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상심 님의 서재입니다.

I Love Joker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상넷
작품등록일 :
2014.07.03 14:27
최근연재일 :
2014.08.09 16: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5,201
추천수 :
136
글자수 :
134,494

작성
14.07.30 19:49
조회
311
추천
0
글자
13쪽

【그 날 그가 본 것은?】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DUMMY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 중 인류 최후의 날을 생각하고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언젠가는 올 그 날을 잊어버리거나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과거 20세기 말,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인류 최후의 날이 다가왔을 때 사람들은 설마설마 하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예언이 실현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

인간이란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기에 겉으론 믿지 않는다면서도 속으론 항상 반대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날의 예언은 빚나갔지만 누가 알겠는가. 당장 내일이라도 인류가 멸망할지.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이 날처럼.

2026년 11월 22일.

거리에 다니는 누구라도 붙잡고 이 날에 대해 묻는다면 돌아올 답변은 뻔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날.

기억에서 지워졌으면 하는 날.

생에 가장 끔찍했던 날.

이 날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백이면 백 모두 비슷한 답을 내놓을 것이다.

이유야 간단했다. 단지 떠올리는 것만으로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저주받은 날이었으니까.

모두가 두려워하고 모두가 꺼려하는 이 날을 사람들은 흔히 악몽의 날, 혹은 심판의 날이라 불렀다.

정식명칭 듀얼 크로스 데이(Dual Cross Day).

신의 심판과 악마의 강림이 동시에 이루어진 날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날짜 또한 2026년 11월 22일. 셈에 따라 신의 숫자도 악마의 숫자도 나올 수 있는 수들의 집합이었다.

먼저 11월 22일의 1과 2를 더하면 신을 상징하는 숫자 3이 나왔고, 11월 22일의 모든 수를 더하면 악마의 숫자 6이 나왔다. 더불어 2026년 11월 22일을 모두 더한다면 16, 0을 제외한 모든 수를 곱한다면 96이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미신에 불과하다고, 억지로 짜 맞춘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숫자들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소수이긴 했지만 분명 다르게 말하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들은 듀얼 크로스 데이의 사건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고, 자연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닌 썩어빠진 인간 세상에 대한 신의 경고라고 주장했다. 일이 터진 날짜가 2026년 11월 22일인 것이 가장 큰 증거라면서.

그 외에도 이 날이 갖는 상징성이나 의미에 대해 여러 분분한 의견들이 많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의견과 주장들의 핵심에 이 날에 대한 공포가 깔려있단 사실이었다.

듀얼 크로스 데이. 심판의 날에 일어났던 일. 그것은 그 이름처럼 역사에 남을 엄청난 두 가지 사건이다.

보통 첫 번째 사건을 신의 심판이라 불렀고, 두 번째 사건을 악마의 강림이라 불렀는데 그 중 지구의 겉모습을 바꾸어버린 첫 번째 사건, 신의 심판이란 믿을 수 없게도 새로운 대륙의 출현을 일컬었다.

어느 날 갑자기 태평양 한가운데 나타난 어마어마한 땅덩어리. 극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 인해 심해는 물론 우주까지 탐사할 수 있는 이 시점에서 지구상에 등장한 신대륙은 인류에게 커다란 충격과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더구나 그 생성 과정이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놀랍게도 신대륙은 바다 속에서 솟아오른 것도 아니요,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 빛이 번쩍 하더니 짠하고 나타난 것이었다.

후에 있을 일이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현상 덕분에 한동안 세계의 이름난 과학, 공학박사들이 하던 연구는 제쳐두고 신대륙과 그 이동 비밀에 대해 파헤쳐 보겠다며 너도나도 달려드는 통에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제2의 콜럼버스가 되겠다며 경주를 벌이는 정신 나간 인간들도 다수 출몰 하는 등 한동안 세계가 이 일로 몸살을 앓았으니 신대륙 출현의 여파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굳이 말로 다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일어난 두 번째 사건에 비하면 신대륙 출현쯤은 웃으며 넘길 정도의 일에 불과했다.

그 날 밤늦게 일어난 두 번째 사건, 악마의 강림.

어쩌면 신의 심판은 이 악마의 강림만 아니었다면 사람들에게 심판이 아니라 축복으로 불렸을지도 몰랐다.

악마의 강림은 그 이름 그대로 악마가 세상에 현신한 사건이었다. 물론 진짜 악마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당시의 사람들에겐 악마보다 더한 존재들이었으리라.

그들은 채 신대륙이 나타났단 소식이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인류를 덮쳐왔다.

세상이 잠들고 천지가 고요해질 무렵의 늦은 밤. 그들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당시까지 존재여부가 불투명했던 ‘몬스터’라 불리는 괴 생명체들의 집단. 그것이 그들의 정체였다.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같은데 자주 등장하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크, 고블린, 트롤, 오우거 같은 판타지 단골부터 놀, 코볼트, 렛, 고르곤, 라이노에 에이프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대체 어디서 그 많은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세계 곳곳에서 몬스터들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단순히 가게가 털리고 도시가 마비되는 정도는 양반이었다. 사람보다 약하거나 천성이 순한 몇몇 종(種)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닥치는 대로 살아있는 것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았다. 더구나 그들 대부분이 육식을 즐겼기 때문에 죽은 시체라고 가만 놔두는 법이 없었다.

사냥을 했으면 잡아먹는 것이 당연한 법.

그들은 시체의 뼈조차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기 일쑤였다.

몬스터들은 실로 무자비했고, 사나웠으며, 잔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심지어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그들의 살육은 멈추지 않았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다.

살아있는 것이라면 작은 벌레 한 마리조차 놓치지 않았다.

콧김을 씩씩거리며 충혈 된 눈으로 사냥감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살생을 위해 살생을 하는, 오직 살육만을 위해 태어난 악마들 같았다.

피에 미친 악귀들이 지옥의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자신들을 묶고 있던 저주에서 풀려나온 악마들은 그 한풀이라도 하듯 무섭도록 빠르게, 그리고 살 떨리도록 지독하게 휘몰아쳤다.

인류에게 있어 예고도 없이 찾아온 그 날의 악몽은 그야말로 하르마게돈(Harmagedon)이나 진배없었다. 자연재해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대재앙. 썩을 대로 썩은 인간 세상에 내리는 신의 심판이자 광기에 젖은 악마가 세상을 휩쓸며 분노를 터뜨린 사건.

사실 듀얼 크로스 데이의 두 가지 사건 중, 신의 심판도 재앙으로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몬스터들의 출현지가 바로 신대륙이었던 것이다.

신대륙이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몬스터들의 습격은 없었을 테고 지금과 같은 혼란도 없었을 터. 결국 모든 일은 신대륙이 나타났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신대륙의 등장 자체를 재앙으로 여겼다.






운명의 그 날을 기점으로 시작된 몬스터들의 공격은 장장 한 달간이나 계속되었다. 그 사이 인류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물질적 손해는 다 파악할 수도 없을 정도였고, 인명 피해 또한 상상을 초월했다.

물경 사망자만 십억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피해. 거기에 부상자까지 합치면 피해 인구만 무려 삼십억이 넘어갔다.

그 외에 정신적, 물질적, 생태계적으로 입은 손실까지 더한다면 가히 제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것과 같은, 어쩌면 그보다 더욱 심한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기습을 당했다고 해도 인류에게 대응할 무기가 있고 생각이 있는데 왜 이 정도까지 피해를 입었을까?

상황이 이렇게 까지 악화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악마의 강림 당시 몬스터들은 영악하게도 가장 먼저 각 나라의 대도시와 주요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쳐들어왔다. 특히나 군사시설에 들이닥친 몬스터들은 마치 누군가의 조종이라도 받는 것처럼 체계적이었고, 치밀했다. 그들 특유의 막무가내식 돌격이 아닌 철저하게 짜인 기습과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운용되는 병력은 일찌감치 전투를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무기를 빼앗긴 인간이 애당초 몬스터와 싸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대형 화력을 낼 수 있는 무기들을 대부분 적에게 점거당하고 기껏해야 개인화기와 몇 문의 포, 탱크 정도만 있는 상태에서 인류가 할 수 있는 저항이란 그리 크지 않았다.

핵과 항공모함, 최신형 전투기들을 가지고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도, 지상군의 전력에선 미국마저 한수 접어준다는 러시아도, 그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도,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본도, 통일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던 한국도 전부 매한가지였다.

가지고 있던 모든 패를 빼앗기고 무장해제 된 인류는 그저 나약한 사냥감일 뿐이었다.

그렇게 지옥 같은 시간들이 이어졌다. 전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피해는 계속 쌓여만 갔다. 이렇게 인류의 막이 내리는구나 싶었다. 일 만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인간의 시대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가 포기하고 마지막이라 여겼던 그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류의 대반격이 시작된다.

훗날 사람들로부터 영웅이라 칭송받게 되는 이들.

그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전쟁이 가장 정점으로 치달았을 무렵이었다.

끝장을 보겠다는 듯 맹렬히 치고 들어오는 몬스터들에 맞서 똘똘 뭉친 인간 연합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위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특유의 생존력으로 기어이 버텨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 뿐 더 이상 반격할 힘도 싸울 의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살고자하는 본능이 아니었다면 진작 무너졌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최악의 상황. 설상가상으로 식량까지 떨어져 버티기마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더욱이 정말 끔찍한 것은 마치 그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적당히 위협만 하면서 며칠째 공격하지 않는 몬스터들이었다.

솔직히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미쳐갈 수밖에 없었다. 잠을 자는 건 고사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니 정말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은 그들로 하여금 도저히 이성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피가 말라간다고 할까?

식량이 떨어진지 일주일째 되던 날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 둘 마찰이 생겨났다. 신경이 예민해진 탓에 자그마한 일에도 날카롭게 반응하는 것이다. 처음엔 별 것 아니었지만 그렇게 보름이 지나자 사람들의 마음은 어느새 갈라질 대로 갈라져 그토록 단단했던 서로에 대한 믿음까지 무너져 버렸고, 그 결과 인간 연합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몬스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던 몬스터들에게 내부로부터 와해된 인간 연합은 더 이상 경계해야 할 필요가 없는 잘 차려진 밥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먹지도 못하고,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마지막 남은 독기까지 싹 빠졌을 터. 이제 가서 식성대로 골라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지 33일째이자 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춘 지 정확하게 열닷새, 즉 보름째 되는 새벽. 이제 이 길고 긴 사냥의 끝을 맺을 시간이었다.

어차피 그냥 두어도 스스로 무너질 테지만 기왕 칼을 뽑은 거 직접 끝을 맺으리라.

수백만에 달하는 몬스터 군이 한 번에 움직이자 그 동안 동면에 들었던 거대한 괴물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세상을 집어 삼킬 듯한 그 움직임 앞에서 인간 연합군은 폭풍우 앞의 작은 등불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크워어어어어어어!!!”


몬스터 군단의 최전방. 거대한 트윈 헤드 오우거가 고개를 쳐들고 길게 소리를 내질렀다. 최종 결전의 순간을 자축하는 포식자의 포효. 그것을 신호탄으로 몬스터 측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바야흐로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마지막 무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 Love Jok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변경 알립니다. 14.08.02 138 0 -
공지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5 14.07.04 946 0 -
31 【그 날 그가 본 것은?】 14.08.09 255 0 10쪽
30 【그 날 그가 본 것은?】 14.08.01 145 0 10쪽
29 【그 날 그가 본 것은?】 14.07.31 238 0 12쪽
» 【그 날 그가 본 것은?】 14.07.30 312 0 13쪽
27 【시작】 14.07.29 265 0 10쪽
26 【시작】 14.07.28 283 0 9쪽
25 【시작】 14.07.27 286 0 10쪽
24 【시작】 14.07.26 242 0 10쪽
23 【시작】 14.07.25 290 0 11쪽
22 【인연】 14.07.24 224 1 7쪽
21 【인연】 14.07.23 234 2 10쪽
20 【인연】 14.07.22 213 1 7쪽
19 【인연】 14.07.21 175 2 7쪽
18 【인연】 14.07.20 310 1 11쪽
17 【영화처럼 소설처럼】 14.07.19 304 1 9쪽
16 【영화처럼 소설처럼】 14.07.18 298 1 10쪽
15 【영화처럼 소설처럼】 14.07.17 239 2 10쪽
14 【영화처럼 소설처럼】 14.07.16 276 2 8쪽
13 【영화처럼 소설처럼】 14.07.15 318 5 13쪽
12 【등장】 14.07.14 296 5 8쪽
11 【등장】 14.07.13 415 4 12쪽
10 【등장】 14.07.12 441 6 10쪽
9 【등장】 +2 14.07.11 482 6 12쪽
8 【등장】 14.07.10 523 7 11쪽
7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9 691 8 8쪽
6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8 677 10 10쪽
5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7 573 10 11쪽
4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4 14.07.06 1,070 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