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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님의 서재입니다.

모랠박사의 환상 괴담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랜디
작품등록일 :
2013.01.16 14:23
최근연재일 :
2013.03.07 00:04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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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7
추천수 :
160
글자수 :
192,548

작성
13.01.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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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1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바람의 노래

모렐박사의 기상 천외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DUMMY

『내 이름은 세익스피어. 나는 월간지에 단편소설을 기재하는 삼류소설 작가이다. 내게 있어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은 매달 25일 마감 시간이다. 25일 3시까지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소설을 마감해 편집부에 넘겨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애써 찾아온 작가의 기회는 영원히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편집부는 나에게 무척 무리한 요구를 하였다. 그것은 나에게 단편 연애소설을 써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원래 1년 동안 유령이야기 12편을 쓰기로 계약했는데, 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갑자기 연애 소설을 쓰라고 요구한 것이었다. 참으로 황당하다. 심령 미스테리 전문인 내가 어떻게 갑자기 연애소설을 쓴다는 말인가? 게다가 나는 여태껏 연애다운 연애를 한 번도 해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편집부에서 하라면 무조건 해야 한다. 설령 야한 성인 소설을 쓰라고 요구할지라도 무조건 써야 하는 게 삼류소설 작가의 삶이기에.

이제 마감 시간까지는 딱 하루 남았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직도 한 페이지를 못 쓰고 있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머릿속에서 그럴듯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점점 초조해지고 시계 초침 소리까지도 몹시 거슬린다. 결국,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내가 어린 시절에 다녀왔던 붉은 왕국에서의 경험을 소설로 쓰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지금껏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 이야기를 공개하면 분명 사람들에게 미친 취급을 받게 될 게 뻔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로서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이상 이젠 어쩔 수 없이 붉은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그 광기와 사랑과 전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1. 바람의 노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좀 괴짜 기질이 있는 소년이었다. 특히 다른 사람에 비해서 이상한 소리를 잘 들었는데 꿀벌의 날갯짓 소리를 듣기도 하였고, 심지어 개미의 더듬이 소리도 듣곤 하였다. 나는 점점 괴상한 소리에 대한 갈망이 커졌는데, 마침내는 욕심이 커지어 사람이 들어서는 절대로 안 될 소리를 듣기로 작정한 것이다.

우리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바람이 몹시 부는 날 올빼미 언덕에 오르면 신들이 부르는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빼미 언덕은 몹시 경사가 심하고 비탈진 곳이 많아서 어른들도 잘 올라가지 않은 곳이었다. 게다가 언덕 위에는 목이 없는 유령들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흉흉해 마을 사람들에게 몹시 터부시 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항상 올빼미 언덕의 신비한 전설 이야기를 해주시면서도, 절대로 그곳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당부하시곤 했다. 하지만 나는 바람의 노랫소리가 무엇일까 항상 궁금하였고, 그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에 의해서 이끌렸을까? 마침내 나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올빼미 언덕을 올라가기로 결심하였다. 그날도 몹시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었다.

“엄마, 잠깐 학교에 다녀올게요!”

“하필 한바탕 비가 올 것 같은데 왜 나가려고 하니?”

“공책을 놔두고 온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금 나가면 위험할 것 같다. 좀 있다가 바람이 잔잔해지면 다녀오너라!”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바로 앞 학교에 다녀오는 건데 괜찮아요. 빨리 갔다 와서 숙제해야 해요!”

나는 그렇게 둘러 되고 서둘러 올빼미 언덕으로 향했다. 언덕 위로 가는 길은 어린 내가 오르기엔 무척 힘이 부쳤지만, 넘어지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마침내 언덕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사는 곳과 모든 마을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였고 사람들은 나무 인형처럼 보였다. 나는 그 광경에 심취해서 위험한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언덕의 낭떠러지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때를 회상하면 아마도 언덕 위에 산다는 유령에게 홀렸던지도 모르겠다.)

‘우르르 쾅쾅!’

그때 갑자기 엄청난 천둥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발밑을 보니 그곳은 천 길 낭떠러지였다. 아마 한 발짝만 더 내디뎠어도 난 분명히 떨어졌을 것이다. 한숨을 쉬며 이마의 땀을 닦고 있는데 어디선가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내가 그렇게 간절히 듣기를 원했던 바람의 노래였을까?


『바람의 노래』


적막한 숲 속에 올빼미 한 마리 날아오면 ♬

잊혀진 그림자들의 파티가 시작되지 ∼♬


요정들의 날개 소리에 땅속의 정령이 깨어나고 ♬

전설이 돼버린 수리나무 눈을 뜨네 ∼ ♬


달이 떠오르고 숲의 장막이 걷히면 ♬

별들이 하늘로 퍼지고 요정들의 파티가 시작되지 ∼♬


태초의 모래시계 모습을 드러내면 ♬

시간의 풍차는 거꾸로 돌아가네 ∼♬


2절)

고요한 골짜기 아홉 마리 고양이 모여들면 ♬

지워진 그림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네 ∼ ♬


요정들의 노랫소리에 나무의 정령이 깨어나고 ♬

비밀의 황금 줄기 하늘 위로 솟구치네 ∼♬


달이 떠오르고 숲의 장막이 걷히면 ♬

별들이 하늘로 퍼지고 요정들의 파티가 시작되지 ∼♬


신들의 풍차가 거꾸로 돌아가면 ♬

서풍의 신이 파티를 주관하네. ∼ ♬ 작사, 작곡: RANDDY


노래에 취해 한 참을 듣고 있는데 점점 바람이 세지더니 급기야 회오리바람으로 변해 나를 향해 소용돌이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곳에 계속 있다가는 너무 위험할 것 같아서 즉시 언덕 밑으로 뛰어 내려갔다.

‘휘이이힝∼!’

“안 돼!”

갑자기 엄청난 회오리바람이 불어와 나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중심을 잃었고, 곧 거꾸로 들어 올려져 바람에 휩쓸려 갔다. 바람 속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데 신기하게 어떤 빨간 색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웬 이런 폭풍 속 한가운데 문이 있지? 어쨌든 저 안으로 들어가야겠어!’

바람 속에서 중심을 제대로 잡기조차 힘들었지만, 운 좋게도 간신히 문고리를 잡고 문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은 문밖의 거친 회오리바람과는 달리 무척 평온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집이었다.

‘이럴 수가? 어떻게 폭풍 속에 이런 집이 있을 수 있지? 태풍에 날아온 집인가? 이 집은 정말 환상적인데!’

나는 마법의 집과도 같은 그 집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카페트가 깔린 긴 대리석 복도를 따라 걸어가니 큰 의자에 앉아 있는 거대한 석상이 보였는데 하프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석상 주변에는 열두 명의 아름다운 여신 모양의 석상들이 각각 악기를 한 가지씩 들고 서 있었다.

‘저렇게 큰 석상들은 난생처음 보는군! 그런데 왜 이곳에 어울리지 않게 이런 석상들이 있는 걸까? 박물관도 아닐 테고. 어? 저 맞은편에 있는 악기들은 뭐지?’

석상들 맞은편에 수많은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나는 호기심이 생겨서 얼른 그쪽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세상의 모든 악기들을 다 모아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수와 종류의 악기가 있었는데, 그 중 북을 두드려 보았다.

‘둥둥둥!’

아주 살짝 두드렸지만 마치 천둥이 치듯 놀랄 정도로 크고 웅장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마치 잠자고 있는 영혼을 일깨우는 소리와도 같았다.

‘뿌지지지직!’

갑자기 맞은편 석상에서 금이 가더니 그 사이로 눈부신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말도 안 돼!’

잠시 후 석상을 싸고 있던 돌들이 붕괴되면서 그 속에서 놀랍게도 석상과 똑같이 생긴 거대한 사람들이 나왔다. 그 광경에 혼비백산한 나는 최대한 멀리 있는 기둥 뒤로 숨어버렸다. 잠시 후 다양한 악기 소리와 함께 여인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는데 무척 아름다운 음악이었지만, 그 내용만큼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내용이었다. 마치 뼈가 녹아내릴 정도로. 그 노래는 총 12곡이었는데 아폴로라는 자의 분노를 담고 있었다.

‘아, 들키면 안 돼! 하필 바람을 피하여 들어온다는 곳이 이런 괴상한 곳이었다니! 어떻게든 이곳에서 도망쳐야 해!’

나는 너무나 무서워 기둥 뒤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인간 냄새가 나잖아? 나 아폴로를 섬기지 않은 오만한 인간은 누구든 용서할 수가 없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났을까? 갑자기 허공에서 거대한 손이 나타나더니, 나의 몸을 잡고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 마구 흔들어 됐다. 그것도 잠시, 곧 싫증이 났던지 나를 회오리바람 밖으로 휙 던져 버렸다. 나는 그렇게 붉은 왕국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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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제 37 화 황금 망치: 켄지의 초대 +2 13.02.22 276 3 11쪽
37 제 36 화 황금 망치: 운명의 장난 +2 13.02.20 233 3 9쪽
36 제 35 화 새로운 삶 그리고 위험한 제안 +2 13.02.18 245 3 10쪽
35 제 34 화 황금 망치: 마물 게임 +2 13.02.15 281 3 11쪽
34 제 33 화 황금 망치: 새로운 친구 +6 13.02.13 237 4 9쪽
33 제 32 화 황금 망치: 모아새와의 조우 +2 13.02.10 265 3 11쪽
32 제 31 화 황금 망치: 네로와 수리바 그리고 뜻밖의 선물 +4 13.02.08 293 4 12쪽
31 제 30 화 황금 망치: 미카엘의 회상 +4 13.02.05 313 4 10쪽
30 제 29 화 황금 망치: 사악한 대왕 시궁쥐 +2 13.02.04 250 4 10쪽
29 제 28 화 천방지축 헤스: 심판의 날 +4 13.02.02 240 2 11쪽
28 제 27 화 천방지축 헤스: 루시퍼 +2 13.02.01 245 4 7쪽
27 제 26 화 천방지축 헤스: 가브리엘 +4 13.01.29 348 4 7쪽
26 제 25 화 천방지축 헤스: 대 저택 +4 13.01.28 310 4 15쪽
25 제 24 화 천방지축 헤스: 미지의 방문 +2 13.01.27 269 3 9쪽
24 제 23 화 천방지축 헤스: 공터의 괴식물 +3 13.01.26 274 4 8쪽
23 제 2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4 +2 13.01.25 295 5 14쪽
22 제 2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3 +4 13.01.24 274 4 8쪽
21 제 20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2 +1 13.01.23 270 3 12쪽
20 제 19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1 +4 13.01.22 273 4 9쪽
19 제 18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하 +2 13.01.21 306 3 12쪽
18 제 17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중 +2 13.01.20 320 3 6쪽
17 제 16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상 13.01.19 280 4 8쪽
16 제 15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백 장미 기사의 이야기– 거인 빅풋과 님프의 사랑 이야기 13.01.18 255 4 14쪽
15 제 14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흑장미 기사의 이야기-나이트(Night) 왕자와 데이(Day) 공주 +1 13.01.17 388 4 12쪽
14 제 13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파멸의 12단조 +1 13.01.17 287 5 10쪽
13 제 1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붉은 여왕의 결심 13.01.17 277 5 7쪽
» 제 1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바람의 노래 +2 13.01.17 398 5 9쪽
11 제 10 화 나 비: 운명 13.01.17 325 4 10쪽
10 제 9 화 나 비: 질주 13.01.17 328 4 8쪽
9 제 8 화 나 비: 악몽 +3 13.01.17 358 4 9쪽
8 제 7 화 나 비: 카터 아저씨 13.01.17 413 4 13쪽
7 제 6 화 로 또: 마지막 방문 +1 13.01.17 433 5 12쪽
6 제 5화 로 또: 영어 수업 13.01.16 404 3 5쪽
5 제 4화 로 또: 두번째 방문 +1 13.01.16 449 3 9쪽
4 제 3화 로 또: 첫 번째 방문 +2 13.01.16 490 3 10쪽
3 제 2 화 로 또: 무척 큰 박! +2 13.01.16 488 3 8쪽
2 제 1 화 로 또: 달밤의 체조 +2 13.01.16 664 3 9쪽
1 프롤로그 +3 13.01.16 845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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