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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 Drummond

회귀하자마자 한국 축협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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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먼드
작품등록일 :
2024.08.29 21:57
최근연재일 :
2024.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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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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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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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17.

DUMMY

축구는 논리적인 접근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스포츠다. 특히 중심이 잡히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뛸 때 더 그런 경향이 있고.



첫 경기는 아주 좋았었다. 고된 원정길, 널뛰는 컨디션, 뜨거운 낮 경기 등등 악재가 산재했음에도 다들 잘했다.



개인적인 플레이를 더 깐깐하게 따지면 따졌지, 팀적인 축구 내용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거다. 최소한 준비했던 만큼은 나왔다.



오늘 경기는 아주 좋았어야 했다. 편안한 홈 개막전이고, 일주일 동안 훈련의 양과 질 모두 좋았고, 대부분 선수의 컨디션도 좋았고, 선선한 저녁 경기였으니까.



그런데 내용은 개판이었다. 다들, 이렇게 일관성이 없으니 1군에 못 간 거다. 지금 같이 뛰고 있는 이 친구들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순환도 안 돼, 연결도 안 돼, 움직임도 안 맞아.



이러니 나는 대부분의 시간 고립되어 있었고, 공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상대 미드필더들의 자리보다 더 아래쪽까지 내려가야만 했다.



지금도 그랬다. 한참을 내려가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 주고. 압박당하던 동료들을 구해주고 나서야 오른쪽으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그마저도 느릿느릿해서 실효는 많이 없었지만.



아. 저거 또 저런다.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율리안이 경기가 안 풀릴 때 나오는 매우 나쁜 습관. 일단 한번 쳐 두고 대책 없이 크로스를 붙이는 거. 또 반복하는 중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힘없는 높은 크로스가 둥실둥실 떠서 올라온다. 무슨 타자가 친 홈런 타구처럼 포물선이 큰 개똥 같은 구질.



정말로 엿 같다고 생각하면서, 왼팔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 수비수의 목 근처까지, 위협하고자 하는 의지도 약간은 담아서. 여차하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허공을 잡고 쥐어뜯듯이 반동을 줬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녀석과의 공중볼 싸움. 이길 확률이 거의 없고, 경기 내내 제대로 공중볼을 따낸 적도 없었지만-



“으아아아!”



있는 힘을 다해서 높이 뛰어올랐다. 기적적인 점프력이 발휘된 건가? 아니면 내 팔의 위치 때문에 뛰어오르다 얼굴에 맞을까봐 수비수의 점프가 조금 낮아졌나?



이번에는 호펜하임의 수비수보다 내 머리가 아주 살짝 위에 있었다. 타이밍에 맞춰, 본능적으로 머리를 옆으로 틀었다. 사실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지도 못했다. 말 그대로 공격수의 본능으로 코스를 노렸다.



관자놀이 쪽에 맞은 공이 살짝 떠올라 골대를 넘어갈 것처럼 비행하다 마지막 순간에 회전과 함께 뚝 떨어진다. 그라운드에 착지하며 휘청거렸지만, 시선은 끝까지 공에 가 있었다.



뒤로 점프하는 골키퍼의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크로스바 아랫부분을 살짝 건드리고 땅으로 툭 꺼지는 공. 정말 힘들게, 힘들게도 들어갔다.



기뻤냐고? 기뻐하기엔 일러도 너무 일렀다. 골대 안으로 득달같이 달려 들어가 골망 안에 감긴 공을 빼내어 허리춤에 꼈다. 꺽다리 수비수들 피해 달려 나오며 하얀 유니폼을 입은 녀석들에게 꽥 소리를 질렀다.



“아직 따라갈 수 있어! 정신들 차리라고! 오늘 왜 이렇게 정신들을 못 차려!”



스코어 2대3. 한 점 차로 다시 따라붙은 순간이었다.




**




“그렇지!”



유태훈이 자기보다 7~8cm는 큰 수비수 하나를 달고 뛰쳐 오르는 순간. 이상하게 시간이 멈추고 구린 크로스가 머리를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던 순간. 코칭스태프는 주먹을 불끈 쥔 채로 함성을 터뜨렸다.



“천만다행이군.”

“그러게요. 그래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분위기만 바뀌면, 20분이면 충분하죠.”

“교체할 수 있는 녀석은?”

“공격 쪽에선 제이든이 들어갈 수 있고. 그리고 조던 마이어가 몸은 풀어놨습니다. 하지만 컨디션이랑은 별개로 조던은 퀄리티가...”

“그래. 이해했네.”



분명 시작은 아주 좋은 경기였다.



제법 1군 선수들의 플레이 같았던, 폴스터-유태훈-엔조 미요의 연계 플레이가 매끄러웠고. 거기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 슈베르가 첫 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그 이후로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줬다. 팀 특성상 어린 선수들이 스쿼드를 채우고 있기에 분위기를 한번 내줬을 때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이 짙다. 전형적으로 그런 경기였다.



실수가 실수를 부르고, 빠른 체력 소모를 유발하고, 동료들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일일이 지적하기도 버거운 안 좋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공격진은 고립됐다.



결국 전반 남은 시간에만 3골을 허용. 버티지 못했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줘 가며 독려했지만, 후반전에도 이렇다 할 변화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전술 변화를 급격하게 가져가기에는 아직 어린 선수들의 이해도가 온전치 않았다. 감독 파른호스트는 변화보다는 집중을 촉구했고, 흐름이 답보 상황으로 흘러가던 중.



지금 막 유태훈이 정말 필요했던 한 방을 해 준 거다. 그것도 공중볼 싸움에서 이기면서. 호펜하임 리저브 팀의 센터백 쾨니그와 스트롬프는 모두 190cm가 넘는 장신에 강한 파워를 지닌 선수들이다.



유태훈이 수비를 제압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적은 분야가 바로 공중볼이었는데. 바로 그 방식으로 집념의 추격골을 만들어 낸 거다. 이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감독님.”

“음.”

“알비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70분이 다 되어 가는데요. 프런트의 요구가 꽤 강경했었는데.”



분석관이지만 리저브 팀의 선수 관리를 겸하고 있는 피르포가 파른호스트에게 서류를 내보이며 물었다.



관계자들은 모두 알았다.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으나 유태훈은 명백한 특별관리대상이다.



구단에서 가장 아끼는 선수인 건 확실하고.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까지 포함해도 열 손가락, 어쩌면 한 손에 들어갈 가치라고 보는 사람조차 있다.



아직 17살에 불과한 나이기에, 신체적으로 더 강해지고 성장하기 전까지는 아낀다. 조금 과한 처사처럼 느껴질지언정 아껴 쓴다.



이게 구단 측의 방침이었다. 매우 세세한 조건에 따라 유태훈의 출장 시간을 조절하라는 것이.



특히 오늘처럼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데다가,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어린 수비수들을 상대할 때는? 최대 65분에서 70분만 뛰게 하라는 명백한 지시가 있었다.



“딱 5분만 더 볼까.”

“... 그래도 되겠습니까?”

“어쩌겠나. 교체할 선수가 몸을 풀다가 잠깐 통증을 느껴서 급하게 다른 선수를 준비시키는 시간이 그 정도라는데.”



파른호스트가 인자하게 웃었다. 가면 속에 승부욕을 숨겨두고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욕구다.



“알겠습니다. 이봐- 마르코! 준비해!”



양 쪽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고 팔짱을 낀 파른호스트가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느냐마는, 제일 어리고 제일 경력도 없는 녀석이 다른 녀석들을 자극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게지. 마타라쪼가 언제쯤 뒤를 돌아볼지는 모르겠지만...’




**




보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것 하나. 쫓아가는 팀이 추격골을 넣고 나서 얻은 첫 번째 공격권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현장에서도, 특히 높은 레벨에서의 축구일수록 그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왜냐. 수비가 심리적으로 가장 몰려 있을 때라서.



쫓긴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부터 수비수들이 냉정과 평정을 찾을 때까지는 분명히 시간이 필요하단다. 수비수였던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만, 공격수 입장에서 숱하게 느껴 본 바는 있다. 약간은 당황하거나, 약간은 두려워하거나 하는 수비수들의 심리를.



그래서 첫 공격이 중요했다.



우리 수비라인에서 터프한 도전으로 좋은 커트를 해냈고, 깊숙이 내려갔던 엔조가 직접 볼을 운반하며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고. 나는 전진하던 미드필더 팔코 미첼과 순간적인 교차 움직임을 가져가며 공간을 만들었다.



내 쪽으로 수비수가 딸려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자연스레 미드필더 하나, 수비수 하나 해서 두 명이 내게 고정됐다. 그렇게 열린 공간으로 왼쪽 포워드인 폴스터가 잘 찾아 들어왔다.



“아-오! 뭐해!”



엔조는 좋은 판단을 내려 폴스터에게 패스를 찔렀는데. 동시에 욕설 섞인 소리도 터져 나왔다. 폴스터가 쉽게 잡아놓을 수 있는 공처럼 보였었지만, 발목에 맞은 공이 툭 튀어나간 거다.



하얀 유니폼의 대부분은 발이 멈췄다. 가장 중요한 공격 순간에 터진 기술적인 실수는 허탈하니까? 아니면 아직 경험이 적고 어리니까?



“끝까지! 마누! 끝까지 붙어!”



나는 쇄도하던 발을 멈추지 않으며 실수한 마누엘 폴스터를 윽박질렀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절대 해서 안 되는 타이밍에 실수했을 땐 그걸 만회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한다.



1군에서 살아남는 선수의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다. 저걸 안 해도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압도적인 월드 클래스 뿐이다. 공격권 하나를 그냥 내어주는 것을 언제든 다른 플레이로 상쇄할 수 있는 선수들.



그것도 아닌 주제에 발까지 멈추면 혼나야지.



한 템포 늦었지만, 어쨌든 폴스터는 다시 속도를 붙여 공에 따라붙었다. 호펜하임의 수비수가 그리 민첩하지 않아서, 말 그대로 5대5 경합 상황이 됐고-



“끝까지! 끝까지!”



달리면서도 꽥꽥 소리를 친 덕분일까? 폴스터가 넘어지면서 무작정 뻗은 발에 공이 먼저 맞았다. 그리고 폴스터는 본능적으로, 내가 소리를 내던 곳을 향해 발목을 꺾은 모양이었다.



실수는 우리만 하지는 않는다. 호펜하임의 선수들도 우당탕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에 달려들지 않았다. 덕분에 공이 수비에 살짝 맞고 굴절됐지만 내가 쇄도하던 빈 공간 쪽으로 꺾여 왔다.



고개를 들었다. 흘깃 쳐다봤다. 거리는 좀 있는데, 골대와 나 사이, 내 시야에 들어오는 다른 하얀 유니폼이 없다.



나와 공 사이의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어느 쪽이 확률이 더 높을까. 내가 이 공을 갖고 들어가 호펜하임 선수 셋 정도를 제치고 슈팅해서 골까지 넣을 확률. 혹은 이 자리에서 그대로 때려 들어갈 확률.



판단은 빨리 끝냈다. 눈을 부릅떴다.



통, 통. 미세하게 튀어 오는 공이 살짝 떠오르는 그 순간을 이미지로 미리 그리면서 스텝을 맞춰 봤다. 이건 설명할 수 없는 본능적인 영역인지라 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전생에서부터 나는 슈팅 기술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다른 능력치가 떨어져도 그걸로 먹고 산 공격수였지.



왼발, 오른발, 왼발을 딛고-



살짝 떠오르는 공을 향해 그대로 오른발을 옆으로 뉘여 깎듯이 휘두른다.



파아앙!



튀어 오르려는 힘을 억지로 눌러 주는 임팩트. 크게 힘들이지 않되 꽉 누르듯 쏘아 보낸 축구공에 역회전이 걸리며, 날아가면서 속도가 빨라진다. 마치 야구의 패스트볼처럼.



힘있게 쭉 뻗어 나간 공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라앉지 않았다. 호펜하임의 골키퍼가 몸을 띄워 팔을 쭉 뻗어도 닿지 못하는 곳을 향해, 골대 상단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까지 말이다.



“푸하아- 이건 좀.”



대박인데. 결과물에 나도 깜짝 놀랐다. 실전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성공시킨 하프발리 슈팅의 궤적은 내 입으로도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으아아아-! 알비!”



다소 얼떨떨하게 서 있는 내 등 뒤로 실수했던 폴스터가 가장 먼저 들이닥쳤고, 이어 다가온 녀석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비슷했다. 그리고 아마 내 표정도 비슷했을 거다. 눈이 동그래져서 말을 잊은 표정 말이다.




**




@VFB_nachwuchs

#U21 슈투기ⅱ에서 나온 환상적인 골! TAE-HOON YOO! 레기오날리가 2R 이 주의 골이 확실합니다. FANTASTISCH! UNGLAUBLICH!


└ 와우. 이건 진짜 제대로네. 미쳤는데?

└ 자기도 놀라서 세레머니도 못하고 눈 커진 것 좀 봐. 얘 너무 귀엽다.

└ 신형민이 우리 팀 유스에 있던 시절 보여주던 피니쉬 능력을 떠올리게 하네. 그는 그때부터 피니쉬 하나는 어마어마했어. 이 친구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지 않아? 17살이라니.



(...)




**




“저 방금 제대로 돌았어요?”

“아니. 그래도 여기까지!”



자이르지뉴가 냉정한 손길로 바닥에 깔린 훈련용 콘을 회수해 갔다. 아쉬운 마음에 허리에 손을 얹고 자이르지뉴를 노려봤지만, 그런 걸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계속 말했지? 단순히 힘만 쓰는 게 아니라, 힙 턴이 더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엉덩이랑 하체를 더 상대 쪽으로 강하게 문대고, 거기서 빠르게 확! 회전력을 받아야 해. 상대를 밀어내면서, 네 공간을 만드는 거야. 그렇게 생긴 공간이 크지도 않아. 기껏해야 한 발 디딜 정도 공간이지. 하지만 그 공간이라도 있으면 들어오는 빠르고 강한 패스를 잘 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거야.”



이론적인 이해야 완벽하게 했다. 결국, 좁은 지역에서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을 잘 하는 기술을 익혀서 여유를 만들고 트래핑의 퀄리티를 높이라는 거니까. 전생 때도 그렇게 노력하던 거다. 잘 안 되는 게 문제였지.



이번 생에는 어린 나이부터 자이르지뉴에게 좀 더 스킬 위주로 배우고 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기는 하다. 있을 거다. 사실 단기간에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서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뭐 해? 누워서 쿨다운 해, 어서.”



입맛을 다시며 자이르지뉴 팀의 피지션 앞으로 가서 털썩 드러누웠다. 그가 근육 곳곳을 뭉근하게 누르며 마사지를 시작해 준다.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온 자이르지뉴가 갑자기 자기 핸드폰을 내 눈앞으로 들이밀었다.



“워. 꼬맹이. 너 점점 팔로워 숫자가 느네?”

“제 인스타그램을 당신이 왜 팔로우하고 있어요? 어차피 올라오는 것도 없는데.”

“그냥. 고객 관리 차원이지. 그런 골 한번 넣으면 어깨가 이만큼 올라오는 놈들이 많거든. 너처럼 어린 놈들 중에는.”

“그럴 일 없어요.”



그 경기에서 나온 3대3을 만드는 동점골은 정말 대단했다. 자이르지뉴가 짓궂게 눈앞에서 재생한 저 영상 속 저 순간은 그랬다고. 내가 돌아오고 나서 가장 잘한 장면일 거다. 미적으로도, 상황적으로도.



하지만 저 경기, 결국 졌다.



저 골을 넣자마자 나는 교체 아웃되었고. 후반 44분에 페널티 킥을 헌납하며 4대3으로 끝나버렸다. 아무리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리저브 팀의 경기라지만 빛이 바래버린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제법 가라앉았다. 내가 빠져나온 후로 공격적으로 잘 몰아쳤는데, 마무리가 안 됐다. 혼자 기뻐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는 거다. 막상 지고 보니 좋지 않았던 경기 내용이 더 씁쓸하게 느껴졌을 테고.



그러다 보니 어깨에 뽕이 들어갈 일도 없었다. 어차피 그럴 일도 없었겠지만.



어쨌든, 점점 나에 대해 주목도가 올라오고 있는 건 맞다. 아직까지는 슈투트가르트 시내를 아무리 걸어 다녀도 먼저 알아보는 사람이 없긴 하지만. 이 정도 추세라면 금방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구단에서도 이번 시즌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더 키울 거라고 해서. 그쪽으로도 SNS 쪽으로도 담당해줄 미디어팀 직원을 뽑고 있는 걸로 안다. 아마 앞으로 조금 귀찮아질 거다.



“스타병 걸리지 않게 조심해라. 그거 은근히 지독하다. 훅 가는 선수들이 하나둘이 아니야.”

“제가 그런 거 걸릴 거 같아요?”

“또 모르지. 막상 주목받게 되고, 돈 많이 벌게 되고 이러면 절대 아닐 것 같은 사람들도 눈 돌아간다니까.”



그럴 일이야 절대 없지만- 음?

슈투기 로고가 새겨진 스포츠백 위에 대충 던져둔 핸드폰이 울리길래 받았다. 트레이닝 중이 아니라 마사지 중이라 괜찮다.



“여보세요?”

“알비?”

“네. 무슨 일이세요?”



때마침 미디어팀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비공개 인터뷰 하나 하자.”

“네. 엉? 잠깐, 비공개요? 비공개할 건데 인터뷰를 왜 해요?”

“설명하자면 조금 길어. 내일 출근해서 잠깐 오피스에 들러 줘.”

“... 그래요. 일단 들어볼게요. 근데 어딘데요?”

“스카이스포츠, 플라텐버그.”



음. 생각보다 거물이긴 하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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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99 CENTER
    작성일
    24.09.12 17:44
    No. 1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소나기그만
    작성일
    24.09.12 18:40
    No. 2

    신연재 시작하셨군요 이번 작품도 기대됩니다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아르메니
    작성일
    24.09.12 20:33
    No. 3
  • 작성자
    Lv.91 코파는노마
    작성일
    24.09.13 02:35
    No. 4

    이적사가를 다루시는 분이 뭔일로? 뮌헨과 연관이 있으니 뮌헨과 관련된 뭔가가 생기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만년휴학생
    작성일
    24.09.14 17:54
    No. 5

    주인공이 니코나 야말 비르츠정도 재능급인지 잘 와닿지가 않는다고 해야되나... 도입부보면 뭔가 월클급 재능인거 같긴한데 읽다보니 뭔가 확 잘한다 체감이 안됨... 그냥 한방있는 것보다 작은 육각형스타일로 느껴저서 재능도 걍 타미 아브라함정도 같음.
    경기 묘사를 거의 안해서 그런거 일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느낌은 MK2 안수파티, 보얀임.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9.18 13:22
    No. 6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ag******
    작성일
    24.09.18 17:25
    No. 7

    이번화는 너무 늘어지네요 흥미진진하지도 않고 스킵 스킵 하게 되네요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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