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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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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95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8.04 23:00
조회
2,790
추천
73
글자
7쪽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DUMMY

그래서?

“너만 어둠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내가 한중(韓中) 전쟁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네가 알까?”

녀석이 쓰고 있는 마스크 눈구멍 사이로 보이는 눈이 어둠을 담고 있다. 깊은 늪처럼 침잠해 들어가는 눈빛.

한중 전쟁. 북한과 남한이 통일되고 그 후에 일어났던 중국과의 전쟁을 뜻하는 건가.

“암살에서 공작까지. 그게 내 일이었지. 저주 받을 전투 병기를 몸에 부착하고······. 그리고 다 늙어 은퇴해 게임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내 삶은 무엇이었던가? 너는 그런 생각 하지 않나?”

“그래서 아리엔을 희생해서 잘 먹고 잘 살아보겠다는 말인가?”

“왜 우리가 그녀를 희생시키려 한다고 생각하지? 아까의 이야기를 이어 하자면, 그녀 역시 아라한 컴퍼니의 실험체이고, 또한 그녀는 전뇌 공간, 즉 이 가상현실을 이루는 시스템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게 필요할 뿐이다. 그래, 그녀에게 어느 정도의 해가 간다는 점은 인정하지. 하지만 죽는 것은 아니다.”

“하! 못 믿겠군. 그렇다면 왜 그녀를 저렇게 재워놓은 거냐?”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베헤만이 웃음을 터트렸다. 광기가 배어나오는 그 웃음소리에 털이 쭈뼛 설 정도다.

“크히히히히! 재미있어. 정말 웃겨!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야. 미쳐 버릴 수 있거든!”

“베헤만, 닥쳐라!”

“속이지 말자구, 아사크. 응? 알아야 하잖아? 라임도 이 일에 발을 담갔으니까 말이야! 말해주자구! 그녀의 능력! 우리를 구원하는 바로 그 위대한 힘을! 오오! 성녀 아리엔에게 은총 있으라!”

“닥쳐!”

아사크의 대거가 녀석의 목젖에 닿았다. 하지만 녀석은 여전히 히죽거리며 웃고 있을 뿐이다.

“이거 왜 이러시나? 나는 그저 고용된 몸일 뿐이지. 너희들처럼 개조를 당한 것도 아니고, 디자인 휴먼으로 태어난 괴물도 아닌 순수한 보통의 인간이야. 그런데 나에게 이래라저래라할 여지가 있나? 응?”

베헤만의 말에 나는 기가 막혔다.

“그런데 네가 가장 미친놈이잖아.”

내 말에 베헤만이 케케케! 하고는 경박스럽게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케케케!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지! 미친놈들 사이에서는 내가 정상인이라니까?”

“그래서 결론은 뭐지?”

“그녀의 능력이 뭔지 아는 게 중요하지. 알고 있나? 그녀는 사실 그냥 평범한 디자인 휴먼이 될 예정이었어. 공식적으로 이십 년 전에 시작됐다고 알려진 디자인 휴먼은 사실 계획상 사 년 정도 더 전에 선언될 예정이었지. 그녀가 바로 그거야. 노멀 디자인 휴먼으로서 최초로 태어나기 위해 계획된 자. 그런데 알다시피 그 공식 선언은 미루어졌지. 왜인 것 같아? 그녀를 낳길 원한 부모가 어마어마한 부자였거든. 부모들은 최초의 노멀 디자인 휴먼이라는 딱지가 자식에게 붙는 걸 반대했단 말씀이야! 그래서 디자인 휴먼의 선언은 사 년 뒤로 밀려난 거지. 그때 들어간 자금이 대단하다고 들었어. 어때? 대단하지?”

역시 이놈은 주절거리는 걸 좋아한단 말씀이야.

덕분에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어째서 아리엔이 나와 같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는지 말이야. 시간이 몇 년 차이가 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이유였나.

“크크큭!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거든. 분명 노멀 디자인 휴먼으로 태어난 그녀가 열다섯 살 때쯤부터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거지. 그게 비극인 거야! 그 능력 덕분에 아라한 컴퍼니가 개입했거든. 어찌 보면 말이야, 이 라이프 크라이는 그녀에 의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 후부터는 안 봐도 뻔하다. 아린과 아란이 아리엔과 같이 있는 이유도 아마 그와 관련된 것일 테지.

“뭐냐, 그 능력이란 건?”

“그건 제가 직접 말하죠.”

그때다. 뒤에서 맑고 고은, 하지만 몹시 피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리엔! 깨어났군!”

아리엔의 양옆으로 여전히 무감정한 얼굴을 한 아린과 아란이 서 있었다.

“고마워요, 라임. 저를 지켜 주어서. 이제 저는 괜찮아요.”

“이런, 이런! 잠자는 공주님께서 키스도 없이 깨어나셨나?”

우르르르릉!

베헤만이 되지도 않는 익살을 떠는 사이에 폭음과 함께 저택이 흔들렸다.

“자아, 잡담은 그만둘까? 나야 이 비극스러운 잡담이 너희들의 마음을 헤집는 것 같아서 즐거웠지만 말이야.”

역시 이 새끼는 개자식이야.

“저를 이용한다고 해도 소용없어요.”

아리엔의 말이 조용하게 울린다.

“제 능력은 확실히 라이프 크라이의 초석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 능력으로 제가 당신들을 데려간다고 해도 문제가 생긴다는 걸 모르나요? 그리고 제 능력, 이미 아라한 컴퍼니는 파악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그들은 할 수 있어요.”

잠시 녀석들이 침묵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아리엔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저는 그저 ‘그걸’ 만들어낼 뿐, 그걸 리셉티클이라는 육신에 부여하는 방법은 오로지 아라한 컴퍼니만이 알고 있어요. 그건 어떻게 할 셈인가요?”

무언가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녀석들을 바라보는데, 베헤만을 제외한 나머지 놈들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닥쳐!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야!”

“비켜라, 라임!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그녀가 필요하다!”

녀석들의 외침과 동시에 콰쾅! 하고 천장이 부서졌다.

“아리엔! ‘유’를 구하러 왔어!”

부서지는 천장 사이로 일전에 본 월광토끼와 그 뒤로 중력의 마투사 둔저를 비롯한 이그젝션 길드의 사람들이 뛰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뭉개져라!”

섀도우 워커의 몸이 콱! 하고 짓눌려졌다. 발이 바닥에 푹 박혀 버리고, 몸의 자세도 무너졌다.

“크악!”

녀석이 피를 토했다. 피부가 쩍 갈라지며 피를 내뿜었고, 그대로 바닥이 쪼개지며 부서지는 파편과 함께 녀석은 밑으로 떨어져 사라졌다.

“감히 이그젝션 길드를 건드리고도 무사할 줄 알았는가?”

상당히 큰 거구의 사내. 기골이 장대하고, 키가 남들보다 배는 커 보인다. 그런 거대한 체구에 꽤 살이 찐 뚱뚱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기운이 예사롭지가 않다. 예전에 봤던 바로 그 이그젝션 3대 고수 중 하나라는 둔저다.

중력의 마투가 둔저!

과연 저 주먹에 격중 당하면 무사하지 못할 듯싶다. 게다가 그의 스킬은 중력. 귀찮은 섀도우 워커도 단번에 무력화시키는 힘은 정말 대단하군.

“킬킬! 이거 이그젝션 길드가 왔군! 수다를 너무 떤 모양이야.”

베헤만이 미친놈다운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아사크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후퇴한다. 라임, 너는 우리의 적이 되었다. 등 뒤를 조심해라.”

배신의 아사크.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루마리를 꺼내 쫙 찢었다. 그리고 순간 팟! 하고 빛을 내며 녀석들이 사라졌다.

젠장 맞을 놈들. 부쉈으면 고칠 돈이라도 내놓고 가야 할 것 아냐!

위우우우우웅!

엉망이 된 천장으로 보이는 하늘에서는 전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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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재도전 16.08.12 2,486 6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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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비밀과 슬픔 16.08.09 2,590 66 7쪽
277 비밀과 슬픔 16.08.08 2,634 63 7쪽
276 행동 +1 16.08.07 2,654 75 7쪽
275 행동 16.08.06 2,722 69 7쪽
274 행동 +4 16.08.05 2,754 73 7쪽
»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16.08.04 2,791 73 7쪽
272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16.08.03 2,894 68 7쪽
271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16.08.02 2,808 81 7쪽
270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16.08.01 2,811 77 7쪽
269 격돌의 순간 울리는 마음의 소리 +1 16.07.31 2,945 75 7쪽
268 습격자들 +1 16.07.30 2,832 78 7쪽
267 습격자들 16.07.29 2,826 75 7쪽
266 습격자들 +1 16.07.28 2,918 77 7쪽
265 아리엔 16.07.27 3,131 84 7쪽
264 아리엔 16.07.26 2,898 8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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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프리징 드래곤과 전설의 사나이의 등장 +3 16.07.24 2,985 94 7쪽
261 프리징 드래곤과 전설의 사나이의 등장 +3 16.07.23 3,025 93 7쪽
260 프리징 드래곤과 전설의 사나이의 등장 +3 16.07.22 3,294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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