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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님의 서재입니다.

I Love Joker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상넷
작품등록일 :
2014.07.03 14:27
최근연재일 :
2014.08.09 16: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5,202
추천수 :
136
글자수 :
134,494

작성
14.07.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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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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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시작】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DUMMY

정신을 차린 사내의 눈동자로 코앞에서 이리저리 손을 내젓고 있는 동료의 모습이 비쳤다.

그는 불쾌감을 가득 담아 동료의 손을 정성껏 쳐냈다.


탁!


“너 지금 뭐하냐?”

“아따 그런 대장님은 뭐하셨어라? 뭔 생각을 하기에 정신줄을 다 놓고 사람이 온 줄도 모르간디요.”

“됐고. 정리는? 다 끝났냐?”

“아 다 끝났응께 지가 여기 있지라. 자, 보시오. 전장 정리는 애진에 마쳤고 지금은 다들 대장님 철수명령만 기다리고 있잖소잉.”


조금 전까지 그의 동료들과 몬스터들이 싸우던 곳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그저 한데 모여 불타오르고 있는 몬스터들의 사체더미만이 여기가 전장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었다.

잠시 몬스터들의 사체가 타오르는 광경을 바라보던 그는 시선을 돌려 자신 앞에 도열해 있는 동료 아니, 부하들의 모습을 살폈다. 하나 같이 피로 범벅이었다. 누구 하나 깨끗한 이가 없었다. 그는 가슴이 한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고했다. 입바른 공치사는 하지 않으마. 대신 앞으로 또 적이 쳐들어오기 전까진 휴가다.”

“와아.”


휴가란 소리에 대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여기저기서 대장님 짱, 대장님 최고, 대장님 사랑합니다, 등등 온갖 낯부끄러운 말들이 난무했다. 그는 손을 들어 장내 분위기를 진정시킨 후 말을 이었다.


“너무 설레발치지 마라. 우리 직업 특성상 휴가고 뭐고 언제 튀어나와야 될지 모르니까.”


그 말에 한 대원이 목청껏 외쳤다. 그는 큰일 날 소리 하지 말라는 듯 온 몸으로 부정의 뜻을 나타냈다.


“그런 말씀 마십쇼.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아니, 죽어도 없어야 합니다.”


모든 대원이 그의 말을 지지하고 나섰다. 장내 분위기가 다시 어수선해지자 사내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나도 이참에 좀 쉬어야 않겠냐? 아무튼 다들 푹 쉬고 최상의 몸 상태로 만들어두도록. 그리고…….”


그의 시선이 한쪽에 가 멈췄다. 두 명의 대원이 시시덕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는 성큼성큼 두 대원 앞으로 걸어가 곧바로 한 명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선우명. 너 한 번만 더 여자 때문에 늦으면 죽는다. 그리고 너 임마. 이 상황에 잡담이 나오냐? 남자 망신은 혼자 다시키고 다니면서 애한테 이상한 거나 가르치고 말이야.”

“풉.”

“푸웃.”

“크큭.”

“킥.”


여기저기서 억눌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내에게 맞은, 선우명이라 불린 대원은 맞은 자리를 부여잡고 아파하면서도 쪽팔린 건 아는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가볍게(?) 선우명을 응징한 사내는 풀죽은 모습으로 서 있는 또 한 명의 대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대원은 같이 온 동료들 중 가장 체격이 왜소했다.


“막내야. 재밌냐? 쟤 얘기 들으니까 즐거워?”


무슨 할 말이 있으랴. 대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어린놈이 벌써부터 발랑 까져가지고. 쯧. 너 앞으로 쟤랑 놀지마. 알았어?”

“…….”


대답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대원은 여전히 꿀 먹은 벙어리였다. 가면 안 사내의 눈썹이 뱀처럼 휘었다.


“어어? 대답 안 하지?”


그제야 겨우, 그나마도 뭉그적거리며 나오는 대답.


“……네.”


속이 터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따로 시켜먹을 일도 있고 하니 화풀이는 그걸로 대신하면 될 터였다.


“그리고 찬아.”

“네?”

“벌 좀 받자.”

“네?! 그게 무슨?!!!”


격한 반응을 보이는 대원을 무시하고 사내는 곧장 대열을 돌아보며 외쳤다.


“이상. 철수한다.”



A♠K◇Q♡J♣



《소속을 말해주십시오.》


“<Ace>."


《DNA 분석, 들어갑니다.》


“아. 정말 짜증난다. 이 짓 좀 안 하면 안 되나? 매번 올 때마다 귀찮게 시리.”

“안 하면? 적은 뭐로 막고?”

“여길 발견할 적이 있겠냐?”

“엄연히 유사시라는 게 존재한다.”

“쩝. 됐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간 융통성 하고는. 쯔쯧.”


《신분이 확인되었습니다. 장금 장치 OFF. 출입문 개방합니다.》


출입을 허가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문이 열리며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으로 들어선 인물들은 조금 전, 몬스터군과 일전을 치른 사내와 그의 부하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몬스터군 진압 작전을 성공리에 마치고 본부로 복귀하는 중이었다.


“아야. 시끄럽다. 여 한두 번 와보는 것도 아이고 뭐 그깟 거 갖고 쌈질이냐잉. 기양 그러려니 혀.”


말다툼을 했던 두 대원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아직 슈트를 벗지 않아 표정까지는 볼 수는 없었으나 행동으로 보아 충분히 알만했다.


“아따 시방 여기도 참말로 오랜만이고마잉. 고향에 온 만키로 허벌나게 반갑네. 대장님. 우리 본부에 오는 게 얼마만인지 아요? 예?”


그는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걷고 있는 사내를 바라봤다. 키는 자기보다 훨씬 작았지만 언제나 훨씬 커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가 세상에서 아버지 다음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사내였다. 그에게 사내란 동경해 마지않는 롤 모델이자 이상형이었고, 언젠가 따라잡아야 할 목표였으며, 절대 무너지지 말아야 할 우상이었다. 역설적이었으나 사내는 그에게 그런 존재였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믿고 따르는. 기꺼이 웃으며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언제 봐도 든든한 사내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내의 입장에서 같은 남자에게 이렇듯 뜨겁고,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는다는 사실이 탐탁찮을 게 뻔했으므로 그에겐 슈트를 벗지 않은 것이 다행인 일이었다. 물론 슈트를 벗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쳐다보지는 않았겠지만.


“글쎄. 한 두어 달쯤 되지 않았나?”


사내의 말에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흐미. 시간 겁나 빠르고마잉. 벌써 그렇게 됐소?”

“지난번에 왔을 때가 5월 초였으니까 딱 두 달쯤 됐네.”

“아나. 이거 애들 좀 챙겨야 되는 거 아니오?”

“애들은 벌써 몇 번 왔다 갔을 걸? 너나 나야 원체 이런데 관심이 없으니까.”


사내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최대한 자유를 보장해 주는 편이었다. 사내는 <Ace>란 이름을 가진 부대의 대장이었고, 자기 부대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부하들을 구속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전 상황이 아닌 이상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다. 그런 사내의 영향으로 <Ace> 소속대원들은 작전에 영향을 주지만 않는다면 거의 모든 생활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그들이 본부라고 부르는 이곳에서는 각종 편의시설 이용과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장비를 점검, 관리해주고 있었으며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바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부대에 소속된 요원들이라면 누구든 자주 이용하고 싶어 했고, 이곳에 오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물론 누구들처럼 예외도 있었지만. 사내가 하는 말은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아, 원래 쉬는 건 저희 스타일이 아니지라. 저희는 기양 박 터지게 싸우는 거. 그거이 저희 스타일이지라. 하여간 이것들은 빠져가지고 말이제.”


그가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뒤따라오던 대원들을 훑었다.


“편한 것만 찾고 말이여. 정신상태가 글러먹었어야. 안 되겄구마잉. 한 번 뺑이를 쳐 봐야…….”


중간에 그의 말을 교묘히 가로채는 목소리가 있었다. 사태가 커질 것 같자 눈치 빠른 대원 중 하나가 잽싸게 그의 곁으로 다가서며 입을 연 것이다.


“하하. 아 또 왜 이러십니까아. 호탕하고 화끈한 현무혈주(玄武血主)님 답지 않게. 남자다움 하면 나재성. 나재성하면 남자다움. 그렇지 않습니까?”


능글맞은 태도로 중재에 나선 이는 사내가 연설할 때 동료와 장난치다 지적을 당했던 바로 그 대원, 선우명이었다. 얼굴이 뜨거워 질만도 하건만 그는 안색하나 변하지 않고 입바른 소리를 내뱉었다.


“우리 대대 최고의 터프가이. 아니, 모든 조커를 통틀어 최고의 상남자. 바로 현무님 아니십니까. 그런 분이 겨우 이만한 일로 언짢아하시다니요. 전 혹여 화라도 내셔서 건강을 해치실까 심히 염려가 됩니다. 우리 부대 마초의 상징. 현무님께서 몸이라도 상하신다면 전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흑.”


갑자기 그가 고개를 돌리며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 모습이 마치 여인네가 마음에 상처를 입은 듯한 행세였다.


“아닙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저희가 현무님을 화나게 했다면 저희들이 나쁜 거지요. 모두 다 저희 잘못입니다. 저희가 죽일 년… 아니, 놈이에요. 흐으윽.”


이제는 아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 척한다. 만약 연기였다면 아주 대상은 타놓은 당상이었다.

가면에 가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모두의 얼굴이 떨떠름했다. 자신들을 위해 나서준 건 고마웠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 그것도 많이. 그야말로 병맛이란 표현이 왜 만들어졌는지 200% 이해되는 상황.

간접 경험(?)을 한 나머지 대원들이 그럴 진데 선우명이 그토록 정성을 들이고 최선을 다해 빨아재꼈던 현무, 나재성 본인은 어떨까? 바로 눈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만큼 지금 그의 표정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가면 때문에 선우명이 못 봐서 그렇지 지금 나재성의 표정을 봤다면 탈영(?)을 각오하고 도망갔을지도 몰랐다. 지금 그는 가슴 밑바닥부터 차오르는 그 무언가를 주체 못해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니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살기를 뿜어대기 시작한 나재성을 본 사내가 한마디 했다.


“괜찮겠냐?”


어느새 1인극을 마치고 나재성의 눈치를 살피고 있던 선우명은 빠르게 고개를 내저었다.


“절대!”


사내가 싱긋 웃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나 같으면 벌써 튀었다.”


그 말이 귓가로 파고들기 무섭게 사라지는 선우명이었다.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ㅋㅋ 선우명 귀엽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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