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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D2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현실을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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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
작품등록일 :
2023.05.15 21:15
최근연재일 :
2023.06.05 17:14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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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169,252

작성
23.06.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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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1. 협력적 경쟁관계

DUMMY

슈콰가가각!


박광도의 검이 세로로 쪼개졌다.


"......!"


그만 입을 떡 벌리고 만 박광도. 그는 지금 자기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정확하게 양분된 박광도의 그래핀 소드는 더듬이처럼 양 갈래로 누웠다.

척. 주하가 멍하니 있는 박광도의 목에 검을 겨눴다.

양측 전광판이 각자 상대의 목을 겨누고 있는 두 미녀의 모습을 비췄다.

경기장은 고요했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거대한 에너지가 폭발하기 직전의 그것이었다.


[대...대단하다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누구의 입이 먼저 떨어졌는진 알 수 없었다.

장내 아나운서고 관중이고 모두가 열광적인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었다.

서견우는 중앙 전광판을 봤다.

남은 시간 1분. 아직 점수차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가희가 말했다.


"썩고 있다고?"


서견우가 빙긋 웃었다. 가희가 싸늘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성장하고 있어."

"그런 거 같네."


저벅, 저벅, 서견우가 걸어가 박광도를 툭 치곤 반으로 갈라진 그래핀 소드를 넘겨받았다.

박광도도 빙글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서견우가 두 여자를 보며 말했다.


"이름이 신현철이었나? 당신들이랑 같은 길드지?"

"......"

"내가 말실수한 걸 인정하지. '그런 길드'라고 베스트 플랜을 격하한 거 사과할게. 오늘 베스트 플랜 길드한테 여러가질 배웠네."


서견우가 나란히 선 가희와 주하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들 강하네. 우리가 졌어."


툭.


서견우가 던진 반으로 갈라진 그래핀 소드가 가희와 주하의 발 앞에 떨어졌다.


"기권."


두 남자가 손을 들어올렸다.


"우와아아아아!"

"이건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야!"

"5티어가 3티어를 이겼다고!"


관중들의 함성이 다시 터져 나왔다.

가희와 주하는 서로를 쳐다봤다. 둘 다 입술이 움찔 움찔 하는 게 무슨 할 말이 있긴 한데 좀처럼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다 한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손바닥이 날아갔다.


짝!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해보는 하이파이브였다.

한편.

불끈.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민호는 주먹을 쥐었다.

비록 다시 각자 1:1 싸움으로, 현철과 제시카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저게 저들만의 협력방식일지도 몰랐다.

서로의 경쟁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협력적 경쟁관계.'


#


"푸하하! 역시 너희들이 해낼 줄 알고 있었다고! 아야야!"


베스트 플랜은 뒤풀이겸 민호의 방에 모였다.


"코치! 닥터가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고 했잖아!"


붕대가 칭칭 감긴 팔뚝을 매만지고 있는 현철에게 제시카가 핀잔을 줬다.

오프너의 사기적인 능력 중 딱 하나만 꼽으라면 그건 신체 재생능력이 될 것이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인은 수십 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처도 적당히 치료하고 일주일 정도만 관리하면 깨끗하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게 오프너였다.

현철은 원래부터가 탈인간의 피지컬을 가지고 있던 남자였다.

그런 현철이 마나 개방자가 되었으니 그의 회복 능력은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오빠. 엄살은 그만 좀 떨지?"


가희가 피식 웃으며 시원한 캔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가희는 기분이 좋은 듯했다.


"어, 티났냐?"

"언니. 그리고 코치도. 뼈가 보일 정도로 깊은 상처였어."


제시카의 눈망울은 물기로 젖어있었다.

현철은 머쓱한 얼굴이 되었고, 가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제시카 말대로, 며칠은 조심하자 형. 어차피 우린 화요일 아니면 수요일 투입이 될 거 같으니까. 그때까진 푹 쉬어 둬."

"왜? 전체 대표 회의는 일요일이라며? 아직 모르는 거 아니냐?"


길드원의 경기 참가가 없었던 목요일, 강현은 협회로 가서 대진격 주간 참가서를 내고 왔다.

현철의 물음에 민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동안 좀 알아봤어. 매년 투입 순서는 거의 똑같더라고. 제국이나 창천 같은 1티어 길드가 무조건 월요일 투입이야."

"그거 별로네."


묵묵히 맥주캔만 홀짝이고 있던 주하가 말을 툭 던졌다.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주하는 오히려 어깨를 당당하게 펴며 말했다.


"그렇잖아? 대진격 주간이라는 게 결국 누가 더 먼저, 더 많이 뮤턴트를 처치하는가의 싸움인데, 안 그래도 유리한 1티어 길드들이 제일 먼저 투입이라니. 불공평해."

"상관없어 순서 따위."


가희의 대꾸에 주하가 '홱' 소리가 날 듯이 그녀에게 고갤 돌렸다.

가희는 주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어차피 우리 목표는 2단계 포털 셧다운이야.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상위 티어 길드와 동시에 출발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어."

"......?"


주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민호는 놀랐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


다른 두 사람을 보니, 그들도 놀란 얼굴이었다.


"어, 맞다. 그랬지? 깜빡 잊고 있었다."

"맞아. 대표님이 그런 말 했었잖아. 우리 목표는 2단계 포털 셧다운 시키는 거라고."

"다들 무슨 소리야? 오빠?"


주하가 민호를 쳐다봤다.


"주하한텐 아직 말 안 했구나. 이번 대진격 주간 동안 우리 목표는 2단계 포털을 셧다운 시키는 거야."

"...겨우?"


민호는 빙긋 웃었다.


"시작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잖아?"


한편 같은 시간, 경성 제국 호텔 최상층. 스위트 룸.

그곳에선 아까부터 끔찍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내 목표를 너희들에게 말해준 적이 없던가?"


박광도와 서견우는 만신창이 같은 몰골이었다.


"헤, 헤헤. 말해, 마, 말해 주셨습니다."


박광도가 무릎 걸음으로 기어가 성시후의 허리춤에 매달렸다.

워낙 거대한 사내라 무릎을 꿇은 상태가 성시후와 비슷해 보였다.

부조화스럽게도, 박광도는 어른에게 혼나는 아이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퍽. 부우웅, 쿠작! 성시후의 주먹 한 방에 박광도의 거구가 날아가 벽을 아작내며 쑤셔박혔다.

다음은 도발적인 눈빛으로 바닥을 쏘아보고 있는 서견우였다.

성시후가 서견우의 머리채를 틀어잡아 턱을 들어올렸다.


"왜 졌지? 왜, 이길 수 있는데도 져줬지? 견우야.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가."

"...질 만 했으니까."

"뭐라고?"


서견우의 시선이 움직여 성시후를 쳐다봤다.


"질 만 했으니까 졌다고. 요."

"으으... 견우야. 그만..."


바닥에 엎어져 있던 박광도가 손을 뻗으며 서견우를 말렸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었다.

성시후가 입꼬리를 올리며 팔을 걷어부쳤다.


"그래? 그렇게 생각해 견우야? 그럼 형이 이제부터 네 생각이 잘못 됐다는 걸 가르쳐줄게."


잠시 후. 성시후의 방에서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무서운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명이나 신음소리는 없었다. 단 한마디도.


#


일요일 오후.

민호는 가희만 데리고 호텔을 나섰다.

두 사람의 목적지는 대한 오프너 협회 대구지부 대회의실.

규정상 각 길드 대표는 1인의 수행원만 대동할 수 있었다.


"가희야. 근데 토너먼트 우승 포인트 들어왔어?"


두 사람은 협회 대구지부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네. 2천 포인트 정도. 생각보다 많이는 안 들어왔네요."


하지만 민호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2천 포인트나? 그럼 이제 5~6천 포인트만 더 벌면 4티어 되겠구나."

"네. 그럴 거 같아요."


1포인트를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 원쯤 된다.

즉 가희는 20억 원을 우승 상금으로 받은 것과 다름 없었다.

가희가 민호를 힐끗 보더니 다시 창밖을 주시했다. 그러더니 다시 민호를 곁눈질 했다.

민호가 피식 웃었다.


"가희야. 무슨 할 말 있어?"

"......"


가희가 잠시 말을 망설이더니 조심스레 입술을 뗐다.


"윤주하가 대표님한테 송금한 10억 원. 어떻게 했어요?"

"응?"


아. 그런 일이 있었지. 그 뒤로 너무 정신없게 일이 흘러가서 깜빡 잊고 있었다.


"완전히 잊고 있었네. 그냥 가지고 있어. 왜?"

"돈... 필요하세요?"

"하하. 왜. 가희가 나한테 용돈이라도 주게?"


민호가 빙긋이 웃으며 가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을 온전히 느끼려 잠시 눈을 감았던 가희가 조급함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민호를 바라봤다.


"그 돈, 윤주하한테 돌려주면 안 돼요? 10억은 어떻게든 제가 마련해서 드릴게요."


참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말이었다.


"가희야. 그럴 필요 없어. 나 돈 있고, 10억은 주하한테 돌려줄 거야. 지금까진 그냥 잊고 있었을 뿐이야."

"정말요?"

"응. 하하. 현철이 형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내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나 아직 돈 많아."

"휴우. 다행이에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가희를 보며 민호는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이제 현금은 거의 바닥났다. 이대로 가다간 길드원들 밥도 못 챙겨줄 판국이다.

그렇다고 주하가 준 돈을 꿀꺽할 생각은 없었다. 주하 집안의 재력을 이용하는 건 추후의 일이다.


'괜찮다. 돈은 이제 곧 들어온다.'


돈이 다 떨어진 건 민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대진격 주간이 지나면 길드원들이 처리한 뮤턴트의 처분료가 들어올 거다.

중요한 건.


'에디터가 준 미션.'


2단계 포털 셧다운.

장벽 너머의 상황이 어떨지는 미지수였다. 자신도 그렇고 길드원도 그렇고,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었다.


'최대한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두 가지 병행될 수 없는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면 좋을지 민호는 고심에 빠졌다.

그러던 중 택시는 대구지부 앞에 섰다.


"손님. 다 왔습니다. 5만 8천 원입니다."


대구 택시는 기본요금이 3만원부터 시작했다. 미터기도 거의 초단위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또 한 번 대구의 살인적인 물가를 경험한 민호는 요금을 지불하고 가희와 택시에서 내렸다.


"역시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협회 건물도 크네요."


수십 층짜리 거대한 빌딩을 앞에 둔 가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회의실은 47층이라고 들었다.

민호가 말했다.


"가희야. 가자."


두 사람은 나란히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으리으리한 로비를 지나쳐 서른 명은 탈 수 있을 법한 엘리베이터에 오른 두 사람.

엘리베이터에는 둘 외에도 다른 길드 사람들도 여럿 같이 탔다.

그들은 저마다 가희를 보며 속삭였다.


"쟤 걔 아냐?"

"맞다. 토너먼트 대회."

"가까이서 보니 더 미모가... 윽. 왜 꼬집어."


가희는 이미 대구의 유명인이 되어있었다.


[띵. 47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간단한 신분 조사가 있었다.

대회의장은 47층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회의장 안에 들어간 민호는 일단 그 규모에 놀랐고 다음은 사람들의 숫자에 놀랐다.


'어림잡아도 2백 명은 넘겠는데?'


각 길드에 대표 하나, 수행원 하나가 규정이니 최소 1백 개가 넘는 길드가 참가했단 소리다.

한국에 이렇게나 길드가 많았나 싶었다.

사실 대구에 오기 전엔 대진격 주간이란 게 있단 사실도 몰랐던 민호로선 여러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직 난 오프너 세계에 있어선 외부인이다.'


그만큼 자신은 이쪽 세계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환히 웃으며 다가왔다.


"오오. 민호야. 왔냐? 참가 길드 명단을 보다가 놀랐다. 너도 참가할 줄은 몰랐거든."


성시후였다.


"음?"


민호는 성시후와 동행한 수행원을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어떻게 얼마나 맞으면 저렇게 되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몰골이 엉망인 남자 하나가 절뚝거리며 그의 뒤에 서있었다.


'서견우.'


가희와 토너먼트 최종전을 치렀던 상대편의 미남자다.

가희도 서견우를 알아봤는지 살짝 눈을 크게 만들었다가 도로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물론. 우리도 참가 해."


민호의 말에 성시후가 빙긋 웃었다.


"그래? 괜찮겠어? 형이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대진격 작전은 보상도 크지만 그만큼 위험도 커. 하이 리크스, 하이 리턴. 알지?"

"그렇다고 하더라고."

"너희 길드 최고 전력이면, 이쪽 최가희 씨 아닌가?"


성시후가 은근한 미소를 보내자 가희가 외면했다.


"맞아. 가희가 우리 베스트플랜 대표 오프너니까."

"그래? 나도 개인적으로 가희 씨 실력은 인정하지만, 길드로 봤을 땐 너희 정도 전력으로 대진격 주간에 참가하기 좀 힘들 텐데."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게."

"그러냐?"


성시후가 민호의 단호한 말에 피식 웃곤, 가희에게 윙크를 한 번 보내곤 자리를 떴다.

서견우는 성시후를 따라 돌아서기 전 가희를 한 번 쳐다봤지만, 가희는 표정에 조금의 미동도 없는 얼굴로 그의 시선을 받았을 뿐이었다.

두 남자가 멀어지고, 민호는 가희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가희야. 어차피 우린 2차나 3차 투입이니까. 1차 투입 길드가 간 길을 따라가면 돼."

"네. 걱정 안 해요."


곧 대표 회의가 시작되었다.

민호와 가희의 자리는 당연하게도 대회의장에서 가장 말석에 배치되었다.

대회의장에는 그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거의 3백에 이르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올해도 이렇게 대한민국의 존망을 가르는 중차대한 작전에 참가해주신 협회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회의는 대한 오프너 협회 대구지부장의 인삿말로 시작되었다.

그 다음 협회 간부의 격려사와 작전 운영부의 대진격 주간 소개 같은 기타 등등의 절차적인 순서가 이어지고, 의외의 인물이 앞으로 나왔다.


"이것으로 1부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2부로 들어가겠습니다. 2부는 이번 대진격 작전의 총사령관으로 선임되신 S&C 대표, 성시후 오프너께서 진행하시겠습니다.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짝짝짝짝짝짝!


대회의장을 가득 메우는 박소 소리가 잠시 흘러나왔다.

성시후는 마이크를 잡곤 미소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성시훕니다. 우선 총사령관이란 막중한 임무를 주신 협회 측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미 아이돌 시절부터 대중 앞에 서는 것에 트레이닝이 되어있던 덕인지, 성시후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음성으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해서, 작전 투입은 총 4차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투입 순서는 협회 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정해진 것이므로, 비록 불만이 있으시더라도 여러 길드 대표님들의 너른 양해를 바랍니다."


총사령관 선임도, 길드 투입 순서도 전부 협회가 정하는 건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이라 불만이 생길 여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굳이 사과를 하는 성시후의 모습은 여러 길드 대표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관종끼가 있어서 그렇지, 성시후도 근본 인성은 참 바른 사람이야."

"당연하죠. 이채아 같은 인물이 괜히 성시후랑 결혼했겠어요?"


주위에서 소곤거리는 소리는 민호와 가희에게도 들려왔다.

가희는 민호를 살짝 훔쳐봤고, 그의 얼굴이 떠올라 있는 씁쓸함에 뿌득 이를 사려물었다.


"그리고. 이번 작전은 특별히 길드 대표님들께 협조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성시후가 잠시 말을 끊곤 좌중을 둘러보았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을 때, 성시후의 입이 열렸다.


"대진격 작전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여기 계신 모든 대표님들이 직접 작전에 뛰어드실 것을 요청합니다."

"......!"


대회의장이 순식간에 웅성거림으로 뒤덮였다.

길드 대표라고 꼭 오프너로서의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개중에는 길드로 사업을 하는 일반인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직접 그 사지에 뛰어들라고? 그건 죽으란 소리다.


"물론!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닙니다. 다만."


성시후의 딱 자른 음성에 좌중의 소란이 수그러들었다.


"대표님이 직접 작전에 투입되실 경우, 해당 길드에 돌아가는 보상에 300퍼센트의 인센티브가 지급될 예정입니다."


성시후의 한쪽 입꼬리는 묘하게 올라가 있었다.

대회의장의 웅성거림이 조금 전의 두 배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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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협력적 경쟁관계 23.06.05 11 0 17쪽
20 20. 결승 23.06.04 13 0 17쪽
19 19. 넘을 수 없는 벽 23.06.03 14 0 18쪽
18 18. 주하의 역린 23.06.02 14 0 18쪽
17 17. 오프너 토너먼트 매치 23.06.01 14 0 19쪽
16 16. 뮤턴트 생성 23.05.31 15 0 21쪽
15 15. 윤주하 생성 23.05.30 13 0 17쪽
14 14. 나는 너의 분신 23.05.29 16 0 17쪽
13 13. 뮤턴트 침입 23.05.28 11 0 19쪽
12 12. 대구 입성 23.05.27 9 0 19쪽
11 11. 가희의 본능 23.05.26 14 0 17쪽
10 10. 함정 23.05.25 14 0 17쪽
9 9. 사생팬 23.05.24 13 0 17쪽
8 8. 제시카 생성 23.05.23 15 0 18쪽
7 7. 70미터의 여신 23.05.22 22 0 18쪽
6 6. 라이센스 시험(2) 23.05.20 20 0 17쪽
5 5. 라이센스 시험(1) 23.05.19 20 0 18쪽
4 4. 최가희 생성 23.05.18 23 0 18쪽
3 3. 식물인간 +1 23.05.17 30 2 18쪽
2 2. 이레귤러 포털 +1 23.05.16 31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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