욕망센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단지 그가 특이할 뿐.

첫 만남 이후 쌍둥이는 강지찬을 알고 싶었다.


‘피앙세...’


약혼자가 있다는 건 안다.


‘조셉도 우리만큼 부자야.’


아빠와 오빠도 한국의 재벌가 출신이다. 물론 약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또 공무원이고.’


검사Public prosecutor

공익에 헌신하는 사람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부족함 없이 자란 쌍둥이지만 사회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케이트 덕분에 일찍부터 기부에 눈뜬 그녀들이다.


“어? 줄리!”


비명에 가까운 에이프릴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저거!”


-FBI! Open up!

-Freeze! Freeze!

-You're under arrest!

뉴욕 현지 생방송이란 문구를 보지 못했다면 TV쇼로 착각했을 것이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벌이는 한바탕 총격전, 쌍둥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얼굴 반을 택티컬 마스크로 감춘 사람이었다.


“강? 강 맞지? 줄리.”

“어... 어!”


얼굴의 반을 가렸지만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다. 관심이 없었다면 모르지만 요 근래 쌍둥이의 관심사는 온통 그였다.


“왜?”


그가 왜 저기에? 놀라움에 말문이 막힌 건 그녀들만은 아니었다. 바다 건너 한국은 더했다.


“아들?”

“저, 저 미친놈!”


대성가家는 당연히 난리였다.


“강 검?”


다른 검사는 몰라도 한채원은 알아봤다.


“강 상?”


시노자키 아야카도 그를 알아봤다.


“칸...”


그를 알아본 사람은 한 명 더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강지찬이란 껍데기가 아니라 ‘그’의 본질을 알아본 사람이다.

셀린로즈

본명은 셀린느 조제핀 로즈.

영국과 프랑스 혼혈로 두 나라의 톱모델이자 톱배우며 현재는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데 미국에서 톱에 오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화려한 미모와 뛰어난 연기파 실력자로 대중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키며 승승장구했다. 스타답지 않게 겸손한 그녀의 사생활은 데뷔 이후 흔한 스캔들 한 번 없는 청정수 그 자체였다.

마릴린 먼로 뺨치는 섹스 심벌의 사생활이 수녀보다 깨끗하니 파파라치에겐 울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셀린로즈에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을 꿨다.

하루도 거르지 않은 꿈.

매일 새롭고 또 반복적인 꿈.

너무나 생생해서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음을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냉철한 그녀의 이성이 경고했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테니까.’


한동안 환생이나 전생, 타임머신 관련 서적을 미친 듯이 찾아 읽었다. 꿈과 관련된 논문도 빠짐없이 찾아 읽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도 내게 벌어진 일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냥 정신병일지도 모른다.

예술가 특유의 망상일까?

사람들은 내 연기를 사랑했다.


‘상상이 아닌데...’


그건 경험이다.

판타지 블록버스트의 엘프 공주를 연기한 것도(공주는 아니었지만 꿈속 내 신분은 매우 높았다)

스파이 액션에서 강인한 여전사를 연기한 것도(내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정치 스릴러에서 노련한 관료와 정치인을 연기한 것도(높은 신분에 어울리는 높은 직위를 여러 번 옮겼다. 이를테면 국방부 장관에 버금가는 군무대신이라든가)

셀린로즈는 텔레비전 앞으로 가 손을 뻗었다.

TV 속 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꿈속의 그와 같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는 다른 색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확신했다.


“크리스...”


우린 함께했다.

그는 많은 것을 알려줬다.

내가 알지 못했던 다른 세상이 있음을.

기쁨과 슬픔, 증오와 환희. 세상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이상한 곳이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을까? 그럴지도. 어디까지나 내 일방적인 짝사랑이다. 우린 사랑할 수 없다. 해서도 안 되고. 왜냐하면 꿈속 내겐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가족이 있었고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

사랑해선 안 되는

감히 넘봐선 안 되는 금지된 과실이다.

현실이 꿈인지 아니면 꿈이 현실인지 내가 환생한 건지 아니면 미친 건지 이제는 상관없다. 지금 여기 있는 셀린로즈에겐 꿈과 같은 족쇄가 없으니까.


‘나는 이제 자유야.’


나는 이제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

그와 날 가로막을 건 아무것도 없다.


“크리스티안 랜서 드 발칸...”

******




“슈퍼클론 활성화를 감지했습니다.”

“등급은?”

“실버스트레인입니다.”

“흠. 재미있군.”


통제단이 완성된 뒤 팬더모니엄 링크가 활성화된 이래 주인공(적합자)을 도와 중심시나리오에서 활약한 조연과 단역들은 평균보다 좀 더 높은 능력치를 갖게 됐다.

초인은 아니지만 일반인보단 나은.

그것은 아마도 격이 높은 영혼을 자주 마주치며 얻게 된 은혜이자 축복일 것이다. 물론 주인공의 주변인 모두가 힘을 개화하진 못했다.

안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곳은 대적자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다. 그러므로 적합자도 없으며 특별이벤트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클론이 개화한 건 분명 과거의 인연일 확률이 높다.

그의 본질에 근접할 정도로 가까운 인연.


‘애시리우스인가?’


영혼의 유대는 영원한 것.


“관찰자를 투입해.”

“예스. 마이 퀸.”


지금 중요한 건 슈퍼클론 따위가 아니다.


“진행 상황은?”

“백악관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중요해.”

“그러시다면 단말로 교체하시는 것이.”

“안 돼.”


권력자를 다 생체단말로 교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생체단말의 보정이 아무리 완벽해도 변수를 창출하는 창의성 따윈 없으니까.

인형은 인형일 뿐이다.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지.”

“예스. 마이 퀸.”


백악관을 떠난 미국 대통령은 불타는 맨해튼이 훤히 보이는 저지시티 뉴포트에 도착했다. 고작 강 하나를 사이에 둔 모습은 천국과 지옥만큼 차이를 보였다.

위험천만한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달려오는 건 평소라면 절대 허락될 수 없는 일. 대통령 본인의 억지도 있고 추가 테러는 없으리란 자신감도 있었다.

물론 시크릿 서비스는 여전히 반대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다시 말씀드리지만 위험하단 판단이 들면 즉시 벙커로 이동할 겁니다. 이의는 받지 않겠습니다.”

“알아, 아네. 조쉬. 내가 억지를 부렸어.”


찰스 멀리건 미국 대통령은 경호실장을 달랬다.


“자네도 알잖나. 이럴 때일수록 나는 물러섬 없는 강인한 태도를 보여줘야 해. 그래야 시민들이 동요하지 않아.”


벙커로 대피하는 것이 절차상 옳지만 겁쟁이 대통령은 인기가 없다. 강한 미국을 표방한 멀리건 정권의 국정운영 방향을 고려하면 지지율이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

대통령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테러로 난장인 뉴욕을 찾는 무리수를 강행했다. 대통령이 이 지랄?이니 정치적 동반자든 경쟁자든 권력에 민감한 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뉴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위험하다고 내뺀다? 정치적 자살행위다.

권력이라면 똥도 퍼먹을 인간들이 남 혼자 잘되는 꼴을 두고 볼 리 없다. 위기는 곧 기회, 처맞고 또 복수를 즐기는 SM양키의 특성상 신중을 가장한 나약한 대응은 시민들에게 환영받기 어렵다.

강한 지도자가 이끄는 강한 미합중국!


“미스터 프레지턴트.”


임시로 만들어진 지휘실에 대통령이 등장하자 모두 기립했다.


“앉아요. 장관?”

“주방위군이 뉴욕에 진입 중입니다.”


펜타곤에 있어야 할 국방부 장관도 대통령을 따라 뉴욕으로 넘어왔다.


“주지사가 똥줄이 탔나보군.”

“큼.”


대통령의 노골적인 조롱에 비서실장이 제동을 걸었다. 뉴욕주는 전통의 민주당 텃밭이다. 주지사도 민주당이고 뉴욕시장도 민주당, 살아남은 상원의원 한 명도 민주당이다.


“아, 밀러 의원. 아내 일은 유감입니다.”


그 살아남은 민주당 상원의원이 마이클 밀러다.


“괜찮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밀러 의원은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대신 그의 아내가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어제 내밀한 보고를 받았던 대통령으로선 의미심장한 눈빛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니가 죽였지?’

대놓고 묻진 않았지만 의심은 간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사안은 아니었다.


“주지사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통보하세요. 주방위군은 이제 우리가 지휘한다고.”

“알겠습니다.”

“사상자는?”

“집계 중이지만... 최소 만 단위의 사망자가 예상됩니다.”

“환장하겠군.”


세계최고최대 관광도시 뉴욕이니 그 만 단위 사망자에 미국인만 있진 않을 것이다. 미 국무부는 현재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없다. 국무장관이 동행하지 않은 건 대통령 대신 몸빵 중이기 때문이다.

축하전화도 아니고 항의전화에 시달리기엔 대통령에겐 시간이 아까웠다. 누군가 슬그머니 보고서를 건넸다.


“요약 좀 해보게. 짐.”

“중동도 이슬람도 아닙니다. 최종보고서는 아직이지만... 내부세력입니다.”

“지금... 미국인이 같은 미국인을 테러했다는 건가? 벤?”


미 정보공동체 의장의 곤혹스러운 얼굴을 보던 대통령은 똑같은 표정을 짓는 FBI 국장을 돌아봤다.


“ACA 쪽 소스가 있습니다. 현장팀이 수집한 증거도 테러범이 아랍인 계열이 아니라 대다수 백인이랍니다.”

“백인 무슬림일 수도 있잖아?”

“경찰관과 소방관도 있고 초등부 여자교사도 있었습니다.”

“허!”


높은 사명감을 가진 경찰관과 소방관, 교사가 테러범이다?


“성명은?”

“...없습니다.”

“그럼 성급한 결론은 내리지 말자고.”


미국의 적이 사실 미국이라는 진실은 이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 테니까. 영원히 감출 순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일라이자.”

“각하.”


참모를 모두 내보낸 대통령은 CIA 국장과 독대했다.

의전으론 국가정보장이 높고 국내테러라면 FBI 국장을 우선해야 맞지만 찰스 멀리건은 옛날 사람Old man이었다. 무엇보다 찰스와 일라이자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다.


“딱딱하게 각하는... 아무도 없잖아.”

“제가 말했었죠. 폭풍이 몰려올 거라고.”

“...”

“억눌렸던 괴물들의 인내심이 드디어 바닥난 겁니다.”

“낌새도 없었어?”

“여러 번 경고했잖아요. 찰스.”

“그래... 여러 번 경고했지.”


CIA는 꾸준히 국내위협보고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국내첩보 및 방첩은 CIA가 아닌 FBI 담당이며 더 큰 입김을 가졌다.


“좀 더 강하게 어필하지 그랬어.”

“그의 죽음 이후 우리 기관의 모든 정보자산을 점검하고 재배치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쓸데없는 정치질에 낭비할 여력이 없어요.”

“...”


한 사람의 죽음이 미국 전 분야에 걸쳐 타격과 영향을 끼쳤다. 말도 안 되는 경우지만 지난 30년 가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계를 주무른 흑막이 벨리알이고 그건 세계패권을 지향하는 미합중국의 대의와 완벽하게 일치했었다.

그리고 그의 이른 퇴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혼란을 수습하는 것만 수년은 걸리고 아직도 봉합하지 못했다. 이번 테러는 그 혼란의 연장선이다.


“...얼라이언스를 향한 공격이군.”

“정확히는 중도를 지향한 회색지대를 향한 공격입니다.”


얼라이언스는 거대한 경제동맹이자 이익집단이다.

언뜻 트러스트를 연상케 하지만, 아니다. 왜냐면 회원 간 적대적 인수합병, 네거티브, 작전 등 모든 행동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 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국 패권의 영속과 번영이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경쟁은 국익을 해치지만 않으면 무제한으로 허용됐다.

달러의 영향력과 가치, 힘이야말로 미합중국의 근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얼라이언스와 데스 사이드의 전쟁에서 최종 승리자가 된 연합 아래 많은 이들과 여러 세력이 몰려들었다. 승자를 존중하며 얼라이언스가 내세운 질서를 따르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승냥이와 같다.

강자에게 고개 숙이고 약자를 괴롭히는.

스스로를 합리적 중도로 표방하지만 이익 없이 손해를 본다면 당장 이빨을 드러낼 하이에나. 저열한 본능이지만 본래 인간도 한낱 동물에 불과했다.

자유와 인류애, 도덕과 위선의 가면을 쓴 그들이 바로 미국의 허리를 튼튼히 받치고 있었다.


“...예상은?”

“얼라이언스가 입을 피해는 천문학적입니다.”


미국 경제의 상징 뉴욕이 날아갔다.

주식시장의 피해는 일분일초마다 수천만 달러씩 증가 중이다. 무엇보다 얼라이언스 수뇌부는 이 하이에나들이 입은 피해를 어느 정도 보상해야 했다. 왜냐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 100% 돌아설 테니까.

냉정한 비즈니스에 어울리지 않은 동정과 자선이지만 당장 거리에 나앉을 판인데 배신이 대술까.


‘곤란해.’


대선과 재선이 내년이니 내전은 피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이 난장판을 재빨리 수습해야 마땅한데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이런 난장이 벌어질 리도 없겠지만 설사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져도 수습해줄 누군가가 있었다.


‘쯧!’


벨리알이 죽었을 때 솔직히 마음 한편에선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그의 어깨에 얼마큼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해결책은?”

“철저히 점조직으로 화한 그들을 단시간에 찾기란 불가능합니다.”

“계엄을 선포해도?”


긴급명령은 자질구레한 법과 절차를 싹 무시한 채 어마어마한 추진력을 보이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심했다. 미 정부를 상대로 제기될 수십만 건의 행정소송은 그 자체로 국력을 갉아먹는다.


“FBI를 믿어보시죠.”

“벤저민을?”

“...”

“봐. 자네도 못 믿잖아.”


현 FBI 국장은 지극히 정치적인 인간이고 그자의 머릿속 생각에는 국회의사당 입성밖에 없었다. 여야의 균형을 고려하고 발령한 인사의 노골적인 정치행보에 백악관은 골머리를 앓을 지경이니 FBI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

그렇다고 FBI 국장을 경질하는 것도 하책이다.

정부도 국회도 민심도 분열돼선 안 된다.


“해결책이라...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뭔데?”


일라이자의 두루뭉술한 말에 대통령은 바짝 다가갔다.


“강지찬.”

“강? 요즘 자네가 관심 있다는 아시안 말인가?”

“벨리알의 친척이기도 합니다.”

“...검증은 끝나지 않았나?”

“최종보고서는 벨리알과 별다른 접점이 없다고 기록됐죠.”

“자넨 아니라고 봐?”

“각하, 당신과 전 누구보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봤습니다.”

“그래. 녀석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알았어.”


벨리알, 애증어린 그 이름.

애너하임 코퍼레이션이란 거대한 기업을 일군 찰스 멀리건이지만 그 이름을 함부로 언급하지 못했다. 마음 깊숙이 간직한, 영혼 깊이 각인된 두려움 때문이다.


“다들 벨리알이 죽었다 믿지만... 글쎄요. 과학이 뭐라고 증명하던 당신과 저 같은 오래된 사람들은 믿지 않아요.”

“...”

“그는 특별했어요. 우리와는 뭔가 다른... 그래요. 마치 외계인 같았죠. 그리고 강지찬도 아주 특별해요. 어쩌면 죽음을 위장해 다른 사람이 된 걸지도 모르죠.”

“강지찬이... 벨리알이라고?”

“그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수백수천 번을 반복한 DNA 검사는 둘이 다른 사람임을 증명했다.


‘아니, 그럴지도...’


대통령은 그 말도 안 되는 억지에 공감하는 자신을 보며 쓰게 웃었다. 과학과 이성을 부정하는 헛소리로만 치부할까? 마음 한편에선 그럴 수도 있다는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벨리알은 언제나 말도 안 되는 기적을 일으켰다.

어쩌면,

어쩌면 몸을 바꿔칠 수도 있지 않을까.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게 진실이라면 기적을 뛰어넘은 기적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전 세계에 돈 있고 힘 있는 권력자와 부자는 모두 그의 발아래 한 명 빠짐없이 납작 엎드릴 것이다. 사람 몸을 두고 영혼을 바꾸는 건 말 그대로 영생永生이니까.

누구나 바라마지 않는 단 하나의 소망.

젊음을 되찾는 것이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비서실장이 들어와 찰스 멀리건을 급히 찾았다.

상황실은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테러리스트로 보이는 자들이 체포되는 중입니다!”

“도시가 벌써 안정됐나?”

“아닙니다. 도시는 여전히 시위와 폭동, 약탈과 방화가 성행 중입니다.”

“그럼 어떻게 테러범을? 벤?”


FBI 국장을 돌아보자 그는 여전히 곤혹스러운 얼굴이다.


“누가 설명 좀 해봐!”

“...보시죠.”


대통령의 궁금증을 풀어준 건 웃기게도 유튜브다.

-FBI! Open up!

대통령은 다시 FBI 국장을 봤고 그는 모른다는 표정을 고수했다.

영상은 실감났다.

실감나는 CG를 몇 시간 만에 뽑아낸 것이 아니라면 저곳은 실제 뉴욕이란 뜻이고 아무도 모르는 작전이 진행된다는 말이다.

아무 집이나 습격했나? 아니다.

습격한 곳에서 한눈에 봐도 무시무시한 불법총기와 폭발물, 마약 등이 쏟아졌다. 누군가를 신문하는 목소리 그리고 단서를 찾아 이동하며 여러 곳을 급습했고 어김없이 다량의 총기와 폭발물이 적발됐다.

처음 몇 명으로 시작된 작전은 장소를 옮길 때마다 인원이 늘었는데 코스프레가 아니면 진짜 경찰제복도 보이고 SWAT 그리고 FBI 조끼를 입은 요원도 속속 등장했다.

절정은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온 여자다.

왜냐면 상황실에 모인 모두가 아는 얼굴이다.


“에밀리야 코르센코?”


기요틴 퀸?

저 여자가 왜 저기서 튀어나와?


“이거 뭐야? 상황파악이 안 돼?”

“작전에 참여한 이들 신원은... 뉴욕경찰, SWAT, FBI가 맞답니다!”

“저거 엘렌이잖아?”


대통령은 CIA 국장 일라이자의 오른팔도 알아봤다.


“일라이자?”


누군가와 통화하던 일라이자는 잠시 기다리란 듯 손을 들었다. 대통령을 기다리게 하다니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여자다.

일라이자는 대통령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강지찬입니다.”

“뭐?”

“팀을 이끄는 게 강지찬입니다.”

“...”

“밀어주시죠.”

“밀어주라고?”

“그가 뭘 하든 성공할 겁니다.”

“그는 외국인이야.”

“말씀드렸다시피 그는 특별해요. 지금 같은 위기상황엔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죠.”

“...”

“전시상황의 대통령은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적 위기 앞에 대통령은 뭐든 할 수 있다.

외국인에게 권한을 주는 것도 어렵지 않다.

바쁘게 움직이던 상황실도 어느 정도 정보를 얻었는지 작전을 이끄는 자가 외국인임을 확인하곤 당장 이견을 드러냈다.


“팀 리더가 외국인이랍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당장 그 외국인을 배제해야 합니다!”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는 몰라도 외국인이 작전을 지휘하게 놔둘 순 없습니다!”

“현장에 연락해서 그자를 무장해제하고 체포해!”


외국인이 멋대로 나대다니?

미국을 이끌어가는 엘리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놔둬.”

“네?”

“각하?”


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에 강지찬을 체포하란 명령은 전해지지 않았다.


“미스터 강은 내가 임명한 특별수사관이야.”


대통령의 말에 모두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사고는 터졌고 이제 수습만 남았지.’


솔직히 정치적 피해 없이 수습할 자신은 없었다.

희생자가 만 단위를 넘어간다는 보고를 들었을 땐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오늘과 내일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몰아칠 분노한 민심을 어떻게 다스릴까?


‘강지찬이 벨리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그가 일라이자 말처럼 특별하다면 현장에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는 내 직속명령으로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있어. 그러니 모두 전력을 다해 지원하도록!”


찰스 멀리건은 뻔뻔하게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것 뉴욕을 찾는 무리수보다 더한 도박이다.


‘느낌이 좋아.’


그런데 왠지 실패할 것 같지 않다. 애너하임이란 거대기업을 일으킨 그의 감이 말하고 있다. 일라이자의 말을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나도 벨리알이 죽었다고 믿지 않아.’


그는 결코 쉽게 죽을 인물이 아니다.

끄덕-

일라이자의 눈과 마주친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위기는 곧 기회지.’


대선과 재선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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