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맨발의시인 님의 서재입니다.

국선 헌터가 아포칼립스를 찢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맨발의시인
작품등록일 :
2024.04.02 15:27
최근연재일 :
2024.05.19 19:1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7,191
추천수 :
886
글자수 :
306,659

작성
24.04.07 15:00
조회
1,355
추천
23
글자
12쪽

제11화 재난 발생(1)

DUMMY

<제11화 재난 발생(1)>



“뭐지?”


박근형과 한주혁은 동시에 핸드폰을 쳐다봤다.


“H뱅크? 돈 들어올 일이 없는데···.”


박근형이 중얼거렸다.


“헐.”


화면을 열어본 한주혁이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한숨이 새어 나왔다.


“형한테 보낼 것을 저한테 잘못 보낸 것 같아요.”


주혁의 H뱅크 창에는 입금액 100,000,000원.


입금자 MJ헌터라고 적혀있었다.


박근형의 H뱅크 창도 마찬가지였다.


‘100,000,000원 MJ헌터.’


“이봐 강 헌터 MJ에 전화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돈이 잘못 들어왔어. 제길.”


박근형이 맥이 빠진 말투로 말했다.


박근형의 말에 진성이 그의 핸드폰을 슬쩍 들여다봤다.


“잘 들어 왔는데요.”

“뭐?”

“네?”

“1억씩 아주 잘 들어갔잖아요.”


진성이 일 처리가 깔끔하게 잘 되었다는 듯 말했다.


“제가 실장님께 부탁을 드렸어요. 제가 직접 주면 위험하니까.”


진성이 별일 아니라는 듯 핸드폰을 다시 만지작 거린다.


“강 헌터!”

“형!”

“고마워하지 마세요. 목숨값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진성이 환희에 차 있는 그들에게 찬물을 한 바가지 쫙 뿌렸다.


“헐.”

“미친.”



#



지하 8층 도서관.


앞으로 내가 살 공간.


“켁켁.”


수북한 먼지가 코끝을 찌른다.


최근 몇 년간은 사용한 적이 없어 보였다.


희미한 불빛 사이로 수많은 책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반짝거렸다.


“와.”


진성은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대체 이게 몇 권이야?”


어림잡아도 몇십만 권은 되어 보였다.


진성이 그중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손끝에 와닿는 꺼끌꺼끌한 먼지.


그가 먼지를 제거하려 바람을 훅하고 불었다.


“후~”


먼지가 콧구멍으로 순식간에 빨려들어 왔다.


“켁켁켁.”

“콜록. 콜록. 콜록콜록 콜록.”


콧물과 눈물을 쏟아낸 다음에야 기침이 멎었다.


조심스럽게 책 제목을 닦았다.


“헌터의 기원.”


‘지금의 헌터가 나타난 것은 25년 전이지만 기원을 찾아보면 수천 년에 이른다.’


흔히 읽었던 헌터학 개론이다.


진성이 조금 더 책을 살펴보았다.


딜러, 탱커, 힐러와 관련된 책만 해도 수천 권은 되어 보였다.


거기에는 마나의 생성, 작용, 운용원리들이 상세히 적혀있다.


이 정도 내용이면 기밀문서 급이다.


하지만 읽어 본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고차원의 내용.


그런데 그런 복잡한 원리가 쉽게 이해된다.


“미친.”


노인이 한 말이 생각난다.


[한가지 이치가 하늘에 닿으면 모든 것을 관통할 수 있다.]


‘일이관지(一以貫之)라고 했던가?’


*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다.


지금 자신이 그런 상황이다.


아직 한참 미흡하긴 하지만 말이다.


고대 무인의 무공, 엘프의 정령 마법, 마법사들의 고대 마법들.


“내가 헌터 관련 책을 읽다니 미쳤군.”


헌터의 능력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능력은 한 번 주어지면 바뀌지 않는다.


간혹 등급 업 하는 헌터들이 화제가 되기는 하지만 고작해야 F급 헌터가 E급이 되거나, E급 헌터가 D급 헌터가 되는 정도다.


그 이외의 등급 업은 전무후무하다.


그러니 헌터의 능력이 처음부터 주어진다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 되었고 굳이 능력을 향상하려 하지 않았다.


단, 같은 능력이라도 경험치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느냐? 능력의 반도 사용하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헌터들은 훈련이라는 것을 해 온 것이다.


자신이 F급에서 C급으로 레벨업을 했다는 사실은 전 세계에 화제가 될만한 사건이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이고 이상한 노인의 힘이다.


‘흡성대법? 이라고 했나. 그 엄청난 스킬의 꼬릿꼬릿한 이름이?’


진성은 이것저것 책을 꺼내 읽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지금 이 노인의 힘도 온전하지 못해.’


노인은 자신의 능력의 1,000분의 1도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나의 목숨을 지키기에는 부족하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자신을 노리는 대상이 많다.


그게 형을 죽인 세력인지, 50억을 가로채기 당한 황야의 늑대 배후 세력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은 지금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다.


박근형과 한주혁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다.


그가 이곳 MJ헌터 회사에 쉘터를 마련한 이유다.


진성은 사인참사검이 노인과 자신의 동조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다만, 노인이 영혼인 까닭에 능력이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드르렁 푸우.’

‘드르릉 푸~.’


어느새 잠이든 진성의 주위에는 수백 권의 책이 쌓여있다.


꿈속에서 펼친 수많은 스킬과 마법들.


마치 수십 년을 현실에서 산 것처럼.


그가 고단함에 잠이 든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잠은 오래가지 못했다.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요란하게 울려 대는 핸드폰의 재난 문자 알림.


핸드폰이 고장이 나 버린 것인가?


행정안전부가 미쳐 버린 거야?


진성은 부서질 듯한 몸을 일으켜 재난 문자를 확인했다.


“......”


‘위급재난 문자?’


위급재난 문자는 재난 문자 중 가장 높은 단계의 경보다.


공습경보, 화생방 경보가 내려진 전시 상황, 제어 불능의 던전 발생, 규모 6.0 이상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보내지는 것이다.


‘웬 위급재난 문자지?’


진성은 황급하게 핸드폰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폭주하는 던전.’

‘던전 클리어 실패.’

‘C급 던전 공략 실패. 위급재난경보 발령.’


“맙소사. 던전 브레이크라니.”


‘꿈인가?’


진성은 뻐근한 어깨를 매만졌다.


역시 꿈은 아니다.


맙소사 일을 어떻게 했길래 C급 던전 공략에 실패할 수 있지?


진성은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진원지가 이 근처였기 때문이다.


“염병 망해라. 망하라 했더니. 정말 망해버리는 건가?”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아무리 망해라. 망해라. 할 때는 한 번도 들어줄 아량도 없었던 거지 같은 세상이었다.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삐익.--]


재난 문자가 여전히 시끄럽게 울려 댔다.


“지금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지금 뉴스를 시청하고 계신 시민께서는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가까운 대피소로 피신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지금 뉴스를 시청하고 계신 시민께서는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가까운 대피소로 피신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나운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생존배낭을 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생존배낭은 몬스터가 등장한 이래 이 시대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생존배낭은 재난에 대비해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한 가방으로 위급 상황에서 72시간 이상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물과 비상식량, 보온용품, 응급약품, 구조 용품 등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재난 헬멧, 재난 방호 후드 수건, 재난 절단 방지 장갑, 압박붕대, 비상용 조명봉, 물통, 자가 발전 랜턴 등 30여 가지의 재난 대비 물품이 들어 있는 것이다.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여보세요.”


진성의 핸드폰에 이대철 실장님이라고 쓰여 있다.


“강 헌터. 나 이대철이오.”

“네 실장님 말씀하세요.”

“이번 재난 처리가 우리 MJ헌터에 배당되었소. 그런데 회장님을 비롯해 우리 인력들은 다른 던전에 가 있어 여력이 없소. 강 헌터도 잘 알겠지만, 배당을 받고도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게 되어 있지 않소. 그동안 쌓인 페널티도 너무 많아. 좀 도와주시오.”

“저 같은 F급 헌터가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에이 그러지 말고, 회장님께서 강 헌터라면 이 일을 해결해 줄 거라 했어. 우리 회장님이 어디 허튼소리 할 사람이오. 그러지 말고 좀 도와줘요. 강 헌터.”


‘내가 이 위급재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이수진 회장은 왜 그리 확신했지?’


진성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지만 MJ헌터 회사와 계약한 이상 나서지 않을 도리가 없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이 그리 말했다면 출동해야지요.”

“그래. 그래. 잘 생각했어. 강 헌터. 이 사건을 강 헌터 혼자 해결하라는 얘기는 아니야. 먼저 가 있으면 내가 어떻게든 인력을 돌려서 보내 줄 테니까.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강 헌터?”


이대철 비서실장의 말이 길어진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일단 상황을 파악해 보고 있을게요.”

“그래. 그래. 강 헌터만 믿어. 고생해요.”


진성은 MJ헌터 건물 일부를 임차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MJ헌터 회사와 헌터 계약도 맺었다.


그게 진성의 2차 생존 전략이었다.


아무리 무도한 세력이라 하더라도 MJ헌터 회사 소속 헌터를 함부로 죽이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진성이 재난 현장으로 내달렸다.


그때, 10대 아이 둘이 자전거에 급하게 올라타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 둘은 서둘러 A18 대피소로 향하는 듯했다.


거리에서 A18 대피소까지는 3분 거리.


아이들이 빠르게 페달을 밟았다.


“미친 새끼.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잠 타령이야.”

“그럼, 시발 졸린데 어떡해! 새끼야. 확 다 뒈져버렸으면 좋겠다. 잠이라도 실컷 자게. 그럼 너나 나나 저놈들이나 억울한 것 없이 공평할 것 아냐. 나 혼자 뒈지면 억울하니까. 크크크크크. 안 그냐. 돈 있는 놈도 죽고, 아빠 빽있는 놈도 죽고, 공부 잘하는 놈도 죽고, 싸움 잘하는 놈도 죽고, 착한 놈도 죽고, 잘생긴 놈도 죽고···. 또 뭐가 있냐. 아무튼 다 죽어버리면 얼마나 공평하냐.”

“좆 까. 뭐 같은 소리 한다. 찐따 새끼”


10대 아이들의 대화 절반은 욕이다.


“야 근데 하필 A18 대피소가 뭐냐. 에이시팔. 이거 무슨 욕 같지 않냐? 공무원 놈들이 민원에 시달리다 보니까. 대놓고 욕하지는 못하겠고. 이따위로 이름 지어서 국민 엿 먹이는 것 같아. 에이. 시팔 공무원 놈들···. 부. 부럽다. 우리 꼰대는 자꾸 나보고 공무원 되라고 잔소리다. 미친. 시팔 공무원이 뭐가 좋다고···.”


‘꼬르륵. 꼭.’

‘꾸르르르륵.’


“아 배고파. 야. 우리 밥 먹고 가면 안 되냐?”


한 소년이 오른쪽으로 보이는 편의점을 바라보면 입맛을 쩝 다셨다.


“시체로 묻히고 싶다면 얼마든지.”

“썩을. 대피소에 먹을 것은 좀 있겠지? 가서 컵라면이나 끓여 먹으면 좋겠다. ”

“야. 있겠지. 조금만 참아.”


어느덧 두 소년은 대피소 건너 사거리의 앞에 다다랐다.


‘꼬르륵.’

‘꾸르륵. 꾹꾹.’


“아이고 배야. 제길. 괴물이라도 있으면 잡아먹게 생겼네.”

“잡으면 나도 한 입만 줘라. 몬스터 고기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대피소가 눈앞에 보이자 안도감이 들었는지 실없는 농담을 했다.


그런데 그때 바닥이 무너질 것처럼 ‘두두둥.’ 흔들렸다.


작가의말

선호작 등록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선 헌터가 아포칼립스를 찢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대화 형식 수정 알림 24.05.20 4 0 -
공지 유료화 사전 예고 24.05.18 58 0 -
공지 후원금 감사합니다. !! ^^ 24.04.06 130 0 -
공지 연재 시간(변경 5.14.) 및 인사말 24.04.02 410 0 -
55 제54화 한일레이드(8): 살(煞) 24.05.19 344 4 12쪽
54 제53화 한일레이드(7): 험한 것이 나와 부럿다 24.05.18 387 4 13쪽
53 제52화 한일레이드(6): 험한 것이 나와 부럿다 24.05.17 411 5 12쪽
52 제51화 한일레이드(5): 험한 것이 나와 부럿다 24.05.16 431 6 13쪽
51 제50화 한일레이드(4): 마홈무트 24.05.15 438 6 12쪽
50 제49화 한일레이드(3): 마홈무트 24.05.14 451 5 13쪽
49 제48화 한일레이드(2): 제7광구 24.05.13 460 5 13쪽
48 제47화 한일레이드(1): 제7광구 24.05.12 480 5 13쪽
47 제46화 아이템 제작 24.05.11 475 5 12쪽
46 제45화 프레그 레나(2) 24.05.10 485 5 13쪽
45 제44화 프레그 레나(1) 24.05.09 502 6 13쪽
44 제43화 헌터 사냥꾼(2) 24.05.08 513 7 12쪽
43 제42화 헌터 사냥꾼(1) 24.05.07 525 7 13쪽
42 제41화 게임은 돈빨이다 24.05.06 548 9 13쪽
41 제40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3) 24.05.05 552 8 13쪽
40 제39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2) 24.05.04 563 7 13쪽
39 제38화 기괴 좀비 바이러스(1) 24.05.03 566 7 12쪽
38 제37화 좀비의 습격(2) 24.05.02 573 8 14쪽
37 제36화 좀비의 습격(1) 24.05.01 591 8 13쪽
36 제35화 이계 가축 24.04.30 604 11 13쪽
35 제34화 명예로운 오크족(2): 오크 왕 +1 24.04.29 615 10 12쪽
34 제33화 명예로운 오크족(1) 24.04.28 612 8 12쪽
33 제32화 오크의 습격(3) 24.04.27 617 11 12쪽
32 제31화 오크의 습격(2) 24.04.26 635 8 13쪽
31 제30화 오크의 습격(1) 24.04.25 676 8 13쪽
30 제29화 공포의 서막(3) 24.04.24 705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