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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플마루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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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플마루
작품등록일 :
2018.10.20 22:56
최근연재일 :
2018.10.24 20:00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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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1
글자수 :
52,191

작성
18.10.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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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7화

DUMMY

그렇게 도착한 인챈트 부여소.

레아는 멍한 표정으로 가게 한구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유현과 영지만이 신기한 듯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다.


”와. 게임과는 뭔가 좀 다르네.“


영지의 말에 유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게임?“

”응. 보통 rpg게임에서 인챈트 부여한다고 하면, 무슨 마법사의 집이라든가. 뭐랄까. 막 마법약이 줄지어져 서있고. 마법 기구에서 뭔가가 펑펑 터지는 그런 느낌이었거든.“

”..........그래?“


유현은 인챈트가 들어가는 게임을 해본 적이 없기에, 더 이상 말을 이을수 없었다.

영지는 간만에 떠올리는 추억에 ,신이 난 듯 유현을 붙잡고 얘기를 이었다.


”그렇다니까. 원래 인챈트 같은거는 게임에서도 한번에 잘 성공 안돼. 막 그 뭐지? 보조제? 촉매? 그런 걸 넣어서 성공확률을 높여야 한단 말이야. 근데 그래도 안돼는 경우가 태반이라서. 사람들이 몇 번이나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유현은 영지의 수다가 터지기 시작하자, 재빨리 타이밍을 노렸다.

이제는 나름 그녀의 패턴을 인지하고 있는 유현이기 때문이다.


”.........누나!“

”그래서 또...............응?“


어떻게 끊긴 했는데, 막상 할 말을 생각하지 않은 유현이었다. 결국 유현은 생각나는 아무 소리나 지껄이기로 했다.


”........그, 그게. 그러니까. 아. 그 사람들이 인챈트 성공확률이 낮은 걸 그럼 알고 있을 거 아냐. 근데 왜 사람들은 그걸 굳이 하려는거야? 거긴 게임이고, 우리 같이 생존이 걸려있는 상황이 아니잖아?“


영지는 유현의 질문을 듣자, 웃음을 터트렸다. 던전 내에서 나름 늠름한 모습만 봐서 였을까. 아직 유현이 고등학생인걸 까맣게 잊고 있던 영지였다. 역시 아직은 애라고 생각하며 영지는 유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물론 그들한테는 게임이고 유희에 불과하지. 당연히 우리처럼 하루하루 생존에 지장받는 사람들이 아니야. 하지만, 뭐랄까. 그냥 하는 거야. 그런 사람들은.“

”......................그냥?“

”응. 아무래도 현실에서는 대개 깨지고 피해자 역할을 자주하게 되거든. 물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일인 경우가 더 많지만 말이야.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달라. 현실에서 치이고 하는 판국에, 게임에서도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 그래서 남들보다 강해지기 위해서 일종의 투자를 하는거야. 현실에서는 몇 시간에 걸쳐서 하루종일 운동해도 안 오르는 힘이, 1달 내내 그 분야만 파고들어,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정점에 오를 수가 없거든. 하지만, 게임에서는 가능해. 말그대로 돈만 투자하면 뭐든지 가능한게 게임이야.“


영지는 숨이 찬 듯,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 나름의 투자를 하는거야. 현실의 자신이 아닌 게임 속 자신의 캐릭터에. 그렇게 캐릭터가 강해지면, 나름의 자부심같은게 생기거든. 내가 이 서버에서 1등이다. 이 게임에서 어떤 분야에서는 내가 탑이다. 뭐 이런.................“


유현은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지가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가 되었다.

그러던 그때.


”어서 옵쇼. 인챈트 하러 오셨나요?“


순간 영지와 유현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들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금발의 머리에, 적갈색 수염이 인상적인 남자가 그들을 보며 웃고 있었다.


”허허. 보아하니 용산데. 커플이신가 보구만? 무슨 맹세의 인챈트라도..........?“

”아, 그게 아니..........“

”아니거든요!!!!“


영지의 고함소리가 마치 가게 전체에 울려퍼지는 듯 했다. 유현은 살짝 머쓱해진 기분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지는 벌써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서는 주인을 노려보고 있는 중이다.

주인은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허허. 미안하게 됐구려. 나는 딱 보자마자 커플인줄 알았지. 그래, 그럼 무얼 인챈트 하러 오셨나? 미래의 영웅분들.“


영지는 아직도 노려보는 폼새가 뭐라 하고 싶은 심정인걸로 보인다.

유현은 조용히 그런 영지의 앞에 나서며, 주인에게 말했다.


”제 검에 되뇌이는 인챈트를 바르고 싶어서요. 가능할까요?“

”...............응?“


주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이 병신은 뭐지?’하는 표정으로 바뀐다.

잠시간 이어지는 침묵.

주인은 잠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다.


”.............저기요?“


유현의 질문이 주인의 상념을 깼던걸까.

주인이 대답했다.


”아, 미안하구만.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말이야.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네. 그런데.................“


말꼬리를 흐리는 주인의 대답에, 유현은 불안감을 느끼며 다시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 아니. 문제될 건 없어. 하지만, 좀 이상해서 말이지. 보통 되뇌이는은 버프나 마법을 보충하는데 쓰이는 보조 인챈트거든. 검에다 부여하기는 좀...........“


유현은 그제서야 주인의 생각을 이해할 수있었다. 하긴, 버프를 걸어주는데 어느 바보가 검을 들고 걸어주겠는가. 하지만, 유현은 그 바보 중 하나였다. 그동안 검으로 싸워 얻어온 경험도 있었지만, 웬지 다른 무기를 쓰면 안될 것 같다는 그만의 예감이었다.

유현은 검을 내밀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 쓸데가 있어서 그런거니까.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죠?“

”그래. 뭔가 사정이 있는 듯 하구만. 좋아. 가격은............“


뭔가 뜸을 들이는 듯한 주인의 표정.

단번에 영지의 기세가 흉흉해지기 시작한다.


”아저씨.“

”응?“

”아까 저한테 빋진거 알죠?“

”...........빚이라니?“

”저랑 유현이한테 실례되는 말 하셨잖아요? 제가 그걸 눈감아 줫고.“

”..............에?“


바야흐로 영지의 억어지와 적반하장이 시작할 시점이었다.



******


그렇게 되뇌이는 인챈트를 부여하는데 성공한 유현의 검.

사실 성공확률은 80%였지만, 문제는 주인이 검에다 이 인챈트를 부여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영지는 단호한 설득이라 부르고 협박이라 해야 마땅할 성질의 어떤 행위를 주인에게 반복했고, 결국 주인은 한번에 성공시킨 것도 모자라 가격을 300골드나 할인하기까지 했다.


”벌써 인챈트를 부여한지 4개월이 넘었네.“


유현은 조용한 어조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벌써 유현과 레아, 영지의 평균 레벨은 50.

이제는 5층도 문제없이 사냥 가능한 그들은 베테랑 용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었다.


퍼억!


”커억!“


누군가 뒤에서 후려치는 스매쉬에, 유현의 고개가 저절로 앞을 향해 꺾였다.

그 스매쉬를 친 대상은.............


”집중 안할래? 던전에서 딴 생각하지 말랬지.“


대상의 이름은 영지.

그녀는 황금색과 붉은색이 적절하게 가미된 화려한 갑옷에, 녹색빛이 도는 도끼를 양손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은근슬쩍 낭비하는 유현과 대놓고 와인으로 대부분의 돈을 소비하는 레아와 다르게, 영지는 자신의 돈을 꼬박꼬박 저축했고.

어느새, 베테랑 용사들도 부러워하는 아이템을 장착한 그녀로 변신해 있었다.

심지어는, 그 무심한 레아도 은근슬쩍 눈치를 보는게 어지간히 부러워하나 싶을 지경.

참고로, 그녀의 도끼가 초록색인 이유는 독에 관련된 인챈트를 부여했기 떄문이다. 독은 특정한 속성같은건 없었지만, 그래도 그 자체만으로 모든 몬스터들에게 위력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영지의 마음에 쏙 드는 인챈트였기 때문.


쐐애애애애애애액-


”꾸왁꾸왁꾸와와아악-“


무시무시하게 날아오는 화살의 속사에, 몬스터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있다.

속사의 주인공은 레아.

레아 역시 꽤 좋아보이는 가죽갑옷에, 영지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화려한 활을 장비하고 있었는데.

이는 영지가 레아의 돈 일부분을 빼앗듯이 저축해서 사준 결과였다.

처음의 레아는 자신만 적은 돈을 받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삐지기까지 했지만.

2주일 전 영지가 선물한 갑옷과 무기를 보자,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를 껴안고, 뺨에 뽀뽀까지 한 그녀였다.

거기에, 유현의 강력한 버프까지 받으니, 레아를 막을 수 있는 몬스터는 단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한 2시간쯤 흘렀을까.

어느덧 주위의 모든 몬스터를 쓸어버린 유현, 레아, 영지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아공간 주머니에 전리품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아. 오늘도 레어템은 없네. 지난달에는 자주 나왔는데. 요번달부터는 다시 뜸하기 시작하네.“

”.................와인.“


유현과 영지는 누군가의 중얼거림을 철저히 무시했다.


”그래도 내일이면 보스 몬스터 리젠하는 날이잖아. 거기서 레어가 나오길 빌어보자. 여기서 레어 몇 개 주워먹는 것보다, 거기서 레어 하나만 떠도...................“

”.................맞아!“


영지는 갑자기 도끼를 땅바닥에 내려치며, 소리질렀다.


”지난번에 그 헤리탄이었나. 그 새끼 아니 그 자식들 파티 생각할수록 어이없네. 시발. 매너없이 우리가 다 잡아놓은 것을 막타쳐서 쳐먹고 튀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래!“


또 시작인가 싶었다.

참고로, 유현과 그의 파티는 1주전에 이 6층의 보스 몬스터에게 도전했었다.

그들은 보스몬스터를 거의 빈사상태에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지나 유현 역시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어느덧, 가지고 온 포션을 모두 소비한 그들은 잠시 정비하고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억었다.

그래서 레아의 엄호를 받으며, 몇m 뒤로 물러나서 정비를 마친 후.

다시 도전하려는 마당에, 웬 남자와 그의 파티원 2명이 보스를 습격하더니.

그대로 전리품을 쓸어버린채, 7층으로 도주했던 것이다.

영지는 그동안의 인맥을 통해 그들을 추적. 파티장의 이름이 헤리탄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아 썩을 놈의 새끼 진짜. 그리고 내가 얼핏 봤는데 분명 목걸이 하나 떨어졌었어. 맞지? 레아?“

”..................응.“

”그래, 맞다니까. 레어에 목걸이면 가격이 못해도 2000골드는 넘을 텐데. 아 진짜 이 자식들 잡히기만 해봐. 아주 그냥................“


유현은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헤리탄이라는 놈은 거의 8층에 이르는 베테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리 영지 누나라고 해도 힘들거야. 게다가, 이렇게 막타하고 먹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소규모 사역마같은 것을 사놨어야 했는데............’


변명이라면 있었다.

물론 던전 내에서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파티가 있으면, 기다리는게 불문율이다.

설령 위험한 상황이라고 해도, 그 파티의 동의를 구해야만 참전이 가능하다.

거기에, 전리품 배분은 말할 것도 없다.

맨처음 파티가 달성도가 낮다고 하더라도, 배분 우선권은 처음 조우한 파티한테 있다.

그런데, 해리탄의 파티는 그걸 무시하고 그대로 도주해버린 것이다.

거기다 유현의 검정 머리카락은 지옥의첩자라는 별명이 있었다.

덕분이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유현의 파티는 그래서인지 그동안 다른 파티가 접근하는 일 자체가 아예 드물었던 것이다.


‘게다가 소규모 사역마라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으니까. 아마 가격이.............’


콰아아아아앙!


순간 동굴 깊숙한 곳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에, 유현과 파티는 그대로 몸을 낮추어 중심을 잡았다.


”뭐지?“

”............보스 몬스터 있는 방향.“

”맞아. 하지만 리젠을 내일인데. 어째서............“


그때 영지가 소리쳤다.


”야. 지금 의문 표시할 시간이 어딨어? 얼른 가자!“

”........잠, 잠깐만 누나.“

”아 자식. 누가 쫄보 아니랄까봐. 원래 종종 보스 몬스터가 마법사들 리젠 시간 벗어나기도 한다고 들었어. 괜히 또 다른 파티 끼어들기 전에 먼저 선점하자고.“

”............아무리 그래도.“

”나 먼저 간다!“


그대로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음박질하는 영지.

그 모습을 보며, 레아와 유현은 서로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았다.


”하아..........“

”..........후우.“


결국, 그들은 영지를 쫓아 사이좋게 뜀박질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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