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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케익 먹는 햄버거가 되는 그 날까지~!

운명을 던져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백수77
작품등록일 :
2013.09.18 02:21
최근연재일 :
2015.04.03 08:56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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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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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0
글자수 :
423,746

작성
14.02.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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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보이지 않는 전쟁 01

DUMMY

8. 보이지 않는 전쟁




1.


보름달이 뜬 밤.

라스 베가스 도시에서 약 100km 떨어진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창고 앞에 검은 Chevy 4wd 3대가 멈춰 섰다.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차에서 HK416으로 무장한 8명의 요원이 내렸으며 마지막 차에서는 하와이 셔츠에 하얀 반바지를 입은 사내가 내렸다.

하와이 셔츠의 사내가 문이 굳건히 잠긴 창고를 턱으로 가리켰다.

“들어가서 확인해봐.”

이에 한 사내가 총구 아래에 달린 손전등을 켜고 신속하면서도 매우 은밀한 걸음으로 다가가 육중한 문을 열었다. 그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이 어두운 창고 안을 불빛으로 한차례 비춰보고는 매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1분이 지나고 5분 지나도 안에 들어간 요원에게선 아무런 소식이 오지 않았다. 창고 안에 들어간 사내는 다시는 나올 생각도 하지 않고 무전기로 연락을 취해봐도 아무런 응답도 없었던 것이다. 이에 하와이 셔츠의 사내가 이를 갈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모두 들어가. 안에 있는 물건은 위험한 것이니 조심하는 것을 잊지 말고.”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요원들은 손전등을 킨 총구를 앞세워 일렬로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안에 들어 간지 10초도 지나지 않아 들려오기 시작한 총소리와 어지러운 불빛들…… 약 2분 정도 지나 갑자기 시작된 총격전이 끝나자 무거운 정적이 찾아왔다.

하와이 셔츠를 입은 사내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듯 기웃거렸다. 그러자 무거운 창고 문이 활짝 열리더니 안에서 정장을 차려 입고 검은 구두를 신은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지?”

하와이 셔츠 사내의 질문에 새치로 가득한 갈색머리의 중년인이 입을 열었다.

“노르베르토(Norberto)인가?”

“누구냐고 물었다.”

“칼 피츠(Carl Fitch).”

“혹시 너냐? 최근에 우리의 일을 계속 방해한 것이?”

칼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 맺힌 미소만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이에 노르베르토란 사내는 작은 기합성과 함께 두 팔을 양 옆으로 털어내듯이 펼쳤다. 그러자 그의 손톱은 검은색으로 물들더니 한 순간에 두꺼우면서도 날카로운 갈퀴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회색과 갈색이 섞인 두꺼운 털로 뒤덮이기 시작했으며 송곳니는 마치 범의 것처럼 날카롭고 길게 늘어났다.

“흐흐, 잘 됐군. 최근에 우리의 일을 계속 방해하는 녀석이 누구인지 매우 궁금했는데 말이야. 그런데 지금까지 실종된 우리 쪽 사람들은 어찌됐지?”

“어찌됐다 생각하나?”

“역시…… 예상대로 죽었겠군. 나랑 같이 온 녀석들은 모두 죽었겠지?”

“아직 시체는 멀쩡해.”

“그럼 창고를 지키고 있던 녀석들도 죽였나?”

칼이 살짝 고개를 돌려 창고 쪽을 돌아보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사온 녀석들? 당연히 땅 깊은 곳에 묻혔지.”

그 순간, 노르베르또의 눈이 무섭게 변했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이지?”

“음…… 조금만 알고 있어. 네놈들이 시리아의 반정부 녀석들을 속여 데려왔다는 것? 그리고 사린(Sarin)가스로 라스 베가스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시리아 정부가 벌인 것으로 꾸미려고 했다는 것 정도?”

“……”

노르베르또의 안색이 굳어지자, 칼은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너희들의 상상력은 매우 빈약하더군. 9/11때 비행기로 World Trade Center 테러를 시작으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는데 성공하니까 비슷한 방법으로 시리아의 내전을 크게 확대하고 나아가 아랍권과의 전쟁으로 이어나가려 하다니…… 이번에는 방법을 좀 바꾸지 그랬어?”

“많이 알고 있군.”

“좋은 동료가 있거든. 뭐, 너희들의 계획이 너무 뻔한 패턴이라 알아내기가 더 쉬웠을 테지만 말이야.”

칼의 비아냥에 노르베르또는 갑자기 표정을 풀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계획이 어설퍼서 실망했다면 미안. 솔직히 시리아 내전은 전혀 계획하지 않은 일이라서 말이지. 설마하니 하산 알리 아클레(Hasan Ali Akleh)라는 벌레의 분신자살이 그쪽으로 이어질지 누군들 상상이라도 했겠어?”

“벌레라…… 대체 누가 벌레라는 것이지?”

“그야 선택을 받지 못했으니 벌레인 것이지.”

대답을 한 노르베르또는 칼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리고는 살짝 눈을 크게 뜨며 장난스런 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빈손으로 내가 데려온 요원들을 다 처리한 것을 보면 너도 나와 같이 선택을 받은 특별한 인종이야. 맞지? 그런데 내가 인간들을 벌레라 칭하는데 화를 내는 이유가 뭐지? 혹시, 저 무능력하고 퇴화된 것들을 보호하려는 운동가인가?”

“특별한 인종?”

“그래. 특별한 인종. 어떤 이들은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하는 어떤 이들은 우등한 인종으로 진화를 한 것이라고 하지. 뭐, 사실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무능력하고 이 세상을 좀 먹는 인간들과는 달라. 옛날에는 우리들을 반신(demigod)이라고 부르며 숭배하고 우리의 지배를 받았어. 그런데 지금 이것을 봐. 이 더러워진 땅과 탁해진 공기를 맡아봐. 합당하지 않은 인간들이 서로 동등하다면서 이 땅을 지배하고 다스리면서 이 별은 점점 병들어가고 있어. 우리는 이것을 바꿔야 해. 이 땅에 계속 살아가기 합당한 자들만 남도록 말이야.”

“그래서 대다수의 인간들을 죽이는 것인가?”

“당연하지.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간들로부터 정화시켜야 해. 그리고 전쟁을 통해 강하고 우등하게 진화되어 계속 살아남기에 합당한 자들만 남겨야 해. 우리같이 말이야.”

칼이 이를 갈았다.

“대체 누가 너 같은 것에게 그런 권리를 줬지? 대체 누가 너 같은 것이 이 땅을 다스리기에 합당하다고 했지?”

“자연이 말하잖아. 약한 것은 멸종하고 강한 것만 살아남는 자연의 섭리가 증명하잖아.”

“그래서 네 부모도 죽인 것인가? 벌레라서?”

그 말에 노르베르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누가 말했지?”

“아까 말했듯이 나에게는 동료 한 명이 있어.”

칼의 대답에 노르베르또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거대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는 수 밖에……”

“약간의 희생이라…… 너는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나를 그럴 생각이 없어.”

“……”

“내 아내와 내 딸의 목숨을 앗아간 너희 같은 기생충의 명분 따위를 인정해줄 생각이 없어.”

분노로 인해 칼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자, 노르베르또는 풋 웃었다.

“말이 너무 길었군. 누가 기생충이고 누가 이 땅 위에서 사라져야 하는지는 힘으로 알아보면 되는데……”

그 말을 끝으로 노르베르또는 두 발을 놀렸다. 그러자 그의 신형은 비호와도 같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튕겨 나가더니, 약 5미터를 앞두고 허공으로 붕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한 마리의 매가 먹이를 노리며 하직하듯이 칼을 노리며 떨어졌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어두운 밤을 뚫고 들려오는 총성 하나……

-탕!

총알이 관자놀이를 타격하자 노르베르또는 허공에서 중심을 잃고 반 바퀴를 돌며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에 쓰러진 그의 얼굴에는 작은 생채기만 하나 있을 뿐, 그 어디에서도 총알이 뚫고 지나간 자국이나 피 분수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총알이 가진 운동력이 뇌로 전달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는지,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어서려다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이에 칼은 살짝 동공이 풀린 노르베르또에게 다가가 얼굴에 오른손을 얹었다.

“너로써 스물 두 명째…… 내 아내와 내 딸을 위해 너의 생명을 거두겠다.”

그러며 칼이 손을 떼자, 노르베르또의 얼굴에서 희뿌연 안개 같은 것이 딸려 나오기 시작하며 그는 경기를 일으키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손에 딸려오던 안개가 몸에서 완전히 뽑혀 나오자, 하와이 셔츠 사내의 몸은 변신 이전으로 돌아가며 몸이 축 늘어져버렸다.


-따르릉.

자신의 손에 의해 생명을 불꽃이 꺼진 사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칼은 정장 안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받았다.

“뭐지?”

[대장. M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고?”

[G&W가 한국으로 파견 보낸 클리너 클락이 한국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뭐?”

칼은 너무 놀라 전화기를 부셔버릴 듯이 손에 힘을 주며 소리를 질렀다.

“대체 누가 죽인 것이지?”

[원인은 돌연사라고 하는데, 정보를 분석해본 결과 나백현(Na Baek Hyon)이라는 자가 의심스럽다고 하였습니다.]

“클리너 클락을 죽였다? 이거…… 아무래도 한국 방문을 앞당겨야겠군.”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G&W 한국지부의 사장으로 백(Baek)이 가 있다는 사실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수하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로 말을 했으나, 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언제까지 그 놈들을 피해 다니며 잔챙이들만 제거할 수는 없어. 오히려 이 참에 G&W에 타격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한국은 총기규제가 심하여 제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걱정 마. 너의 도움이 없어도 이제는 자신 있으니까. 그보다 한국말을 배워야 하니 사전 좀 구해주게.”

[언제 가실 예정이십니까?]

칼 피츠는 씩 미소를 지었다.

“1주일 후.”




2.


보고서를 손에 든 이혜리 검사는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전화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장관님.”

[지금 죄송하다면 다야? 너 때문에 지금 우리 이미지가 어떻게 된 줄이나 알아? 아직 마무리 되지도 않은 수사정보를 왜 흘려? 너 자유당(야당)에서 돈 처먹은 것 아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은 저희가 아닙니다.”

[씨발, 지금 그것을 말이라고 해? 네년이 흘린 것이 아니면 그럼 누가 흘렸다는 거야? 이번 수사에 참여하지도 않은 경찰이? 어? 입이 있으면 더 지껄여봐.]

법무부장관의 입에서는 길거리 양아치들보다 더 더러운 단어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혜리 검사는 그런 모욕을 들으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장관의 말대로 최재원 의원이 자살하기 전에 모든 죄를 자백하는 유서를 남긴 사실을 아는 것은 자신들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재원 전 국회의원의 자살사건은 G&W와 관련된 것이라며 우겨서 맡았다. 물론, 위에서는 풋내기검사에게 일을 맡김으로써 결과가 맘에 들지 않게 나오면 자질과 실수 등을 탓하며 모든 조사를 엎어버리고 어영부영 사건을 덮을 계획을 가지고 준 것이겠지만……

“죄송합니다, 장관님. 누가 언론에 정보를 흘러 보냈는지 자세히 조사하여 신속히 처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고 보겠어. 하지만 일을 재대로 해결하지 못할 시에는 옷 벗을 준비하라고.]

-딸각

통화가 끝나자 이혜리는 긴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하루 동안 장관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받은 것이 이번으로 9번째이다. 그 중에는 정부인사와 여당만이 아니라 ‘왜 언론에 모든 사실을 밝히지 않느냐?’고 욕하는 야당인사도 포함되어있었다. 그런 그들을 모두 상대하고 나니, 마치 마라톤이라도 뛴 것마냥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차인석 수사관이 너털너털 웃으며 다가왔다.

“허, 그 양반 목소리 한번 크게. 요즘 정치인들은 목소리 크고 욕 잘해야 되나 봅니다. 음…… 그럼 양아치들 데려오면 정치 잘할까?”

차 수사관이 일부러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우스개 소리를 한 것임을 아는 이혜리는 억지로 웃으며 보고서를 펼쳤다.

“그런데 필체 검사는 나왔나요?”

“예. 친필이 맞다 고 합니다.”

“그래요?”

“네. 검사결과에 따르면 필체에 힘이 좀 없는 듯하지만 확실히 최 의원의 글씨가 맞는답니다.”

차인석 수사관이 좀 허무하다는 듯이 대답을 하자, 이 검사는 보고서를 보기도 싫다는 듯이 다시 덮고 책상 한구석에 밀어 넣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부인하던 모든 것을 다 인정하는 유서라…… 이상하지 않나요?”

“이상하죠. 하지만 이렇게 증거가 확실한데 뭘 더 어쩌겠습니까? 모든 정황상 최 의원이 한 짓이 맞는데……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 위에서도 대놓고 뭐라고는 하지 못할 것입니다.”

수사관의 말이 맞다. 하지만 왜 목구멍이 가시가 걸린 것마냥 껄끄러운 것일까?

“혹시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나요?”

“수상한 점이라면…… 목에 작은 상처 두 개가 있다는 것 정도?”

“상처요?”

이혜리가 두 눈을 반짝 빛내며 묻자, 차인석 수사관은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별 것 아닙니다. 송곳니 자국이 있는데 상처가 아문 시기로 봐서는 약 며칠은 지난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보신이라도 했던 모양입니다.”

즉, 젊은 여자와 잠자리를 하다 생긴 상처 같다는 뜻이었다. 이에 이혜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

“그럼 최 의원의 마지막 행적은 알아보셨나요?”

“예. 조사에 따르면 최 의원은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호텔 식당에 가서 저녁을 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부인을 친정으로 보내고 살림을 돕는 아줌마와 경호원들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누굴 만나거나 하지는 않았고요?”

“조사에 의하면 만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차 수사관은 괜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우연치 않게 알게된 사실인데…… 최 의원이 식사를 하던 호텔에 최 전무도 있었다고 합니다.”

“최 전무라면……?”

“G&W의 최연우 전무 말입니다. 물론, 각자 다른 방에서 따로 식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같은 주식조작 사건에 관련된 두 사람이 같은 시간 같은 호텔에서 식사를 했다는 것이 좀……”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수사관의 대답에 이혜리 역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최재원 의원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함으로써 G&W는 모든 혐의를 벗을 수 있었으니, 최연우 전무야 말로 최대 수요자라 할 수 있으리라.

‘그럼 최연우가 최 의원을 조종하여 유서를 남기고 한석을 죽이고 자살하게 만든 것이라면?’

최재원 의원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다. 그런데 아직 조사초기단계이고 기소도 되지 않았는데 유서를 통해 자백을 하고 자살한다는 것이 말이 되질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 말도 되지 않는 추리를 통해서라도 해답을 얻으려는 것인지 몰랐다.

이혜리가 말했다.

“혹시 약물검사도 했나요?”

“자살사건이라 약물검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하라고 지시하세요. Ghb나 ketamine, rohypnol 등 빠짐없이 다요.”

차 수사관은 이혜리 검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단번에 눈치를 챘다.

“설마하니 약물로 유서를 쓰고 자살하게 유도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이런 성범죄에 사용되는 약으로 사람을 최면상태에 빠진 것처럼 조종했다는 이야기가 중남미 쪽에서 가끔 들리기는 하지만 모두 단순한 루머일 뿐 사실은 아닙니다.”

“알아요. 그래도 만약을 위해서라도 검사를 해보세요.”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세요.”

수사관이 사무실을 나가자 혼자 남은 이혜리는 등을 의자에 기대며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 정말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고 나지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느낌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도 오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의 머리에는 나흘 전 받았던 메일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혜리는 힘 하나 없는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메일을 클릭했다. 그러자 칼 피츠에게 처음으로 한글로 받은 메일이 열렸다.


-이번 주 말에 한국을 방문하겠습니다. 지금 한국말 배우고 있습니다. 나백현 씨와 함께 만나길 소망합니다. 그를 잘 보호하십시오. 자세한 설명은 만나서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칼 피츠가-


아주 짧은 내용의 메일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수많은 의문만을 제기할 뿐이었다.

‘대체 그는 나백현 씨를 어떻게 아는 것이지? 왜 그리고 누구에게서 그를 보호하라는 것일 것? 대체 칼 피츠란 자는 누구이고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작가의말

안녕하세염. 백수입니당. 일도 열쓈히 하면서 치료도 잘 받고 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혈압으로 약간 큰 위험이 생길뻔 했으나 다행히 큰 위기는 모면했네여. (역시... 난 불사신인가봐)

아무쪼록 걱정해주신 덕분에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아직도 바쁘고 치료도 받고 약빨고 하는 통에 정신이 없지만, 차차 예전 페이스를 찾게 되기를 바라며 열심히 잠자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잠 푹들 주무세염.


(_ 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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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함정 06 +4 14.01.20 11,719 362 14쪽
34 함정 05 +12 14.01.17 10,620 360 12쪽
33 함정 04 +8 14.01.17 10,559 284 12쪽
32 함정 03 +14 14.01.15 12,770 414 13쪽
31 함정 02 +13 14.01.09 11,324 340 9쪽
30 함정 01 +11 14.01.06 13,266 460 15쪽
29 노랑머리 청소부 08 +13 13.12.29 12,195 400 15쪽
28 노랑머리 청소부 07 +4 13.12.29 10,943 342 14쪽
27 노랑머리 청소부 06 +7 13.12.29 12,225 336 16쪽
26 노랑머리 청소부 05 +9 13.12.05 13,201 425 19쪽
25 노랑머리 청소부 04 +10 13.11.24 16,400 558 22쪽
24 노랑머리 청소부 03 +31 13.11.17 13,753 423 11쪽
23 노랑머리 청소부 02 +15 13.11.14 14,777 419 16쪽
22 노랑머리 청소부 01 +8 13.11.10 16,224 45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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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투기전쟁 05 +20 13.11.01 17,667 6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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