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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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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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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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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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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7

DUMMY

-57-




“여기가 지난번에 갔던 길이야?”


정재찬은 볼을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가려고 하는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유이한의 표정이 무서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마도 아닐 거다.


“맞는 것 같기도···”


한층 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유이한에게 결국 무너졌다.


“미안. 어딘지 모르겠어.”


유명인이라 그동안 조금 거리감을 느꼈던 모험가들은 정재찬이 일방적으로 혼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이지만 심리적인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영웅으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그도 동료에겐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해지는 모습이 의도치 않은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길잡이는 같이 온 모험가 파티 중에 옛날 광산 지도를 어렵게 구했다는 파티에서 맡기로 했다.




@ @ @




레인저와 한 손도끼와 방패로 무장한 전사.

이렇게 둘이 앞장서고 그 뒤엔 유이한이 하늘이와 함께 태평하게 따라가고 있다.

그들의 동료인 또 다른 전사-양손 검을 등에 차고 손엔 거대 해머를 들고 있다.-와 힐러는 유이한의 뒤에 있다.

이번 폐광 탐사대의 명목적인 리더인 정재찬, 실무를 ‘강제로’ 떠맡은 차남인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걷고 있다.


‘날 일부러 앞에 세우고 자기들은 잘 놀고 있네.’


후방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맨 뒤로 빠지려던 유이한을 차남인이 억지로 선두에 붙인 것이다.

불만은 알고 있는데도 일부러 다른 모험가 사이에 유이한을 배치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유이한의 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하늘이 때문이다.




광산으로 오는 도중 한 모험가가 하늘이의 꼬리를 살짝 잡은 일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유이한의 강화 때문에 털이 보통 볼 수 있는 늑대와는 비교도 안 되게 부드러우면서도 강했다.

거기에 매일 잘 먹고 잘 자는 데다가, 유이한은 물론 정재찬과 차남인이 매일 빗질을 해주는 건 물론이고, 유이한이 가지고 있는 샴푸와 린스를 가장 많이 쓰는 존재다.

애견용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쓰는 걸 같이 쓰고 있지만, 전혀 문제없다.

애초에 몬스터고, 거기에 유이한의 강화를 받았다.

샴푸 따위에 지지 않는다.


이렇게 평소에 잘 관리되온 털을 만져보고 싶은 건 누구나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이 유혹에 진 모험가가 살짝 꼬리를 잡았다.


“컹?”


하늘이는 고개를 돌려 누가 자기 꼬리를 잡았나 보고, 같이 장난하고 싶어서 살짝 꼬리를 흔들었다.

여기까진 좋다.

문제는 이 모습을 본 유이한의 반응이다.


“가라! 하늘이. 물어뜯기!”

“엥?”

“컹?”


아무 죄도 없는 인간.

거기에 어딜 봐도 주인과 일행이 동행하고 있는 사이다.

평소의 주인이 해선 안 된다고 했던 사항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지시다.

이걸 주인 명령대로 물어야 할지.

아니면, 장난이라서 살짝 무는 척만 해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


하늘이가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공황에 빠진 걸 보고 차남인이 중재에 나서지 않았다면 이 폐광 탐사대가 도중에 공중분해 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레빈 지부장이 고용한 모험가들이 유이한에게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정신적인 면이나 물리적인 면 양쪽 다 해당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이 녀석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감시하기 위해서다.


‘말로는 찬성했어도 유이한. 네 녀석이 여전히 이번 계획에 불만이 있어서 말아먹으려 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억지로 이번 계획에 끌어들이긴 했지만, 탐사대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항상 툴툴거리며 불만을 표시했었다.


어차피 마계에서 유이한을 담당할 팀이 도착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정재찬의 설득에 차남인도 참고 있다.

정확히는 처음에 만나서 탈탈 털린 뒤로는 참고‘만’ 있다.

단 한 번 나라의 미래와 자신의 주군인 정재찬을 위해 목숨을 건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으니··· 그건 노카운트다.


‘네가 무슨 짓을 꾸미려는지 모르니, 절대로! 내 눈에서 벗어나게 둘 수는 없다.’


불쌍한 하늘이가 다시 동공 지진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모험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차남인의 계략 때문에 유이한은 볼을 부풀리면서 속으로 투덜거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 @ @




“잠깐!”


주먹을 들어 올리며 레인저가 모든 일행을 멈춰 세웠다.


“뭐지? 뭔가 함정이 남아는 있는데··· 일부분만 부서져 있어.”


레인저가 바닥과 벽을 살펴보며 의아해했다.


‘뭐냐? 또 뭘 꾸민 거냐?’


유이한이 고개를 레인저의 반대로 휙 돌려 딴청을 피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자 차남인의 뇌세포가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최대한 유이한에 대해선 생각을 하려 하지 않고 싶지만, 이 탐사대의 실무를 맡은 이상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어쩔 수 없이 등을 떠미는 것이다.




한편,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는 유이한은 자꾸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려 노력 중이다.


‘역시 평소에 갈군 효과가 있었네. 일 잘 처리해놨어.’


일행을 멈춘 레인저를 중심으로 다른 모험가 파티의 몇몇을 데리고 정재찬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다.


‘좋아~. 계속 그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라고. 그리고 상상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모두 쓰윽 이지.’


너무나도 자신의 계획대로 돌아가는 바람에 들뜬 마음을 억누르려 이제는 벽에 있는 주름까지 세기 시작했다.




이 탐사대가 준비하는 동안 유이한은 자기 나름의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정재찬과 차남인의 눈을 피해 혼자인 시간을 만들려고 일부러 뚱한 태도를 고수하며, 광산을 부단히도 왕복한 노력의 결실이 지금 빛을 보고 있다.


레인저들의 의견은 하나로 통일이 되었다.


“이 폐광산에 더 이상의 고블린은 없을 겁니다. 이 함정이 해체된 상태가 증거 중 하납니다. 교묘하게 중간에 트리거 역할을 하는 부분만 박살 냈잖아요. 이건 함정을 만든 자가 가능한 방법이에요.”

“그 말인즉슨, 고블린이 자기가 만든 함정을 무력화시켰다. 그 이유가 이 광산에서 나가기 위해서고?”


정재찬의 말에 레인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의견에 명목적이지만 탐사대의 리더를 맡은 자로서 이견은 없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면 이들의 의견이 옳다.

다른 레인저의 보고에 의하면 밖으로 향하는 작은 발자국의 행렬도 드문드문 보인다고 하니 확실하다.


단지, 유이한의 동료로서 봤을 때가 문제다.


‘저 인간이 그동안 이 계획에 부정적인 태도를 계속 고수해왔으니까. 그 성궁조차 오우거한테 아무렇지 않게 건네준 인간이야. 분명히 뭔가를 꾸몄을 텐데.’


이젠 아예 벽에 붙어서 뭔가를 열심히 세고 있는 유이한을 슬쩍 돌아봤다.

그리곤 자신의 기사와 눈이 마주쳤는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잘 감시하고 있다는 뜻이려니 하며 정재찬도 살짝 고개를 끄덕여줬다.


‘대체 뭘 노리는 거지? 설마 계획을 빨리 성공시키려고 고블린을 이주시켰나?’


어차피 유이한도 이 도시에 오래 머물고 있을 입장은 아니다.

목적은 모르지만, 어떤 도시를 찾고 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던전의 보스에게 힘을 나눠주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 녀석이다.

그런 유이한도 광산 재생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데?’


그동안 정재찬과 차남인은 말로만 협력하겠다고 하며 별별 트집을 다 잡던 유이한의 행동에서 뭔가 마음에 안 들어 반대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잠정결정 내렸다.


‘이거 애초에 우리가 이한이를 알고 있어서 너무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인 것인지도 모르겠어.’


정재찬은 결정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대로 고블린은 이 광산에서 도망쳤다고 판단이 되는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최소한의 경계는 유지해주세요.”

““네!””


리더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험가 파티는 빠르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두 귀환일정이 조금 앞당겨질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기분이 좋아졌지만, 한 명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왜? 왜 그 함정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리는 데? 해체한 함정 자체가 함정일 거라는 생각은 왜 안 해?’


유이한은 여태 자신이 보여준 뚱한 태도와 고블린을 접수했다는 정보를 알고 있는 정재찬이라면 여기서 생각의 딜레마에 빠질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너무나 쉽게 지나쳐버렸다.


모험가 길드 부지부장의 대답도 아직 없고, 정보 부호인 버나드 또한 아직 돌아오려면 멀었다.

이 도시에서 라이드림 왕국을 찾으려는 유이한의 목표는 잠시 정체기에 머물러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는 둘이 꽝이라면 아무 미련 없이 이 나라를 떠나 더 큰 나라를 찾아볼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꽝이라고 결정이 나지 않았기에 조금 더 기다릴 뿐이고, 지금 꾸미고 있는 일은 그 기다림을 달래줄 여흥이다.


그런데 지금 그 여흥의 재미가 반감되는 일이 일어났다.


‘쯧. 어쩔 수 없지.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해봤자.’


여흥에 목을 매지 않는다.

이번 일이 빨리 끝난다 해서 유이한에게도 손해는 아니니까.

단지 공을 들인 만큼 속이 쓰릴 뿐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차남인은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제 움직일 셈이냐. 유이한.’


차남인에게 이곳은 적진이라 여겨도 전혀 문제없는 장소다.

유이한이 있고, 그 유이한이 휘하로 접수한 고블린의 본거지다.

언제든 사건이 일어날 여지가 넘쳐나는 곳인 거다.




‘언제 움직이는 거냐?’




‘이제 곧 이들이 가진 지도가 끝난다. 슬슬 움직이겠지?’




‘이 길도 여기가 끝이다. 이걸로 아직 가지 않은 갈림길은 세 개 남았으니 이제 슬슬 움직이겠지?’




‘이번은 여기가 끝인데. 아직이냐? 역시 마지막 남은 그 길에 뭐가 있는 거냐?’




‘광산을 다 탐사했는데도 아직이면, 설마! 광산에서 나갔을 때 밖에서 뭘 하려는 거냐? 하긴. 광산에서 날뛰다가 무너지면 그대로 생매장이니까. 자식. 조금은 안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구나.’




‘오랜만에 햇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주마!’




‘돌아가는 길에 덮치는 거냐? 그렇군. 그래서 미리 고블린을 밖으로 빼냈던 거였어.’




@ @ @




“자! 도착! 모두 삼 주 넘게 수고 많았어!”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에 도착한 탐사대의 리더인 정재찬이 의뢰 완료를 선포하자 동행했던 모험가들이 환호를 질렀다.

유이한은 출발했을 당시의 태도와는 다르게 특기인 요리를 내세워 점점 모험가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내 갔다.


“이젠 이한이의 음식을 못 먹는 게 조금 아쉽네.”

“아하하하. 가끔 길드 주점에서 만드니까 죽치고 기다리면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

“푸하하하. 그럴까?”


“하늘아. 나중에 봐도 나 물면 안 돼. 알았지?”

“컹!”


하늘이까지 포함해 모두 기쁨을 표출하는 사이. 단 한 명. 모험가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유이한을 바라보는 차남인 만이 혼자 분위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끝났다고! 언제 움직이는 거야! 설마, 이걸로, 진짜로, 끝이라고?’




고뇌에 빠진 차남인을 보며 정재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도중에 그만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유이한이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는 자신의 호위기사를 보면 상사로서, 형으로서 안타까웠다.

그도 그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말을 들어 먹질 않으니.’




한편으론 이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즐기고 있는 사람이 또 한 명이 있었다.


‘와. 정말 끈질기네.’


유이한은 친해진 모험가들과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도 여전히 자신을 신경 쓰고 있는 차남인의 시선을 느끼고는 질릴 지경이다.

마음속에선 끈기 상을 만들어서 차남인에게 수여해줬다.


탐사 도중에 몇 번이나 장난을 치려고 했지만,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차남인 때문에 그만뒀다.

하늘이를 써서 신경을 돌려보려 해도 통하지 않았다.

나중엔 신경을 쓰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가끔, 작은 돌발 행동을 하는 것 말고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신경 쓰는 모습이 유이한에게 더욱 재미를 유발했다.

대충 그렇게 즐기며 지냈더니, 돌아와서까지도 이 모양이다.


‘지금 이렇게 힘을 빼면 안 될 텐데?’


차남인 때문에 즐거워진 유이한은 진심으로 미소를 지으며 모험가들과 작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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