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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님의 서재입니다.

I Love J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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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넷
작품등록일 :
2014.07.03 14:27
최근연재일 :
2014.08.09 16: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5,200
추천수 :
136
글자수 :
134,494

작성
14.07.27 23:17
조회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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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시작】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DUMMY

“물론 튀어봤자 벼룩이겠지만.”


독백과도 같은 사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뭔가 터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매웠다. 이후 계속 같은 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간간히 사람의 비명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으아악. 잘못했어요. 컥. 죄송해요. 우악. 다, 다신 안 그럴게요. 으아아아. 대장님. 일부러 그랬죠? 으악. 대장님. 나빠요. 어억.”


그 소릴 뒤로하고 사내가 나머지 대원들에게 말했다.


“가자.”


대원들은 익숙한 일인 듯 뒤에서 어떤 난리가 벌어지건 전혀 아랑곳없이 앞만 보고 향했다. 당연한 얘기였지만 그런 대원들 중 나재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내는 조금씩 희미해지는 소리를 들으며 걱정스레 중얼거렸다.


“살살해야할 텐데.”


조금 전 봤던 선우명의 모습이 떠올랐다. 꿈에 나타날까 무서운 모습이었다.


“이러다 진짜 장례 치뤄야 하는 거 아닌지 몰라.”


자신이었다면 볼 것도 없이 숨통부터 끊었을 거라 생각하며 부디 선우명이 극락왕생… 아니, 무사하길 빌고 또 빌었다.



A♠K◇Q♡J♣



위잉-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뚱한 표정으로 삐딱하게 서 있는 나재성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장내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천천히 걸어 들어와 그대로 빈 소파에 몸을 묻었다. 아직 기분이 다 풀리지 않은 듯 얼굴 여기저기에서 짜증이 묻어났다. 그 뒤를 따라 얼굴이 퉁퉁 부어 알아볼 수 없게 변한 선우명이 거의 기다시피하여 들어왔다. 언제 복장을 벗었는지 둘 다 평상복 차림이었다. 덕분에 둘의 얼굴은 훤히 들어나 있었다.


“어라? 살았네요?”

“오! 심지어 생각보다 멀쩡해.”


동료대원들의 열렬한 환대(?)에 풍선처럼 부어올라 표정을 잘 지을 수 없는 가운데서도 선우명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선우명은 힘겹게 고갤 들어 동료들을 살폈다. 어느새 대원들 모두 편한 옷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선우명의 흐릿한 시야로 얼핏 동료들의 모습이 잡혔다. 대부분 자신을 보며 웃고 있었다. 막상 그런 동료들의 얼굴을 보자 열이 뻗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맥이 풀리며 기운이 쭉 빠졌다.

너무 화가 나니 머리가 살짝 돌아버린 건가?

말할 힘도 없어진 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좋냐? 이런… 독한 놈들. 살았냐고? 이게… 멀쩡해? 이런 것들도… 내가… 부하라고…. 어휴.”


선우명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의 말은 계속 이어져다.


“그래도 사지 멀쩡한 게 어딥니까?”

“그럼. 당연하죠. 전 목숨 붙어있는 게 더 신기합니다.”

“그러게.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맞아. 나는 뒷모습만 봤는데도 참느라고 혼났다니까.”


거의 만담형식으로 주고받으며 복장을 긁는 그들의 행태에 어이가 없었다. 선우명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두고 봐라. 내가 몸만 회복되면 나랑 똑같이 만들어 주마. 아니, 몇 배로 돌려주겠어!!!’


선우명을 놀리는 데 정신이 팔린 대원들은 미처 선우명의 표정에 스친 섬뜩함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저 자신들의 말에 장내의 분위기가 왁자지껄하게 달아오르자 신나서 떠들어대기 바빴다. 그들이 막 얘기에 박차를 가하려던 찰나 한줄기 서늘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어이. 아그들아. 시끄럽구마잉. 그만허제?”


나재성이었다. 줄곧 눈을 감고 있어서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실 그렇게 설레발을 치는데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중간 중간 재연까지 곁들이며 동네가 떠나가라 떠들어댔으니.

나재성의 등장으로 뜨거웠던 공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다. 장내의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낀 나재성이 특유한 껄렁한 말투로 뚱하니 내뱉었다.


“뭐여? 왜이려? 안 잡아먹으니께 웃어! 다덜 불만 있는 거 아이믄 웃으란 말이여. 씨익.”


그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누가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억지웃음이었지만 모두들 필사적이었다. 나재성에게 밉보이면 어떻게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려주는 예가 아직도 한쪽에서 빌빌거리고 있었기에 그들은 어떻게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웃는 것은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어떤 이는 충혈 된 눈을 깜빡이며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는 입가에 경련이 일어나 파들파들 떨렸다. 이건 숫제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분간이 안 가는 모습들이었다.

나재성은 그들 하나하나를 전부 살폈다. 그리고 마지막 대원의 웃음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표정을 풀었다.


“그려. 웃으니까 좋잖여. 그제?”

“네!!!”


대답은 우렁차기 그지없었다. 우렁찰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나재성의 입가에 웃음이 피어났다. 흐뭇한 표정으로 대원들을 쭉 훑어보던 나재성은 문뜩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가까이 있던 대원 하나를 잡고 물었다.


“야. 석필아. 근디 대장님은 어데 가셨냐? 아까부터 안 뵈시던디?”

“저희는 먼저 여기로 왔고, 대장님은 결과 보고 후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대답한 사내는 단단했지만 결코 미련해 보이지 않는 잘빠진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키는 썩 크지 않아도 편안한 인상이 워낙 좋은 사내였다. 오랜 전투 경험과 명석한 두뇌로 부대 내에서 군사와도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문석필이었다. 그는 <Ace> 소속 대원들 중 본인과 같은 계급의 동료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리더로 통하고 있었다.


“아니 쉬러왔으믄 당연히 휴게실엘 와야지 새삼스럽게 웬 보고?”

“오랜만에 국장님 얼굴 좀 뵌다고 하셨습니다. 따로 하실 말씀도 있는 눈치였고요.”

“그려? 가신지는 얼매나 됐는디?”

“한 시간쯤 되셨습니다.”

“한 시간?! 뭔 노무 쌈질한 야그를 그리 오래 한디아. 별 것도 없고마는. 아아. 심심한디 거나 가볼까? 석필아. 여 국장실이 어디였제?”


문석필은 어느덧 나재성의 얼굴에 떠오른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짜증과 귀찮음이 적절히 섞인 표정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곧 오실 텐데 굳이 찾아가시려고요?”

“심심하잖여. 딱히 여서 할 것도 없고. 오랜만에 국장 영감 얼굴도 좀 보려 그려. 대장 찾는 김에 겸사겸사 가는 거제 뭐.”


나재성의 고집은 부대 내에서도 알아주는 황소였다. 결국 이기지 못할 게 뻔했으므로 이쪽에서 먼저 손을 드는 것이 여러모로 현명했다. 살짝 한숨을 내쉰 문석필은 나재성이 원하는 답변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우선 여기를 나가시면 바로 오른쪽으로 가셔서…….”


그때였다. 갑자기 휴게실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얘기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문석필은 시작과 동시에 입을 다물 수가 있었다.

막 안으로 들어선 누군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재성과 문석필이 얘기를 나누던 자리가 문의 코앞이었던지라 바로 뒤에 위치한 문이 벌컥 열리자 둘의 대화에 집중되어있던 장내의 모든 시선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쏠렸고, 본인의 의도완 상관없이 한순간에 불청객 비슷하게 되어버린 그는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어리둥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눈동자만을 굴려 장내의 분위기를 살피던 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 하하. 이것 참. 모두가 이렇게 한 마음으로 내를 반겨주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게 좋긴 한데…….”


잠시 말을 끊고 장내를 쭉 돌아본 그가 약간은 쓰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쫌 당황스럽네.”


당황스럽기는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들어온 것이다. 허나 그가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혹시 무슨 일 있나? 여 분위기가 와 이러노?”


태연스레 묻는 그에게 나재성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답해줬다. 어느새 나재성의 얼굴에는 살기 어린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있쟈.”

“뭐?”


순진하게 물어오는 사내의 모습에 나재성의 미소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예고도 없이 기양, 갑자기 문을 쳐 여뿐 거.”

“아, 기거야 내가 알고 기랬나?”

“아따 참말로. 이거 순 사람 빠뜨려 죽여 놓고 자긴 모르고 한 일이라고 오리발 내밀 놈이구먼? 모르고 했으면 다여? 내는 간이 배 밲으로 튀어나올 뻔 했당께? 하여간 이래서 경상도 시끼들은 안 되는 것이여.”


나재성의 비아냥거림을 들은 그의 표정이 확 굳었다.


“뭐라 쳐 씨부리노? 여기서 경상도 얘기가 왜 나오는데 이 전라도 시끼야.”

“뭐여? 어이. 신영우. 지금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겨?”


나재성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지만 신영우라 불린 사내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 지지 않고 맞불을 놨다.


“그래보까?”

“어이. 진짜 뒤지고 싶냐? 입조심 혀라.”

“와? 쫄리나? 평소대로 칼부터 뽑제 와 기집애만키로 입으로만 시비질이고, 시비질이.”

“이런 씨앙!!! 나가 웬만하면 대장님 봐서 참을라 캤더니 저 경상도 시끼가 아주 죽여달라고 발악을 하네잉. 그려. 내 오늘 네 소원대로 아주 보내주께.”


눈이 뒤집어진 나재성이 막 신영우에게 달려들려는 찰나였다.


“두 분 다 그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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