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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302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9.02 08:54
조회
1,059
추천
8
글자
18쪽

228화. 소원림의 복수전(復讐戰)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마침내 한 달이 지나고······.


전쟁 준비가 끝나자 소원림을 압박하며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하는 비월족의 전사들. 본대에 예비군 10만이 추가되어 전쟁을 지원하고 뒤를 받치는 가운데, 편대를 이루어 주변을 비행하며 소인족을 압박한다.


10만 명씩 떼 지어 하늘을 날아가니 세상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그 모습에 절로 움츠러드는 소인족 전사들.


이제 공식적인 선언만 안 했을 뿐이지 이미 두 종족 간의 전쟁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비월족에서는 전투를 하루 앞두고 최종 점검과 공격을 위한 회의가 열리고, 소인족은 방어를 위한 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


여기는 비월족 진영.


전군 총사령 금령월이 대장들을 전원 집합시킨 가운데 서두를 꺼냈다. 그러자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총사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장들.


“내일 바로 전투를 개시한다는 것은 이미 들어서 모두 알 것이다. 물론 이기는 것이 중요하나 최대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 그러니 군사의 지휘 통제에 철저히 따라 주도록!”


그러자 대장 중에 한 사람이 나서서 주변의 참석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럼 이번 전투는 소원림에서 소인족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계속되는 것입니까?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소인족 전사가 100만 명이 넘게 이곳으로 몰려왔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군사 광비월이 대신 답했다.


“이번이 아니면 소원림을 되찾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수단(手段)과 방법(方法)이라도 가리지 않고, 이곳을 되찾을 때까지 전투가 이어질 겁니다.

그리고 전쟁이란 군사의 수도 중요하지만 전략과 전술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적은 수로 이기려면 철저히 통제(統制)에 따라야만 합니다.”


그러면서 세부적인 작전 계획을 설명하고 군명(軍命)을 내리기 시작했다.


#


마침내 밝아 오는 결전(決戰)의 날!


어둠이 여명에 쫓겨 점점 물러나면서 동녘부터 날이 밝았다. 유난히 푸른 하늘에는 유유히 떠가는 한 점 구름뿐!


해맑은 아이의 얼굴처럼 둥그런 해가 동녘에서 방실거리며 떠오르니, 전에는 주로 달밤에 공격하던 비월족이 이번에는 대낮에 공격을 개시했다.


주변의 하늘을 온통 가리며 날아오르는 비월 떼 10만. 그 속에는 은비월, 금비월, 적비월, 오색비월이 뒤섞였다.


“나를 따르라!”


그들이 2천 장쯤 떨어진 소인족 진영을 향해서 고공(高空)으로 날아들었다.


그러자 나무 높은 곳에 숨어서 비월족의 동태를 감시하던 소인족의 정탐조(偵探組). 그들이 천인족에서 밀무역을 통해 입수한 신호탄을 여기저기에서 여러 개 쏘아 올린다.


뿌아아아아아앙~


붉은 불꽃과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신호탄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소인족 진영은 비월족의 공격이 시작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비상이 걸리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드더덕! 푸더덕!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비월 떼 10만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런데 모두 상반신을 가리는 가벼운 방패 같은 것을 들고 있었는데······.


두 번째 비월 떼는 날아가면서 몇 명씩 날아내려 신호탄이 올랐던 곳을 찾아 적의 정탐조를 제거하는 한편, 나머지는 그대로 소인족의 진영을 향해 날아간다.


그런데 이번 비월(일반 비월족을 칭할 때도 사용)들의 공격은 전처럼 부둣가의 배들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소원림에 진지를 구축한 소인족 진영(陣營)을 먼저 공격했다.


비월 떼가 주변이 어두워질 만큼 새까맣게 하늘을 가리며 날아들더니, 공격 신호인 뿔피리가 울려 퍼진다.


삘릴리~ 삘릴리~ 삘릴리~


“공격하라! 대궁을 쏘고 독단지를 투척하라!”


쉭! 쉬쉬쉭! 휘이~익!


고공으로 접근한 비월들이 소인족 전사들이 운집한 상공에서 들고 있는 단지들을 아래로 던지고 대궁을 쏘았다.


그러자 소인족의 파천궁이나 대형 방패들이 불타고, 화살에 맞아 죽거나 독에 당한 전사들이 금방 늘어났다.


“으아아악! 커흑!”


“아악! 독이다!”


그리고 소인족 전사들 수천 명이 독에 중독되었는지 거품을 물고 괴롭게 땅바닥을 구르기 시작한다.


소인족에서도 대응하여 활을 쏘고 창을 던져 보지만 거리가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독은 개량을 한 모양이다. 기존의 해독단을 먹었는데도 소인족 전사들이 수없이 쓰러지고 있으니.


그리고 같이 던진 단지들 중에는 독이 아니라 뿌연 연무를 피워 올려 적의 시야를 가리는 연막용이 섞여 있었다. 그것에서 흰 연기가 마치 뭉게구름처럼 뭉실뭉실 피어오른다.


주변을 짙은 안개처럼 연무가 가려 버리자 소인족은 하늘의 비월들을 찾을 수가 없으니,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공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빠아아앙~ 빠아아앙~


“산개하라! 모두 큰 나무 밑이나 방패 밑으로 숨어라!”


소각 소리와 함께 명령이 떨어지자 소인족 전사들이 근처의 나무와 방패를 찾아서 비월족의 공격을 피하며, 연무가 흩어지기를 기다리는데······.


휘이잉~


마침 미르만으로부터 해풍이 불어오더니 연기와 독을 날려 버리자, 이번에는 소인족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빠앙~ 빠앙~ 빠앙~


“파천궁을 쏘아라!”


그러자 커다란 고대코뿔소 수천 마리가 나무 그늘에서 튀어나왔다.


등 위에는 큰 나무틀이 얹혀져 있고, 세 명의 소인족이 타고 앉아서 이동을 해 가며, 하늘의 비월들을 향해 큰 활을 겨누더니 공격을 가한다.


쉬쉬쉬쉬쉬쉭! 쉬쉭!


한 번에 수천 발의 화살이 날아올라 비월 떼를 공격하는데···, 대부분 사거리가 미치지 못했지만 조금 낮게 날던 비월들 수십 명이 ‘아악!’ 하는 비명을 내지르며 곳곳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비월들도 대궁을 쏘며 치열하게 공방이 오간다.


독단지를 투척했던 비월들이 손이 비자 두 명이 하나의 큰 활을 들고 있는 비월들 곁으로 날아가더니···, 큰 활 하나에 여러 명이 달라붙었다.


몇 명은 활의 몸체를 잡고 몇 명은 활시위에 달린 긴 끈을 잡아당긴다.


그렇게 큰 화살을 재더니 아래를 향해서 무차별로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늘에서 내리쏜 화살은 중력 가속도가 붙어서 무서운 힘으로 떨어지며 소인족 전사들의 몸통을 꿰뚫었다.


“아아악! 살려 줘~”


사방에서 소인족의 비명이 난무하는데···, 그러나 날아다니기 때문에 화살이 많지 않은지 금방 공격이 끝나고 비월 떼가 서쪽으로 천천히 물러난다.


그런데 먼저 왔던 비월 떼가 물러가자마자 다시 10만의 다른 비월 떼가 하늘을 가리고 날아오더니, 이상한 공격을 퍼붓는 것이 아닌가?


삘릴릴리~ 삘릴리~ 삘릴리~


“산성비를 뿌리고 폭뢰를 투척하라!”


촤아악~ 촤~악~


이미 소인족 진영의 상공에 이른 10만의 비월 떼가 소인족 전사들이 밀집한 곳을 찾아서, 강산성 액체가 담긴 단지를 아래로 쏟아부었다.


그러자 내려오면서 빗방울처럼 나뉜 작은 산성비 방울들이, 지상의 소인족 전사들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비처럼 주룩주룩 말이다.


비월족이 야차족과 싸울 때 이미 이와 같은 수법으로 많은 야차족을 죽였다는 정보를 수집한 소인족. 그대로 당할 수는 없으니 곧 지시가 떨어졌다.


빠아아앙~ 빵~ 빠아아앙~


“위험하다! 산성비에 맞지 않도록 모두 몸을 숨겨라!”


그러자 후다닥 뛰어서 방패가 있는 곳이나 나무 밑으로 숨는데······.


그래도 일부 방패는 강산성에 녹아내리고, 나뭇잎에 맺혔던 산성비는 아래로 뚝뚝 방울져서 떨어져 내린다. 그러자 수만 명이 산성비가 피부에 닿아서 비명을 지르며 물을 찾아 헤매느라 주변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악! 물! 물을 줘~”


“비켜라! 내가 먼저다.”


주변에 배치한 물로는 턱없이 모자라니 서로 먼저 물로 씻겠다고 아군끼리 이전투구를 벌인다.


이리하여 강력한 산성비에 맞은 수만 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흐물흐물해졌다.


산성비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이번에는 작은 철구 같은 것이 무수히 떨어져 내려 땅에 부딪친다.


슈슈슛! 슈슛!


꽈아앙! 꽝! 꽈앙!


폭음과 함께 금속 파편들이 이곳저곳으로 비산하더니, 소인족 전사들의 몸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으아아악!”


“으으으으······.”


천인족의 폭뢰를 모방한 고공 투척용 폭뢰에, 금속 파편이 몸속으로 파고든 소인족 전사들 수만 명이 부상을 입었는지 피를 흘리며 신음을 토한다.


바로 죽는 사람보다 몸속에 금속 파편이 박힌 사람이 훨씬 많았다. 제때 치료를 못 하면 살이 썩어 들어가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될 텐데······.


그보다 당장은 부상을 입어서 싸우기가 힘드니 전력을 깎아 내리는 것이다.


벌써 소인족 수만 명의 전사들이 죽거나 다친 상태인데, 이번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강한 빛이 반사되어 소인족 전사들을 비추었다.


그러자 모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손으로 하늘을 가리며 살핀다.


자세히 보니 하늘에 떠 있던 비월족 전사들이 상반신에 부착하고 있던 가벼운 방패 같은 것을 펼치고 있었다.


거울처럼 매끄러운 면으로 햇빛을 반사시켜서 지상의 소인족들이 눈을 뜨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틈에 또 많은 폭뢰를 던지고 있었고 말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면서 그 틈에 공격을 퍼붓는 교란 작전을 펴고 있는 것!


그러는 가운데 이번에는 지상전을 펼치려는 비월족. 사방으로 각 10만, 총40만의 전사들이 날아내렸다.


그중에서도 야차족과의 전쟁에서 큰 활약을 한 전문 무사대는 긴 장창과 환도처럼 휘었으나 양날이 있는 긴 장검을 들었는데, 햇빛에 반사되는 날에서는 시퍼런 살기가 번쩍거린다.


지상으로 날아내리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전해지는 명령 소리.


삘릴릴리~ 삘릴릴리~ 삘릴릴리~


“전사들은 진법을 갖추어라!”


그러자 비월족 전사들이 네 개의 둥근 대진(大陣)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인족 전사들을 행해 밀려들었다.


마침내 전사들 간에 피가 튀기는 백병전(白兵戰)이 시작되자, 하늘의 비월 떼는 중앙의 소인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다가 서서히 공격을 멈추고 서쪽으로 물러났다. 잘못하면 비월족까지 피해가 미칠 것을 우려한 것일 터.


이제 지상에서는 비월족 40만의 전사들과 소인족 전사들이 맞붙어서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데······.


소인족이 전투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한 것인지 점점 자신감(自信感)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소인족에 울려 퍼지는 신호.


빠아아아앙~ 빠앙~ 빠앙~


“공격로를 열어라!”


그동안 기다린 명령이 떨어지고······.


소인족 전사들이 공격하던 한쪽 방향을 모두 비우는 가운데 거칠게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다다다다다다!!


수만 마리의 검치범을 탄 소인족 전사들이 번개처럼 비월족 전사들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뛰어들었다.


큰 덩치의 검치범 등에 납작 엎드려서 손에는 가볍고 뾰족한 세 자 길이의 긴 검을 들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검치범에 밀려서 비월족의 한쪽 귀퉁이가 무너지는데······.


그때, 광비월이 창안한 무공을 익힌 전문무사대가 나서서 사태를 수습했다.


긴 장창과 만도처럼 휜 장검을 휘둘러, 파도처럼 밀려오는 검치범을 옆에서 다리를 공격하여 넘어뜨린다.


결국 수십 마리가 바닥을 뒹굴자 그 뒤를 따르던 수백 마리도 서로 뒤엉키면서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그러면서 검치범 떼가 치고 들어오는 길을 열어 주고, 옆에서는 공격을 가하며, 달려가는 앞쪽의 길도 열어 주니 순식간에 치고 지나간다.


즉 부딪치기보다는 길을 열어 주어서 아군의 희생을 줄인 것이다. 그리고 즉시 원진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며 다시 백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몇 차례나 검치범이 전장을 휩쓸고 다녔지만 점점 효과가 떨어지자, 검치범 떼가 물러 가고 이번에는 사방이 들썩거리게 동물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우워어어어~ 우워어어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몸의 길이가 스무 자에 이르는 시원맘모스 수천 마리가 나타나서 비월족의 진을 덮쳤다.


그 위에서는 수백 명의 소인족 전사들이 무기를 들고 싸우면서 무리를 이끌었고.


그러나 이미 어느 수위에 오른 무사들은 동물 따위에 겁먹지 않았다.


검치범보다 속도가 느린 시원맘모스에 달려들어 장창과 장검으로 다리 관절을 공격하거나 노출된 눈을 찌른다.


급할 때는 위로 날아오르며 위에 탄 소인족 전사를 공격하고, 그러니 상처를 입고 눈이 먼 시원맘모스의 통제가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결국 상처를 입고 미칠 듯이 사방으로 날뛰었다.


그때 다시 전장에 울려 퍼지는 소인족의 소각(小角) 소리.


빠바바방~ 빠바바방~ 빠바바방~


“전차로 공격하라!”


그러자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주를 입힌 고대코뿔소가 이끄는 큰 전차 수천 대가 나타나더니, 비월족을 향하여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전차 위에 탄 전사들은 몸을 갑주로 보호하고, 긴 장대 같은 것에 각도가 낫보다 더 벌어진 겸 같은 무기를 달고 있다. 바로 장거리 공격용 무기다.


휘유우웅~


탄력이 있는 장대를 힘차게 휘둘러서 끝에 달린 무기로 비월족의 날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관절 부위나 융막을 찢어서 부상을 입히려는 것인지.


그러자 비월족은 날개가 상하면 날 수 없기 때문에 날개 공격에 매우 민감한지 잠시 움츠러들었다.


그때 다시 앞으로 나서는 비월족의 전문 무사대. 그들이 장검으로 소인족 무기의 장대 부분을 자르면서 번개처럼 가까이로 접근했다.


그러면서 전차(戰車)를 끌고 있는 고대코뿔소의 눈을 찌르거나 다리 관절을 찔러서 주저앉힌 뒤, 전차에 타고 있는 소인족 전사들을 베어 넘긴다.


“하압!”


파바바바밧!


“끄아아악!”


이렇게 하나둘 전차가 무력화되었다.


“후퇴! 후퇴하라!”


힘을 잃은 전차가 물러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갑주를 입고 허리에 도나 검을 찼으며, 손에는 개조한 작은 작살을 든 소인들이 4만 명가량 나타났다.


그들은 비월족 진(陣)마다 1만여 명이 넓게 퍼져서, 휴대용 작은 작살을 가지고 접근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용수철의 힘에 직선으로 날아가는 작고 날카로운 작살 침에는 독이 묻어 있어서, 빛에 반사되니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는데······. 그 끝이 일제히 비월족을 겨누고 있다.


빠바바바방~ 빠바바방~


“소작살을 쏘아라!”


소각 소리와 함께 작살을 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사방을 울리는 소리!


피웅~ 피웅~ 피피웅~


마치 화살이 날아가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무수히 많은 소(小)작살이 날아가서 비월족 무사들을 덮쳤다.


그때, 비월족 무사들 뒤에서 방패를 든 전사들 수천 명이 앞으로 나서며 날아드는 작살을 막아 내고······,


그 틈에 여유가 생긴 무사들이 소인족 작살 부대에 비호처럼 달려들어 창과 검으로 공격을 퍼붓자 작살 부대도 곧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그 사이에 이미 비월족 전사들도 수천 명이 작살에 맞아서 온몸에 독이 퍼지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악! 꺼윽~”


점점 전장은 죽음의 광기에 물들어 가고···, 벌판은 시신으로 뒤덮이며 핏물이 바닥을 질펀하게 적신다.


오직 적을 죽이고자 하는 본능(本能)만이 전장을 잠식하며 지배할 뿐이니!


결국 패하여 물러나는 소인족 작살 부대. 그러자 이번에는 야무지게 경장을 차려입은 소인족 무사대 10만여 명이 여러 무기를 들고 몰려나왔다.


머리에는 검은 두건을 질끈 동여맸는데 날카로운 눈에서는 살기가 흐른다.


그들이 2만5천여 명씩 나뉘어 4개의 비월족 대진(大陣)에 맹렬히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공격하라!”


파바바바밧! 파바밧!


비로소 비월족과 소인족의 정예 무사들 간에 백병전이 벌어지고 지상전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섰다.


“우측을 더 보강하라!”


“뒤를 받치고 밀어붙여라!”


그동안 토납술을 바탕으로 천인족 무공과 자체 창안한 무공을 수련한 양쪽 무사들은, 비월족이 진법을 구축한 상태에서 서로 거세게 격돌했다.


비월족은 대진을 이룬 채 싸우고, 소인족은 천인족의 진법을 받은 것인지 자체 개발한 진법인지는 모르나, 어느새 5명에서 10명 단위의 작은 소진을 이루었다.


그 작은 소진들끼리 서로 연합하여 공수(攻守)를 하면서 비월족 무사들과 밀고 밀리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무공을 익힌 전문 무사대 간에 격돌이 일어나자 일반 전사들은 그 뒤를 받치며 보조와 지원을 하면서······.


목숨을 건 전장의 싸움은 점점 더 살벌해지고 긴장감과 광기가 넘쳐흐른다.


“죽어랏!”


“하압!”


퍼버버벅! 파박!


“으아아악!”


주로 단숨에 목을 치거나 심장을 찔러 절명시키는 천인족과 달리, 아직 경지가 떨어지는 수준인 두 종족 무사들의 싸움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참상(慘狀)을 빚어내고 있었다.


사방에는 몸통에서 잘린 사지가 즐비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사지가 반만 잘려서 덜렁거리거나, 목이 반만 잘려서 피를 토하며 꺽꺽대고 목을 움켜쥔 채 바닥에 주저앉은 무사들! 어디 그뿐인가?


누구는 배나 가슴이 길게 갈라졌다.


그곳에서 내장이 꾸역꾸역 밀려 나오니 어찌 차마 눈 뜨고 볼 수 있으랴?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전장에서 마치 지옥도를 방불케 하는 모습들!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대낮에는 뜨거운 아열대의 바람이,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는 북풍한설처럼 등골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소인족 무사들이 비록 덩치가 작지만 천인족 덕분에, 일부는 밀교역 덕분에 천인족의 전통 무술을 익혔다. 그러니 비월족에 쉽사리 밀리지 않았다.


작은 덩치에도 눈에 독기가 서렸다. 절대 너희들에게 지지 않겠노라고.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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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232화. 남정맹과 현마문의 생사결 22.09.06 1,060 6 18쪽
231 231화. 다시 이어진 녹성의 인연 22.09.06 1,050 6 18쪽
230 230화. 후대를 위한 안배 22.09.05 1,047 8 18쪽
229 229화. 악마가 되는 전장(戰場) 22.09.05 1,045 8 19쪽
» 228화. 소원림의 복수전(復讐戰) 22.09.02 1,060 8 18쪽
227 227화. 새로운 영웅(英雄)의 탄생 22.09.02 1,054 8 18쪽
226 226화. 천인족 영웅대회 22.09.01 1,080 8 19쪽
225 225화. 관리체제 정비 22.09.01 1,064 9 18쪽
224 224화. 세가주들과의 비무 22.08.31 1,064 9 18쪽
223 223화. 세가를 세우다 22.08.31 1,076 8 18쪽
222 222화. 뒤늦게 밀려오는 슬픔 22.08.30 1,078 8 17쪽
221 221화. 전쟁은 끝을 향해 치닫고 22.08.30 1,072 7 18쪽
220 220화. 아! 천신이시여! 22.08.29 1,084 8 20쪽
219 219화. 강물처럼 흐르는 피 22.08.29 1,078 8 18쪽
218 218화. 거인족 선발대와 격돌 22.08.26 1,102 9 19쪽
217 217화. 화산 폭발이 부른 전쟁 22.08.26 1,106 9 18쪽
216 216화. 유챠산 화산 폭발 22.08.25 1,134 9 19쪽
215 215화. 생명의 선물 진주(眞珠) 22.08.25 1,147 8 19쪽
214 214화. 깨달음의 기회 22.08.24 1,136 10 19쪽
213 213화. 5대 신수 순방 22.08.24 1,133 9 19쪽
212 212화. 한울 쥬맥 22.08.23 1,165 9 19쪽
211 211화. 청룡여의검과 백호제마검 22.08.23 1,145 10 18쪽
210 210화. 태을 선인의 진선기 22.08.22 1,135 9 17쪽
209 209화. 어수족과의 평화 협약 22.08.22 1,147 9 18쪽
208 208화. 전사와 지도자의 차이 22.08.19 1,183 9 18쪽
207 207화. 친구야 죽지마라! +1 22.08.19 1,177 8 19쪽
206 206화. 피로 물드는 바다 22.08.18 1,191 8 17쪽
205 205화. 어수족과의 전쟁 22.08.18 1,196 8 19쪽
204 204화. 우담바라가 꽃피다 22.08.17 1,202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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