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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균각(天鈞閣)

군주의 잡담


[군주의 잡담] (출간작 회고 5) 천중용문

천중용문의 큰 설정중 하나인 과거로의 회귀는 늘 제가 한번은

꼭 써보고 싶었던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회귀라는 설정으로 쓴 무협소설은 많았습니다.

그래서 또 선뜻 쓰기가 꺼려지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그럴 때가 있습니다.

쓰고 싶은 것을 참고 다른 것을 쓰게 되면 그리 만족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쓰고 싶을 때 쓰자고 생각하고 천중용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또 이왕 널리 알려지고 이제는 흔해버린 설정을 흔하지 않게 쓰자는 생각으로

천중용문에 무공의 설정과 깨달음의 경지등을 좀 더 세밀하게 구성했습니다.

흔한 설정속에서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중용문에 각종 경지가 많아지게 된 것입니다.


천중용문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한 달에 한 권을 써야하는 중압감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권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정신적 소모를 요구합니다.

체력도 떨어지지만 한 달에 한 권을 쓰는 작업은 피를 말리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한 달에 한 권을 뽑아내지 않으면 구독률과 판매률은 뚝 떨어지고 결국 빠르게

완결을 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노출되게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 하면서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만약 내게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천중용문의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라고 아쉬워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장르소설 시장은 시간안에 내 놓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여유를 부릴 수 없지요.

시장이 작으면 여유가 있을 수 없는 것이지요.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전작들처럼 화장실에 갔다가 급히 끊고 나온 것 같은 찝찝함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천중용문 내에서 할 이야기는 모두 풀어냈다고 할 수 있기에 완성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제 창작 노트에는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의 설정과 소재가 그득 차 있습니다.

그것을 꺼내 하수전설을 썼고 신선전인을 완성했고 그리고 천중용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늘 차기작을 쓰게 될 때마다 소재거리가 없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어떤 소재로 글을 쓸까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 눈에는 모두 재밌어 보이는 착각 때문이지요.

소재와 설정을 생각할 때마다 고려하는 점이 많습니다.

유행에 너무 타지 않고 유행에 매몰되지 않는 글을 고려하게 됩니다.

지금 바로 이 소재로 글을 쓰게 되면 인기가 좋을 것 같은데 하면서도

이건 다음에 써야지 하면서 공책을 넘깁니다.

너무 흔한 소재가 돼버린 탓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불사무인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불사무인은 2년 전에 문피아에

연재했던 백오전설입니다.

그때의 백오전설은 그 당시 유행을 빗겨가며 쓰고자 했던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2년 후 빛을 보게 되었으니 글도 때가 있는 법 같습니다.

천중용문을 생각하다 보니 불사무인까지 이르게 되었네요.

천중용문은 출가하여 나름 출세를 했으니 더는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는 곧 출간 할 불사무인이 걱정입니다.

이놈이 제 밥벌이는 할 것인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럴 때는 생각합니다.

글이 작가들에게 자식이라고 할 만한 구석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저는 작가의 작품을 자식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지만 이 부분만큼은

부정할 수 없군요.

그렇다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천중용문 회고까지 했으니 제가 출간한 작품은 모두 했습니다.

아마도 다음 출간작 회고는 불사무인이 완결되어야 하니 오래걸릴 것 같습니다.

그때도 좋은 기억으로 하게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감사합니다.

                                       

                                                                군주 배상






댓글 8

  • 001. Lv.50 삼악산

    13.11.24 23:03

    천중용문은 책으로 낼 때도 잘나갔지만 현재 문피아에서 이북으로 잘나가서 독자인 제가 괜히 기분이 좋네요.
    군주님 무협소설의 주인공을 보면 항상 단전이 특이했는데 이번 불사무인도 그럴지 궁금하네요.

  • 002. Personacon 군주

    13.11.25 17:23

    감사합니다. 항상 제 글에 좋은 글을 달아주시니 저도 삼악산님의 아이디를 보면
    기분이 좋네요.
    불사무인도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003. Lv.29 룰루랄라

    13.11.27 03:19

    천중용문 애증이 있는 작품이죠... 8~9권쯤에 보다가 열 받쳐서 쪽지를 보낸적도 있는데 얼마전에 처음에서 끝까지 완주하다보니 그때 열받은 부분의 상당수가 제 오해 였음을 알았죠. 읽으면서 아 잘못했네 했었죠.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 물론 아직도 파워 밸런스에 대해서는 갸우뚱 하지만요. 차기작은 파워밸런스를 잘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주인공은 온갖 기연과 천재이기에 납득이가지만 주인공의 친구나 여인 부하들과 통상 무림 각문파와의 성장 밸런스를 잘 맞춰 주시고...엑스트라 케릭터들 죽일 때는 과감히 죽여야 합니다. 아직도 마음에 맺혔네요...주인공 부하들이 한명도 안죽은 거... 본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열 받으려 하네요 ㅋㅋ 아마 옥의 티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이거만 아니면 딱인데...라는 느낌이라 그렇네요.

  • 004. Personacon 군주

    13.11.27 03:57

    ^^ 이제 완결 되었으니 룰루랄라님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석운정을 구하는 장면에서 용화린의 수하인 두 명을 죽이느냐 마느냐는 단순히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저도 무척이나 고민을 많이 한 부분입니다.
    완성도를 위해서는 그들중 한 명은 적어도 죽었어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이 부분 아마도 며칠을 고민했을 것입니다.
    작가들이 에피소드를 대충 쓸 것 같아도 그 에피소드가 나중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대충 쓰는 작가는 없을 것입니다.
    좀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가고자 했으면 수하들을 죽이고 주인공은 분노하는 과정속에 화끈함을 보여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오랫동안 써오다 보니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것이 독자들 이탈을 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을 쉽사리 죽이지 못합니다.
    조연이라 하나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는 독자분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하수전설에서 어자서의 수하중 하나가 죽습니다.
    큰 비중이 있는 조연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많은 원망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젠 독자분들도 어느 정도 제 글의 성향을 알게 되었으니 등장인물들을 죽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완성도를 위해 등장인물을 죽여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룰루랄라님도 저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룰루랄라님이 화가 난 수십배 이상 고민한 부분이니까요.
    성장 밸런스는 고려할 부분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 완성해 놓고 조감을 하면서 조절을 해야 밸런스를 제대로 맞출 수 있는데 한 달에 한 권을 쓰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핑계를 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권을 쓴다고 하는 것은 작가교정과 출판사 교정을 빼면
    실제로 한 권을 완성하는 기간은 20일 정도입니다.
    20일 안에 한 권을 쓰고 교정을 하는 것입니다. 열흘 정도는 교정을 위한 시간이이고요.
    물론 교정 시간을 줄인다 해도 오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권이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는 작가들이 대단한 것이고요.
    간혹 인물들의 이름이 혼용이 되는 것도 이런 폐해입니다.
    써놓고 이것 저것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마감에 쫓겨야 합니다.
    그야말로 헐레벌떡입니다.
    독자분들도 한 달에 한 권이 안 나오면 이탈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원망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좀 여유있게 기다려주시면 더 좋을텐데 하는 마음.
    완성도가 있으려면 시간은 정말 필요합니다.
    변명아닌 변명을 하게 되었네요.
    룰루랄라님이 제 글에 실랄하게 비판하시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 이렇게 장문으로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005. Lv.29 룰루랄라

    13.11.29 00:02

    감사합니다. 맺힌게 풀리는 느낌이네요. ^^

  • 006. Personacon 군주

    13.11.29 02:46

    아닙니다. 궁금한 것이나 의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도 좋습니다.
    성실하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 007. Lv.67 레니sh

    15.08.11 16:11

    제가 책들을 그리 많이 본 것은 아니겠지만...
    읽은 것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두 개의 무협이 천중용문과 환생귀환입지요. 헤헤.
    존경합니다, 군주님.

  • 008. Lv.67 레니sh

    15.08.11 16:13

    천중용문이 마감에 쫓기느라 완성도에 만족을 덜 하신 것 같은 점은 의외군요...
    하긴. 글쓰는 입장에서야 다 그럴 것도 같습니다만...
    후학(?)이 보기엔 그저 아주아주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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