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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님의 서재입니다.

I Love Joker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상넷
작품등록일 :
2014.07.03 14:27
최근연재일 :
2014.08.09 16: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5,203
추천수 :
136
글자수 :
134,494

작성
14.07.13 17:03
조회
415
추천
4
글자
12쪽

【등장】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DUMMY

장담컨대 단순히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분명히 뭔가 낌새를 채고 일부러 자신의 입을 막으려 선수를 친 것이었을 게다.

소년과 한바탕 연극을 펼쳤던 경찰은 조금 전 망토의 인물과 소년이 들어간 건물 입구를 보면서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녀석은 참 지능적이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끝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겉으로든, 속으로든.

아마 모르긴 몰라도 녀석은 그때 자신이 뭘 물어볼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말하고 예고도 없이 연기를 시작해 버린 것일 게다. 당시엔 긴가민가했는데 지금은 왠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그의 입가로 씁쓸한 미소가 어렸다.


‘나쁜 녀석. 다 알려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 아무것도 알려준 게 없군.’


문뜩 그는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손바닥이 보이도록 하여 눈높이까지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눈동자에 비치는 한 장의 종이, 아니, 카드.

소년이 건물로 향하기 전에 버려두고 간 것이었다.

사실 소년 쪽에서 일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묻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망토의 인물과 소년에 대한 궁금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그는 연기를 하는 내내 안 그런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마침 둘이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소년과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었다.

기회를 놓칠 새라 형식적인 인사나 격려 같은 것은 얼른 끝내고 그토록 묻고 싶었던 질문들을 쉴 새 없이 털어놓았다. 혹여 소년이 중간에 허튼소리를 할까 싶어 뭐라 답하기도 전에 먼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다 쏟아냈다.

말을 하면서도 너무 좋은 나머지 자꾸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오는 통에 그거 참느라 혼이 났을 정도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기분은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단지, 누군가에게 뭔가를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설레고 흥분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들떴었다. 마치 어릴 적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옛날이야기를 들었던 때의 기분이랄까? 심장이 터질 만큼 두근거렸다.

하지만 녀석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몰랐던 건지, 알면서도 모른 척 한 건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만약 알면서도 모른 척 한 거라면 자신을 믿지 못해서였겠지. 아, 이것 참 씁쓸하구먼.

멀어지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며 자조의 웃음을 머금었다.

좀처럼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토록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냥 가버렸다. 수없이 많은 걸 물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심지어 생각할 때 무심코 내는 신음소리조차도.

솔직히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니, 사실 일말의 배신감마저 느꼈다. 대답 여하를 떠나서 끝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것이 섭섭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자신은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전부 혼자만의 망상 이었다고 생각하니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정말 뭣 같다는 말이 지금처럼 마음에 와 닿을 때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는 애써 안 좋은 생각을 털어버리기 위해 소년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거두고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했다. 그러다 우연히 소년이 발을 디디고 있던 곳에 떨어져 있는 한 장의 종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까이 가서 주워보니 그건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정확히 한 장의 카드였다. 흔히 갬블용으로 쓰이는 그 카드 말이다. 정식명칭 플레잉 카드(playing card) 혹은 트럼프(trump)라고 불리는 총 쉰 네 장으로 되어 있는 카드. 경찰이 주운 것은 바로 그 쉰 네 장 가운데 하나였다.

카드를 본 경찰은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어떠한 조작도 없는 카드인데 신기하게도 그 카드에 그러져 있는 그림이 방금 전 자신을 엿 먹이고 가버린 소년의 모습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조…커!?”


카드에는 아기자기한 색깔로 채색이 되어 있는 조커가 그려져 있었다.


긴 상념 끝에 조커 카드가 자신의 손에 들려 있게 된 경위까지 떠올린 경찰은 비로소 현실로 돌아왔다. 그런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역시나 지금도 눈앞에 들고 있는 조커 카드였다.

소년에 대한 생각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카드였던 조커 카드가 왠지 새롭게 다가왔다. 어딘지 모르게 보면 볼수록 소년과 닮은 느낌이었다.

웃고 있는 얼굴이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날렵한 복장이며 형형색색의 화려한 색감까지.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월등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비슷했다. 왠지 똑같은 사람에게 옷만 바꿔 입혀 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카드를 내려다보는 경찰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혔다.


‘어쩌면….’


한동안 카드에서 눈을 때지 못하던 그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의 눈으로 새까만 밤하늘의 풍경이 비쳤다. 혼탁한 서울의 환경을 말해주듯 별은커녕 달까지도 희미하게 그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하늘은 정말 깜깜하기만 했다.

까만 밤하늘을 담고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짙어 보이는 그의 눈동자로 다시금 조커의 모습이 비쳤다. 그가 고개는 그대로 하늘을 향한 채 카드를 눈앞으로 가져온 것이다.

카드를 보는 그의 입술이 조그맣게 달싹였다.


“조커라….”


밤하늘을 담아 검디검은 그의 눈동자에 비친 조커는 언제나와 같이 섬뜩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A♠K◇Q♡J♣



“그러니까 저 안에 아직 한 명이 더 남아있다는 거야?”


망토의 인물은 오른손 엄지를 이용해 조금 전 자신이 나온 등 뒤의 건물을 가리켰다. 약간은 화가 난 듯 보이는 그 모습에 소녀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몸을 움츠렸다.


“예. 그, 그게. 아까 화장실 간다고 혼자 나갔는데 그 후에 괴물들이 쳐들어와서….”


소녀는 말꼬리를 흐리며 살며시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하여 황급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망토의 인물은 그런 소녀를 가만히 쏘아보았다. 가타부타 어떠한 말도 없이 그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소녀만 뚫어져라 응시했다.

남들이 보기엔 참으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눈빛이겠지만 그것이 소녀에겐 그렇지가 않았다.

본시 눈빛이란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피부로 느껴지기 마련이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무언의 시위나 압박을 목적으로 활용될 땐 상대방에게 그 어떠한 말보다 더한 공격이 될 수 있는 법.

망토의 인물이 묵묵히 소녀를 쏘아본지 몇 초나 지났을까? 그는 여전히 입도 뻥끗 하지 않았지만 소녀는 마치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서둘러 입을 열고야 말았다. 그의 집요하면서도 강렬한 눈빛에 두 손 들어버린 것이다.


“죄, 죄송해요. 이제야 생각이 났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좀 더 일찍 생각해냈더라면. 아니, 처음부터 잊어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만약 언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어떻게 하죠?! 그럼, 그럼 전 정말…….”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얼굴로 울먹이는 소녀의 모습에 망토의 인물은 애초에 조금 혼내주려던 마음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말을 꺼냈을 땐 그의 눈빛을 견디다 못해 어떻게든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기에 그랬겠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느끼고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차마 뭐라고 할 수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솔직히 엄밀히 따지면 그녀 잘못도 아니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얼이 반쯤 빠져있었기에 자기 정신만 차리고 있던 것도 어찌 보면 대단한 일일 텐데 친구까지 챙길 정신은 없었으리라.

사실 그도 알고 있었다. 소녀의 탓이 아니란 것을. 하지만 안에 있는 소녀의 친구가 위험할 수도 있단 생각에 순간 감정이 격해져 그것을 소녀에게 터뜨린 것뿐이었다.

소녀에게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가장 괴로운 것은 소녀 자신일 텐데. 그러나 지금은 한가하게 사과하며 등이나 두드려주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직 안에 있는 소녀의 친구를 구하는 일이었다.


“너희 연습실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화장실 위치가 어디야?”

“네?”

“연습하다가 신호 오면 어느 화장실로 가냐고?”

“아, 그야 당연히 연습실이 삼층에 있으니 삼층 화장실….”

“그래. 알았어. 너무 걱정 말고. 기다려. 꼭 무사히 데려올 테니.”

“정말이죠?”


소녀의 목소리에서 진심어린 간절함이 배어나왔다. 어느새 소녀의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들은 양 볼을 타고 방울져 내려와 턱 밑으로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그가 소녀에게로 한발 성큼 다가섰다. 살며시 오른손을 소녀의 머리 위에 얹은 그는 달래듯 차분한 음성을 흘려내었다.


“믿어! 원래 모든 일은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 거야!”


의외의 행동에 당황한 소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소녀의 눈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조커의 가면이 들어왔다. 언제나 같은 모습이기에 그 안에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지금 만큼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자 멍한 표정이던 소녀의 얼굴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눈은 서서히 반달을 그렸고, 맺혀있던 눈물방울은 볼을 타고 흘러내려 턱 끝에 달렸다. 벌어져 있던 입술은 양쪽 입꼬리가 올라가 미소를 띠더니 점점 벌어져 이내 큰 웃음을 만들어 냈다. 소녀는 그를 만난 후 처음으로 환한 얼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녀의 고개가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 어떤 말이 이보다 더 확실할까. 믿는다는, 믿고 있다는 표현이었다.


“좋아. 어이. 띨찬?! 그만 놀고 좀 오지?!”


소녀의 대답이 마음에 든 듯 크게 한번 고개를 끄덕인 그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 멀찍이 떨어져 경찰들과 시시덕거리고 있는 광대 소년을 불렀다.

제멋대로 일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소년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곧장 그의 앞에 와 섰다.


“아, 대장님. 제가 몇 번을 말씀드렸습니까?! 제발 띨찬이라고 부르지 좀 마시라고요.”


소년의 투덜거림에 그는 예상과 달리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일렀다.


“찬아. 나도 몇 번을 말했니. 네가 띨띨한 짓만 하지 않으면 나도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다고. 응?! 그러니까 네가 좀 잘해라. 응?! 어디 가서 네 대장 망신이나 시키지 말고!!!”

“쳇. 성격이 이런 걸 어쩝니까? 그렇게 불만이시면 절 이렇게 낳으신 저희 부모님한테 가서 따지시던가요.”

“이미 돌아가신 분들한테 잘도 따질 수 있겠다. 응?! 찬아. 그렇지?!”

“그럼 뭐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딱!


결국 한 대 쥐어 박혔다.


“그것도 내가 말했지. 고치려고 하면 고쳐진다. 세상에 못 고칠 개떡 같은 성격은 없다. 그러니 닥치고 고쳐!!!”

“으으으. 아파. 씨. 이럴 줄 알았어. 맨날 자기 맘대로 안 되면 폭력이나 행사하고 말이야. 이건 명백한 권력남용이라고. 아무리 대장이라도 남의 성격까지 뭐라고 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내 성격이 뭐가 어때서. 프리하고 아주 좋구만. 다들 안 그렇…습…니까? 아???”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려 고개를 돌려봤지만 이미 소년의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어느새 모든 이들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망토의 인물 뒤로 이동해 있었던 것이다.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소년이 왜 ‘띨찬’이라 불리는지 다들 알겠다는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소년을 불쌍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찬아.”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현재 아직 프롤로그 격인 에피소드입니다. 재미는 다소 반감되겠습니다만 꼭 필요한 내용이라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계속 지켜봐주시면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겁니다. 장르문학은 재미가 최고라지요? 곧 최고의 재미를 안겨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커다란 감동과 깨달음까지...... 이게 제 최종목표입니다만 판단은 여러분이 해주셔야죠. 전 그저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기만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P.S : 홍보 좀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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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등장】 14.07.10 523 7 11쪽
7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9 691 8 8쪽
6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8 677 10 10쪽
5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7 57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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