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로망스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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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깜깜한 방 안.

유현은 이상한 세계에서 눈을 껌벅이고 있었다.

”뭐야? 이건 또.........“

꿈인가 싶어서 볼을 꼬집어봤지만 더럽게 아팠다. 하긴, 이미 이상한 세계에 와있는데, 이곳을 이상한 세계라 부르기도 뭐하다.

유현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막?“

전형적인 판타지 마을이랑 비슷한 아리에 마을과 달리 유현이 서있는 곳은 해가 쩅쨍하게 내래쬐는 사막이었다.

특이한건.

”..........덥지가 않아. 오히려 시원한데?“

유현은 다시한번 이 곳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꿈이라면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게 정상아닌가?

”........아닌가? 일단 앞으로 가보기나 하자.“

유현은 목적없이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체감상 하루 정도는 걸은 것 같지만, 유현은 확신할 순 없었다.

파파팟!

”..........뭐야 이건 또? 으, 으아아아......“

갑자기 괴상한 소음과 함께, 그대로 하늘과 땅이 거꾸로 뒤집히기 시작한다.

유현은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지만, 떨어지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응애.응애.“

”............아빠.“

”아버지?“

”.........에에?“

난데없이 들리는 꼬마들의 목소리에 유현이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웬 꼬맹이들이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이건 또?“

유현은 점점 정신이 모호해졌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고개를 좌우로 힘껏 저은 유현이 물으려 했다.

”안녕. 너희는 누구...........“

콰아아아앙!

******

”시발. 별 거지같은...........“

유현이 눈을 뜨자 보이는 광경은 익숙했다. 벌써 1년 가까이 묵은 여관의 천장을 유현이 몰라 볼리 없었으니까.

”.........꿈이었나? 개꿈도 이런 개꿈이....“

황당했다.

하지만, 유현의 머릿속에선 웬지 그 꼬맹이들이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외모가 어딘지 익숙하게 느껴졌다.

”..........예지몽인가? 판타지에서 꿈꾸면 미래에 꿈꾼대로 일어나니까 뭐라도 준비하라는.“

잠깐 상념에 빠졌던 유현은 결국 이불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여관 밖의 공기는 생각외로 청명했다.

보통 던전이 있는 마을의 공기는 던전에서 나오는 탁기 때문에 썩 좋지 않았으니까.

유현은 잠시 걷기로 마음먹었다.

터벅터벅터벅......

유현은 또다시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것도 꿈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 유현이었다.

”.............부모님 보고 싶다.“

개꿈때문일까.

유현의 얼굴에서 눈물이 한방울 떨어진다.

갑자기 감정의 파도가 물밀 듯이 쏟아들어와 , 견딜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유현은 얼굴을 휘휘 닦은 채,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누군가의 얼굴이라도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