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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D2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현실을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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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
작품등록일 :
2023.05.15 21:15
최근연재일 :
2023.06.05 17:14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3
추천수 :
5
글자수 :
169,252

작성
23.05.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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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0. 함정

DUMMY

"차 고장 났어요?"


창문이 내려가고 나타난 사람은 평범한 인상의 20대 남자였다.

현철이 재빨리 다가가 말했다.


"아뇨. 길을 잃어서요. 아휴 산길이 참 어렵네요."

"하하. 여기가 좀 그렇죠. 길을 알려드릴까요?"

"아이고,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철이 고개를 굽신하고 있는데 가희가 민호의 이상을 눈치챘다.


"대표님? 괜찮아요?"

"으, 응? 응. 괜찮아."

"잠시만요. 실례할게요."


가희가 민호의 식은땀이 흐르고 있는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다.

가희의 표정이 일순간 여러차례 변했다.

걱정, 분노, 자책.

민호의 이마는 펄펄 끓고 있었다.

가희가 승합차로 다가갔다.


"죄송한데, 혹시 근처에 하룻밤을 묵을 숙소 같은 게 있을까요?"


남자는 가희의 미모에 놀라더니 말했다.


"여기서 15분 거리에 제가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장님한테 말하면 네 분이 하룻밤 묵을 숙소야 금방 구할 거예요."

"부탁 좀 드릴게요."


현철이 입모양으로 '왜?'라고 묻자 가희가 민호를 힐끗 했다.

깜짝 놀란 현철이 민호에게 뛰어갔다.


"민호야! 괜찮아?"

"어. 으, 응. 그냥 좀 어지러운 것 뿐이야."

"환자가 있는 모양이군요. 빨리 따라오시죠."


남자가 황급히 말했다.

가희는 감사 인사로 고갤 까딱 하곤 모두에게 말했다.


"오빠가 운전해. 제시카. 대표님과 내가 뒷자리에 탈 거야."

"응 언니!"


승합차가 앞장 서고, 현철이 운전하는 벤툴리가 뒤를 따랐다.

과연 남자의 말을 따라 굽이치는 산길 도로를 가다보니 조그만 마을이 나왔다.

남자는 정원이 제법 그럴싸하게 꾸며진 단독주택 앞에 차를 세웠다.


"이장님! 이장니임!"


남자가 벨을 누르고 있는 사이 대표로 현철이 차에서 내렸다.

현철이 남자 옆에 섰을 때쯤 부스스한 얼굴의 노인 하나가 문을 열었다.


"누꼬? 이 시간에."


다부진 체구의 노인이었다. 남자가 허리를 굽신 하며 인사했다.


"정식입니다 이장님!"

"오 그래. 정식아. 이 밤 중에 손님 데려왔드나?"

"예. 길을 잃은 분들인데, 하룻밤만 잘 곳이 없냐셔서요. 일행 중엔 환자도 한 명 있습니다."

"그래? 이리 들어오시라 해라. 마침 애들도 외박 나가고 없어서 방 비었다."

"예 이장님! 다들 들어오시죠!"


남자가 벤툴리를 향해 손짓을 했다.

가희와 제시카가 민호를 부축... 하려다가 가희가 한 번 쳐다봐서 제시카는 현철 옆으로 가서 이장집으로 들어갔다.

고풍스런 가구와 장식들이 즐비한 집이었다.


"시간이 늦어서 내 밥은 못 차려주겠고, 고마 얼른 씼고 자소. 따뜻한 물은 나올기라."

"예 어르신. 감사합니다."


현철이 허리를 넙죽 수그렸다.


"허허."


이장은 방은 다 비었으니 알아서 방 배정을 해주라고 정식에게 말하곤 도로 자러 들어갔다.

정식은 가희와 제시카를 2층 방, 민호와 현철을 1층 방에 자게 했다.


"화장실은 2층에도 있어요."

"오빠."

"어. 가희야. 왜?"

"오빠가 제시카랑 자."

"어, 뭐? 뭐라고?"


현철이 깜짝 놀랐다.

이건 제시카로서도 너무 대담한 결정인지 그녀도 눈을 크게 만들었다.

가희가 민호를 부축하며 말을 이었다.

민호의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져 이젠 혼자 힘으로 서있기도 힘들어하고 있었다.


"대표님은 내가 간호할게. 제시카. 괜찮지?"

"응. 언니. 나야 좋지."

"아니 가희야. 팀 닥터는 난데 왜 굳이 네가..."

"대화는 끝. 대표님. 들어가요."


정식이 지정해준 방으로 가희가 민호를 부축하고 들어갔다.


"코치. 우리도 올라갈까?"

"어... 그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현철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정식에게 허리를 넙죽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식...씨라고 하셨죠?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정식 씨가 아니었으면 산길에서 꼬박 밤을 샐 뻔했어요."

"하하. 아닙니다. 저도 이만 자러. 하핫. 그럼, 편히 쉬세요."


정식이 사람 좋은 얼굴로 인사하곤 밖으로 나갔다.

현철과 제시카가 2층으로 올라가고, 잠시 뒤 가희가 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화장실로 가서 세숫대야에 찬물을 담아 수건 두 개를 담가서 나왔다.


".....?"

"이거 주게."


가희가 화장실에서 나오니 이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장은 테이블 위에 흰색 알약 두 개를 올려두곤 자기 방으로 도로 들어갔다.


"해열제야."

"아. 감사..."


쿵.


가희의 감사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장은 방 안으로 사라졌다.


'좋은 사람들...'


가희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일까?'


묘한 위화감이 있었다.

집 안을 장식하고 있는 것들이 어쩐지 일체감이 없었던 것이다.

사슴 머리 박제가 벽에 걸려 있는가 하면 애들 장난감이 한쪽 구석에 내버려져 있었다.


'애들이 외박하러 나갔다고 그랬지?'


외박을 하러 나갈 만한 나이의 애들이 저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진 않을 것이다.

아니면 손자? 손녀?

문제는 이 집에 여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단 것이었다.


'칫솔이 한 개였어.'


가희는 테이블 위의 알약을 시선에 담았다가 방 안으로 향했다.

가희가 민호의 이마 위에 물수건을 올려뒀을 때였다.


"...가희야."

"네. 대표님."

"그 정식...이라는 사람."

"네."

"어디로... 가는 중이었을까?"

"그러게요. 아까 자러간다고 그랬는데. 자러 갈 사람이 왜 차로 15분이나 떨어진 거기로 왔을까요."


민호가 희미한 눈빛으로 가희를 바라봤다.


"이 집 신발장을 봐."

"...만일 신발 사이즈가 하나 뿐이라면요?"


민호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위기에... 처한 거야."


가희의 하얀 손길이 가만히 민호의 가슴 위에 얹어졌다.

나지막한 음성이 민호에게로 향했다.


"편히 주무세요. 눈을 떴을 때, 모든 건 정리되어있을 거예요."


가희는 민호의 숨결이 가지런하게 골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핸드폰을 확인했다. 전화도 데이터도 안 터지는 동네였다.

상관없다.

가희가 방을 나섰다.

이장의 방을 보니 새어나오는 불빛이 없었다.

가희는 발소리를 죽여 테이블로 다가갔다. 알약을 챙겨 호주머니에 넣은 가희는 주방으로 향했다.

과도 두 개와 식칼 하나, 회칼 하나가 있었다.

가희는 과도를 각각 뒷호주머니에 넣고 식칼과 회칼은 양손에 나눠쥐었다.

현관으로 간 가희가 신발장을 열었을 때, 밖에서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미약하게 들렸다.


"...님. ...번엔 어떤 ...들이랍니까?"

"내도 ...른다. 근데 ...식이가 여자 둘이 ...데 끝내주게 ...쁘다더라."


가희의 눈동자가 신발장 안을 훑었다.

신발장 안의 광경은 전혀 뜻밖의 모습을 가희에게 보여줬다.


'한 켤레?'


5층으로 나뉜 신발장 안엔 오로지 구두 한 짝만이 가지런히 놓여있을 뿐이었다.


'악취미군.'


가희는 구두 옆에 회칼을 놔뒀다.

신발장을 도로 닫은 가희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이채를 띠었다.

현관 벽에 누렇게 빛이 바랜 달력이 걸려있었다.

연도는 벌써 20년도 더 지난 옛날을 가리키고 있었다.

가희의 시선이 머문 곳은 달력의 제일 아래.


<청송군 새마을청년연합회>


'청송?'


가희가 알기로 청송은 상주의 한참 동쪽에 있다.

지도에 선을 긋는다면 상주-대구-청송이 정삼각형을 그리게 될 것이다.

가희는 직감적으로 자신들이 길을 잃은 게 우연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가희가 말했다.


"어르신. 원래 그렇게 숨어서 훔쳐보는 걸 좋아하십니까."

"약은 먹였드나. 물컵은 그대로데. 칼만 없어지고."


이장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장의 손에는 50cm 길이의 칼이 들려있었다.


"허허. 젊은 놈이 얼굴도 허연게 불쌍해서 곱게 보내줄라고 했드만, 와 좋게 가는 길을 방해하노."

"......"

"못 볼 꼴은 안 보고 죽는 게 좋데이."

"그건 그래."


가희의 무감각한 음성에 이장의 얼굴에 흥미가 돋았다.

가희가 식칼을 거꾸로 쥐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난 너희들을 최대한 조용하게 죽일 생각이다."


가희의 신형이 튀어나갔다.

예상치 못한 속도에 이장이 재빨리 칼을 휘둘렀다.

접근을 방해할 목적의 행동이라 가희에게 위협이 되진 않았다.

쉬싯. 세로로 그어지는 칼을 가희는 가볍게 몸을 틀어 피했다.


스샥.


이장을 지나치며 가희의 칼이 그의 굵직한 팔을 스쳤다.

팔꿈치를 타고 흐르는 피를 보며 이장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과연. 상주에 박철상이가 한 말이 거짓은 아니었던 모양이구마. 아가야. 철상 아우가 붙잡고만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서도 내가 피를 봤으니 니도 곱게는 상주로 못 갈끼다."

"할배. 말이 많네?"

"허."


가희가 다시 달려들었다.

이번엔 이장도 보다 예리한 공격을 펼쳤다.

50cm짜리 칼과 식칼이 맞붙었을 때 그 길이 차이는 천지 차이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가희는 그 차이를 너무나도 쉽게 지워버렸다.


"큿!"


단발마의 신음소리와 함께 이장의 팔뚝에서 더 진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년이..."


시종일관 여유롭던 이장의 표정이 굳었다.

쉬싯! 이장의 칼이 빛살같은 속도로 찔러 들어왔다.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마주보며 가희가 침착하게 피했다.

피빗. 모든 건 동시 동작이었다. 가희는 피함과 동시에 공격했다.


"크으!"


이장의 손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이장은 피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오른쪽으로 베고 들어온다. 샤락, 가희의 몸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허공을 베는 칼날. 가희가 한 번 더 이장의 손목을 베었다. 푸샥! 피가 또 한 번 솟구쳤다.


"이 어린 년이 내가 누군 줄 알고...!"


이장이 칼을 다른 손으로 바꿔 쥐는 순간, 가희의 칼 끝이 빠르게 세 번 이장의 가슴팍 안을 들어갔다 나왔다.


"쿨럭!"


피 섞인 기침이 터져 나왔다.

이장이 떨어트린 칼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가희의 발이 칼자루를 받쳤다.

이장의 칼을 위로 톡 차올리는 가희. 곧바로 이어진 동작으로 이장의 목에 식칼이 쑤셔 박혔다.

척. 허공에서 자유낙하를 시작하는 이장의 칼을 잡은 가희가 아래서 위로 이장의 몸을 길게 베었다.


푸확! 촤좍!


피가 튀었다.

스르르, 쿠당! 이장이 의자를 넘어뜨리며 쓰러졌다.

가희의 얼굴에 처음으로 표정이란 게 생겼다.

아미를 찌푸리며 민호가 잠든 방을 쳐다보는 가희. 다행히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진 않았다.


"뭐꼬? 안에서 무슨 소리 안 들렸나?"


대신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창문 밖으로 여러 개의 플래쉬 불빛이 터졌다.

현관문이 덜그럭 거렸다.

가희는 빠르게 움직였다.

현관문이 열림과 동시에 과도 하나가 날아가 한 남자의 이마에 박혔다.


쿠당!


"뭐, 뭔?"


쉬이잇, 푹!


바로 눈앞에서 쓰러진 동료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남자의 목에 또 하나의 과도가 틀어박혔다.


"쿨럭, 끄륵, 끅."


그가 입에 피거품을 물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자 뒤따르던 다른 남자들이 시끄러워졌다.


"무슨 일이고!"

"이장님은? 이장님!"


천천히 닫히던 현관문이 도로 열리고, 한 눈부신 미모의 여자가 나타났다.

이장집 정원에는 열 명을 헤아리는 남자가 몰려와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경악한 얼굴을 만들었다.

이번엔 경악의 이유가 가희의 미모 때문이 아니었다.


"저, 저년이?"

"아니 씨발 이장님은 어떻게 된 거냐고!"


전신을 피로 물들이고 있는 가희의 모습은 마치 죽음의 여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


"너희들."


가희의 목소리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닫았다.


"시끄러."


가희의 신형이 튀어나갔다.


"어, 어?"


슈칵! 어스름한 초승달빛 아래 피가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 따윈 의미가 없었다.

비명 소리도 없었다. 가희가 남자들의 목만 노리고 칼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잠시 후. 이장집 정원엔 열 구의 시체가 나뒹굴게 되었다.


"후."


가희가 옷소매를 들어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냈을 때였다.


끼이이.


"언니?"


놀란 얼굴의 제시카가 나타났다.


"이, 이게 다 무슨...!"

"쉬... 대표님 자고 계셔."


쿠당탕!


가희가 눈살을 찡그렸다.

현철이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가희야! 무슨 일이야! 너 괜찮냐!"

"괜찮아. 그러니까 목소리 줄여."


가희는 가까이 다가온 두 사람에게 상황을 빠르게 설명했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가희야. 고생 많았다."


현철이 우악스런 손길로 가희의 어깨를 툭툭 쳤다.

가희가 현철의 손길을 치우곤 말을 이었다.


"이게 다는 아닐 거야."

"그럼?"

"이쪽에서 소식이 없으니 지원군이 올 수도 있고, 이장이 하는 말을 들어봤을 때 상주 연합에서 여기로 오고 있을 가능성도 매우 커."

"상주 연합?"

"아까 휴게소 패거리들이 소속된 길드야."

"으음. 민호는 좀 어때?"


가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열이 많이 나. 지금은 계속 쉬게 해주고 싶어."

"언니. 그렇다고 무턱대고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지 않아?"

"어차피 지금 도망쳐봐야 저놈들 손바닥 안이야. 날이라도 밝으면 몰라, 같은 자리만 맴돌 가능성이 커."

"근데 우리 차는?"


집 앞에 세워놨을 터인 벤툴리가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오빠가 보고 와줘."


현철이 달려갔다.

잠시 후 현철이 기가 막힌 얼굴로 돌아왔다.


"코치! 차 찾았어?"

"엉. 픽업 트럭에 매달려 있더라. 근데 젠장, 아예 이 자식들, 바퀴에 바람을 다 빼놨어."


가희가 빠르게 말했다.


"트럭에 키는 꼽혀 있었어?"

"어, 그건 확인 못했다 야."

"오빠는 트럭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대표님한테 가."

"알겠다!"

"깨우진 말고!"

"아 알았어 어련히 할까."

"째짹!"


그때 새 소리가 나서 올려다보니 조나단이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가희가 제시카에게 말했다.


"이제 곧 도착할 거 같아. 제시카. 사람 죽여본 적 있어?"

"사, 사람을? 아니!"

"그럼 오늘 죽여.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우릴 위협하는 사람은 다 죽인다."

"알겠어!"


현철은 금방 돌아왔다. 그의 손엔 차 키가 딸랑거리고 있었다.

가희가 씨익 웃는 현철에게 말했다.


"오빠. 대표님 잘 지켜줘. 무슨 일 있으면 절대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꼭 나한테 말해."

"그래. ...근데, 둘이서 괜찮겠냐?"

"괜찮아 코치! 이 정도 위기도 못 넘기면 전선에 뛰어들 자격 따윈 없는 거지."

"알겠다. 오늘만 잘 넘기고 나면 내가 마사지 풀서비스 해줄게."

"와 정말?"

"난 됐어."


현철이 피식 웃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제시카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회칼 하나를 주워들었다.


"온다."


저 멀리서 여러 개의 불빛이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가희가 제시카에게 손짓했다. 제시카가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대자 가희가 뭐라고 소곤거렸다.

고갤 한 번 까닥인 제시카가 어디론가 달려갔다.

곧 이장집 앞으로 세 대의 차량이 늘어섰다.

승합차에서 우루루 7명의 남녀가 내리고, 1.5톤 트럭에서 11명의 남자가 내려섰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건 고급 세단이었다.

부하 하나가 문을 열어주자, 한 억센 인상의 건장한 중년 남자가 내렸다.

그는 이장집 정원의 광경을 찬찬히 둘러보더니 저벅저벅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를 따라 낯익은 얼굴 하나가 정원으로 들어섰다.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그녀는 바로 김미정이었다.


"오, 오라버니! 저년! 제가 말한 게 저년이에요!"


김미정이 악마라도 본 듯이 경기를 일으키며 가희에게 삿대질 했다.

남자의 얼굴에 흥미로운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듣던 대로 미모가 출중하구나."

"오라버니 조심하셔야 해요! 영식이가 한 방에 날라갔다니까요?"

"원래 장미엔 가시가 있는 법."


남자가 시익 웃었다. 금니가 열열이 드러났다.


"그럼 어디, 실력 좀 볼까?"


남자가 고갤 까닥, 했다.

정원으로 십수 명의 남녀가 뛰쳐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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