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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305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8.19 08:35
조회
1,177
추천
8
글자
19쪽

207화. 친구야 죽지마라!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어수족으로 돌격한 기마대는 그래도 갑주를 걸치고 무술을 익힌 무사들이라, 말에서 굴러 떨어져도 낙법으로 착지하며 바로 창을 휘둘러 적과 대전을 벌였다. 하지만······.


한 명에게 수백 명이 벌떼처럼 달려드니 결국 힘이 다해 쓰러지고 만다. 결국 일만의 기마대가 치고 나가서 육천밖에 돌아오지 못했다.


“모든 천궁을 쏘아라! 발사!”


두둥~ 두둥~ 두둥~


“천궁 발사!”


쉬웅~ 쉭! 쉬쉬쉭! ······파바바바밧!


“으아아아악! 커흑~”


천궁이 날아가기 시작하자 쥬맥이 앞으로 나서더니, 음파가 적진을 향하도록 금령파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띠리링~ 디디디디딩~


따라랑~ 따라라라랑~


쥬맥의 음파가 어수족의 뇌와 심장을 공격하자···, 모두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하고 이리저리 비틀거린다.


이때 수많은 천궁의 화살이 날아드니, 용두족이 순식간에 수천 명이 쓰러져 바닥에서 비명을 지르며 꿈틀댔다.


그러면서도 수를 믿고 천천히 앞으로 밀고 나오는데······.


이번에는 뒤에서 방패를 든 용두족 병사들이 무수히 나타나더니, 앞쪽을 가리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떨어지는 발사 명령!


“천궁을 곡사하라!”


두두둥~ 두두둥~ 두둥~


“천궁 곡사!”


쉬웅~ 쉬쉬쉬쉬쉭! ······파바바바박!


“끄아아아악!”


이번에는 직사로 쏘던 천궁을 각을 크게 하여 곡사로 쏘기 시작하자, 방패를 넘어서 머리 위로 화살들이 우박처럼 떨어져 내린다.


그러면서 두 종족 간은 서서히 간격이 좁혀지고, 궁수 부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전차가 출격 준비를 갖추는 가운데, 금령파로 강기(罡氣) 공격을 가하는 쥬맥!


띵 띠디딩 띠딩 띵 띠디딩 띵!


핏 핏 핏 핏 핏 핏!


“꺼억! 끄아아아아아~”


수천 개의 강기가 금령파에서 날아가, 앞장서 오던 용두족의 방패며 병사들까지 싸잡아서 수천을 짓뭉개 버렸다.


“어디 이번에는 검환도 받아 보아라.”


궁수 부대가 화살을 퍼붓고 물러가는 틈을 이용하여 쥬맥이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높은 하늘에서 달처럼 둥근 검환(劍丸)을 만들어 뇌전처럼 내리꽂았다.


보름달처럼 둥글고 빛나는 검환.


보기에는 아름다운데···, 용두족이 몰려 있는 여기저기에 떨어져서 하늘의 저주인 양 천지를 울리는 폭음을 냈다.


꽈아아아아앙!! 꽈광! 꽝!


폭발하는 검환 하나가 육십 장에 가까운 범위를 초토화시키며 용두족을 박살 내는 사이에, 이번엔 전차가 출격하여 적진으로 파고드는데······.


그 뒤에서 진을 갖춘 무사들이 적진으로 뛰어들어, 마침내 백병전(白兵戰)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쥬맥의 십여 번에 걸친 검환 공격으로 적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음에도, 계속 바닷속에서 꾸역꾸역 기어오르며 전장으로 밀려왔다.


아마 오늘 기어코 결판을 내겠다는 생각인 모양인데···, 그렇다면 이쪽도 강수를 두는 수밖에!


어수족은 지상에서도 거의 뇌파로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고함을 지르는 소리나 명령을 내리는 모습으로는 지휘자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쥬맥은 차림새나 용모를 보고 지휘자로 보이는 자들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저격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지휘자들이 하나둘 제거되는지 우왕좌왕하는 용두족들. 그들을 천인족 무사들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공격을 가한다.


비록 바닷속에서 끊임없이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지만···, 벌써 이십만이 넘는 병사들이 전사하여, 사방에 통나무처럼 흉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이번에는 천인족도 결판을 내겠다는 심정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전차가 어수족 안으로 파고들어 천궁과 활로 수많은 용두족을 죽였다.


그때! 용두족 안에서 이상한 뭉치를 단 화살들이 불길을 일렁이며 전차로 무수히 날아들었다.


목표에 부딪치면 물 풍선 같은 것이 퍽퍽 소리를 내며 터지는데······.


그것에 불길이 옮겨붙어 푸른 불길을 일렁이며 거칠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용두족 수십 명이 전차로 달려가며 단지 같은 것을 던져 넣는다.


퍼엉~ 펑~ 퍼엉~


그러자 폭음과 함께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전차(戰車)들이 거센 불길에 휩싸여 버렸다.


“전차를 버리고 탈출하라!”


그 뜨거움이 이루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지라 모든 무사들이 탈출하여 도검을 들고 백병전으로 전환했다.


“이놈들! 모두 쓸어버려라!”


“크아아아악!”


분노한 칼날이 피를 찾아 춤추는데, 이와 같은 화공은 처음 당하는 일이다.


이것은 깊은 해저 화산에서 오랜 세월 진화하여, 물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수린(水燐)이었다.


어수족이 이를 발견하여 수린화(水燐火)라는 이름으로 어제야 겨우 무기화에 성공한 것이고.


그래서 오늘 공격을 개시한 것도 이 신무기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참에 끝을 보려고 악착같이 덤비는 것이고 말이다.


전차가 불길에 휩싸이자 등을 덮어씌운 형태의 전차에서 무사들이 모두 탈출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 있던 인드리코룡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수린화의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한 인드리코룡. 비록 짐승이지만 적아를 구분하는 모양이다. 벌겋게 불이 붙은 전차를 끌고 그대로 어수족을 향해서 미친 듯이 내달렸으니······.


순식간에 전차(戰車)에 치이고 불길에 휩싸인 어수족이 무수히 생겨났다.


자신들의 공격(攻擊)에 자신들도 당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그래도 인드리코룡이 밖에서 끌고 있던 전차는 연결 고리를 끊고 다시 몰아서 되돌아갔으나···, 전차 안에 있던 인드리코룡은 수많은 적들을 죽이면서 자신들도 그 안에서 불타 죽고 말았다.


쥬맥이 인드리코룡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던가? 가족처럼 돌보던 동물이 불에 비명을 지르며 타 죽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렇다고 수많은 부하들이 죽어 가는데 그들을 외면하고 인드리코룡을 먼저 챙길 수는 없는 일!


“이놈들! 용서치 않으리라!”


그래서 더욱 강하게 적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바다에서 용두족이 올라오고 있는 곳을 향해서 몇 번 더 검환으로 공격을 가하니, 땅에 올라오기도 전에 모두 죽고 말았다.


이제 바닷속에서 올라오는 용두족도 점점 줄어들고···, 지상전은 끝을 향해 달린다. 수많은 생명을 아침 이슬처럼 짓밟으면서 말이다.


이쯤 이르자 쥬맥은 수군이 걱정되어 그곳으로 달려갔다. 육지보다 바다에서 싸우는 수군이 훨씬 더 위험하니까.


수군은 수르가 분전하고 있었지만 벌써 사십여 척이 지상에서 보았던 수린화에 벌겋게 불타고 있었다.


수많은 인어들이 물속에서 산호로 만든 활에 화살을 재서 날린다. 오랜 노력이 있었는지 물속인데도 굴절 없이 목표물을 향해서 날아가는 화살들!


물속에서도 그 끝에 불길이 일렁이는 수화전(水火箭)이라는 화살이다.


그 화살들이 배에 맞으면 물속에서도 불길을 내뿜으며 배에 불이 붙으니, 이만저만 난감한 게 아니었다.


수뢰를 수없이 터뜨리고 작살과 천궁으로 공격해서 수많은 인어들을 죽였지만, 배가 불붙으니 방법이 없었다.


“다른 배로 옮겨 타라!”


그러는 중에 또 한쪽에서는 수많은 갈고리를 배의 한쪽 난간에 던져서 걸고, 연결된 밧줄을 잡아당겨 배를 전복시키고 있었으니······.


그동안 쥬맥이 공들여 키운 무사들이 하나둘 물속으로 빠져서 인어들의 집단 공격에 죽어 가고 있었다.


‘아니, 저건 또 뭐야?’


그때 희한한 배들이 수십 척이나 접근하며 백호대 수군을 공격하는데······.


그것은 모두 어수족의 배였다.


희한하다고 한 것은 배의 밑바닥에 바로 바다가 들여다보인다는 것이었으니!


선체(船體) 둘레만 서 있을 자리가 있고 바닥 가운데는 구멍이 뻥 뚫렸다.


배 둘레에 부레를 달거나 공기주머니를 달아서 물 위로 부상시키고, 언제든지 배 안에서 바닷속을 오갈 수 있게 만든 배였다.


그 배에 예쁜 인어 아가씨들이 배 둘레에 빙 둘러 타고 있었다. 하체는 바닷물에 담그고, 아름다운 조각상 같은 상체만 벌거벗은 채 내놓았고······.


그러면서 전장에서 매혹적인 웃음을 지어 가며 백호대의 전선으로 돌격해 온다. 웃음 속에 칼을 품고서 말이다.


자세히 보니 배의 앞쪽은 뾰족한 철갑을 씌운 큰 파선추가 달려 있고, 배 아래서는 해마들이 인어들과 함께 배를 빠르게 끌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수군의 배에 충돌하는 파선추!


쿠웅! 쿠구궁!


파선추가 배와 충돌하자 유천거북의 등껍질을 이용한 배는 충돌 소리와 함께 거칠게 흔들리며 뒤로 물러났으나, 나무로 만든 전선은 선체에 큰 구멍이 뚫려 버렸고, 거센 물살이 콸콸콸 소리를 내며 배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배가 기운다! 탈출하라!”


이 때문에 또 금방 배 몇 척이 침몰될 위기에 놓이자, 쥬맥이 검을 뽑아 들고 수많은 검탄을 날려서 어수족 배들을 파손(破損)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어들은 배 안에서 바닥의 물속으로 바로 뛰어들어, 배가 부서져도 거의 죽지 않았으니······.


이미 육십 척에 가까운 배와 수군을 잃어버린 것을 보고 쥬맥이 대로하였다.


“이··· 이··· 이것들을 그냥!”


오랜 세월 같이 전장을 누비고 같이 생사를 넘나들던 피붙이 같은 수하들!


그들이 하나둘 인어족의 공격에 쓰러지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한 쥬맥이 검을 들고 직접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검수에 박힌 피수주(避水珠)에서 금방 커다랗게 거품이 생긴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온 인어들은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내 손속이 맵다고 원망하지 마라!”


쥬맥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검탄과 검환을 날리며 학살에 가까운 공격을 가했다.


이에는 이, 칼에는 칼로 말이다.


부하들의 생명의 대가를 적들의 생명으로 받아 내고자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으니 바닷속에 지옥도가 펼쳐졌다.


“크윽~ 키에에에엑!”


순식간에 수천의 인어들이 죽어 나갔다. 이번에는 천둔미리심법(天遁迷離心法)을 운공하며 무신의 경지에 오른 후 처음으로 천둔미리검법(天遁迷離劍法)의 제 2초식을 전개했다.


‘천둔은룡(天遁隱龍)!’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형검(無形劍)이 전후좌우와 위까지 다섯 방향에서 휘몰아치며, 인어들을 향해 밀려간다.


파라라라라랏~


무형검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 겁없이 우르르 주변으로 몰려들어 공격을 가하는 인어들! 그러나 한 순간에 오방에서 덮쳐 오는 무형검에 당하여, 붉은 피를 뿌리며 분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크아아아악!”


생김새와는 달리 흉악한 소리를 내지른다. 단 한 초식에 쓰러지는 인어가 수천 명!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었다.


‘의형파천(意形破天)!’


연이어 펼쳐지는 제 3초식.


무형검과 의형검기가 함께 들이쳐 인어들의 몸과 정신을 동시에 공격했다.


눈은 어둠에 가리고 비수처럼 날카로운 고통이 머리와 심장을 파고든다.


의형검기로 심검을 구사하여 순식간에 수많은 적의 심장과 뇌를 파괴했다.


푸스스스스스스~


그러자 주변 백 장 이내에 있던 인어들은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른 채, 뇌와 심장이 과육처럼 짓이겨졌다.


한스럽게 눈도 감지 못하고 긴 머리를 물결에 살랑거리며,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수천의 인어들!


쥬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계속 이런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사십만을 헤아리던 인어들이 점차 그 수가 줄어들었는데······.


어수족이라고 어찌 아군이 당하는 것을 가만히 눈뜨고 보고만 있겠는가?


[저놈 하나를 목표로 모두 총공격하라! 반드시 죽여 후환을 없애야 한다.]


인어들은 이제 수상 전투보다 수중 전투에 집중하여, 쥬맥 하나에 모든 공격의 초점이 맞춰졌다.


죽여도 죽여도 인어는 끝없이 밀려오고···, 진기는 점점 소모되고······.


바닷물이 온통 붉게 물들도록 싸우기를 한 시진 반. 인어들이 죽어 가는 수만큼 쥬맥도 점점 지쳐 가는데······.


막대한 진기가 소모되는 검환이나 천둔미리검법 3초식, 혼원은하무량검법 9초식을 계속 시전했다. 그러자 인어들도 사십만 명 가까이 수중 고혼이 되고 말았지만, 쥬맥도 점차 태산 같던 진기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지상 전투라면 어풍비행으로 날아다니며 거리를 조절할 수 있고, 무엇보다 무신급 입신의 경지에 오르면서, 전투 중에도 주변에서 대자연의 기를 흡수하여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닷속에서는 그게 한계가 있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


“빨리 밖으로 나가야겠군.”


공간신통으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이미 진기가 부족하여 공간도 가를 수 없는 상황. 결국 공격을 줄이며 서서히 물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렇게 방어 중심으로 전환(轉換)하며 점점 위로 떠오른다. 그런데, 막 얼굴이 바다 위로 떠올랐을 때.


이때는 몸은 물속에 있고 얼굴은 물 위에 있으니, 물속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빈틈이 노출(露出)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잘 걸렸다 이놈! 이 웬수!]


인어족의 어황(최고수장) 아놀라가 근처의 바닷속 해구(海丘) 위에 서 있다가, 이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희한하게 생긴 새까만 활에 화살을 재더니, ‘파앗!’ 하고 시윗줄을 놓는다.


피류류류류류륭~


화살이 고속으로 회전(回轉)하며 많은 거품을 일으키고 빠르게 날아가더니, 이제 막 물 위로 목을 내민 쥬맥의 심장(心臟)으로 날아들었다. 그러자···,


이상한 느낌에 순간적으로 몸을 약간 비트는 쥬맥. 그때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심장 옆을 파고들며 몸에 박혔다.


“으헉!”


그 고통에 움찔하는 사이에 두 번째 화살이 날아오더니, 이번에는 하단전을 빗나가며 바로 옆에 박혔고······.


곧이어 세 번째 화살이 날아오더니 이번에는 우측 가슴에 박혔다.


“대족장이 위험하다!”


이때 이 모습을 배 위에서 바라보던 수르가, 친구를 구하려고 물불 가리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잽싸게 옆에 있는 밧줄을 허리에 묶고 말이다.


화살을 네 개밖에 갖지 못한 아놀라다.


마침내 마지막 네 번째 화살을 시윗줄에 걸고 활시위를 당겼다 놓았다.


[이번에야말로 네놈의 심장을 맞혀서 기어코 숨통을 끊어 놓고 말겠다.]


저놈은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린다.


저놈의 손에 수많은 부하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니 반드시 저놈만은 제 손으로 죽이고 싶은 것이다.


지금 아놀라가 들고 있는 활은 해룡궁(海龍弓)이라는 어수족의 신물.


그 화살은 네 개밖에 없는데 이름을 해룡아(海龍牙)라고 불렀다.


모두 수억 년 동안 바닷속 깊은 곳에서 잴 수 없는 압력을 받으며 생성된 해저압철(海底壓鐵)로 만들어졌다.


어떤 금속이나 호신강기, 금강불괴마저 꿰뚫는다는 신물이 바로 이 화살!


게다가 물속에서도 직진해서 날았다. 그 네 개의 화살을 모두 날린 아놀라.


그녀는 이제 마지막 화살은 틀림없이 쥬맥의 심장을 관통(貫通)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피류류류류류륭~


그 네 번째 화살이 쥬맥의 심장을 향해서 흉악하게 날아들 때, 수르가 바다에 뛰어들어 가라앉으려는 쥬맥을 끌어안으며 외쳤다.


“친구야! 죽으면 안 된다!”


그러더니 비통한 목소리로 머리 위 뱃전을 향해서 크게 고함치듯 명했다.


“빨리 밧줄을 끌어올려라! 대족장을 살려야 한다!”


목청껏 외치는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네 번째 화살이 날아들어 쥬맥을 가리고 있는 수르의 심장을 꿰뚫었다.


퍼억!


“으헉!”


신음 소리와 함께 밧줄이 당겨지며, 둘이 배 위로 끌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수르는 이미 목숨이 다해 가는데도, 친구 쥬맥을 살리기 위해서 끌어안은 팔에 끝까지 힘을 주며 풀지 않았다.


하나뿐인 친구를 살리기 위해서 꺼져 가는 심지에 사력(死力)을 다해서······.


······마침내 둘 다 배 위로 끌려 올라갔다. 진기가 고갈되고 세 군데나 화살을 맞은 쥬맥이 헉헉대고 있는데, 수르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냈다.


“끄르륵······ 맥아! 너는 종족을 위해서 할 일이 많으니······, 끄르륵······ 벌써 죽으면 안 된······ 끄윽!”


그러면서 쥬맥의 손을 놓더니 힘없이 고개를 툭··· 하고 떨구었다.


“헉헉···수르야! 안 된다! 나한테 친구는 너밖에 없다. 죽지 마라! 으흐흑!”


쥬맥은 화살이 박히고 지친 몸으로 헉헉대며 수르를 붙잡고 우는데······.


이미 영혼이 몸을 떠났는지 수르의 눈은 초점을 잃었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이승을 하직하는 영혼의 손짓인지 뜨거운 해풍 한 줄기가 머리칼을 스칠 뿐이다.


친구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내던진 그 뜨거운 심장처럼 말이다!


미처 감지 못한 두 눈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려 감겨 주며, 자신의 몸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쥬맥이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하기 시작했다.


“으허허헝! 수르야! 수르야! 나 때문에 네가 죽었구나 수르야! 엉엉엉!”


아이처럼 목 놓아 엉엉 우는 쥬맥!


하나뿐인 친구의 죽음 앞에 체면이 무슨 필요가 있으랴.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이 슬픔을 어찌 말로 표현하리!


이때는 이미 전투가 끝나고 용두족과 인어족이 지상과 수중에서 빠르게 물러나면서, 쥬맥과 수르를 태운 전선도 급하게 이동했다. 우르강을 타고 올라 적강 앞에서 대평원 쪽으로 지류를 타고 들어가 혜란으로 향했다.


전장(戰場)은 이미 다른 대족장이 지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수족이 혜란포와 사밀포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人命被害)를 보면서 물러나니, 이미 전쟁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쥬맥이 왜 분노하여 목숨을 걸고 혼자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백호대. 그들이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속력으로 이동하라!”


이미 죽은 참모장은 어쩔 수 없지만 쥬맥 대족장이라도 살려야 한다. 자신들의 대장이니. 그래서 전장에서 가장 의술이 용하다는 선인을 전선에 태우고 응급 치료를 해 가며, 혜란에 와 있다는 신의를 찾아서 전속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돛을 펴고도 수많은 무사들이 직접 노를 손에 잡고, 이를 악물며 죽어라 저으니 손바닥이 짓무를 정도였다.

평소보다 거의 두 배의 속도로 나아가 겨우 사흘 만에 혜란에 도착했다.


이미 전서응을 통하여 연락을 취했기 때문에 전선이 도착하자마자 신의가 배에 올라타는데···, 바로 유리였다.


얼마 전에 신의가 세상을 뜨면서 유리가 그 업을 이어받은 것이다.


유리는 두 친구 중에 수르는 이미 죽고 쥬맥마저 사경을 헤매고 있으니 마음이 벌렁거리며 안정이 안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먼저 좌정하여 운기조식으로 잠시간 마음을 다스리고 난 뒤에야 겨우 쥬맥을 살펴보았다.


“유리야! 나 때문에 수르가 죽었다. 나도 수르를 따라서 갈 거야. 으흐흑!”


유리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두 귀를 막고, 오직 환자를 살피는 데에만 집중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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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2 무림존자
    작성일
    22.08.19 08:53
    No. 1

    쥬맥이 하나밖에 없는 벗을 잃었네. 친구를 살리려고 목숨을 대신 내주고 간 수르가 참 대단하다. 인생에 이런 친구는 한 명 있어야 하는데........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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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13화. 5대 신수 순방 22.08.24 1,134 9 19쪽
212 212화. 한울 쥬맥 22.08.23 1,165 9 19쪽
211 211화. 청룡여의검과 백호제마검 22.08.23 1,145 10 18쪽
210 210화. 태을 선인의 진선기 22.08.22 1,135 9 17쪽
209 209화. 어수족과의 평화 협약 22.08.22 1,147 9 18쪽
208 208화. 전사와 지도자의 차이 22.08.19 1,183 9 18쪽
» 207화. 친구야 죽지마라! +1 22.08.19 1,178 8 19쪽
206 206화. 피로 물드는 바다 22.08.18 1,191 8 17쪽
205 205화. 어수족과의 전쟁 22.08.18 1,196 8 19쪽
204 204화. 우담바라가 꽃피다 22.08.17 1,202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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