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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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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008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6.11 16:05
조회
1,913
추천
28
글자
12쪽

#59

DUMMY

-59-




“뭐야! 저것들 왜 저기 있어.”

“저··· 주인님. 무슨 일인가요?”


뿔 달린 머리띠를 다시 고쳐 쓰며 오우거가 물었다.


“아씨. 가던 길이나 갈 것이지. 왜 돌아와서 사람을 귀찮게 해. 야. 아까 그 둘 잘 기억해 둬라. 진짜 마족이니까.”

“네?! 에이. 주인님. 그런 농담은 애들도 안 믿어요. 마족은 마왕이 나타날 때만 세상에 나온다고요. 거기에 아무리 봐도 인간이었잖아요.”


유이한은 반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한 눈빛으로 오우거를 쳐다봤다.


“진짜요?”

“진짜.”

“그, 그럼 큰일이잖아요! 마족이라니! 마왕이라고요! 이 세상 멸망이라고요!”


오우거는 호들갑을 떨며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딱!


“커헉!”

“야. 좀 가만히 있어. 정신 사나우니까.”

“네, 엡.”


유이한에게 딱밤을 맞은 오우거는 구석에 가서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매일 같이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해내려고 죽어라. 고생했는데. 그 결과가 폭력이라니.’


유이한은 대책을 생각해야 하는데, 덩치도 더럽게 큰 녀석이 구석에서 소리를 죽이려 입술을 깨물고 훌쩍이는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아! 증말! 이리와!”

“큽. 네.”


어깨를 축 늘어트린 오우거의 이마에 힐을 써줬다.

그런데 이 녀석이 몸을 움찔하며 떠는 것이 아닌가.


“너 치료해주는데 왜 떠냐?”

“아뇨. 그게. 그, 저.”

“그저 뭐?”

“또 죽었다 살아나는 건가 싶어서··· 죄송합니다요!”


눈치를 보던 오우거는 유이한의 눈썹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허리를 90도 이하로 굽히며 사죄했다.


‘이 녀석 보기완 다르게 유연하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유이한의 복부엔 거의 평생을 함께해온 인덕(?)이라는 이름의 지방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순전히 뱃살 때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유연성이라는 단어와는 상관없는 몸뚱이였기에 저렇게 허리를 굽힐 수 있는 유연함을 조금은 부러워했었다.


이런 쓸데없는 자격지심에 빠져있을 때 오우거는 유이한이 아무 대답이 없자 더욱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 @ @





유이한이 어떻게 봐도 보라색으로 몸을 칠한 오우거를 데리고 광산 안으로 도주하는 모습을 지켜본 정재찬은 어이가 없어서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유이한. 대체 무슨 괴물을 만들어 낸 거냐?”


스페신웨이 모험가 지부에서 파악해놓은 정보에 의하면 오우거는 한 마리다.

유이한이 거둬들였다고 했을 때부터 오우거가 부활할 거라는 예상은 이미 하고 있었다.


“이건 아니잖아.”

“왜 그러세요?”

“아까 폭격. 아마 그 오우거가 쏜 화살일 거야.”

“네?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그 오우거요?”


정재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잠깐만요. 말씀하셨던 거랑은 차원이 다르잖아요. 아마 아까는 무슨 마석 폭탄을 썼겠죠.”

“그런 기술을 이한이가 가지고 있을 거로 생각해?”

“아···”


마석 폭탄은 한계까지 마나를 주입한 마석에 폭발계열 마법을 술식으로 주입하는 수준 높은 마법이다.

유이한이 아무리 초대 마왕만이 썼다던 영토 선포를 쓸 수 있다고는 해도 아직도 제대로 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증거로 숙소에는 여전히 작은 태양과 우물이 남아있다.

얼음벽이 사라진 건 기적에 가깝다.

거기에 유이한은 블링크와 힐을 제외하면 생활 마법만 익히고 있다.

폭발 마법을 쓰질 못한다.

그렇다고 이런 수준 높은 마법을 고블린이나 오우거가 알고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그 폭격은 성궁의 숨겨진 능력일까요?”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하겠지. 그리고 그 오우거는 성궁의 숨겨진 힘을 끌어낼 수준까지 성장한 거고.”


둘은 유이한이 가지고 있는, 성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성전사의 숏 보우가 가진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아쉽게도 꽝이다.

단지 +4 강화를 거친 오우거의 힘이 더해지면서 [+10 성전사의 숏 보우]가 가진 한계에 가까운 효과를 낸 것뿐이다.




“그런데 왜 오우거를 마족이라고 했을까요?”

“마족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를 빌리려고 했겠지.”

“과연 그것뿐일까요? 상대가 그 유이한인데요.”


무언가 다른 생각이 있을 거라고 하는 차남인의 말을 정재찬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정했다.


“그래서야. 마족이 이 광산을 점령했다고 선포해봐.”

“아! 그렇네요.”


마족이 나타났다는 사건은 마왕의 침공이 멀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스페신웨이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이 멜바 왕국 근방에 용사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것도 극비로 취급하며 용사가 아닌 용사 후보라는 어정쩡한 칭호로 부르고 있다.

디커스 영주가 직접 이야기 해준 거니 신뢰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용사가 나타났다는 건 마왕의 침공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리가 된다.


이렇게 용사가 나타났다는 정보를 유이한이 모르고 있다고 쳐도 마왕 침공의 전조로 여겨지는 마족이 나타나 봐라.

그러면 이 나라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도 용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이 광산은?

잘해야 방어선을 구축하고 방치다.

그러면 그 방어선은 누가 만드는가?

당연히 가장 가까운 스페신웨이에서 전담할 게 뻔하다.


그렇다면 자신이 다스리는 도시의 도약을 꿈꾸는 디커스 영주는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아마 마족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극비로 취급할 것이다.


“아까 이한이가 도망쳐 나온 것도 한몫하겠지.”

“그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당했다? 상대와의 역량을 가늠한 모험가는 확실하게 발을 빼겠죠. 군대는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복종해야 하니 쉽게 도망치진 못하겠지만요.”

“그래. 어차피 아까 폭격의 위력을 봤을 땐 아무리 많은 인원이 있어봤자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둘은 대략 유이한이 꾸미고 있는 일의 전모를 예상하고선 그에 대항할 계획을 짰다.




@ @ @




뚜벅. 뚜벅.


“왔다. 알았지?”

“넵! 맡겨 주세요.”


유이한은 광산의 첫 갈림길 앞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침공을 막으려 준비하고 있었다.

말이 바리케이드지 얼음으로 만든 요새 일부를 갖다 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고블린이 모아온 물건들로는 어지간히 맘에 안 들던 유이한이 아이스 마법으로 벽을 만들고, 중간마다 적의 동태도 살피고 활도 쏘기 위한 구멍을 뚫어 놨다.

이러고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궁수는 전원 +3 강화를 받은 고블린으로만 꾸렸다.


“잘도 만들어 놨네. 유이한!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차남인이 한발 먼저 나서며 외쳤다.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을 맡기려 유이한을 돌아본 오우거는 조금 난처해졌다.

손짓은 하고 있는데, 당최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한 것이다.


‘아까 세운 계획대로 하면 되겠지. 설마 아니라고 해도 기껏해야 또 죽기밖에 더하겠어.’


정신교육을 하면서 너무 많은 죽음을 체험한 결과 할 수 있는 가벼운(?) 각오를 하고 바리케이드 사이에 난 구멍을 향해 다가갔다.


“크어어어!!!”

“키에엑!!”


오우거의 선창에 여기에 모인 고블린이 모두 괴성을 질렀다.

인간이 듣기엔 괴성이지만, 이들의 언어로는 파이팅을 외친 것이다.

이것도 미리 유이한의 허락을 받은 사항이다.

인간인 유이한이 들어보니 무슨 소릴 하든 거기서 거기로, 위협적으로 들리기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이건 마족에게도 같은 효과를 발휘해서 그저 의미 없는 괴성으로 들렸다.


“야. 장난하지 말고. 어차피 일이 커질 거 알고 있으니까. 그 전에 손을 잡자는 거야.”


차남인의 설득에 오우거는 고개를 뒤로 돌려 다시 유이한을 바라봤다.

유이한은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무시하고 계획대로 계속하라는 거겠지?’


이번엔 뜻이 통한 오우거는 다시 괴성을 질러 사격 준비를 시켰다.


“크워!!”

“키엑!”


고블린은 모두 전력을 다해 활을 쐈지만, 오우거만큼은 최대한 힘을 조절했다.

너무 강해졌으니 광산 안에서 막 쏴대다간 잘못해서 모두 생매장당할 수 있다고 주의하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 @ @




오우거를 포함한 고블린이 활을 쏘려 하는 걸 보자마자 정재찬은 급하게 얼음벽을 만들었다.

그것도 3중으로.

저쪽에도 생각이 있다면 밖에 쏴댔던 폭격처럼 보였던 화살을 광산 안에서 마구잡이로 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얼음벽 하나로는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전력을 다한 결과다.


쿵!

쩌적.


“이런···!”

“야! 너 우리 죽이려고 작정했냐!”


아무리 급하게 전개했다고는 하지만, 오우거가 쏜 화살은 정재찬의 얼음벽 3개에 모두 구멍을 내는 것도 모자라 그대로 벽에 축구공만 한 구멍을 냈다.

그걸 보며 정재찬은 작게 욕설을 중얼거렸고, 차남인은 대놓고 따지고 들었다.


“어쩔 수 없다. 우리도 진심으로 나가자.”




@ @ @




“야. 너무 세잖아.”


유이한의 질책에 오우거는 잠시 바리케이드에서 떨어져 반대편에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와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요. 다음엔 더 약하게 쏘겠습니다요.”

“알았으니까 빨리 다음.”

“넵.”


오우거가 제자리로 돌아와 건너편을 보며 괴성을 지르려다가 멈췄다.


“엎, 아니라. 크워억!”

“켁!”


모두 엎드리자마자 수백 개의 얼음 파편이 바리케이드를 두들겼다.


두두두두!!


마치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기관총을 쏘는 것 같은 소리에 유이한도 본능적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뭐야? 무슨 소리야?”

“거대 아이스 스피어입니다요.”


이후의 행동지침에 대해 들으려 기어서 유이한에게 다가온 오우거가 대답했다.


“거대?”

“네. 제가 본건 ‘저’만한 크기의 아이스 스피어를 뒤에서 창으로 찌르는 모습만 봤습니다요.”


자신을 가리키는 오우거를 보며 유이한은 정재찬이 드디어 진심으로 나섰다고 생각했다.


‘아니지. 저기가 진심이면 이 녀석이 이렇게 멀쩡할 리가 없지.’


저쪽이 진심으로 나오면 일단 외견부터 마족으로 변한다.

그걸 보고서 이 오우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까 저들의 정체를 밝혔을 때를 생각하면 대충 유추할 수 있다.

울면서 벌벌 떠는 오우거의 모습이 유이한의 뇌리에 재생되었다.


‘아마 인간 정재찬으로서 낼 수 있는 전력에 가까운 한 수였겠지. 거기에 뒤에서 창으로 찌른다. 저 쓸모없는 기사 녀석이 일부러 산탄을 만들어 우리 벽을 두들겼다는 소린데.’


“야! 반격! 빨리.”

“네?”

“빨리!”


유이한은 이 공격이 일부러 일 점을 노린 게 아닌 범위를 넓혔는지 생각하자마자 상대의 다음 수가 떠올랐다.


쿵!




쿵!


이 얼음성벽이 안전했다면 일부러 다른 데서 공작을 벌이고 있을 +3 강화 고블린을 여기로 모으지 않았을 거다.

예전에 얼음 상으로 만들었을 땐 꼼짝도 못 했기에 헤어나오질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저 자식! 신나게 두들겨대네.’


“쿠워어어!!”

“키에엑!!!”


푹!


오우거의 구령에 맞춰 활을 쏘려고 구멍을 향해 활을 겨눈 고블린이 하나 절명했다.

이미 앞에까지 다가와 벽을 부수고 있던 차남인의 창에 미간을 꿰뚫린 것이다.


‘아놔! 이 녀석들 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 그걸 죽여?’


유이한은 재빨리 쓰러진 고블린에게 다가가 힐을 썼다.


“끄, 어?”


눈을 돌려 주변을 보다가 유이한을 확인한 고블린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군주님의 손을 번거롭게 하다니.”


뒤통수 너머로 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며 유이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오우거랑 다르게 고블린 녀석들은 충성심이 너무 강해서 탈이야.’


“됐으니까. 자리로 돌아··· 아하하하.”


유이한은 고블린이 원래 있던 자리를 가리키다가 구멍 사이로 이쪽을 보고 있는 차남인과 눈이 마주쳤다.


“잘들 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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