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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D2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현실을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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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
작품등록일 :
2023.05.15 21:15
최근연재일 :
2023.06.05 17:14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4
추천수 :
5
글자수 :
169,252

작성
23.05.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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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1. 가희의 본능

DUMMY

'상주 연합'은 하나 같이 무기를 통일하고 있었다.

1.2m 길이의 검신에 톱니가 검날을 빙 둘러 박혀있는 검.

그래핀 소드다.

물론 진(眞) 그래핀 소드는 개당 가격이 수십 억 원을 넘어가는 고가품이니 저건 다 모조품일 것이다.

그래도 무기를 통일하고 있다는 건 체계가 잡혀있단 소리였다.

가희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둘러 싸! 포위해!"


한 남자가 외쳤다. 키 175cm정도에 잔근육이 탄탄하게 잡혀 있는 자다.

저 녀석이 리더다.

가희는 자신을 중심으로 원이 만들어지기 전에 리더남에게 달려들었다.


"큭!"


콰각! 검과 검이 맞부딪히자 둔탁한 소리가 났다.

1합에 가희는 자신의 근력이 이 남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힘 대결은 의미가 없다.

가희는 자신의 칼에 가중되어 오는 힘을 옆으로 흘리며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이 썅년이...!"


그의 자세가 흐트러지는 틈을 타 목을 베었다.

촤악! 잘라버리고자 한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괜한 힘을 소비할 필요는 없었다.

가희는 그가 떨어뜨리는 그래핀 소드를 낚아 채곤 지금까지 잘 써먹은 이장의 칼을 지척으로 다가온 여자에게 날렸다.


푸욱!


"쿨럭! 끄륵!"


여자가 가슴 깊숙히 박힌 칼을 부여잡았다.

리더가 쓰러짐으로 이미 진형은 무너졌다.

가희는 그래핀 소드에서 친숙함을 느꼈다. 이 길이, 이 무게, 이 그립감.

가희의 검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쉬싯! 스팟, 촤아악!


"크허억!"

"아, 아아!"


푸화악! 퍼걱, 까각!


"뭐, 뭐야... 뭐야 이년!"


푸욱!


"뭐냐고!"


무리의 중앙을 파고 들어 흩트려놓고, 홀로 떨어진 먹잇감의 급소를 난자해 놓는다.

쓸 데 없는 움직임은 없었다. 가희의 움직임은 효율적이었고 합리적이었다.

무엇보다.


"아니 씨바알 왜 이렇게 빠른 거야!"


털썩, 털썩, 1초, 혹은 2초 상간으로 정원에 널브러진 시체의 숫자가 달라졌다.

리더남이 살아있었다면 조금은 달랐을까.

하지만 가희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선 리더가 있든 없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푸화아아아아...!


"어? 큰형님! 차에 불이!"


그들이 타고 온 세 대의 차가 일시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상주 연합의 우두머리, 박철상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차에 불이 난 것을 본 그는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오, 오라버니?"


김미정이 당황한 얼굴로 박철상을 바라봤다.

그녀는 지금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 예쁜 미친년에게 복수도 하고 최민호도 되찾기 위해 박철상을 끌어들인 건데, 이건 이러다가 애꿎은 길드원만 떼죽음 당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박철상이 웃음을 터트리니 김미정은 진심으로 그가 미친 건가 생각했다.


"좋아! 아주 좋아!"

"여기! 여기 한 명 더 있다!"


불타고 있는 차 쪽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장집으로 진입하지 않고 박철상의 뒤에서 대기하던 남자 다섯이 우루루 달려갔다.


"헤헤. 너희들 집에 갈 때 타고 갈 차가 없어져서 어떡해? 너무 불쌍하다. 아. 돌아갈 사람이 없어서 괜찮나?"


제시카였다.

그녀는 가희의 지시대로 정원에서의 싸움이 한창 무르익어 모두의 정신이 거기로 팔린 틈에 차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제시카 앞에 선 다섯 남자는 저마다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는 죽일 듯이 그녀를 노려보았고 누군가는 그녀의 미모에 눈에서 정욕을 불태웠다.


"난 불이 좋아."


하지만 곧 모두의 표정은 통일되게 되었다.


푸화아!


"크아아아악!"


제시카에게 가장 먼저 달려든 남자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다섯 중 가장 두 눈이 욕망으로 번들거리던 남자였다.

와락, 그가 제시카를 온몸으로 감싸 안기 직전, 불타오르는 차의 불길이 기묘하게 움직여 그를 덮쳤다.


"크아악! 크아아아악!"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지만 전신에 옮겨붙은 불길은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나머지 네 남자가 경악한 얼굴로 불 타 죽고 있는 동료를 쳐다봤다.

제시카가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붙였다.


"후응? 왜 안 와? 그럼 내가 갈게!"


제시카가 다섯 남자에게로 달려들었다.


"으, 으아!"


차에서 시작된 네 개의 불의 꼬리 같은 것들이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한편 정원에는 이제 겨우 세 사람의 상주 연합원이 남아있었다.


"됐다. 그만."


박철상이 정원으로 들어왔다. 재빨리 세 사람이 물러났고, 박철상이 뭐라 말하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가희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박철상에게 달려들었다.

박철상이 말을 바꿨다.


"낭만 참 없구만."


박철상이 그래핀 소드를 들었다. 부하들과는 다은 거무튀튀한 색깔의 그래핀 소드였다.

가희의 검이 찌르고 들어오자 박철상이 칼자루를 꽉 쥐었다.


캬라라라라락!


그래핀 소드의 톱니가 굉음을 내며 세차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진 그래핀 소드였다.

가희의 검은 박철상의 톱니에 튕겨져 나갔다.

진짜 그래핀 소드는 검이라기 보단 감압식 전기톱에 가까웠다.

가희의 중심이 흔들리고, 박철상은 입꼬리를 올리며 가희의 한쪽 어깨를 내리쳤다.


"팔 한 짝 정도 없어도...?"


박철상은 한쪽 팔이 없는 가희의 나신을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희는 몸을 빙글 회전시켜 박철상의 뒤로 돌아나갔다.

가희의 검이 박철상의 허리에 박히기 직전, 그의 그래핀 소드가 가희의 검을 쳐냈다.


카가각! 짜작.


가희의 검에 금이 갔다. 공격을 한 당사자는 손맛으로 그걸 느꼈다.

박철상이 다시 시익 웃었다.


"흐흐."


가희는 생각했다.


'이 아저씨 금니, 재수 없네.'


박철상이 사정없이 그래핀 소드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캬라락! 캬라라라락!


그의 검을 한 번 쳐낸 가희는 이후로는 그저 회피만 할 수밖에 없었다. 검이 두동강 났기 때문이다.


"크하! 크하하! 어떠냐! 이제 나에게!"


바웅, 바우웅! 캬라라라라라라락!


"굴종할 준비가 되었더냐! 크하하학!"


박철상의 광기 어린 공격은 대단히 무질서하고 날카로운 부분이 조금도 없었지만, 그의 근력이나 스피드 자체는 확실히 뛰어난 수준이었다.

뒤로 조금씩 물러나며 박철상의 공격을 피하거나 옆으로 흘리던 가희는 어느덧 자신이 벽까지 몰린 걸 깨달았다.


"크하하하하!"


캬라라라라락!


박철상의 광소와 그래핀 소드의 소음.

가희의 아미가 찌푸려졌다.


"시끄러워."

"크하, 응? 뭐라고?"


톱니의 회전이 멈췄다.


"시끄럽다고."

"푸하! 푸하하하하하!"


박철상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그래핀 소드를 가희에게 겨눴다.


"난 26명을 강간하고 그중 22명을 죽였지."

"......"

"대격변 전에 말이야. 지금은 몇 명을 강간하고 몇 명을 죽였을 거 같냐?"


가희가 말을 씹어뱉었다.


"몰라. 이 역겹고 멍청한 놈아."

"크하하하하하! 정답이다! 나도 몰라! 크크큭."


박철상이 잔인한 미소를 띄웠다.


"그런데 강간은 한 명 늘 거 같다."


그래핀 소드가 힘껏 들렸다.

캬라라락! 그래핀 소드의 톱니가 가희의 어깨에 내려꽂히려던 찰나, 간발의 차이로 가희의 발등이 박철상의 가랑이를 올려찼다.


"크욱!"


아무리 마나 개방자라도 급소의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압력이 사라진 그래핀 소드는 즉시 동작을 멈췄고 가희는 어깨에 톱니가 박히는 정도의 부상만으로 위기를 넘겼다.


철커덕.


주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그래핀 소드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가희는 중심을 부여잡은 채 주춤주춤 물러나고 있는 박철상의 턱을 올려찼다.


빠각.


턱이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박철상이 벌러덩 넘어지고, 그래핀 소드를 주워든 가희는 놈의 가랑이 사이에 그걸 힘껏 내리찍었다.

캬라라라!

아니, 내리찍으려 했다.


"스톱! 그만! 최민호 죽어!"


가희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현관문 밖으론 축 늘어진 민호와 그를 붙잡고 있는 김미정의 모습이 보였다.

김미정은 과도를 민호의 목에 들이대고 있었다.


"칼 내려놔. 내려놔 이 미친년아!"


톱니의 회전은 멈췄고 그 끝은 박철상의 중심부에 닿기 직전이었다.

턱이며 낭심의 고통도 잊은 박철상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어후, 씨벌 뒤질 뻔 봤네!"


가희의 눈동자가 빠르게 여러 사람을 훑었다.


'현철 오빠는? 김미정, 박철상을 제외하고 남은 사람은 넷. 제시카는 저쪽에 있다.'


벌떡 일어난 박철상이 턱을 잡고 우악스럽게 움직여 빠득, 어긋난 뼈를 맞췄다.

아직 중심부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은 듯 박철상은 연신 허리 뒤를 두드렸다.


"미정아 잘했다! 애기야. 저어기, 저 남자애 살려야지? 칼 그거 그런 거 갖고 놀면 못 쓴다잉. 이리로 던져."


아직 박철상을 내리찍으려던 자세 그대로던 가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옳지. 오옳지. 자. 그거 이쪽으로 던져."

"던지라면, 빨리 쳐 던져!"


김미정이 발악 같이 외치며 당장이라도 쑤실 듯이 과도를 민호의 목에 들이밀었다.

대단히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가희는 오히려 침착해졌다.

활짝 열린 현관문.

제시카와 시선이 맞았다. 제시카가 민호 쪽에 눈길을 돌리며 입술을 쪽 내밀었다.

가희가 그래핀 소드를 던져 주려는 듯 자세를 낮춰 팔을 위로 죽 올렸다.

박철상의 얼굴에 승리자의 미소가 떠올랐다.

가희가 외쳤다.


"오빠 신발장!"


모두는 가희가 욕을 했거나, 본인들이 뭘 잘못 들은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딱 한 명은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


우당탕!


집 안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고, 김미정이 고갤 안쪽으로 돌렸다.

푹! 김미정의 한쪽 눈을 통과한 회칼이 뒤통수를 비집고 튀어나왔다.


"캬아아아악!"


가희의 신형이 그대로 튀어나갔다.

이후의 상황은 1초 단위로 숨가쁘게 흘러갔다.

챙그랑, 땅바닥에 떨어지는 과도.

자기 얼굴을 감싸 쥐는 김미정.

무너지는 민호를 감싸 안는 현철.


캬라라라락! 커거걱.


한쪽 다리가 절단 나는 박철상.

불길에 휩싸이는 네 남자.

땅바닥에 뒹구는 박철상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는 가희.


"죽기 전에, 너도 전신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그 고통을 느껴봐."


가희의 그래핀 소드가 박철상의 가랑이 사이로 날아들었다.


캬라라락, 써걱!


#


"아휴, 여자 손이 어째 그렇게 맵던지."


현철이 너스레를 떨었다.

현철의 한쪽 눈 두덩이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고 입술은 터져 있었다.

마을 소각장에 시체를 모아 불태우고 떠날 채비를 끝냈을 때쯤엔 벌써 동이 트고 있었다.


"박철상. 들어봤어?"

"박철상? 유명한 사람이야 코치?"

"응. 옛날에 한국에서 아주 악명 높은 연쇄 강간범에 연쇄 살인마였어."

"그랬구나. 죽어 마땅한 놈이었네!"

"그래. ...가희한테는 더더욱."


같은 시간.

벽에 기대 앉은 가희는 침대에서 곤히 잠든 민호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대표님."


민호의 상태는 많이 좋아져 있었다. 열도 많이 내렸고 혈색도 돌아왔다.

가희는 쓸쓸한 눈빛으로 민호에게 말했다.


"오늘. 친구의 복수를 했어요."


가희는 무르팍을 끌어안았다.


"나 중학생 시절에 따돌림을 당했어요. 난 그저 혼자 있는 게 좋고, 말을 많이 하는 걸 안 좋아할 뿐인데, 건방지다며 일진 애들이 괴롭히더라구요."

"......"

"그런 나한테 유일하게 잘해준 친구였어요."

"......"

"하하. 하아. 그렇게 좋은 사람이 왜 그렇게 끔찍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복수를 하니까, 마음이 좀 나아졌어?"

"......!"


민호가 눈을 떴다. 그가 잠에서 깬지 몰랐던 가희가 눈을 크게 만들었다.


"죄송해요. 제가 깨웠나요?"

"아냐. 그냥, 비몽사몽이었어."


가희에게로 다가간 민호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다 기억나진 않지만, 가희 네가 날 지켜준 건 알겠어."

"......"

"고마워 가희야. 또 날 지켜줬구나."


민호의 눈을 더 이상 마주보고 있지 못하겠는지 가희가 시선을 피했다.


"아니에요. 당연한 일인 걸요."


가희의 나지막한 음성이 이어졌다.


"...저에게 있어서, 대표님을 지키는 건 본능 같은 거예요."


민호의 손이 가만히 가희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가희의 떨리는 눈길이 민호를 향하고, 민호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위로했다.


"미안해 가희야. 날 지키는 존재로만 널 만들어서. 널 만들기 위해 썼던 글들이 너에게 그런 아픔을 주게 될 줄은 몰랐어."

"......!"


가희의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아름다운 눈망울엔 눈물이 맺혀있었다.


"아니에요. 절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대표님을 만나게 됐으니까. 만일 다른 사람이 지금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그런 건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졌다.

자기 가슴을 꽉 끌어안는 가희를 보며 빙긋 웃음 지은 민호는 그녀의 머릴 가만히 쓰다듬어주곤 몸을 일으켰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가는 길에 듣기로 하고, 우리 이제 그만 출발할까?"

"아. 네. 대표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응. 하하. 아주 멀쩡해. 윽!"


괜히 오버하며 팔을 빙빙 돌리던 민호가 옆구리를 쑤시고 들어오는 통증에 눈살을 찌푸렸다.


"거봐요! 괜히 막 움직이다가!"


가희가 발딱 일어나 민호를 부축했다.

민호가 자신의 팔을 잡는 가희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


속절 없이 민호의 품에 안긴 가희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민호가 따스한 음성으로 말했다.


"고마워 가희야. 네가 있어서 항상 마음이 든든해."


가희의 떨리는 손길이 몇 번이나 민호의 널찍한 등에 닿으려다 결국 아래로 축 늘어졌다.

가희가 붉어진 눈시울로 말했다.


"앞으로도, 제가 지켜드릴게요."


조심스레 움직인 가희의 손이 민호의 옷깃을 꽈악 부여잡았다.


'나만 널 지킬 거야. 나만, 널 지킬 수 있어.'


#


마을은 텅 비어있었다.

아까 몰려 온 남자들이 이 마을 주민의 전부였던 듯했다.


"코치. 아마 이런 짓거리로 먹고 살았던 사람들인 거 같애."


고요한 마을은 죽은 듯한 적막에 잠겨 있었다.


"내 생각도. 여긴 사람들을 유인해서 갈취하는 작업장 같은 곳이고, 음... 진짜 본진은 다른 데 있지 않을까?"


현철이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

커다란 덩치의 픽업 트럭을 현철이 운전하니 차가 제 주인을 찾은 듯 딱 어울렸다.

민호가 운전하겠다고 했지만 세 사람의 적극적인 만류로 민호는 뒷자석에 가희와 함께 앉아있었다.


"근데 있잖아 코치. 만약 이런 데 포털이 생기면 어떻게 되는 거야?"

"음? 이런 데 포털이 왜 생겨?"

"아니 만약에 생기면. 뮤턴트를 처치할 사람이 없는 거고, 그럼 그놈들이 마음대로 활개치고 다니는 거 아냐?"


대답은 뒷자석에서 들려왔다. 민호였다.


"포털은 인구 밀집 지역에 주로 생겨. 만일 인적이 드문 곳에 생긴다고 해도 위험 정도 1단계 포털이 대부분이야."

"아 그랬어요?"

"응. 거기다 포털은 대부분 1주일 안에 자연적으로 소멸 돼."

"아 그랬구나!"


주먹을 손바닥에 탁 쳤던 제시카가 이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근데 전선 안쪽엔 사람이 안 살잖아요? 그런데 왜 계속 포털이 생기고 뮤턴트가 쏟아져 나오는 거예요?"

"그게 이해가 안 되는 일이긴 하지. 포털 학자들이 말하는 건 포털이 또 다른 포털을 부르는 현상이라고 하던데, 뭐 그것도 다 추측인 거라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안 밝혀졌어."


날이 밝으니 진짜 표지판과 가짜 표지판이 구분되었다.

그들은 통신이 안 되는 지역임을 이용해서 가짜 표지판으로 사람들을 유인했던 것이다.


"와 진짜 교묘하다. 교묘해."


날이 이렇게 밝은데도 현철은 몇 번이나 길을 실수했다.

그만큼 가짜 표지판은 그럴싸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오 이제 큰길 나왔다!"


<대구 76km>


벤툴리를 매단 픽업 트럭이 힘차게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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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가희의 본능 23.05.26 13 0 17쪽
10 10. 함정 23.05.25 13 0 17쪽
9 9. 사생팬 23.05.24 13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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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라이센스 시험(2) 23.05.20 20 0 17쪽
5 5. 라이센스 시험(1) 23.05.19 20 0 18쪽
4 4. 최가희 생성 23.05.18 23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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