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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뉴런 님의 서재입니다.

새벽 0시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완결

도파민뉴런
작품등록일 :
2020.11.22 20:58
최근연재일 :
2021.01.27 15: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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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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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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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8

DUMMY

사뮤크램닌의 몸통엔 인선의 형의 얼굴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얼굴은 고통에 겨워 흐느끼고 있었다. 여러 개의 얼굴들 나를 보고 있었다. 마치 하나의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혐오스럽고 역겨웠다.

인선의 머리통 옆에는 다리가 나와 있었고 여러 개의 머리통의 주변엔 장기와 팔, 다리가 어지럽게 배열되어있었다. 나는 도망쳤다. 굴의 깊은 곳으로 초고속으로 달렸다.

사뮤크램닌은 구르며 나의 뒤를 쫓았다. 일단의 소동으로 진화된 인간 노예들을 알아차렸다. 열대명의 무리가 사뮤크램닌의 뒤를 따라서 나를 쫓는다.

굴은 미로 같았다. 길의 여기저기가 복잡하게 구성되어있었다. 사뮤크램닌과 인간 노예무리가 따라오는 바람에 도망치기는 수월치 않았다. 나는 오토 5액션 소총의 열 감지 유도탄을 뒤쪽으로 날렸다. 인간 노예하나가 폭발하면서 조각났다.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많은 것들을 당해내기는 불가능했다. 내장된 유도탄은 많지 않았고 그에 비해 그들의 수는 많았다.

나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며 미로를 닥치는 대로 불규칙하게 달렸다. 놈들을 얼마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곧 놈들은 쫓아올 것이다. 이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보이는 표지라고는 외계어였다. 아버지를 찾기만 한다면 이곳에서 당장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서 찾는 다는 말인가? 놈들은 나를 추적하고 있고 이곳은 너무 복잡했다.

잠깐 숨을 돌리며 쉬었다. 양진주 박사는 고맙게도 내게 특수 입체 갑옷을 가지고 가라고 했다. 총알을 막을 수 있는 입체 갑옷이었다. 왼쪽 가슴 부위에 디스플레이가 있었다. 그것을 누르자 스텔스 전환이라는 기능의 표기가 나타났다. 스텔스 기능이라면 적진에서 적들에게 들키지 않는 기능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나는 스텔스 기능을 선택했다. 그러자 내 몸은 투명해졌다. 특수 입체 갑옷의 삼 미터 반경 내는 스텔스 기능이 활용되는 것이었다. 소총도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사뮤크램닌이 나타났지만 나를 그냥 지나쳐갔다. 이런 기능이 있다니 놀라웠다. 나는 이런 것을 알지 못했다. 어째든 놈들에게 들키지 않게 생겼다.

곳곳엔 진화한 인간 노예들이 나를 잡으러 서성이고 있었다. 놈들은 진화하기전의 인간 노예들과는 다르게 생겼고 좀 더 인간 노예보다는 흉물스럽게 생겼다. 놈들은 인간 노예보다 좀 더 강할 것이다. 울트라-A를 주사했지만 놈들을 상대하기는 버거울지 모른다. 때로 덤빈다면.

나는 놈들을 지나쳐 빨간색 외계어가 쓰여 있는 곳으로 갔다. 곳곳에 사뮤크램닌이 있었다. 인선이 형도 사뮤크램닌의 부속이 되어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를 구할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사뮤크램닌의 덩치는 4미터 정도의 원형이었다. 그들이 어떤 공격 방식을 갖는지 궁금했지만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특수 입체 갑옷의 배터리가 절반만 남아있었다. 배터리가 다되고 나면 스텔스 기능은 멈출 것이다. 그전에 아버지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두 시간 째 굴속을 헤매고 있었다. 두 시간에 절반이면 네 시간이면 배터리는 방전이 된다.

좀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가기로 했다. 어느 방에 도달 했다. 그곳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증거물 1호였다. 그것은 남자들과 뒤엉켜 섹스를 하고 있었다. 남자 셋은 증거물에게 키스를 하고 있다. 증거물은 달아올라서 신음을 했다. 곧 있자 증거물은 남자와 절정으로 치닫고 검은 색의 알들을 입으로 게워내고 있었다. 알들은 점액질 안에 쌓여 있어서 인간의 몸통만 했다. 증거물의 아가리가 악어처럼 벌어지더니 알들을 쏟아냈다. 그것의 나와 번식을 해서 생겨난 알들이었다.

남자들은 인간 노예가 아닌 인간처럼 보였다. 그들과 섹스를 해서 생긴 알이 아니었다. 나에 번식을 했을 때 당장 알을 게워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야 알을 생산하는 것이다. 증거물은 계속 번식을 해서 알을 자신의 자궁에서 생산하고 끊임없이 알을 낳는 번식 머신이다.

선입선출로 알들을 밀어내는 기계라고 생각되었다. 계속 번식을 하고 계속 알들을 생산하는 것이다.

인간은 임신 기간이 있어서 그러지 못하지만 증거물은 달랐다. 이대로 라면 지구는 베르칸드라인들이 완전히 점령 할 것이다.

알들은 남자들이 옮겼다. 수레에 싫고 어딘가로 간다. 알들을 가지고 상수 베르칸드라에게 갈 것이다. 상수 베르카드라는 알들로 뭉보자를 할 것이다.

남자들은 수레를 끌고 나를 지나쳤다. 특수 입체 갑옷의 스텔스 기능 때문에 투명해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을 따라가는 길은 통로와는 다른 비밀 길이었다. 비좁고 바닥은 울퉁불퉁했다. 나는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멀리서 따라갔다. 만연한 생각만으로 따라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생각해봐도 지금은 실수를 할 것 같았다. 상수 베르칸드라와 마주하면 좋을 게 없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상수 베르칸드라는 분명이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듬성듬성 횃불이 밝혀진 통로를 따라서 15분을 걸었다. 지나친 길에 진화된 인간 노예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상수 베르칸드라만의 전용 공간인 듯했다. 조금 더 가자 커다란 광장 같은 것이 보였다. 특수 입체 갑옷의 배터리는 삼분의 일만 남아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스텔스 기능이 사라지면 나는 그들에게 들키고 만다. 적진 한 가운데서 알몸으로 서있는 거나 마찬가지의 꼴이 된다.

마침내 상수 베르칸드라가 보였다. 그것들은 셋이었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어서 도망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머리통을 터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것들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나는 온통 붉은 색의 적어도 5미터는 되는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붉은 것이 최고 우두머리인 듯했다. 그것의 머리는 뾰쪽하며 눈이 있는 부위가 머리통의 위에서 아래서 길게 다이몬든 꼴이었다. 눈동자는 암흑의 빛이 나는 듯이 보였고 정삼각형의 위치로 세 개의 눈동자가 있었다. 한쪽 눈에 세 개이니 모두 여섯 개였다. 눈동자는 모두 모양이 달랐다. 짐승이나 악마의 눈동자처럼 안쪽에 가로선으로 갈라져 있었다.

머리위에는 머리털이라고 할 수 없는 게의 발 같은 날카롭고 뾰쪽한 것이 길게 여러 가락으로 내려 와있었다. 주둥이는 길었고 끝부분이 흡입판처럼 되어있었다. 말미잘 같았다. 융모가 이글거리는 듯이 꿈틀 댔다. 꿈틀거림은 카오스 구조처럼 불규칙한 운동으로 보였다.

목은 금속 같았고 괴상하게 가늘고 마디가 있어서 꺾여있었다. 어깨는 울퉁불퉁한 돌기들이 나있고 굉장한 크기를 자랑했다. 팔은 발끝까지 내려오며 가늘게 금속의 표면을 갈라져 틈이 벌어진 것처럼 근육들이 자리했다. 몸통은 머리와 팔에 비해서 가늘었고 팔과 마찬가지로 금속과 같은 가라진 근육들이 움직여댔다. 다리도 팔과 같은 근육들이 있었으며 여섯 개였다. 모두 무릎을 구부리고 구부정한 자세로 티라노사우르스의 다리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가늘고 길었다. 몸통은 활처럼 구부러져있었고 여섯 개의 다리가 지탱했다. 몸통과 연결된 꼬리는 끝으로 갈수로 가늘게 날카로 와져 있었고 10미터 정도였다.

다른 두 상수 베르칸드라도 색만 다른 뿐 모양이 똑같았다. 우두머리는 빨간색, 그 밑은 검은색과 파란색이었다. 그것들을 보는 순간 내 심장은 얼어붙는듯했다.

수레를 가지고온 남자들이 알들을 상수 베르칸드라 앞에 놓았다. 남자들은 돌아갔다. 빨간색 상수 베르칸드라는 수레의 알들을 고개를 숙여서 말미잘 같은 입으로 흡입했다. 이제 뭉보자를 할 시간이다. 그리곤 고개를 쳐들더니 귀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괴성을 10초간 짖었다. 검은색과 파란색도 우두머리를 따라서 괴성을 질렀다.

우두머리의 배에서는 엄청난 빛이 산란했고 그 빛은 빨간색으로 주변을 밝혔다. 우두머리는 검은색 상수 베르칸드라에게 다가가더니 입을 맞추었다. 빨간 빛이 입속에서 웅울거렸다. 빨간 빛은 검은색의 놈에게도 전염이 된 듯이 물들였고 검은 색은 파란색 놈에게 입을 맞추었다. 파란색 놈도 빨간 빛을 내였다. 방은 전부 불타는 듯한 빨간색 빛이 타올랐다.

빛은 삼분 간 작렬하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우두머리의 배 밑 부분에서 가시가 성성한 큰 성기가 나왔다. 우두머리는 검은 색의 배 밑 부분에 그것을 찔러 넣었다. 그것은 점점 길어지더니 검은 색의 배를 뚫고 나와서 파란색의 배 밑으로 들어갔다. 상수 베르칸드라는 하나로 뒹굴며 건물이 전부 터질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이것이 뭉보자다. 오 박사는 이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만 이 끔찍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나는 이 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너무 끔찍해서 구역질이 나왔다. 괴물들은 한 대 엉켜서 마구 몸을 흔들어댔다. 그리곤 끝났다. 빨간 빛도 사라졌다. 그러더니 우두머리가 무언가를 토했다. 점액질의 걸쭉한 것이었다. 검은색과 파란색도 토해냈다. 그것들을 서로 다른 놈들이 흡입하고는 자기들끼리 싸우며 발광을 했다. 그러자 그것들의 몸은 해수면이 파도가 치는 듯이 움틀 거렸다. 그리고 쓰러졌다.

한참 후에 일어나더니 무언가를 입속에서 나오게 했다.

입속에서 나온 것은 조금한 지렁이 같은 것이 한데 뭉쳐서 움틀 거리고 있었다. 저것이 베르칸드라인의 세끼들이다. 베르칸드라인들은 알로 부화되는 것이 아니고 알을 흡입한 다음 세끼형태로 부화하는 것이었다. 빨간색 상수 베르칸드라는 세끼들을 배속에다가 넣었다. 정확히는 배의 동그란 배 위에다가 집어넣었다. 이제 세끼들을 품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특수 입체 갑옷의 배터리가 번쩍거렸다. 배터리의 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그것들이 있는 장소를 벗어나서 뛰었다. 그런데 땅이 아래로 떨어졌다. 굴은 더 깊은 곳으로 낙하한다. 베르탄드라인의 우주선인 건물은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발각된 것인가? 그러니 놈들이 비상 조취를 취하는 것일 것이다.

나는 굴의 자하 2층에서 상층으로 오르려 무작정 뛰었다. 아직 까지는 특수 입체 갑옷의 스텔스 기능이 발휘되고 있어서 들키지 않았다. 젠장 들킨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 할지 모른다. 놈들은 나를 잡아 죽이려 들것이다.

놈들의 근거지인 굴은 매우 복잡했다. 사방에 진화된 인간 노예들이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하고 저들끼리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건물이 땅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한참을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지상 층의 절반 정도까지 지하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탈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를 찾지 못했다. 스텔스 기능이 점점 약화되고 있었다. 나는 전력으로 뛰어나갔다.

2층에 도달 했는데도 지상은 보이지 않았다. 모든 인간 노예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내 모습은 잘 본다면 희미하게 윤곽이 보일 정도로 스텔스 기능이 약화되었다. 3층의 대형 복도에 아버지가 보였다. 그는 증거물 1호와 같이 있었다. 움직임으로 보아서는 그자는 진짜 아버지가 아닌 것 같다. 그자는 언뜻 언뜻 내가 달리고 있는 쪽을 보았다. 그러더니 내가 가는 방향을 향해서 뛰었다. 나를 본 것이다.

스텔스 기능은 거의 소진 되었다. 깜박이며 내 윤곽이 들어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5층 계단을 날아오르듯이 뛰었나갔다. 연속으로 두 세 계단을 뛰어넘었다. 5층의 계단에서도 밖은 보이지 않았다.

그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오토 5액션 스캔기능을 켜보니 한 참 아래서 완벽한 몸매의 여자의 윤곽이 비쳐졌다. 증거물 1호도 따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전속력으로 계단을 연속 점프로 날아올랐다. 그자도 같이 날아오는 듯이 점프를 했다. 이제 8층이었다. 지상의 바닥이 보였다.

나는 8층의 꼭대기 계단에 도착했다. 옥상의 문을 열면 바로 지상이었다. 그런데 그자가 내 다리를 잡았다. 그자는 내 발목을 비틀며 잡아당겨 나를 떨어트렸다.

내가 넘어진 곳은 7층과 8층의 중간 계단이었다. 나는 다시 일어섰다. 그자는 나를 보고선 입가를 일그러트렸다. 내 모습은 점멸했다가 다시 보이곤 했다. 스텔스 기능이 많이 약화된 것이었다.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였다.

나는 오토 5액션 소총을 집어 들고 그자에게 겨냥해서 발사하려는 순간 그자는 나한테 뛰어들었다. 그 때문에 머리가 바닥을 처박았지만 뇌진탕이 생기지는 않았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울리며 멍했다. 그자는 내 얼굴을 겨냥해서 주먹을 연속으로 날렸다.

주먹은 계속 되었다. 얼굴 한 쪽이 함몰되는 듯한 충격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날아오는 주먹을 오른 손으로 막았다. 그러자 왼쪽으로 날아왔지만 이번엔 왼쪽으로 막았다. 그자와 힘겨루기가 이루어졌다. 그자의 오른 쪽 주먹은 내 얼굴 가까이 까지 왔지만 이내 저쳐졌다. 그리고 왼쪽은 꺾였다. 내 힘이 조금 더 우세함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일어서 소총을 들고 구부리며 헉헉거리는 그자의 휘어진 등을 발고 계단을 한 번에 올라섰다. 그자는 바닥을 뒹굴었다. 나는 도망치려 했으나 그자가 나를 덮쳐서 내 목을 졸랐다.

숨쉬기가 힘들다. 점점 구역질이 목구멍 안으로 올라온다. 오른 족 다리엔 찬 레이저 카터를 빼내서 그자를 찌르려 했지만 그자가 한 발 앞섰다. 그자는 멀찌감치 떨어져버렸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옥상 문을 열고 탈출을 하려 했다. 옥상문은 우주선의 문 같았다. 수동식 개폐 장치가 달려 있었고 문은 매우 두꺼웠다. 레버를 돌린 다음 문을 열고 탈출했다.

은은한 달빛이 빛나고 있었다. 그 가운데 구름이 끼어있었다. 어둠은 사방에 내려앉았다. 주위는 고요하고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있다가는 인간 노예들에게 당할지 몰랐다. 어서 도망쳐야 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뛰쳐나올 것이다.

그자가 지상으로 나왔다. 나를 보더니 식식거리며 코에서 훈김을 내뺐었다. 오토 5액션 소총의 기관총 기능으로 그자에게 총알을 듬뿍 날렸다. 그자는 오른쪽으로 구르며 총알을 피했고 그곳의 거대한 바위를 집어서 내 쪽으로 날렸다. 피할 겨를이 없었다. 오토 5액션 소총의 유탄을 발사해서 바위를 산산 조각냈다. 파편이 날렸지만 조금한 돌덩이 특수 입체 갑옷에 맞아서 튀었다.

스텔스 기능이 거의 소진되었다. 내 모습은 지직거리는 맛이 간 아날로그 TV의 화면처럼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했다.

그때였다. 그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바위의 산산이 부서진 흙가루가 날리며 돌덩이들이 떨어지는 가운데 그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 곳에서도 그자는 보이지 않았다. 갑작이 숨이 막혀왔다. 놈은 어디로 도망 친 것인가? 공중분해라도 되었단 말인가?

오른 발을 조금 움직였다. 발을 띄고 천천히 빙 둘러 보았다. 머리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며 내 머리통을 강타했다. 그렇다 그자는 머리위에 있었던 타워 크레인위에서 나를 공격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만 심하게 넘어졌다. 오토 5액션 소총과 레이저 카터를 놓쳐버렸다. 충격 때문에 머리가 빙빙 돌고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었다. 그자가 어떻게 저 높은 타워 트레인에 뛰어 오를 수 있었단 말인가? 설명이 되지 않았다. 이제 그자는 나를 요리해 나갔다.

척추가 부수지는 듯했다. 그자를 내 등을 마구 다리로 짓밟았다. 그러더니 머리통을 무지막지하게 발로 수직의 동작으로 여러 번 강타했다.

처참한 꼴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어서려 안간힘을 섰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대로 있다간 죽을 것이다. 한 움큼의 피를 토했다. 그러자 전신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펄쩍하고 일어섰다. 놈의 목을 부여잡고 차가 다니는 도로위에 던져 버렸다. 그자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착지했고, 곧 오는 승용차의 머리를 냅다 옆으로 틀어서 던졌다. 승용차는 요란하게 비틀대면서 움직이더니 내 쪽으로 끼익 소리를 내면서 달려들었다. 나는 가뿐이 승용차를 뛰어넘고 오토 5액션 소총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곤 단번에 뛰어서 그자가 있는 도로의 한 가운데로 점프를 했다. 그자의 목구멍 안에다가 총구를 박았다. 이제 당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지마 그 사람은 너의 아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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