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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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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421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6 20:20
조회
236
추천
7
글자
8쪽

1장 1화 불타는도시(2)

DUMMY

숲을 가로지르는 길은 끝자락에서 강을 만났다.


이 강은 발리워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강으로, 발리우드 숲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모인 강이었다.


오크홀에서 쓰고 있는 강이기도 했다.


그 도시에서 가공되는 원목들이 이 강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수송한다고 들었다.


나는 길에 잠시 멈추어 서서 강을 지켜보았다. 강은 넓고 잔잔했는데, 무엇인가 부유물 들이 떠 다니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나무 조각들이 대부분이었고, 톱이나 망치 같은 도구들도 몇몇 보였다.


불길한 예감이 점점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강은 오크홀 앞을 지나쳐서 오기 때문에 저 부유물들이 오크홀에서 떠내려 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흠.....”

내 시선은 강을 따라 올라갔다. 그 방향 저 멀리 오크홀의 외성인 목책이 보였다. 연기는 목책 바로 뒤에서 끊임없이 솟아 올랐다.


여러 정황을 따져보니 오크홀이 공격받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럼 얼마나 심하게 공격을 받았는가.

누구한테 공격을 받았는가.

같은 의문들을 해결해야 했다.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길은 강을 옆으로 끼고 따라 올라갔는데, 조금 더 걸으니 오크홀의 외성에 해당하는 목책이 보이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목책은 거대했다.

오크홀의 목책이 그 자체로도 볼만한 장관이라는 이야기는 몇 번 들어봤지만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목책이라는 건 나무의 길이 덕분에 그 높이의 제한이 있기 마련인데, 저 목책은 그 높이제한을 가볍게 넘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순간 임무도 잊고 그 목책을 유심히 살펴봤다. 기다란 나무를 블록처럼 조립해 세운 벽이 인상적이었다. 두 나무기둥을 세로로 조립해서 높이 세운것이다.


나무로 만든 거대한 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외성이 나무로 만들었다 길래 조금 의아해 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이렇게 크고 두꺼운 목책이라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목책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목책이 오크홀의 외성이라면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어야 정상인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목책의 가운데에 활짝 열려진 문을 발견하곤 생각했다.


성벽에 경비병이 없다.

목책의 문은 민망할 정도로 활짝 열려져 있다.


이 두 가지 사실로 추측할 수 있는 건 지금 현재 오크홀이란 도시의 경비체계가 엉망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그 경비체계라는 게 이 목책에 까지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되었거나, 완전히 마비가 되어 버린게 분명했다.


목책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건물들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는 풍경이 보였다.

나무를 가공하는 목공소였다.


오크홀은 발리우드 숲에서 배어낸 나무를 원목으로 가공해 그걸 수출하면서 먹고사는 도시였다. 아니지, 먹고사는 정도가 아니라 부를 쌓은 도시라 해야 옳은 표현일 것이다.


그 쭉 일렬로 늘어선 목공소에선 아무런 사람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주인을 잃은 망치, 톱 만이 이 곳에 한때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줄 뿐, 목공소에는 허전하고 싸늘한 공기만이 가득했다.


나는 가장 가까운 목공소에 문을 열고 진입했다.


역시나 을씨년 분위기만 감돌뿐 인기척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뭔가 급하게 움직인 듯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잠깐.


“피다.”

나는 벽에 묻은 피를 발견했다. 피는 이미 말라붙었는지 검붉은 색으로 변색되어 있었지만 이곳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증거로는 충분했다.

험악한 일이 오간 것이다.

살인이 벌어졌을지도 몰랐다.


그때 어디에선가 소리가 들렸다. 귀를 귀울이고 잘 들어보니 누군가 목공소 바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야, 그래도. 그건 아니지.”

목공소 바깥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목소리를 듣곤 황급히 몸을 숙였다.


나는 놀란 가슴을 잠시 쓸어내렸다. 하마타면 큰일 날 뻔했다.

이래서 임무 도중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하는데.....잠시 방심한 모양이다.


“그거 내가 먼저 발견한 거야.”


“한 번에 모아서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잖아.”

살짝 목공소 창문을 통해 바깥을 살펴봤다.

두 명의 남자가 커다란 잔 모양의 금 장식품을 두고 다투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저들은 누구지?

저 장식품은 또 어디서 난거고.


“어이가 없군.....좋아, 그렇다면.....”

둘 중 체구가 우람한 사내가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망치를 주어들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폭력을 행사할 모양이었다.

물론 그 목적이란 바로 저 금 장식품이겠지.


나는 숨 죽인채로 그들이 다투는 것을 잠자코 지켜보면서 가방을 내려놓았다.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저들을 심문한다면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저 금 장식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았을 것 아닌가. 오크홀 어딘가에서 슬쩍 훔친 모양이었다.


적어도 오크홀 중심지에 들어갔다가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야야!”

망치를 쥔 남자가 달려들었다.


검싸움이든 주먹싸움이든 서로 맞붙어서 싸울 땐 체격의 우위를 점하는 자가 훨씬 유리했다.


망치를 쥔 사내는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인지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대에게 달려들었다.


“에잇.”

상대는 순간적으로 땅바닥에 있는 흙을 손에 움켜쥐더니 그의 얼굴쪽으로 뿌렸다.


망치를 가지고 있는 사내가 순간 주춤거리자 상대는 자신 주변에 있는 돌맹이 하나를 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향해 힘차게 내리쳤다.


망치를 손에 쥔 사내의 머리는 그 돌멩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커다란 덩치가 머리에 꽂히는 일격을 보호해 주진 못했다. 치명적인 일격을 맞은 그는 그대로 픽 하고 쓰러졌다.


지금이 기회야.

나는 빠르게 문을 열고 남은 한명을 주시하면서 그의 뒤쪽으로 이동했다.


체구가 작은 사내는 자신이 벌인 짓거리에 놀랐는지 손에 쥔 돌멩이를 떨어뜨리면서 얼굴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그가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그 순간.

접근하는데 성공한 나는 그의 목에다가 단검을 들이밀며 말했다.


“움직이지 마.”


“예?”


“움직이지 말라고. 저기 누워있는 네 친구 따라가고 싶지 않으면.”


“예....예.”

나를 상대로 긴장하고 있는 지, 그의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아.


“그대로 묻는 말에만 대답해라.”


“예.”


“저 장식품은 어디서 난 것이지?”


“오....오크홀에서 난 것입죠.”


“오크홀이라.....대답이 맘에 들지 않는군. 어디서 훔쳤는지 정확하게 말해. 난 성격이 급해서 네 대답에 화가 나면 손목에 힘이 들어갈 지도 몰라.”

나는 그의 목을 단검으로 살짝 누르면서 말했다.


“아...아니. 오크홀의 영주 성에서 났습니다, 나...나리.”


“영주 성이라. 그 성에서 저걸 들고 오는 동안 널 막는 자는 없었나?”


“예...예....”

없었다고 한다.

도시의 경비와 치안 체계는 이 자의 도둑질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


“지금 오크홀은 어떤 상태지?”


“완....전히 난장판입죠. 건물들은 불에 타서 무너지고 있고 그나...그나마 멀쩡한 건물들에도 물건을 챙길려는 사람이 이미 싹 쓸어 갔습니다요. 나리.”


“도적들이 물건을 훔치고 있다?”


“예.....예....제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그에게서 상당량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난 오크홀의 내성에 진입하지 않고도 지금 거기가 어떤 상태인지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좋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느...는데로 말씀드렸으니....제발 목숨만....목숨만 살려주....”

난 그의 목에 댄 단검을 그대로 그어버렸다. 그의 목에서 피 분수가 솟구쳐 올라 땅에 떨어졌다.


쓸데없는 목격자는 필요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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