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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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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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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6.24 16:11
조회
1,645
추천
29
글자
12쪽

#66

DUMMY

-66-





‘뭐라는 거야? 저 할베 말대로면 이 녀석이 옆에 있으면 이미 여신한테 걸렸단 소리야?’


크리스는 속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유이한을 보니 마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그렇다고 흥미가 가시는 건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동안 크리스가 목격한 유이한의 행각을 돌이켜보면, 그 옛날 자신의 동료였던 용사와도 비슷한 비상식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도 크리스가 유이한이 용사가 아니라고 확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용사에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유의 부드러운 힘의 파동이 있다.

성녀인 크리스가 쓰는 신성력도 아닌 특별한 뭔가다.

그 힘의 파동이야말로 마왕을 쓰러트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신전에서 파견된 신관이 반나절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떠들었던 적이 있다.

이제는 그리운 추억···이 아니라 18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문에 가까운 과거의 기억이다.


그 중요한, 부드러운 파동이 유이한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크리스는 그가 용사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일반적인 다른 마법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마법을 쓰면서도 마법사가 아니라고 한다.


이때 크리스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며 그동안의 모아온 퍼즐이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맞춰지는 쾌감을 느꼈다.


[아하! 너 원래 세계에선 마법사였다가 어떤 사고로 우연히 힘을 얻고 우리 세계로 도망쳐 온 거구나. 그래서 우리 여신님이 널 너희 세상 신에게 넘기려 까봐 불안한 거고. 맞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크리스의 얼토당토않은 추측 때문에 이 자리에 모인 레오스 왕족은 모두 유이한을 쳐다봤다.


“아니니까.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그 후로도 계속되는 의심의 눈초리 때문에 유이한은 사실을 바탕으로 약간 각색한 변명을 털어놨다.


“내가 여신···님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쫓겨날 뻔했으니까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전 단지 조용히 제가 원하는 장소를 찾으려고 여행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유이한은 231이라는 정신력을 최대한 쥐어짜 내서 머릿속으로 작은 빛이 터지며 시야가 새하얗게 물드는 장면을 상상하며 말했다.

대(對) 크리스 대책이다.

그러면서 이 일신교에 빠져 사는 세계에서 여신을 막말할 뻔한 건 사소한 실수다.


[어머. 흠. 그래. 이건, 위험할 뻔했구나.]


평소엔 유이한의 주변 인간관계에 가장 위험한 인물이지만, 잘 쓰면 지금처럼 주변에 신뢰를 줄 방법이 없을 정도로 편한 유령의 반응 덕분에 왕가의 사람들은 궁금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억지로 이해하고 넘어갔다.

유이한이 이들이 들으면 위험할지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크리스는 절대 자세한 내용을 말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 @ @




유이한은 크리스의 유해를 왕족에게 넘겨주고 억지로 붙들려 성안에 있는 손님용 방으로 안내받았다.


스페신웨이에서는 메네벨이나 라이드림 왕국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정보꾼인 버나드도.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의 두 개의 태양이라고 불리면서 원조 태양인 부지부장도.


마땅히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기에 크리스를 데려다주며 겸사겸사 이곳에서 정보를 모으려 했었다.

그 이상한 회담의 마지막에 오드릭 국왕이 현 국가 정세를 이야기해주기 전까지는.

누가 들어도 위험하고 귀찮은 이야기를 듣는 바람에 바로 떠나기로 계획을 급히 수정했다.


‘그것도 크리스 때문에 다 망쳤지. 젠장!’


눈치 없이 크리스가 유이한의 마음을 읽곤 어디로 갈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이곳에서 쉬면서 정보를 모아보라고 권했다.

그 말에 국왕 휘하 모든 왕족이 화색 하며 반겨줬다.

국왕의 동생이라는 기사단장 베닐을 제외하고.


베닐 에버 레이델리스는 아무리 유이한이 은인이라고는 해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불온한 자다.

거기에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여신이다.

그래서 베닐은 반대 의견을 냈었는데, 그때 유이한은 마음속으로 이 인간은 ‘착한 놈’이라고 도장 찍어줬다.

별로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말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유이한을 도와줄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 도와줄 뻔하고 말았다.

아무리 형제 사이라고는 하지만, 국왕과 기사단장의 발언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러다가 이 나라 전쟁에 휘말리는 건 아니겠지?’


오드릭 국왕의 말에 따르면 이 레오스 왕국은 구) 루바테린 왕국의 의지를 잊는다고 자처하는 옆 나라 알레샤드 왕국과 4~5년에 한 번씩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언제나 몸을 사리라고 명령하지만, 전쟁은 전쟁이다.

수만에 이르는 병력이 벌이는 대규모 전투를 치르기 때문에 적잖은 인적 손실은 물론 물적 손실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탄을 했다.


그것도 용사의 출현으로 이번엔 봐준다고 하는 깔보는 투의 친서가 도착했다고 한다.

용사가 나타났으니 빠른 시기에 마왕이 궐기할 테니 그를 위해 서로 힘을 온존하자는 거란다.

그런데 정작 유이한은 용사가 아니니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 지들이 무슨 IOC야? FIFA야? 무슨 4년마다 전쟁을 치르고 지랄이야! 뭐. 왕권이 강한 세상이니 지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쳐. 그래 좋다 이거야. 근데 왜 날 끌어들여?’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유이한의 모든 분노는 알레샤드 왕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래. 깔끔하게 후환을 없애고 여기서 천천히 정보를 수집하자.’


누구에겐 근심을 덜어주지만, 누구에겐 종언을 고하는 유이한의 결심이 서는 순간이다.




@ @ @




“사라졌습니다.”

“역시! 그래. 어디로 갔는진 추적할 수 있나?”


오드릭 국왕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이미 마법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오랜만에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는 수석 궁정 마법사에게 오드릭 국왕은 일절 추궁하지 않고 오히려 치하의 말을 하며 감시를 계속하도록 지시했다.


“폐하. 그냥 왕국을 떠난 게 아닐까요?”

“아직은 판단하기 일러. 일단 할머님의 말씀을 믿어보자고.”


그렇게 형은 동생의 의견을 부드럽게 일축했다.


“폐하. 그의 펫은 아직 방에 있습니다.”


오드릭은 수석 궁정 마법사의 추가 보고에 ‘거봐’라고 하듯 동생을 돌아봤다.

그렇게 놀리는 투로 보는 형이 짜증 나서 베닐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심적 안정을 꾀했다.


성안에 있는 궁정 마법사의 직무실에선 이런 장난을 치는 형제가 지켜보고 있는 바람에 안에 있는 모든 궁정 마법사들이 갑작스러운 강제 철야에 돌입하게 되었다.




국왕과 기사단장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자 궁정 마법사들도 죽을 맛이다.

가끔 몸을 움직이며 근육을 풀려고 해도, 그 조금의 움직임조차도 국왕이 일일이 반응을 해와서 꼼짝도 못 한 채 어느덧 저 멀리서 닭이 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시간이 됐다.


“아직도 안 온 건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밤을 지새우느라 반쯤 정신이 멍한 오드릭 국왕이 닭 소리를 듣곤 조금 정신을 차려서 그렇게 중얼거리자 옆에서 같이 졸고 있던 베닐 기사단장은 조용히 정신을 차렸다.

오랜 시간 마법을 쓰면서, 국왕이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감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어서 쓰러지기 직전인 궁정 마법사 중 대표인 수석 궁정 마법사가 대답했다.


“예. 아직 저희 탐지 범위 안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오드릭은 애당초 이들에게 유이한의 순간이동 능력을 알려줬다. -출처 : 구) 성녀-

그 순간이동의 정체가 시야에 닿는 곳이면 어디라도 상관없이 이동 가능하다는 블링크 마법이라고 말했을 땐 모두 속으로 비웃었지만, 정작 탐지 마법에서 사라지고 나니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자가 없다.

더욱이 처음엔 국왕의 말을 증명하듯 성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이동하더니 그리곤 마법 범위에서 사라졌다.

처음에 전해 들었을 땐 말도 안 된다며, 블링크 마법은 그런 게 아니라고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유이한이 보인 행적은 블링크 마법의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등급이 오를수록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마나를 소모하면서 짧은 단거리를 이동한다는 게 블링크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야말로 쓰레기의 정석인 마법이지만, 혹시나 벽을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실험했던 어느 옛 마법사의 일화는 마도를 연구하는 마법사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통과하지 못함이었다.


그 덕분에 알려진 블링크 마법의 사용조건은,

먼저 시야에 보여야 한다.

중간에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유이한은 이 정석을 지키면서도 상식을 파괴하는 이동 거리를 보여줌으로써 블링크 마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이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나타났습니다.”


닭이 울고 시간이 흘러 성내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아지기 시작할 때, 유이한이 묵고 있는 방을 탐지 마법으로 감시하고 있던 궁정 마법사가 외쳤다.


“그래? 어디야?”


오드릭 국왕이 벌떡 일어나며 궁정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네. 별채에 있는 손님용 객실입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오드릭은 바로 궁정 마법사의 직무실을 나가 유이한에게 내준 방으로 직행했다.




@ @ @




밤을 새우고 돌아온 유이한은 자신의 몸을 한번 내려봤다.


‘오는 도중에 한 번 씻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비린내 나는 것 같아서 찝찝하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짖으려는 하늘이를 조용히 시키고 재우려 했는데도 자꾸 하늘이가 코를 킁킁거리는 모습을 보니 유이한은 여전히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안 되겠다. 다시 씻자.’


결심하고 따로 갖춰져 있는 욕실에서 아공간 창고에 있는 각종 바디 워시를 이용해 찝찝한 기분을 씻어내고 있을 때 욕실 밖에서 하늘이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컹. 컹. 헥. 헥.”

“으앗!”


‘누가 왔나? 하늘이가 별로 위협을 하는 것도 아닌 거 같으니 내버려 두자.’


어차피 이 성의 주인이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다.

이 정도 무례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유이한은 밖에서 하늘이와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동안 열심히 찝찝한 기분을 씻겨 내렸다.




조금 긴 샤워를 끝내고 나오니, 하늘이가 어째선지 유이한이 마음속으로 ‘착한 놈’ 도장을 찍어준 베닐 기사단장의 검을 입으로 물었다가 뱉어내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뭐 하세요?”


그제야 한껏 상쾌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유이한을 발견한 오드릭 국왕은 자기 동생 등 뒤에 숨은 채로 말했다.


“이 늑대를 좀 어떻게 해줘.”

“으으. 이게!”

“컹. 컹.”


그러고 보니 베닐 기사단장은 필사적인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하늘이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에 비해 하늘이는 정말 오랜만에 활기차게 놀아서인지 꼬리도 붕붕 돌리며 검을 물었다가 놓고 있었다.


짝.


즐거워하는 하늘이가 불쌍하지만, 상대하는 ‘착한 놈’ 베닐이 더 불쌍해서 유이한은 양손에 마력을 담아 손뼉을 쳤다.

마력이 부딪히며 난 소리가 둘을 멈춰 세웠다.


“하늘아. 장난 그만하고 이리와.”

“컹.”


제법 놀아서 만족한 하늘이도 언제 끝을 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던 참이라 바로 베닐에게 놀아줘서 고맙다고 한번 짖어주고 유이한에게 달려갔다.


“그래. 그래. 잘 놀았으니까 밥 먹자.”


유이한이 아공간 창고에서 하늘이 전용 그릇에 미리 구워놓았지만,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테이크를 담아서 줬다.

게걸스럽게 먹는 하늘이를 뒤로하고 유이한은 자기를 찾아온 국왕과 땀을 삐질 흘리고 있는 기사단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 이른 아침에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어차피 이들은 자신이 지난밤에 무슨 짓을 벌였는지 모를 거로 생각한 유이한은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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