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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시인 님의 서재입니다.

국선 헌터가 아포칼립스를 찢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맨발의시인
작품등록일 :
2024.04.02 15:27
최근연재일 :
2024.05.19 19:1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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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6,659

작성
24.04.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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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0화. 건물주 위에 임차인

DUMMY

<제10화 건물주 위에 임차인>



회의실로 들어가기 전 진성이 회의실 옆 복도에 걸려있는 건물 안내도를 슬쩍 훑어보았다.


1층: 브리핑 룸, 법률지원팀, 행정지원 1팀

2층: 헌터 1팀, 헌터 2팀, 헌터 3팀, 매니저실

3층: 대회의실, 소회의실 1, 소회의실 2, 소회의실 3, 행정지원 2팀, 행정지원 3팀

4층: 체력단련실, 상담실, 휴게실

5층: 의료지원팀, 홍보팀

6층: 대표실, 상황실, 감사팀

지하 1층: 주차장

지하 2층: 주차장

지하 3층: 가상 훈련장 1, 가상 훈련장 2, 훈련 교관실

지하 4층: 가상 훈련장 3, 가상 훈련장 4

지하 5층: 연구개발실 1

지하 6층: 연구개발실 2

지하 7층: 무기 개발 테스트실

지하 8층: 도서관

지하 9층: 통제구역

지하 10층: 통제구역

지하 11층: 통제구역

지하 12층: 통제구역

지하 13층; 통제구역


마치 던전처럼 지하로 깊숙이 뻗어 있는 건물구조.


무진 빌딩.


MJ헌터 회사의 대표이자 국선 헌터 명예회장인 이수진이 있는 곳.


이수진 대표는 헌터계의 전설인 이무진의 딸이다.


세 사람이 탁자 앞에 앉았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보자고해서 오기는 왔는데 대체 무슨 일이야 강 헌터.”


박근형이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진성을 애절하게 바라보았다.


“우리가 아무리 국선 헌터라지만 이수진 회장을 볼일이 어디 있어?”


박근형은 진성이 이곳에서 보자고 할 때 뭔가 국선 헌터와 관련한 건의가 있나 보다라고 단순히 생각했었다.


“저도 궁금해 미치겠어요.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요.”


주혁이 답답한 듯 가슴을 친다.


“진정해요. 다들 진정하시고 일단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하자고요.”


진성이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곧 알게 되겠지. 차 마시면서 이야기나 들어보자고. 으흠.”


근형이 가자미눈을 하면서 헛기침을 했다.


세 사람은 익숙한 듯 탁자 위 화면을 터치해 주문했다.


진성은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 근형은 몸에 좋은 대추차, 준혁은 새콤한 레몬에이드을 주문했다.


3분이 지나자 탁자 위에 주문한 차가 나왔다.


박근형이 따뜻한 대추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다시 말을 꺼냈다.


“강 헌터 이제 말해봐.”


박근형의 재촉에 진성은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


“건물을 알아보려고요.”

“뭐···. 건. 건물? 건물을 사려고?”


박근형의 자신이 말하고도 어이가 없어 보였다.


“아뇨. 건물을 빌리려고요.”

“건물을 빌린다고? 빌릴 돈은 있고?”

“잘 모르겠어요. 이 돈으로 가능할지.”


박근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성이 자신의 H뱅크 창을 열어 보여줬다.


진성은 이제껏 건물을 임대하거나 사본 적이 없었다.


건물은 그의 생활 영역이 아니었다.


5555-313-******** 5,000,532,070원


“5천···. 5···. 억?, 5···. 50억?”


박근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 눈을 마구 비비며 다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5···. 50억 마···. 맞네. 맞아. 자네가 어떻게 이렇게 큰돈을?”

“던전 클리어 대가로 받았어요.”


진성은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정부에서 늑대 길드와 파격적인 계약을 맺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게 50억일 줄여야.”


근형의 입이 딱 벌어졌다.


“그런데 그 귀한 돈을 왜 쓸데없는 짓에···.”


박근형은 진성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진성이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최근에 이상한 점 못 느끼셨어요?”

“이상한 점?”

“이 돈을 좇는 자들이 있어요. 이 돈 때문에 저는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고요.”


진성의 표정이 진지했다.


“늑대 길드 놈들 짓이야? 염병할 놈들.”


근형은 진성이 말하기도 전에 사태를 짐작했다.


“그놈들 돈은 건드리면 안 돼. 아무리 정당한 돈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상종 못 할 양아치놈들이거든.”


근형이 진저리를 쳤다.


“어찌할 생각인가? 늑대 놈들이 던전에서 뒈져버렸다니 속은 후련한데. 문제는 뒷배 놈들이야. 뒷배는 더 대단해서 어떤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고. 똥 오지게 밟았네.”


근형은 50억이 아무리 큰돈이라고 해도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목이 붙어 있어야 50억도 의미가 있는 법이다.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돌려주는 것이 어떤가 싶네만.”

“저는 그럴 생각이 없어요.”


박근형의 생각과 달리 진성의 대답은 단호했다.


“자네 미쳤나? 50억이 아무리 큰돈이라지만 목숨보다 귀하지는 않아. 그놈들 돈 먹고 살아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근형은 진성의 안전이 너무도 걱정되었다.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이건 제가 정당하게 번 돈이에요. 누구도 가져갈 수 없어요. 지금부터는 저도 제 몫을 지키며 살 거예요.”

“아니 제 몫을 지키고 살 수 있으면 누가 뭐래. 살 수 없으니까 하는 얘기지.”


근형은 진성이 50억에 눈이 돌아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성은 그 어느 때보다 냉철했다.


“놈들의 목표가 저이긴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그래도 이곳이 안전할 거예요.”


“이곳? 여기를 임차할 생각이란 말인가?”


박근형은 화들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헌터의 아버지이자 전설의 SSS급 헌터인 이무진이 세운 건물이었다.


“하긴 여기라면 그 미친놈들이라 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곳이긴 하지.”


이무진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현재 대한민국 헌터 전력 세계 2위.


대한민국이 세계 2위의 전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공이 컸다.


이무진이 살아있을 때만 해도 대한민국이 세계 전력 1위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진성은 자신이 이 50억을 가지고 있는 한 언제든 살해의 대상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50억이 아니더라도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도.


놈들은 자신들의 돈에 균열이 가는 일은 티끌만큼이라도 용납하는 법이 없었으니까.


그러자면 최소한 보험 정도는 있어야 했다.


이상한 노인의 힘으로 자신이 C급 헌터 쯤 되어 있었지만 거대한 권력에 맞서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자신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가능성 제로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이곳을 임차하는 것이었다.


MJ헌터 회사는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건물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자자했었다.


MJ헌터 회사가 어려운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었다.


헌터 협회가 끊임없이 MJ헌터 회사를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


이무진의 명성으로 인해 MJ헌터 회사를 표면적으로는 어쩌지는 못했지만, 자금줄을 서서히 조여왔다.


헌터 협회는 던전 배정 권한을 이용하여 MJ헌터 회사에 돈이 안 되는 최악의 던전만 배정해왔다.


한 개의 하늘에 두 개의 해가 있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MJ헌터 회사가 사라져야 부와 명성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


자금이 부족한 MJ헌터 회사의 입장에서도 50억의 현금이 생기는 이번 제안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았다.


창밖에서 또각. 또각.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스르륵 열리고.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들어 왔다.


이수진 회장과 이대철 실장이었다.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나요? 회의가 좀 길어졌어요.”


이수진 회장이 상냥하고 미안함이 가득한 말투로 얘기했다.


30대의 그녀는 정장이 굉장히 잘 어울렸으나, 어색한지 자꾸 옷을 끌어 내렸다.


진성은 그녀의 나이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무진의 딸과 회장이라는 높은 직책으로 인해 왠지 나이가 많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괜찮습니다. 고작 5분 지났을 뿐인데요.”


진성이 말했다.


그의 말은 다분히 고의적이었다.


상대의 약점 하나를 넌지시 투척해두었다.


“하하하. 5분은 보너스로 따로 챙겨드려야겠네요.”


이수진이 부드럽게 웃으며 넘어갔다.


다섯이 회의용 탁자에 둘러앉았다.


“잠은 잘 자셨소? 강 헌터를 보니까 내가 처음 헌터 계약할 때가 생각나는구먼. 그땐 말이야 가슴이 떨려서 한숨도 못 잤어. 뭔 놈의 가슴이 다듬이질하는 것, 마냥 쿵쾅거리던지. 여우 같은 마누라하고 토끼 같은 자식들하고 고기 10인분을 처먹으며 어찌나 울었던지. 소주 3병을 먹어도 잠이 안 오더라고. 젠장. 그때 내가 빚이 3억 8천 있었거든. 처자식한테 고기 한 번을 맘 편히 못 사줬다오. 제길. 자영업 한다고 3번을 말아 먹으니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디다.”

“음. 음. 실장님.”


이수진 회장이 헛기침했다.


그리고 조용히 이대철에게 말했다.


“실장님 이건 헌터 계약이 아니고 임차계약이라고요.”


“하하하. 내가 또 실없는 소리를 했나 보군. 이해해요. 나이가 드니까 자꾸 말만 많아져. 늙으면 뒈져야지. 뭐.”

“풋.”


진성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뱉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진성이 멋쩍게 말했다.


“저는 친근하고 좋은데요.”


진성은 이대철 비서실장이 무안하지 않도록 얼른 말을 받았다.


“계약서 내용 꼼꼼하게 잘 읽어 보세요.”


이수진 회장이 계약서를 내밀었다.


진성이 대충 계약서를 쭉 훑었다.


“사인하면 될까요?”

“.......”


그의 말에 이수진 회장은 잠시 말을 잃었다.


“사인하시겠다고요?”


이수진은 다소 빠른 그의 결정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네.”


진성이 짧게 대답했다.


진성의 말을 들은 박근형이 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이리 서둘러 꼼꼼히 보라고. 꼼꼼히! 계약서 잘못 쓰면 큰일이 나는 것 몰라?”


박근형이 알기로 진성은 이처럼 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찌질이도 아니었지만, 굳이 따지자면 찌질이에 가까웠다.


“다 읽어 봤어요. 가격도 46억이면 적당한 것 같고.”


처음 협상했던 것보다 4억이나 적은 금액.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계약이 무산되면 자신의 50억뿐 아니라 목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지하 6층, 7층, 8층 3년 임차 46억. 사인하시겠어요?”


이수진이 다시 확인했다.


“잠시만요.”


진성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46억 건물 계약에 터무니없는 속도라니.


“계약서에 한 줄만 추가해도 될까요?”

“원하시는 게 뭔데요?”


이수진은 여러 계약 조건이 있으리라는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여유 있게 물었다.


될 수 있으면 들어줄 마음도 되어 있었다.


“입주일을 오늘로 하죠.”

“네?”

“네?”


이수진과 이대철이 동시에 말했다.


“곤란하신가요?”

“뭐 곤란한 것까지는 없는데. 그곳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곳이라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을 것에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이수진 회장이 다소 당황해하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강 헌터께서 괜찮으시다면 저도 괜찮아요.”

“네 좋습니다.”


진성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수진도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 성립된 거죠?”


진성이 빙그레 웃었다.


계약을 마치고 돌아서서 가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대철 실장이었다.


“저 사람 회장님 얼굴 보고 뿅 반해서 대뜸 46억 지른 것 같죠? 회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아니 그게 아니라면 말이 되나 만난 지 5분 만에 46억 계약이 성사된다는 게···.”

“실장님 또 쓸데없는 소리 하신다.”

“크크크 그랬나요. 내가.”


“무슨 생각이야?”


박근형이 진성에게 물었다.


“음. 살아남을 생각요? 그리고 바로 잡아야죠. 억울하게 죽은 형, 형수님과 조카를 위해서.”

“아직도 타살이라고 의심하는거야?”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죠.”


진성의 얼굴이 쓸쓸해졌다.


그때 난데없이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띠링.”


박근형과 한주혁의 H뱅크 알림음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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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51화 한일레이드(5): 험한 것이 나와 부럿다 24.05.16 43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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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48화 한일레이드(2): 제7광구 24.05.13 460 5 13쪽
48 제47화 한일레이드(1): 제7광구 24.05.12 479 5 13쪽
47 제46화 아이템 제작 24.05.11 475 5 12쪽
46 제45화 프레그 레나(2) 24.05.10 485 5 13쪽
45 제44화 프레그 레나(1) 24.05.09 502 6 13쪽
44 제43화 헌터 사냥꾼(2) 24.05.08 513 7 12쪽
43 제42화 헌터 사냥꾼(1) 24.05.07 525 7 13쪽
42 제41화 게임은 돈빨이다 24.05.06 548 9 13쪽
41 제40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3) 24.05.05 552 8 13쪽
40 제39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2) 24.05.04 563 7 13쪽
39 제38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1) 24.05.03 566 7 12쪽
38 제37화 좀비의 습격(2) 24.05.02 573 8 14쪽
37 제36화 좀비의 습격(1) 24.05.01 591 8 13쪽
36 제35화 이계 가축 24.04.30 604 11 13쪽
35 제34화 명예로운 오크족(2): 오크 왕 +1 24.04.29 615 10 12쪽
34 제33화 명예로운 오크족(1) 24.04.28 612 8 12쪽
33 제32화 오크의 습격(3) 24.04.27 616 11 12쪽
32 제31화 오크의 습격(2) 24.04.26 635 8 13쪽
31 제30화 오크의 습격(1) 24.04.25 675 8 13쪽
30 제29화 공포의 서막(3) 24.04.24 70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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