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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90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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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90
그림/삽화
RISing
작품등록일 :
2023.12.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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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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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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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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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2

DUMMY

# 라일라 시점


라일라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문에 손을 얹고 렉샤를 방출하였을 때, 빛이 라일라를 감싸고 어딘가로 이동했다. 라일라가 밝은 빛에 의해 눈을 질끈 감았고, 빛이 사라지고 상황이 나이지자 천천히 눈을 뜰 수 있었다. 라일라가 눈을 떴을 때, 낮인 것 같이 하늘이 밝았다. 주변은 허리 높이까지 피어오른 갈대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광활한 갈대밭에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고, 라일라는 바람과 함께 날아온 모래 먼지에 의해 한쪽 눈을 감았다. 라일라가 눈를 비비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정면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라일라와 마주한 고대 룬족의 대전사는 양손에 아무런 무기도 들려있지 않았지만, 너클 같은 무언가가 주먹에 끼워져있었다. 전체적으로 다부진 근육질의 룬족의 대전사는 너덜너덜해진 갑옷을 입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옷은 반파된 상태였다. 그런 갑옷이 귀찮았는지, 그대로 상의 갑옷을 집고 떼어낸 뒤, 바닥에 던져버린다. 그러자 워낙 무거웠던 것인지 갑옷을 던진 것 치고는 아주 큰 소리가 울려퍼졌고, 모래먼지가 발생했다.


대전사가 몸을 풀며 라일라의 근처까지 걸어왔고, 이전에 만났던 이와 마찬가지로 고대 룬족의 언어로 말을 걸어온다.


[낯선이여, 그대는 어찌하여 아몬을 깨우려 하는가. 그대가 가려는 길 끝에는 세상의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다.]


대전사가 말하자 주변에 육성이 울려퍼진다. 라일라가 느끼기에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었다. 어차피 대화는 불가능하고, 이자를 처치하지 않으면 동료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라일라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라일라는 방패에 꽂혀있는 검을 빼어들었고, 냉병기의 차갑고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매번 듣는 익숙한 소리임에도 분위기와 상황탓에 유독 스산한 기운이 라일라 주변을 감돈다. 라일라가 전투준비를 하자 대전사는 단념하듯 말한다.


[룬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대전사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렉샤를 방출하였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라일라를 향해 주먹을 겨눈다. 그림자 기사단을 비롯하여 너클만 사용하는 기사는 라일라에게 있어서 처음이었다. 검이나 창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긴 리치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는 너클은 기사의 전투에 적합하지 않았다. 간혹 너클을 낀채로 무기를 사용하는 기사는 본적은 있었다. 그러나, 그 기사조차 무기를 메인으로 사용하였고, 너클은 허를 찌르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 라일라 앞에 선 대전사는 어떠한 냉병기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검과 창과 같은 무기가 없기에 오히려 빈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았지만, 의외로 대전사에게서는 그러한 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라일라 역시 주먹을 사용하는 것을 즐겨했기 때문에 대전사의 생소한 모습에 지나치게 긴장하지는 않을 수 있었다.


라일라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도약하여 대전사 근처까지 이동한다. 그리고, 방패를 세우고 검을 이용하여 찌르듯 공격한다. 대전사는 몸을 틀어 라일라의 공격을 회피하였고, 이내 라일라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그곳에는 이미 라일라의 방패가 있었고, 대전사의 주먹은 복부가 아닌 방패에 닿았다. 가볍게 대전사의 무력을 확인하고자 라일라는 굳이 피하지 않고 대전사의 주먹을 방패로 받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묵직한 공격이었고, 라일라의 몸이 공중에 떠버린 채 조금 뒤로 밀려났다. 대전사는 라일라의 바로 앞까지 순식하게 거리를 좁혔고, 이번에는 라일라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라일라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대전사의 주먹을 피했다. 하지만, 라일라가 쓰고 있던 투구가 긁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라일라는 대전사의 주먹을 피했지만, 투구에 스크래치가 나자 라일라는 조금 당황한다. 대전사는 내질렀던 주먹을 당겨 다시 주먹을 회수하였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간다. 라일라는 대전사의 주먹이 날아오는 방향과 타이밍에 맞춰서 방패로 주먹을 쳐냈고, 그 틈에 검을 사선 방향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대전사가 너클을 통해 라일라의 검의 경로를 차단하였다. 대전사는 그대로 발을 이용하여 로우킥을 라일라에게 날렸고, 한눈에 봐도 묵직해 보이는 대전사의 발차기 공격을 받아내는 것을 포기한다. 라일라는 그림자 이동을 사용하여 대전사의 등뒤로 이동하였다. 순식간에 라일라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대전사는 크게 당황하였다. 라일라는 검을 가로 방향으로 휘둘렀지만, 대전사의 보호막에 의해서 공격이 막혀버린다.


대전사에게 라일라의 공격 방식은 아주 생소했었기에 거리를 벌려 라일라를 경계한다. 둘은 상대방을 가늠하고자 아직까지는 최선의 공격을 가하지 않았고, 서로 이러한 점을 느끼고 있었기에 승패를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대전사가 보기에 라일라의 기운은 자신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라일라가 사용하는 그림자 기사단의 이동은 대전사가 전투를 풀어가는 것을 난해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라일라가 보기에도 대전사의 기운은 자신을 능가하였다. 하지만, 그림자 이동을 통해 허를 찌른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의외였다. 아무리 전투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처음 겪는 그림자 이동 이후 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 상대방의 전투 경험과 무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라일라 역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크게 주저하게되었다.


대전사는 빠른 속도로 라일라의 인근까지 이동하였고, 주먹에 렉샤를 가득담아 지면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그러자, 인근에 있는 지면이 순식간에 갈라져버렸고, 약간의 높이가 가라앉아 버렸다. 그렇게 라일라의 중심은 흔들렸고, 그틈에 대전사는 무서운 속도로 라일라의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다가왔다. 그리고, 대전사의 주먹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이를 본 라일라는 방패에 렉샤를 가득담아 방어에 집중하였다. 대전사의 주먹이 날아오는 궤도에 맞춰서 방패를 가져다 댔고, 이윽고 대전사의 주먹이 방패에 부딪혔다. 아주 큰 굉음이 들렸고, 아래서 위로 올리듯 공격한 대전사의 공격에 의해 라일라는 아까보다 높은 곳까지 몸이 떠버린다. 아까전에는 밀려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말 그대로 공중에 떠버린 것이다. 대전사의 공격은 방패가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이상하게 라일라의 몸에도 충격이 전달되었다. 그 충격에 의해 라일라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라일라는 몸을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로 공중에 노출됐다.


대전사는 그대로 뛰어올라 라일라가 있는 높이보다 높게 도약한 뒤, 손을 깍지낀 뒤 찍어내듯 라일라를 내리쳐버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렉샤를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고, 몸을 기체화하여 대전사의 공격은 그대로 라일라의 몸을 통과하였다. 대전사는 틀림없이 마무리 할 생각으로 상당수의 렉샤를 담아 공격을 감행하였지만, 어처구니 없게 빗나가 버리자 또 다시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라일라가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때, 라일라는 그림자 이동을 통해 대전사와의 거리를 다시 벌렸다. 라일라의 입에서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고, 침을 뱉어 내자 붉은 색의 액체가 바닥에 떨어진다. 라일라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고, 잡고 있었던 검은 바닥에 내팽겨 친다. 그리고, 일전에 에이든과 결투를 할 때 보여주었던 것과 같이, 라일라의 손이 붉게 물들어갔다. 이를 본 대전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라일라에게 말을 걸었다.


[그··· 그대가 어떻게··· 우리의 기술을···]


라일라는 어깨를 돌려가며 대전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고, 점점 걸음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곧이어 빠른 속도로 대전사를 향해 달려갔고, 방패로 대전사를 향해 휘둘렀다. 라일라의 방패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상태에서 대전사는 그녀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았지만, 곧이어 뒤에서 라일라의 주먹이 날아온다. 방금전에 라일라는 방패로 내려친 다음 방패를 놓은 채로 그림자 이동을 사용해서 후면으로 이동하였고, 그대로 붉게 물든 주먹으로 대전사를 향해 내질렀다. 대전사의 등에는 라일라의 강력한 정권에 그대로 들어갔으며, 대전사의 표정에서 고통스러움이 느껴진다. 대전사는 그대로 주먹을 뒤로 휘둘렀지만, 라일라는 고개를 숙여 피하였고, 어퍼컷을 대전사의 턱에 꽂아버리려 하였다. 그리고, 어퍼컷은 대전사의 턱에 닿기 전에 대전사의 손에 의해 막혀버린다. 주먹을 잡힌 라일라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대전사는 라일라를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일라는 그림자 이동을 통해 공격을 피하였다.


대전사의 표정에는 여유가 사라져있었다. 자신의 공격은 저 이상한 기술로 인해 족족 빗나가 버리고, 상대방의 공격은 허용하게 되니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라일라에게도 여유는 없었다. 앞으로 체력적으로 사용가능한 그림자 기사단류 기술은 몇번 사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라일라는 이제부터는 신중하게 공격을 해야했다. 하지만, 대전사는 라일라의 기술에 제약 사항을 모르기 때문에, 상당히 골치아팠다. 대전사는 라일라가 반응 조차 하지 못할 빠른 공격을 사용해서 처리하기로 마음먹는다. 대전사는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체력을 회복하거나 무력을 향상시키는 행위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존재를 상대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체력을 안배하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그렇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하였다.


대전사는 포효하기 시작했고, 아주 강한 렉샤가 온몸에 쏟구치기 시작했다. 주먹만 붉게 물들었던 것이 이제는 온 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눈에서는 붉은 오라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인정하겠다. 그대는 강하다. 이곳에서 그대를 막고, 영면을 취하리라.]


대전사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라일라를 향해 도약하였고, 라일라는 순간 대전사의 움직임을 놓쳐버린다. 라일라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대전사의 공격을 허용한 뒤였고, 복부에서 강한 고통이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라일라가 날아가고 있을 때, 등뒤로 이동한 대전사가 라일라의 등에 주먹을 꽂아넣는다. 라일라는 보호막을 시전하였지만, 그 보호막 조차 뚫고 들어온 공격에 라일라는 그대로 쓰러져 피를 토해낸다. 라일라는 고통스러웠지만, 침착하게 다음을 계획한다.


‘아직 불안정하지만··· 어쩔 수 없겠어.’


대전사가 틈을 주지 않고, 마무리를 하기 위해 쓰러진 라일라를 향해 주먹을 내리 꽂으려 하였다. 하지만, 라일라 역시 대전사와 마찬가지로 온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대전사의 공격을 느낀 라일라는 보호막을 시전하였고, 붉은 보호막이 주변일 감싼다. 대전사의 주먹은 라일라의 보호막에 부딪혔고, 큰소리가 났지만 보호막은 깨지지 않고 크게 금이 가는 정도에 그쳤다. 라일라는 두 손을 깍지 낀 다음 바닥을 강하게 내리쳤고, 동시에 지면이 갈라지고 무너졌다. 라일라는 뒤돌아 대전사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고 그대로 대전사 역시 내지른 주먹과 부딪힌다. 둘의 힘은 거의 비등하였기에 서로 밀려나지 않았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힘이 소진될때까지 서로의 주먹을 주고받았다.


라일라는 아직 그림자 이동이라는 회심의 카드가 있었기에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단한번의 횟수만 가능할 만큼 체력으로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본인이 느끼기에 둘의 무력 차이는 비등하였고, 회심의 카드는 확실한 데미지로 이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라일라는 섣불리 사용할 수 없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숙련도 측면에서 자신의 힘이 더 빨리 소진될 것이 뻔해보였기에 라일라는 조금 도박수를 두기로 마음먹는다.


라일라의 피부가 붉게 변했을지라도, 오라는 여전히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라일라의 오라도 붉게 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푸른빛과 붉은빛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미약하지만 이때부터 둘사이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었다. 대전사는 비록 자신이 살아있었던 시절보다는 낮지만, 꽤 높은 경지의 성취를 한 라일라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눈앞에 있는 라일라가 안개속으로 사라졌고, 곧이어 라일라의 주먹이 대전사의 가슴을 뚫고 나온다.


작가의말

오늘도 스페이스 나이츠를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야기꾼90/RISing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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