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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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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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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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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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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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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1장 2화 독 - 1

DUMMY

1장 2화 독.



오크홀에서 HAZ1342 지역으로 이동했다.

거리가 꽤나 멀어서 소요시간이 좀 길어지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도착했다.


HAZ1342.

헤이즈 근방답게 이곳엔 밀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수확 철을 맞아 누렇게 익은 밀들이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바람이 한번 불때마다 일렁이는 밀들이 마치 황금색 파도가 치는 것처럼 술렁였다.


금빛 물결이 지평선 끝까지 이어지는 광경은 돈을 주고 봐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관이었다.


춤추는 밀의 파도서 눈을 간신히 뗀 나는 지도를 펼쳤다.


지도에 나와 있기로는 이곳이 HAZ1342 지점이었다.


여기 어디 있을 텐데.

주변을 살펴보면서 147이 숨어있는 은신처를 찾아보려 애썼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니 멀리 황금물결 사이로 조그마한 나무 건물이 보였다.


혹시 저긴가?


주변에 건물이라고는 저기 밖에 없었다.

이 지점에 은신처가 있다면 저곳이 가장 유력해 보였다.


나는 그곳을 향해 다가갔다.

건물은 작은 집이었다.


울타리가 쳐져 있고 닭처럼 보이는 동물들이 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농가 같아 보였다.


조심스럽게 울타리 문을 열고 그곳에 진입했다. 닭들이 신기한 동물이라도 본 듯 나에게 모여들었다.


“뭐야.”

닭들이 귀찮았던 나는 발로 밀어냈다. 그리곤 나무 집의 문을 두들겼다.


반응이 없었다.


“계십니까?”

이번에는 소리 내어 말해 봤다. 역시 반응이 없었다.

“흠......”

여기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지도를 확인했다. HAZ1342.

분명 이곳이 맞았다. 맞는데 문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이상하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금빛 물결만이 뒤덮고 있었다. 다른 건물은 전혀 없었다.


사람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궁금했던 나는 나무문에다가 귀를 가져다가 댔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에잇.”

집의 문을 잡아당겼다.

놀랍게도 문은 아무런 저항 없이 쉽게 열렸다.

은신처의 문에 아무런 시건장치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주인 없지만 시건장치가 되어있지 않은 집.


그런데 나는 그것에 대해 놀랄 겨를이 없었다. 집의 안쪽이 보이자마자 바닥에 엎어져 있는 남자가 보였던 것이다.


황급하게 그의 곁으로 다가섰다.

안타깝게도 그는 이미 죽어버린 싸늘한 시체였다. 그의 등에는 커다란 화살이 꽂혀 있었다. 사인이 바로 저 화살인 듯 보였다. 꽂혀 있는 화살엔 종이쪽지가 매달려 있었다.


나는 엎어져 있는 남자를 뒤집어서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흑갈색 머리카락과 얼굴에 커다란 흉터를 지닌 사내였다. 낯선 얼굴이었다.


이 쪽지는 뭐지.

나는 화살에 묶여있는 종이를 풀어냈다.


[36.

위치 노출

HAZ1524.]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누군가가 이곳의 위치를 알고 침입했다.


보이는 정황으로 추측해보면 저 사내가 침입자로 보였다. 147은 이 침입자가 오자 활로 그의 등에다가 화살을 밖아 넣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 모양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은데.”

접견자의 위치가 노출되었다는 건 임무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나는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쪽지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일단 147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였다.


나는 사내를 다시 가옥에 던져 놓고 문을 닫았다.








=-===========================================



헤이즈.


트윈의 사대 가문 중 하나이자 골든 필드를 지배하고 있는 가문인 글랜 가는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이곳 헤이즈에 마련했다.


원래 자그마한 농촌 도시였던 헤이즈가 골든 필드 지역의 가장 핵심적인 구역으로 발전하기까지 글랜 가문이 지대한 역할을 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헤이즈라는 도시 자체가 글랜 가문이 키워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도시가 어찌나 큰지 성벽이 3겹이나 될 정도였다. 중앙성, 내성, 외성.

이렇게 겹겹이 쌓은 성벽들은 그 자체로 도시를 나누는 경계가 되었고 글랜 가문은 그 경계를 토대로 도시 구역을 지정했다.


도시 밖에서 외성 벽을 통과하면 토양지구.

토양지구 안쪽에 있는 내성 벽을 지나면 금화지구.

금화지구 가장 중앙에 있는 중앙 성벽을 넘어가면 밀밭지구.


토양지구가 가장 외곽에 위치했고 그 다음 금화지구, 밀밭지구 순으로 배치되어 구조였다. 중앙 쪽으로 가면 갈수록 돈이 많은 자들이 거주했고 외곽 쪽에는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HAZ1524는 외곽의 토양지구에 있었다.


도심에 있는 은신처는 노출되기 마련이었지만 147은 그곳으로 나를 오라고 했다. 혹시 몰라서 만든 임시 은신처임이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위험한 곳에 은신처가 있을 리 없었다.



"수고하십니다."

나는 망토와 배낭을 멘 평범한 여행자 차림으로 외성 벽의 검문을 받았다. 배낭엔 평범한 옷가지와 속옷 같은 여행자들이 가지고 다닐만한 물품들들 사이로 오크홀에서 찾았던 그 서류뭉치가 숨겨져 있었다.


경비병이 예상대로 내 배낭을 열어서 검사했다. 뭐 꼬투리 잡아서 뜯어낼 것이 없나 보는 것이다.


순간 침을 꿀꺽 삼켰다.

들키면 어떡하지?

그가 가방을 뒤지는 사이 나는 서류가 발견되었을 때 변명거리를 생각했다.


다행히도 경비병은 배낭을 대충 뒤적거리더니. 다시 나에게 돌려주었다.


"들어가쇼. 자, 다음."


"감사합니다."

나는 작게 목례를 해서 그에게 인사를 한 다음 외성 문을 향해 걸어갔다.


성문을 넘어가니 헤이즈의 토양 지구가 그 모습을 나에게 드러냈다.


가운데서 쭉 뻗은 대로는 인상적이었지만, 그 대로에 붙어있는 건물들은 낡고 초라했다. 오래된 건물들을 지나면서 나는 토양지구가 헤이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대로에서 소로로, 소로에서 다시 건물 사이로 HAZ1524 지점을 찾아 헤맸다. 길이 좁아지면 좁아질수록 풍경은 점점 더럽고 지저분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하수도가 주변에 있는지 고약하고 역겨운 냄새가 거리에 진동을 했다.


썩은 달걀 냄새보다도 더 지독했다. 가는 길 자체도 구불구불 해서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생겼다. 때문에 몇 번이나 지도를 펼쳐 확인해야 했다. 그러고도 왔던 곳을 다시 돌아온 경우가 있었다.


"여기군."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마침내 147이 말한 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곳은 조그마한 성당이었는데 어찌나 작은지 옆의 건물의 그림자에 묻힐 정도였다.


성당은 조그맣다고 하기 보다는 초라하다는 말이 어울렸다. 게다가 옆에 있는 건물도 그다지 크지 않은 2층집이라 더욱 성당은 작아보였다.


똑똑.

나는 성당의 문을 두들겼다.

안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벌컥 문이 열렸다.


"누구십니까?"

문을 열어 준 사람은 머리에는 허름한 관을 쓰고 라셀을 상징하는 녹색의 신부복을 입고 있었다. 겉으로만 보기에는 성당의 신부 같아 보였다.


"반갑습니다."

난 일단 인사부터 했다.


"혹시 여기가 수신중인 곳입니까?"

내 말에 신부는 살짝 안색이 변했다.

모르면 안 되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이상한 말일 것이다.


"자기소개는……."

다행히도 신부는 내가 원하는 답변을 내놨다.


"36. HAZ1524. 노출, 제 2선."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신부는 문을 닫고 들어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다시 문을 열었다.


"확인 됐습니다. 들어오시지요."

신부가 길을 비켜서자 나는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안에서 들어서니 밖에서 본 것 보다 더욱 규모가 작아 보이는 성당이었다.


의자 몇 개와 미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단상, 그리고 단상 뒤의 벽에 걸려 있는 빛의 신 라셀의 기호인 두 평행선 모양의 장식이 전부였다.


창문은 꽤 많았지만 어두운 곳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웠다.


“접견자는?”

나는 147부터 찾았다.


“저기 있습니다.”

신부는 손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작고 둥글둥글한 얼굴과 높진 않지만 균형 잡힌 코,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

147이었다. 그녀가 맞았다.


그녀는 그곳에 앉아서 벽에 그려져 있는 라셀을 상징하는 기호가 그려진 벽을 향해 기도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그러나 거리를 조금 떨어져서 앉았다.


“오셨군요.”

그녀는 나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누가 은신처를 공격한 거요?”

다짜고짜 그녀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요. 잠깐 임무 때문에 은신처 밖에 나갔다 오니 누가 침입해 있더군요.”


“그래서 그 침입자를 제압하고 이리로 온 거요?”


“예.”


“이곳은 노출되기 쉬운 곳 같은데…….”


“여긴 가문이 만들어 놓은 예비 은신처에요. 안전한 곳은 아니지만 임시로 지낼 만은 할 겁니다. 그나저나 조사는 어떻게 됐죠?”

그녀의 말에 나는 배낭에 넣어두었던 옷을 꺼냈다.

착착 개져 있는 옷을 풀어 헤치니 다시 다른 옷이 나왔고 그 옷을 다시 풀 으니 저번에 찾았던 문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옷으로 문서를 보자기처럼 싼 셈이었다.

이렇게 해서 완벽하게 감춰질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어차피 외성의 검문은 허술하게 진행되는 터라 상관없었다.


“영주의 방에서 나온 거요.”


“이게 뭐……. 잠깐, 이게 뭐죠?”

그녀는 문서를 읽어보다가 놀란 어투로 나에게 물었다.


“본 그대로요. 오크홀 공격 계획 타당성 검토였을 거요, 제목이.”


“이게 영주 집무실에 있던가요?”


“그렇소.”

147은 내 말에 한동안 문서를 읽기 시작했다. 나는 옆에 앉아서 그녀가 다 읽을 때 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그녀의 문서를 읽는 내내 인상을 찌푸리다가 어느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음……. 이 문서……믿을 만 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문서를 덮은 그녀가 말했다.


“그건 내가 판단 할 게 아니라, 당신이 판단할 문제지. 난 어차피 쓸 만한 것만 긁어왔을 뿐이오. 아 그리고…….”

나는 배지가 생각나서 주머니에 있던 그것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런 것도 나왔소.”


“이건 뭔가요?”


“나도 모르겠소. 둘 다 영주 성에서 나온 것들이오.”


“[왕실 특수 임무 기사단]이라……. 좋아요. 다른 것은요.”


“없었소. 거기 완전 당신 말대로더만. 도시 전체가 깡그리 불타버렸소. 영주 성 빼고 말이오.”


“그렇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났다.


“일단은 대기 하시다가 가문에게 새 지령이 떨어지면 말씀드리죠. 다른 요원들이 지금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 그렇소?”

접견자가 여러 요원들을 관리하는 게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


무엇인가 중요한 사건이 터졌거나, 가문에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이 생길 때 요원들을 다수 투입하게 되는데, 이때 이렇게 접견자가 요원을 일대일이 아니라 일대 다수로 관리했다.


요원들의 활동자금 관리와 들어오는 정보들을 정리해 가문에게 보고하는 일, 가문이 요원에게 내리는 임무지시를 전달하는 것이 접견자의 일이었다.


“바쁘시겠군.”

요원이 많이 파견되었다는 말은 그만큼 가문이 이 일을 중요시 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였다. 147 같은 접견자의 수가 아무래도 달리니 접견자 한 명 당 맡아야 하는 요원의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그렇게 정신없진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알았소.”


“어디 있을 건가요?”


“당분간 여관에 조용히 잠수나 타고 있을 거요.”


“알겠습니다.”

그녀의 확인을 받자 난 일어나서 성당을 나섰다.

여기에 더 있을 필요는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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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장 2화 독 - 2 15.03.17 232 6 9쪽
» 1장 2화 독 - 1 15.03.17 286 8 12쪽
4 1장 1화 불타는도시(3) 15.03.16 294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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