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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플마루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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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플마루
작품등록일 :
2018.10.20 22:56
최근연재일 :
2018.10.24 2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346
추천수 :
11
글자수 :
52,191

작성
18.10.21 17:39
조회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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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4화

DUMMY

“꽤액- 꽥꽥꽥- 꽤애애애애액-”


던전 3층 전체에서 괴상한 울음소리가 가득 퍼진다.

주인공은 허영지.

그녀의 야만용사 클래스의 특수효과 덕분이다. 약 15분동안 지치지 않은 체력과 1.5배 상승된 공격력으로 누비는 그녀의 무쌍은 멀리서봐도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녀의 도끼가 휘둘러진 장소마다 피가 흐르고, 그녀의 기합소리가 난 후에는 몬스터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첫날만 해도, 몬스터 죽이는 걸 찝찝하다며 꺼리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몬스터 도살자라 불러도 될 수준에 이르렀다.


쐐애애애애액- 쐐애액- 쐐액-


“꾸엑- 꾸어어어어어억-”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멀리서 울려퍼지는 몬스터의 비명이 들려온다.

공격의 주인공은 레아.

레벨은 허영지보다 낮지만, 레아는 이제 번개 속성의 마나를 화살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속성은 이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물을 불을 이기고, 풀을 물을이기는 일명 오행의 개념과 비슷한 개념이 이 세계에도 존재하는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오행과는 달리 어둠, 빛, 번개같은 속성이 몇 개 더 있다는 점과 속성에 따른 공격의 위력이 엄청나다는 점이 크다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거기에, 번개 속성을 담은 공격은 상대방을 움츠리게 해서 원거리 저격수인 레아에게는 정말 딱 맞는 궁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캉! 캉! 캉! 캉!


“꾸에엑- 꾹! 꾹! 꾹!”


연이은 칼질소리와 발톱이 부딪치는 소리가 한편에서 들려온다.

칼질의 주인공은 유현.

그는 아직도 ???? 클래스의 비밀을 풀지 못해, 그저 레벨만 오른 반푼이에 불과한 상태였다. 비명소리나 도망치는 소리가 주변을 차지하는 그녀들과 다르게, 유현의 주위는 격력한 싸움소리가 고막을 먹먹하게 했다.


그렇게 사냥을 마친 세사람은 전리품을 챙기며 잠깐 쉬기로 했다.


“아, 쪼잔하게 뭔 레어템이 이거밖에 안나와? 다른놈들은 무기나 장신구, 보석 같은것도 꽤 나온다던데. 왜 우리는 이런 쓰잘데기 없는 구슬만 잔뜩 나온다니. 그 뭐냐? 그 던전 뭔 게임에서는 에픽빔인가? 좋은 아이템뜨면 막 번쩍번쩍 거리더만. 이거는 뭐 그런것도 없고. 하다 못해 레어 아이템이 나왔습니다 하고 상태창이라도 띄워주던가! 그리고........”


또 나왓다.

어느새 이 세계를 판타지 아니, 판타지게임 세계로 인식한 영지의 불만쇼.

이거는 이렇게 해야지.

저거는 저렇게 해야지.

등의 얘기를 하루종일 늘어놓은 영지의 썰에 유현은 솔직히 조용히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게 한이었다.


‘그 빚 갚아준지 아직 2주도 지나지 않았어. 괜히 헛소리했다간........... 아니, 오래 갈 것도 없이 저 도끼에 찍혀 죽을지도.’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어느 때와 같이 식사를 마친 유현은 잠깐 도시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시를 둘러보던 중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건물 하나를 발견.

유현은 그곳에 발을 내딛었다.


차르르르르르륵!


“야, 패 돌려!”

“거지같은 손기술 쓰기만 해봐. 바로 손모가지를 날려버릴테니까.”

“아, 도박하는 사람 어디 갔나?”

“아 그만쫌 쪼아. 그렇게 쪼면 거지같은 패가 꽃패로 바뀌기라도 한데?”


그곳은 도박장이었다.

유현은 도박이라면 화투나 섰다 정도 할줄 아는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그래도, 나름 현대를 떠올리게 하는 광경에 유현은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그러던 그때.


“오~ 흑마법사 나리 아니셔?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그 녀석이었다.

‘루카’라 불리는 남자이자 5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용사.

루카는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유현에게 시비로 일관하는데.

도통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유현이었다.


“아니, 엄마랑 누나는 어따 두고 오셨습니까? 혹시 버림이라도 받으신 겁니까? 흑마법사의 아이라고? 아니면 무능력하다고?”

“크하하하하하하하!”


루카의 빈정거림에 주변이 웃음바다가 된다. 여기서 루카가 말하는 엄마는 영지. 누나는 레아다. 평소 무시로 일관하던 유현이었지만, 그날따라 쫓아다니면서까지 조롱하는 루카와 시비가 붙었는데. 그걸 말린게 영지와 레아였다. 유현은 나중에서야 들은 얘기지만, 영지는 유현이 떠난 뒤.

루카와 정식 결투까지 해서, 그를 몽둥이로 흠씬 두들겨 팼다고 한다.

루카의 클래스는 던전에서만 보정받는 거소가 다르게, 영지는 24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야만용사 특성이 발동되었고.

30분동안 폭주 상태를 유지할수 있는 영지의 기술은 루카에게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던 것이다.


“어디? 도박이라도 하러 오셨나? 그럼 나랑 하는게 어때? 나는 이걸 걸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뭔가를 던지는 루카.

유현이 그걸 주워보니 그건 책이었다.

루카는 거드름을 피며 유현에게 말했다.


“촌놈 아니 위대한 흑마법사님은 모르겠지만 그건 스킬북이다. 왕실에서도 최근에서야 보급되는 마법부여의 정수지. 그 스킬의 이름은 철혈. 그것만 있으면 우리 찌질이 용사님도 영웅이 될수도? 큭큭큭..............”


순간 유현의 눈에서 이채가 떠올랐다.

유현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스킬북이라는게 있는데, 이 스킬북을 쓰면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고.

원래 스킬은 타고난다는 이 세계에서의 관념을 완전히 뒤바꾼 혁명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유현은 그 스킬북에 견줄만한 무언가가 없었다. 힘없이 유현이 돌아서려는 순간.

루카가 입을 열었다.

“당연히 우리 용사님은 가난하실테니, 자비로운 내가 할부로 하지. 금액은 1만 골드. 기한은 2년. 어때?”


주변에서 헉 소리와 함께 웅성거림이 한층 커진다.


“들었어? 1만 골드래. 1만 골드.”

“미친. 1만 골드면 내가 나무를 몇 번 패야 얻을 수 있는 돈이야?”

“근데 기한이 왜 이렇게 길어? 나라면 5천골드에 1년 쳐줘도 남는 장산데?”


유현은 갈등했다.

그러나,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나 들어보기로 했다.


“종류가 뭔데?”

“주사위 놀이.”

“뭐?”

“간단해. 그냥 주사위 던져서 눈 크게 나온 놈이 먹는 거야. 혹시 조작을 할지 모르니 주사위는 각각 총 세 번을 던지되, 딜러에게 요청해 주사위는 매번 바꾼다. 어때?”

유현의 갈등이 절정에 치솟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1만 골드는 한 10년을 벌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철혈 스킬은 너무도 탐났다.

특히, 최근에 파티에서 자기 혼자만 제 역할을 못한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있었기에.

만약 저것만 얻는다면............


“싫은가? 하기 싫음 말고. 2년이란 시간까지 주는데........”

“.....한다.”


루카가 씨익 웃었다.


“그래야지. 무려 철혈이 담긴 스킬북인데. 거절하는게 이상하지. 수도 경매장에만 팔아도 9천골드는 넘을걸.”


사람들이 루카와 유현 주위를 둘러싸고, 그들의 행보를 주목한다.

그렇게 판이 깔리고, 맨처음 루카가 주사우를 던지려는 순간.


콰아아아앙!


어디선가 날아오는 손도끼가 그대로 테이블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당연히 손도끼를 찾은 영지가 깽판을 부렸고, 결국 도박장 망가진 손해에 대한 배상하고, 내기는 취소되었다.

하지만 판이 깔린 이상, 일정 보증금은 내야 한다는 규약이 있엇고.

그 돈은 당연히 영지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참고로, 용사란 직업의 수입원 중 하나는 퀘스트가 있다. 당연히 던전을 가는 용사이기에, 던전에서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용사한테 요청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기도 이름을 따지는 법.

사람들은 용사 랭킹이 높거나, 유명한 사람에게만 퀘스트를 의뢰하는 경향이 있엇고.

영지는 그 중 하나에 속해 있었다.

1층에서 필요한 곰가죽 500개를 하루만에 납품한게 그것.

물론 영지와 유현 그리고 레아가 합심해서 하긴 했지만, 유현과 레아가 몰아오면 정신없이 살육하는 영지의 덕이 가장 컸다.

게다가,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의 재림이라는 그녀의 흑발머리는 그녀의 명성을 한층 더 높여줬고.

그녀는 어느덧 아리에 마을의 인기스타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이름도 못 올린 멍청이에 도박하다 두들겨맞은 찌질이. 거기다 흑마법사의 재림이라는 최악의 첫인상을 가지고 있지.’


유현은 생각할수록 우울해졌다.

그 생각은 어제 레아가 ‘명사수’라는 클래스가 떠오른 걸 보고 극에 달했다.

명사수는 말 그대로 원거리 공격에 대한 데미지를 보정하고, 전용스킬 속사와 매의 눈을 사용할 수 있는 클래스.

한마디로 원거리 사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유현은 빌어먹을 ???? 클래스만 가지고 있는 데다, 이 ???? 클래스를 해금할 수 있는 실마리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그렇게 유현이 한숨을 쉬며 앞에 있는 돌맹이를 차려는 순간.


“오늘은 이쯤하고 돌아가자! 내일은 5층 하층부까지 갈수 있을 것 같아.”


동굴에 울려퍼지는 영지의 말에, 유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무거운 몸을 들어올렸다.


*****


어느덧 유현이 이 세계에 도착한지 벌써 5개월이 흘렀다.

참고로 2개월전에 유현의 클래스는 존재를 드러냈다.


[유현, 용사, 클래스 기프트, 레벨 43]


그의 클래스 기프트는 이름 그대로의 의미다. 말 그대로 이 클래스의 기술은 딱 하나다. 바로 선물이라는 기술인데, 현존하는 모든 버프 중 랜덤으로 1개를 부여하는 기술이다. 참고로 이 세계에서 존재하는 버프는 무려 300개가 넘는다.

방어력을 높여주는 금강부터, 모든 능력치를 높여주는 여신까지.

당연히 이 많은 버프중에는 좋은 버프와 반대로 안 좋은 효과를 주는 디버프도 있다.

이 기프트의 기술의 제한 시간은 5분인데.

유현은 여기서 한가지 꼼수를 발견했다.

바로 기존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버프를 줄시. 제한 시간이 초기화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한 사람에게 걸수 있는 버프는 총 7개. 유현은 이걸 이용해 레아와 영지에게 번갈아가며 버프를 걸어 그중에 최대한 좋은 버프 7개를 그녀들에게 선물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오! 오늘따라 왜이렇게 운이 안 좋아. 그놈의 디버프만 몇 번짼지 모르겠네. 유현아. 이거 무슨 특정 버프 제한하는 그런거 없냐?”

“누나.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건 게임이 아냐.”

“게임이 아니긴. 야만용사부터 시작해서 명사수까지. 그냥 딱봐도 게임이잖아. 양판소 게임에서 흔해 빠진 설정.”

“.............양판소?”

“응? 아, 레아. 그러니까.......”

“양판소가 뭐야?”

“응? 그, 그게..........”


또 시작했다.

레아의 판도라 상자 열기.

몇 번이나 당해본 나는 조심하는 편이지만, 이제는 알 법도 된 영지는 여전히 저 고생의문으로 스스로를 집어넣는다.

아니, 말이 너무 많아서 통제가 안된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쨋거나, 유현은 계속해서 버프를 걸었다. 적어도 디버프 1개에 좋은 버프 4개 정도는 유지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은 3층부터 있는 보스 몬스터를 잡는 날.

최대한 만전의 상태를 준비해야만 한다.

그러나, 아직 버프의 이름도 생소한 유현에게는 일일이 걸어준 버프와 이름을 대조해봐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 철문. 철문의 효과는 방어력 상승 그리고 체력 강화. 이거는 모든 능력치를 10분간 상승하고. 이거는 5분간 치명타가 터질 확률을 높여주고. 이거는 일정 시간동안 무기의 강화상태를 +3 높여주네. 우와. 지금까지 본 버프중에 제일 좋네. 무기 강화가 3이라니. 그리고 이것은...................”


유현의 중얼거리는 소리에, 웃음을 띤 얼굴로 쳐다보던 영지가 말을 걸었다.


“천천히 해. 천천히.”

“맞아. 천천히.”


연이어 말하는 레아의 모습에 연지가 결국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유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는 종이와 무언가를 대조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렇게 몇분정도 반복했을까.


“됐다. 이정도면 충분할거야. 영지 누나가 디버프 2개인게 좀 그렇긴 한데. 여기 무기 강화 +3되는 효과가 워낙 좋아서 별 문제 없어. 레아는 이거. 최초 공격 30회까지 모두 치명타 확률 80%이상이니까 유념해서 사용해. 알았지?”

“응. 땡큐.”

“응. 고마워.”


그렇게 걸어가는 세 사람은 주변에 몬스터를 천천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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