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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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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010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6.26 16:05
조회
1,598
추천
30
글자
12쪽

#68

DUMMY

-68-




챙. 챙. 챙.


가볍게 상단, 중단, 하단의 연속공격을 막아낸 유이한이 반보 뒤로 물러났다.


“그거 비싸 보이는데. 대신 쓸 보조 무기는 가지고 있어요?”

“걱정 마. 이 검은 그렇게 쉽게 부러지지 않으니까. 그리고 실전처럼 해달라고 했을 텐데.”


분명히 아침에 유이한의 방을 나서며 베닐은 실전에 임하는 자세로 대련을 부탁한다고 했었다.

그 말에 유이한은 별생각 없이 긍정했지만, 여태 전투 경험을 되돌아보면 이 세계로 넘어오자마자 겪은 시련의 동굴에서 첫 전투.

그 후에 숲에서 만나 좋은 현금으로 변신한 뀨이가 웍을 뚫었을 때 말고는 실전이라고 크게 긴장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갑옷도 안 입고 자고 일어난 평상복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조금 미안한 짓을 저질러버렸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몸은 격렬하게 움직이며 베닐의 검을 흘리듯 받아내고 있었다.


“이게 네 실력의 전부인 거냐!”


검을 맞댄 채 힘으로 밀어붙이는 베닐이 바로 앞에서 소리치자, 시끄러워서 유이한은 절로 인상이 찌그러졌다.


‘말은 그렇게 해도! 진짜로 받아치면 단숨에 그 비싸 보이는 검이 두 동강 난다고!’


“전장에서 넌 상대의 무기를 봐주면서 싸우는 거냐?”

“응.”


무심코 대답한 유이한은 당황해서 급히 입을 다물었다.

당황하긴 베닐도 마찬가지다.

지금 몇 번 검을 맞대며 유이한이 확실히 자신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 검의 궤도를 읽는 눈썰미.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반사신경. 물 흐르듯 내 공격을 흘려보내는 기술. 거기에 이런 심리전까지. 그래. 평상복으로 나온 것부터, 내 앞에서 당당히 갑옷을 입은 것까지. 모두 계산됐던 거야. 이게 이 인간의 실전 방식이었어.’


유이한의 대답을 심리전으로 끌어들이려는 도발이라고 받아들인 베닐은 뒤로 물러나며 검에 오러를 둘렀다.

그러자 주변에 몰려있는 구경꾼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아니. 겨우 노란색 오러를 가지고 뭘 저렇게들 호들갑이야?’




“내가 너를 오해했었다. 이젠 나도 전력을 다해주마!”


일렁이는 노란 오러가 유이한을 향해 덮치듯 날아들었지만, 살짝 몸을 비틀며 피했다.


‘아무리 +10 강화를 했다고 해도 저걸 그대로 받으면 칼날이 상할지도 모르겠는데? 누가 내 검을 수리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장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도 오러를 쓰면 막는 순간 검을 두 동강 낼지도 모르니 아까의 연장이고.’


인상이 더욱 구겨진 유이한을 보자 베닐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역시 각종 마법을 익히느라 검술의 경지는 벽을 넘지 못했나 보군.’


레오스 왕국이 있는 서부대륙에선 각종 무기 마스터리 7등급은 고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벽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통칭 동부제국으로 불리는 루브스 대륙에선 심심치 않게 그 벽을 뛰어넘는 인물들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생존 난이도가 낮은 서부대륙에선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노란색인 8등급까지 마스터리를 올린 베닐은 그야말로 레오스 왕국 최고의 무인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애초에 이 동네(?) 수준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유이한에게만 별거 아닌 거로 여겨지는 것이다.




@ @ @




휭. 휭. 휭.


베닐의 주특기인 삼단 베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유이한 때문에 장외에선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트램 왕자의 경우는 둘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눈을 깜빡이지도 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왕국 최강이라 불리는 기사단장의 실전 검술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부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대등하게 대련을 하는 유이한의 모습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피하면서 공격을 할 수 있는 거지?’

‘숙부님의 삼단 베기를 단순히 보법만으로 피했어!’

‘폼멜-검의 손잡이 끝에 달린 머리 부분-로 가드-검 날과 손잡이 부분 사이에서 상대의 공격이 미끄러지며 손을 베지 않게 막아주는 부분-를 막아서 상단 내려치기를 막았다고?!’


둘의 대련을 보며 끝없이 놀라고 있던 트램 왕자는 이내 전신의 털이 곤두서며 피부가 찌릿하게 저리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오러가! 흰색!!”


어릴 적부터 숙부인 베닐을 동경해서 끊임없이 검술을 익히고는 있지만, 검에는 절망적일 정도로 재능이 없었기에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해온 트램이다.

그렇게 노력해온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는 없는 현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용사의 영웅담에나 가끔 나오는, 검의 궁극에 달한 소드 마스터가 발하는 오러가 보랏빛을 낸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서부대륙에선 그 경지에 오른 사람이 없었기에 그저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로 취급되면서도 학계에선 정설로 취급되고 있다.


“오러는 마스터리 7등급인 적색부터 시작해서 노랑, 녹, 청, 그리고 마스터인 보라. 이렇게 끝인데!”


[어머. 우리 손자 잘 알고 있네?]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집중하던 트램이 주절거리자 크리스는 흐뭇하게 손자를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대련이 시작되기 전엔 하늘이가 와서 기분 좋게 쓰다듬어줬는데, 성의 사용인들이 육포를 꺼내자 그쪽으로 달려가서는 저 멀리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약간 손이 심심하던 차에 똑똑한 손자를 보니 본능적으로 쓰다듬어 준 것이다.


[우리 똑똑한 손자한테는 과자를···]




@ @ @




“자. 어때? 이거면 만족했겠죠?”

“···”


베닐이 하도 도발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오러를 검에 두른 유이한이 검을 휭휭 돌렸다.


“대체 그게 뭐지? 검의 정점인 소드 마스터가 되면 오러가 보랏빛이 된다고 들었는데. 그 순백의 오라는.”

“무슨 마스터 따위 가지고. 간단하잖아요.”

“설마. 마스터를 뛰어넘은 경지에?”


끄덕.


유이한이 크리스는 아니기에 과자 같은 부상은 없었다.

그저 정답이라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다.


“너무 질질 끌면 재미없으니 이걸로 마무리하죠.”


그렇게 말하며 유이한이 사라졌다.

빠르게 움직인 것도 아니다.

그랬다면 바닥의 흙이 먼지를 일으켰을 테지만, 주변엔 전혀 그런 흔적이 없다.


‘어디지? 설마 그 특수 블링크?’


베닐이 흠칫하며 희미한 기척이 느껴진 하늘을 올려봤지만, 그 어디에도 유이한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볼 옆으로 흰색의 오러가 코팅된 검이 뒤에서 나타났다.


“체크메이트. 장군. You Lose. 뭐 대충 이런 거?”

“무슨 소린진 모르겠지만. 졌다.”


베닐의 패배 선언을 받아낸 유이한은 검을 대충 아공간 창고에 집어넣었다.


‘쯧. 영화 같은 걸 보면 지금 환호성을 지르면서 나를 찬양해야 하는 거 아냐?’




@ @ @




너무나도 조용한 주변 반응과는 다르게 다 끝났다고 느낀 하늘이는 유이한에게 달려가려다가 멈춰서 먹을 것을 주며 쓰다듬어 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컹!”


하늘이의 짖는 소리에 시종 그룹의 사람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손을 흔들어줬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레오스 왕국 최고의 무력을 가진 검술의 귀재 베닐 에버 레이델리스의 패배라는 사실을.


아무 접점도 없는 사람들이 침울해하든 말든 관계없는 하늘이는 유이한에게 다가갔다.


“컹?”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아침에 자신과 재밌게 놀아준 사람의 어두운 모습엔 하늘이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가 걱정을 해주는 거냐? 하긴, 너 정도 몬스터라면.”


베닐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늘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유이한을 쳐다봤다.


“졌습니다. 좋은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일부러 크게 선언한 베닐이 내민 손을 유이한은 쑥스러워하며 잡았다.


“저야말로. 오랜만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유이한이 말하자 주변에서 조금씩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커지며 금세 연병장을 가득 채웠다.


“전력을 다했다고? 거짓말도 잘하네.”

“하하하.”


조용히 따지는 베닐의 말에 유이한은 어색하게 웃으며 마음속에 ‘다 좋은데 승부욕이 있어서 귀찮음.’이라고 베닐에 대해 추가사항을 적어놨다.


“컹! 컹!”


뭔지는 모르겠지만, 신나게 놀아준 사람이 원상태로 돌아왔고, 주변에선 손뼉을 치고 있다.

신난 하늘이는 유이한과 베닐의 주변을 돌면서 신나게 짖어댔다.




@ @ @




대련을 마치고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질문 공세를 받는 바람에 시달리던 유이한이 겨우 방으로 돌아왔다.


그대로 침대로 다이빙하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우왓! 그새 청소하고 간 거야?”


주름 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 시트를 본 유이한은 먼지를 뒤집어쓴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곤 그대로 욕실로 들어갔다.

흙 바닥에서 놀다 온 하늘이도 같이 들어갔다.


신나게 씻은 하늘이와 샤워했을 뿐인데 더 피곤해진 유이한은 물기를 말리고 나서 바로 침대로 뛰어들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은 잘 게 아니기에 침낭을 꺼내지는 않았다.

단지 누워서 부드러운 침구에 쌓여 피곤한 몸을 쉬게 하고 싶을 뿐이다.

하늘이는 유이한의 옆에서 앞 뒷발을 쭉 핀 상태로 배를 깔고 누웠다.


“너 점점 늑대가 아니라 개처럼 되는 거 아니냐?”

“컹.”


무슨 소린진 모르겠지만, 주인이 하는 말이다.

일단 대답을 했다.

그렇게 둘이 저녁 식사 전까지 편히 쉬려고 하고 있는데 누군가 찾아왔다.


똑. 똑.


“컹. 컹.”


‘아~ 뭐야. 귀찮게.’


일순 유이한은 없는척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미 하늘이가 노크 소리에 맞춰서 짖어대며 안에 있다는 걸 만천하에 알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유이한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


“네에~. 누구세, 트램 왕자. 님?”


그냥 왕자라고 부르려는데 옆에 서 있던 나이 많은 시종이 노려보는 바람에 어색하게 높여 부르면서 의문형이 되고 말았다.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이 녀석은 갑자기 왜 존댓말이야?’


아무리 봐도 고딩 정도로 보이던 왕자가 매번 반말할 때마다 은근히 거슬렸는데, 갑자기 존대하니 이건 이것대로 또 어색하다.


“무슨 일이세요?”

“어험.”


지금 트램 왕자의 옆에는 처음 만났을 때 같이 있던 시종이 아니다.

유이한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많이 보이는 시종이라 안 그래도 대하기 조금 껄끄러운데 이번엔 뭐가 불만인지 마른기침을 하면서 눈썹을 움직인다.

뭔가 신호를 보내는데 해석하기 어렵다.


‘아~ 문 앞에서 서서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잔 건가?’




힘겹게 암호(?)를 해석한 유이한은 트램 왕자에게 들어오라 권하면서 아침과 같은 IdH 음료를 대접했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고 먼저 마셔 보이며 예의를 지켰다.


“혹시 다른 볼일이 있으신 건 아니시죠?”


하늘이는 아까 잠깐 지나쳤던 사람이 오자 반겨주려 트램 왕자의 곁으로 다가갔고, 무심코 쓰다듬고 싶어지는 털을 자랑하는 하늘이가 다가오자 자기도 모르게 한참 쓰다듬던 트램 왕자는 유이한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아! 네. 다름이 아니라.”


트램 왕자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숙부님과 대련. 정말 감명 깊게 봤습니다.”

“네에.”


유이한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자 트램의 뒤편에 서 있던 시종이 인상을 썼다.

그 표정을 보자 자동반사적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시선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저, 괜찮으시다면 이곳에 계시는 동안 제게 검을 가르쳐 주실 순 없으신가요?”

“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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