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앱솔

이혼 후 작곡 천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앱솔
작품등록일 :
2024.08.07 22: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15,530
추천수 :
4,582
글자수 :
242,851

작성
24.09.04 08:20
조회
6,523
추천
113
글자
12쪽

30화

DUMMY

곽기백의 전화를 확인한 총괄이사.

그는 불안감을 느꼈지만 표정을 숨긴 채 자신의 딸에게 말했다.


“수아야, 미안한데 아빠 전화 좀 받고 올게.”

“웅? 전화?”

“으응. 아빠 일 때문에 전화가 왔네?”

“히잉, 알아써. 그럼 빨리 와야 대. 알았지이~?”

“하하, 알았어. 우리 예쁜 수아,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총괄이사는 그렇게 말하며 수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안방으로 가서 곽기백의 전화를 받았다.


“예, 대표님. 전화 받았······.”

- 유, 유태오가 SN 엔터에 간 게 사실이에요?!

“네?”


소리를 버럭 지르는 곽기백.

그의 말에 총괄이사는 미간을 좁혔다.


- 유태오 그 새끼가 SN 엔터테인먼트에 간 게 진짜냐고!

“그, 글쎄요? 처음 듣는 얘긴데요?”

- 진짜 몰라요?

“예, 대표님. 그거 찌라시 같은 거 아닙니까? SN 엔터라니. 말도 안 되잖습니까······.”


SN 엔터테인먼트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기획사다.

소속 가수는 물론, 작곡가나 엔지니어들도 당연히 국내 최고 수준.

그런 곳에 유태오가 들어갔다고?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 아니, 지금 내 지인들이 들었다니까요? 유태오 그 새끼가 SN 엔터에 들어갔다고?

“루머가 아니라 진짜로요?”

- 그래요! 우리가 아는 그 SN 엔터에 들어갔다고!


곽기백이 분노를 쏟아냈다.

반면에 총괄이사로선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어떻게······.’


대체 어떻게 유태오가 SN 엔터에 들어갔단 말인가.

그가 아무리 <체리 블라썸>으로 멜로 차트 1위를 했다고 해도, SN 엔터에 들어갈 실력은 되지 않을 텐데.

그렇다고 무슨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 하아, 최 이사. 일단 최 이사 인맥 통해서 이거 사실인지 알아봐요. 나도 알아볼 테니까.

“예? 아, 예. 대표님. 알겠습니다.”

- 알아보고 바로 연락해요. 다른 일 다 제쳐두고 이거 먼저 알아봐요. 알았어요? 이거 존나게 급한 사안이니까.

“알겠습니다, 대표님······.”


총괄이사의 대답과 함께 전화가 뚝 끊겼다.

유태오의 소식에 마음이 적잖이 급한 모양이었다.


“이게 뭔 일이래······?”


총괄이사는 허리춤에 양팔을 얹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핸드폰의 연락처 중 하나로 전화를 걸었다.

유태오는 아니었다.

일전에 음악 장비를 빼버린 일 때문에 연락하기가 너무나 미안했기에.


- 네, 이사님.


수화기 너머에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송준식’이었다.


“아, 예. 송 선생. 저 최 이사입니다. 늦은 시간에 미안합니다.”

-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제가 방금 대표님한테 얘기 하나를 들어서 말입니다. 혹시 그게 사실인가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송준식은 유태오와 가까운 사이다.

매번 감싸고 돌 정도로 아끼기도 하고.

그렇기에 총괄이사는 송준식에게 물었다.


“유태오 작곡가가 SN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다는데 사실인가요?”


총괄이사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물었다.

그러나 송준식은 조금 냉정하게 답했다.


- 저는 모릅니다.

“송 선생, 그러지 말고 알려주세요. 유태오 작곡가랑 친하시잖습니까. 대표님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정말입니다.”

- ······.

“못 믿으시는 거 이해합니다. 저는 대표님 측근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정말입니다. 저 역시 유태오 작곡가를 응원했던 사람으로서 정말 SN 엔터에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그런 겁니다.”

- 아버지로서 맹세하실 수 있습니까?

“예. 아버지로서 맹세하겠습니다. 절대로 대표님께 전하지 않고 저만 알겠습니다. 진심입니다, 송 선생.”


총괄이사는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다.

실제로 총괄이사는 유태오를 진심으로 응원했었고, 유태오에게 미안한 점도 많았다.

그렇기에 SN 엔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곽기백에게 전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아버지로서 맹세한다고 한 것이었고.


- 흐음, 가장으로서 맹세한다고 하시니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송 선생.”


총괄이사는 핸드폰을 잡은 채 고개를 꾸벅 숙였다.


- 일단 태오가 SN 엔터에 들어간 건 사실입니다.

“저, 정말입니까? 제가 아는 그 SN 엔터에 들어갔다고요?”

- 네.

“아, 아니. 어떻게요? 대체 어떻게 SN 엔터에 들어갔습니까? 거긴 들어가기가 엄청나게 어렵잖습니까. 그 바람에 오디션도 안 본다고 들었는데······.”


유태오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SN 엔터는 웬만한 작곡가들도 들어가기 힘들다.

해외 유명 대학을 나오고,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갖췄으며, 멜로 차트 상위권에서 검증이 된 작곡가들만이 SN 엔터에 들어갈 수 있다.

다른 기획사에선 수석 작곡가를 맡아도 이상하지 않을 음악가들이 SN 엔터에 즐비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떻게.

대체 어떻게 유태오가 SN 엔터에 들어갔단 말인가.

총괄이사로선 그저 의아할 뿐이었다.


- 제가 테스트를 볼 기회를 마련해줬습니다.

“송 선생이요?”

- 네. SN 엔터의 대표님이 저와 오랜 인연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아, 그렇죠. 이만수 대표님과 송 선생의 친분은 엔터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니까요.”

- 맞습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제가 이 대표님께 요청드렸습니다. 태오가 SN 엔터 입사 테스트를 치르게 해달라고요.

“어떤 테스트였죠?”

- 모 가수의 앨범 수록곡 중 하나에 들어가는 조건이었습니다. 당연히 거물급 가수고요.

“그럼 거기에서······.”

- 네. 태오는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심지어 타이틀곡으로 선택되었죠. 가수가 직접 뽑았고요.

“······!”


세상에.

거물급 가수의 앨범 수록곡에 곡이 실리다니.

그것도 타이틀곡으로.

유태오의 무명 시절을 아는 총괄이사로선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군요. 정말 대단하네요······.”

- 네. 태오는 실력으로 당당히 입사했습니다.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정말 다행입니다. 아르메 엔터 나가서 방황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총괄이사는 안도감을 느꼈다.

먹고살기 위해 곽기백의 지시에 따르고, 결국 유태오의 음악 장비들을 모조리 빼버렸던 게 마음에 걸렸었다.

그런 상황에서 SN 엔터로 가게 되다니.

그건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송 선생, 감사합니다. 유태오 작곡가에게 그런 길을 제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아닙니다. 제가 뭘 했다고요. 다 태오가 잘한 덕분이죠.

“송 선생이 없었다면 그런 기회도 없었을 거잖습니까. 아무튼 감사합니다. 송 선생 덕분에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총괄이사가 고개를 또 한 번 숙이며 말을 이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리고 약속드린 것처럼 대표님께는 절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네. 이사님만 믿겠습니다

“예. 그럼 들어가십시오.”


총괄이사는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고요해진 안방.

그곳에서 총괄이사는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유태오 작곡가······.”


SN 엔터에 들어가게 된 유태오.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총괄이사는 기분 좋게 웃었다.


* * *


홀로 시온이를 키우게 된 후로 특별히 신경 쓰는 게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나들이’였다.

나 역시 휴일이면 뒹굴뒹굴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시온이를 위해서라도 휴일이면 늘 나들이를 나가곤 했다.

차가 없어서 멀리 가진 못하지만 그래도 가까운 공원에 가곤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

나는 시온이와 함께 한강 공원에 나왔다.


“이야, 시온아. 저기 봐봐. 한강이다.”

“우와아아! 한강이당! 너무너무 예뿌다아~!”


시온이가 푸른 한강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서울 안에 살면서도 한강을 보는 게 왜 이렇게 오랜만인지.

그동안 참 여유 없이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온아, 한강 오니까 좋아?”

“완전 조아! 한강에서 수영하구 시퍼!”

“하하, 그 정도야?”

“웅! 근데 생각해보니까 안 댈 것 같앙. 한강엔 괴물이 있으니까!”

“응? 괴물이 있다고?”

“웅웅! 시온이 칭구가 그러는데 한강에는 괴물이 산대! 막 입이 네 갈래로 찢어지구 꼬리두 엄청나게 긴 괴물이 산다구 그래써!”


시온이가 크아앙 소리를 냈다.

그나저나 괴물이라.

아무래도 시온이 친구가 한강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본 모양이었다.

그래.

그 영화 참 재미있었지.

그렇게 한강을 따라 걸으며 강바람을 쐬던 우리는 풀밭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 시온아. 도시락 먹자.”

“웅! 얼릉 열어봐, 아빠아~!”


시온이의 말과 함께 나는 미리 준비한 3단 도시락을 열었다.

첫 번째 칸은 참치김밥.

두 번째 칸은 베이컨 말이와 샌드위치.

마지막 세 번째 칸은 과일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있었다.


“시온아, 어때?”

“우와아아! 징짜 마싰겠당! 아빠, 이걸 다 아빠가 싼 거야?”

“그렇지.”

“그러쿠나! 우리 아빠 최고! 우리 아빠는 못 하는 게 없당! 작곡두 최곤데 요리도 최고야~!”


시온이가 엄지를 뿅뿅 발사하며 말했다.

하하, 귀여운 것.

시온이의 애교 덕분에 도시락을 싸느라 쌓였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시온아, 그럼 어서 먹어보자. 뭐부터 먹어볼래?”

“시온이는 샌드위치! 샌드위치가 제일 조아아~!”

“하하, 알았어. 그럼 아빠가 샌드위치부터 줄게.”


나는 담백한 에그 샌드위치를 시온이에게 먹여주었다.

큼지막한 에그 샌드위치를 오물오물 씹던 시온이.

그런 시온이의 눈이 번쩍 커졌다.


“우와아아! 아빠, 징짜 마시따!”

“그래?”

“웅! 막 달콤하구 담백하구 징짜 마시써!”

“아이고, 우리 시온이가 담백하다는 표현도 쓸 줄 알아? 역시 우리 시온이가 똑똑하네. 알았어. 그럼 아빠도 한 입 먹어볼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에그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우물우물 씹는데 왠지 기운이 쑥쑥 솟는 기분이 들었다.


“와, 진짜 맛있네. 뭐야 이거?”

“그치? 시온이가 맛있댔자나!”

“그러네. 시온이 말이 맞았네. 와, 이거 진짜 담백하고 맛있다. 내가 만들었는데도 엄청 맛있네.”

“아빠! 시온이 이번엔 김밥 머거보구 시퍼!”

“하하, 알았어. 아빠가 먹여줄게.”


그렇게 나는 시온이와 음식들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날씨 좋은 날의 한강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딸과 기분 좋은 대화까지.

그 모든 것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덕분에 참 행복했고.

그때였다.


“저기······.”


시온이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데 한 여자가 다가왔다.

대학교 새내기쯤 되어 보이는 여자 무리였다.


“네? 무슨 일이세요?”

“실례지만 유태오 작곡가님 아니세요?”

“아, 맞는데요.”

“대박!”


내가 유태오가 맞다는 말에 여대생들이 자기들끼리 까르르 웃다가 말했다.


“아니, 저흰 저쪽에서 놀고 있었는데요. 뉴스에서 봤던 분이 계셔서요. 긴가민가했는데 진짜 유태오 작곡가님 맞으셨네요!”

“아아, 그러셨어요? 짧게 나왔는데 그걸 알아보셨네요.”

“헤헤, 너무 잘생기셔서 기억에 남았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만나 뵙다니. 진짜 신기해요!”


헉.

나보고 잘생겼다니.

뭔가 쑥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저, 실례지만 사인 한 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셀카요! 별스타그램에 올리게 셀카 한 장만 부탁드려요!”

“이 꼬마는 따님이죠? 우와, 아빠가 잘생기니까 딸도 예쁘다! 안녕? 넌 몇 살이야~?”


여대생 무리는 내게 사인도 받고, 셀카도 찍고, 시온이에게 예쁘다며 칭찬도 듬뿍 해주고 갔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뒤, 시온이가 말했다.


“우와아아! 아빠, 모르는 사람이 아빠를 알아봐써! 징짜 싱기하당!”

“그러게. 아빠도 참 신기하네.”

“우리 아빠 이제 연예인인 거야? 웅?”

“아하하, 연예인이라니. 말도 안 돼.”

“연예인 맞자나! 테레비에두 나오구, 모르는 사람들이 알아보면 연예인 맞지~!”


시온이는 계속해서 내게 연예인이라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도 왠지 어깨가 으쓱으쓱한 기분이 들었다.

딸아이 앞에서 연예인 대접을 받는 게 기분이 좋았기에.


‘좋은 일은 좋은 일을 불러온다더니.’


SN 엔터에 입사하고 사람들이 알아보기도 하고.

인생이 술술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 후 작곡 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오전 8시 20분 연재 24.08.13 7,571 0 -
45 45화 NEW 1시간 전 484 22 12쪽
44 44화 24.09.18 2,320 73 11쪽
43 43화 24.09.17 2,999 80 12쪽
42 42화 24.09.16 3,487 74 11쪽
41 41화 24.09.15 3,898 80 12쪽
40 40화 24.09.14 4,292 89 12쪽
39 39화 24.09.13 4,653 95 14쪽
38 38화 24.09.12 4,794 87 12쪽
37 37화 24.09.11 5,019 104 12쪽
36 36화 24.09.10 5,328 95 13쪽
35 35화 24.09.09 5,417 110 12쪽
34 34화 24.09.08 5,698 108 12쪽
33 33화 24.09.07 5,870 98 13쪽
32 32화 24.09.06 6,171 97 12쪽
31 31화 24.09.05 6,351 96 12쪽
» 30화 24.09.04 6,524 113 12쪽
29 29화 24.09.03 6,546 97 12쪽
28 28화 24.09.02 6,625 106 12쪽
27 27화 24.09.01 6,701 106 12쪽
26 26화 24.08.31 6,735 112 12쪽
25 25화 24.08.30 6,766 99 12쪽
24 24화 24.08.29 6,802 101 12쪽
23 23화 24.08.28 6,913 100 13쪽
22 22화 24.08.27 7,001 92 12쪽
21 21화 24.08.26 7,103 95 12쪽
20 20화 24.08.25 7,213 99 13쪽
19 19화 24.08.24 7,251 92 12쪽
18 18화 24.08.23 7,434 96 12쪽
17 17화 24.08.22 7,611 9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