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운만리(孤雲萬里)

풍운만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화사
작품등록일 :
2013.11.01 02:04
최근연재일 :
2014.08.13 03:13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644,109
추천수 :
17,172
글자수 :
530,762

작성
14.06.02 00:59
조회
5,689
추천
150
글자
16쪽

제4부 출정 ⑩ 항주에 지는 꽃

중원대륙을 누비며 중원의 영웅들과 자웅을 겨루는 고구려인 양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DUMMY

항주. 열락궁 제일의 내실에 백의 무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한 청년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갖은 진미를 진설하여 차린 주안상이 푸짐하게 놓여있었고 열락궁의 수석기녀가 농염한 웃음을 흘리며 술잔을 채웠다.


“그래, 궁주는 아무나 볼 수 없다는 것인가?”

“예, 외람되지만 그렇사옵니다.”

“음,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내 열락궁주의 미모가 출중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먼 길을 마다않고 왔건만 들은 바와는 사뭇 다르구나. 아쉽군. 열락궁주가 아무리 천하제일미라 해도 풍류를 모른다면 한갓 향기 없는 꽃에 지나지 않을 터, 그녀를 보려고 마련한 황금 천 냥은 저 서호에나 던져 버려야겠구나!”


기녀는 몸을 비틀어 꼬며 콧소리로 응수했다.


“아이 참, 공자님 성미도 급하셔라! 어디 궁주님만 여자랍니까? 궁주님만은 못해도 소녀 또한 제법 풍류를 안답니다.”

“네가 마무리 풍류를 안들 어찌 궁주에 비하겠느냐? 나 천무공자와 어울리려면 열락궁주 정되는 돼야지. 어찌 대붕(大鵬)이 연작(燕雀)과 어울릴 수 있겠는가? 차라리 혼자 놀겠다!”


기녀는 천무공자라는 말에 정색을 하며 반문했다.


“공자께서 천무공자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럼 중원 천하에 나 말고 천무공자가 또 있더냐?”

“몰라 뵈었습니다. 풍문으로만 듣던 천무공자님을 뵙게 될 줄이야 소녀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즉시 궁주님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기녀는 콧소리를 걷어내고 밖을 향해 말했다.


“궁주님께 천무공자께서 찾아 오셨다고 아뢰어라.”

“예!”


명을 받은 시녀가 물러가고 일다경이 지났을 무렵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래, 천무공자께서 나를 찾으신다고?”


기녀는 화급히 일어서 시립하며 문을 열었다.


“예, 궁주님!”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여자는 한 눈에 보아도 보통의 미색이 아니었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젊게 보이는 얼굴에 머금은 웃음기는 뭇 사내의 애간장을 녹이고도 남을 만했고 군살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몸매는 적당한 키와 균형을 이루어 풍만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수석기녀가 자리를 비켜 밖으로 나가자 열락궁주는 천무공자 양천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천무공자라는 자를 발견하는 즉시 패웅각 본단으로 보고하도록 중원 각지의 패웅각 지부에 명이 내려진지가 오래 건만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던 터였다. 그런데 패웅각의 여러 지부 중에서도 상가장과 함께 패웅각의 양대 주축이 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열락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것도 궁주인 자신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한다니 염교교는 호기심이 일었다.

비선각의 상인혼이 천무공자를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지목하여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교교도 알고 있었다. 천무공자라는 자가 패웅각의 잠재적인 적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비선각에서 추살령을 내릴 일이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근자에 벌어진 몇 가지 일들의 중심에 천무공자가 개입되었다는 정황도 포착한 상태였다. 산동의 철기문이 봉문을 한 것과 석가 제일문의 혈사도 천무공자와 관련된 세력과 연관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호랑이 굴이나 다름없는 열락궁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낸 천무공자에게 염교교는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 대체 천무공자라는 자가 어떤 자이기에 이리 대담하게 구는지도 궁금했고, 상인혼이 직접 추살령을 내릴 정도인지도 궁금했다. 게다가 여차하면 천무공자라는 자를 죽여서 공을 세우면 될 것이요, 아니면 그자의 내공을 흡수해야 겠다는 복심도 있었던 것이다.

염교교는 찬찬히 천무공자를 훑어보았다. 약관을 갓 넘은 것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의 어디에서도 상인혼이 추살령을 내릴 정도로 고강한 무공 수위를 느길 수 없었다. 해사한 얼굴은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해 명문가의 응석받이로 보였고, 비록 균형 잡힌 몸이긴 해도 역발산의 기개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사람을 그리 빤히 보시니 무안하오!”

“호호호, 공자님이 너무 잘 생기셔서 천녀가 잠시 넋을 잃었습니다. 천무공자시라구요?”


양천은 짐짓 겸연쩍은 표정으로 가볍게 말아 쥔 손을 들어 입가에 대고 헛기침을 했다.


“험험, 뭐 내 자칭 천무공자라는 거창한 별호를 원한 것은 아니오만 일부 호사가들이 나를 그리 부르는 모양이외다.”

“위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무슨 일로 천녀를 보자 하셨는지요?”

“벌이 꽃을 찾는데 달리 이유가 있겠소? 내 들으니 궁주의 미모가 경국지색이라 하기에 더불어 풍류를 즐겨보고자 찾아온 것이오.”

“호호호호, 경국지색이라뇨? 분에 넘치는 칭찬을 들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헌데 풍류라? 정말 그뿐인가요?”

“왜? 달리 무슨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게요?”

“열락궁이 패웅각의 핵심 세력인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니 공자도 익히 알고 계실 터, 패웅각에서 공자를 적대시한다는 것도 알고 계신지요?”

“일전에 어떤 자들이 다짜고짜로 나를 죽이려 들기에 손을 봐준 적이 있소. 그때 그들이 패웅각에서 보낸 자들이라는 것을 알았소만 어찌하여 패웅각에서 나를 해하려 드는지 그 연유는 알지 못하는 바요. 그리고 열락궁이 패웅각의 핵심 세력인 것은 나도 익히 알고 있소. 그러나 그것과 궁주와 더불어 풍류를 즐기고자 하는 것은 아무 상관없는 일이오.”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는 짐작했으나 양천의 응수에 염교교는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보기에는 어린애 같아도 여유롭게 말하는 품세며 단도직입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자신에게 응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고 느껴진 것이었다.


양천이 항주에 나타나 염교교를 만나려고 한 것은 치밀하게 계회된 일이었다. 항주로 떠나기 전, 군사 권민국을 비롯하여 연빙 등과 상의를 하면서 패웅각을 치기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정보 조직을 와해시키는 일이 가장 급선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하여 먼저 양천이 열락궁주를 처리하고 연빙과 무봉궁을 개편한 주작단 소속 단원들이 열락궁을 접수하기로 했던 것이었다.

그 동안 무봉궁도 권민국과 전을신의 도움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제법 세를 정비해 두었다.

먼저 무봉궁의 기녀들을 모두 다섯 단계로 분류했다. 음식이나 술심부름을 하는 여급, 시서음율무의 기초를 배워 접객을 하는 평기, 여급 십 명과 기녀 십 명을 두고 단골을 확보하여 관리하는 수기, 수기 다섯을 관리하는 대기, 한지부를 맡거나 총단의 총관을 맡은 령기가 그것이었다.

여급과 평기는 무봉궁을 운영하기 위해 고용한 사람일 뿐, 무봉궁의 정식 제자가 아니었다. 여급과 평기 중에서 외모나 심성, 그리고 무봉궁에 대한 충성심 등을 엄격하게 심사한 후에 정식 제자로 받아들이고 무예를 단계별로 전수했다.

수기에 임명된 제자들에게는 무예수련과 함께 정보수집, 말단조직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상술, 방중술, 무봉무 등을 가르쳤다.

수기까지는 출신이나 부족에 관계없이 선발하지만 대기 이상은 각별히 선별된 고구려인만으로 선발했다. 대기에 속하는 제자들은 주작단의 실질적인 전력이 되었다. 따라서 능력과 자질 뿐만 아니라 무봉궁이 앞으로 할 일을 위해서도 고구려인으로 선발해야 했다. 남녀를 무론하고 고구려인들은 망국의 설움과 당나라와 중원에 대한 복수심이 강했다. 이는 고구려인들이 그 동안 가져왔던 기상과 자긍심이 무너진 데서 오는 반발심리요 보상심리가 작용한 까닭이었다. 고구려 유민 출신의 기녀들 또한, 비록 기루에 몸을 담고 있지만 고구려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기상을 지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무예수준과 지식, 인성 그리고 고구려 회복에 대한 열망 등을 엄밀하게 평가하여 특별히 선별된 인재만을 대기로 뽑아 그 직위에 필요한 지식과 무예를 가르친 것이다.

영기에 선발된 제자들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중원 각지의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맡게 했다. 그들은 무예를 비롯하여 통솔력과 판단력, 충성심을 엄밀하게 검증한 후 특별히 선발하고 혹독한 교육을 시켰다.

주작단원들에게는 응조권을 기본 무예로 연마하도록 했다. 하는 일의 특성상 병장기를 지니기가 어렵고 평소 손톱을 길러 치장하니 응조권이 독문무공으로 제격이었던 것이다. 또 양천은 평노에게 특별히 체대를 고안하여 만들어 보내도록 하고 수기 이상의 제자들에게 직접 편술을 지도하는 한편, 체대를 들고 무봉십이무를 시전하는 합격술을 고안하여 대기 이상의 제자들에게 연마토록 했다.

체대는 평소에는 허리띠로 착용하지만 유사시에는 채찍으로 쓸 수 있도록 고안하여 만들었다. 즉, 체대는 무기로서의 기능과 장신구로서의 모양 등을 고려하여 제작된 것이었다. 가늘게 잘라 소금물에 절인 물소가죽 스물네 가닥을 일장 길이로 납작하게 따서 만든 체대의 한 쪽 끝 한 뼘 정도에는 봉황을 수놓아 장식한 후 흰색 수술을 달아 손잡이가 되도록 하고, 반대 쪽 끝 한 뼘 정도의 길이에는 엄지손톱만한 자수정을 세 줄로 나란히 달았다. 또 체대의 색깔과 자수정의 개수에 따라 직급을 구분하도록 했다. 체대는 녹색, 적색, 황색 세 가지로 나누고 수정은 한 개부터 최대 일곱 개까지 달았다. 수기 이상의 직급을 받아야만 체대를 착용할 수 있고, 수기는 녹색, 대기는 적색, 영기는 황색의 체대를 착용했다.

평노는 특별히 주작단주 연빙을 위해 황금색 체대를 만들어 보냈다. 체대는 연빙이 양천에게서 받은 연검의 검집이 되기도 했다. 체대를 본 연빙은 매우 기뻐하며 체대와 연검을 주작단주의 신물로 삼았다.

이렇게 조직을 정비하고 요원들을 훈련시킨 주작단은 이제 단순한 정보수집 기관의 기능을 넘어 유사시에는 전투집단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열락궁을 접수하는 일은 주작단에 맡겨진 첫 번째 임무였고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었다. 열락궁 접수의 신호탄이 염교교를 처리하는 일인 것이다.


밤이 깊도록 계속된 주연은 어느 덧 열락무가 품어내는 농염하고 음탕한 춤사위를 따라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환희초혼무 삼식을 넘어 열락섭혼무 칠식 중 제오식 열락망세무가 염교교와 여섯 무희의 현란한 몸짓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반투명의 나삼을 알몸 위에 걸친 무희들이 움직일 때마다 다리 사이의 검은 비림이 보일 듯 말 듯 애간장을 녹였다. 무희들이 손을 뻗어 서로의 민감한 부위들을 쓰다듬을 때마다 야릇한 콧소리가 넘쳐 났다.

그 중에서도 여섯 무희의 중심에 자리한 염교교의 춤사위는 나머지 무희들을 압도했다. 팔을 뻗어 휘돌리면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거렸고 허리를 틀어 요분질을 하면 탱탱한 엉덩이가 보름달처럼 떠올랐다가 내려앉았다. 바닥에 엎드려 온 몸을 흐느적거리다가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처럼 엉덩이를 쳐들어 올리며 두 다리를 벌릴 때면 나삼 너머로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분위가 적나라하게 내비쳤다.

양천은 눈이 풀린 채 입가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몽롱하게 풀린 눈빛에는 어떤 이지적인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황홀경에 취해 모든 것을 놓아버린 모습이었다.

춤사위를 이어가면서도 그런 양천을 바라보는 염교교는 득의의 웃음을 만면에 머금었다.


‘그럼 그렇지! 제깐 놈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어쩌겠어? 후후, 애송이, 오늘이 네놈의 마지막 밤이 될 것이야. 이승에서의 마지막 기억이 될 테니 실컷 즐기거라!’


염교교는 속으로 이렇게 뇌까리며 양천의 내공을 흡수할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격렬하게 몰아치던 음률이 나른하게 늘어지면서 무희들이 걸쳤던 나삼을 한 꺼풀씩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은 마치 목련꽃잎처럼 하얗고 부드러웠다. 숨 넘어 갈 듯 헐떡거리며 간드러지는 콧소리를 연신 흘리는 무희들이 방바닥을 배로 밀며 양천에게 다가들었다. 그녀들은 손을 뻗어 양천의 가슴이며 배, 귓불 등을 쓰다듬었고 뜨거운 입김을 그의 온 몸에 불어 넣었다. 양천은 그녀들의 손길에 온 몸을 맡긴 채 넋을 놓아 버린 모습으로 보료 위에 누워 무희들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가슴을 주물렀다.

그런 양천을 바라보던 염교교가 눈짓을 하자 여섯 명의 무희들이 양천의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염교교는 두 손으로 정성스레 양천의 전신을 쓰다듬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지 양천이 염교교의 가슴을 움켜쥐고 빨기 시작했다. 염교교는 밭은 신음을 토했다.


“하아, 천천히!”


마치 어린 아이를 달래 듯 염교교는 양천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반듯이 눕히고 그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포갰다.


“헉! 하악, 으음”


양천의 양물을 자신의 옥문에 밀어 넣은 염교교는 온 몸을 비비꼬며 뒤틀기 시작했다.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격렬하게 그녀의 둔부가 움직이자 그녀의 온 몸에서 흑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염교교가 열락혼혈색기공을 시전한 것이었다. 염교교는 온 몸의 터럭 하나하나가 모조리 곤두서는 듯한 쾌감과 사내의 진기가 옥문에서부터 전신 혈로를 따라 장강의 물줄기처럼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사내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는 진기는 마치 거대한 해일처럼 그녀의 온 몸을 덮쳐들었다. 그렇게 이다경이 지나자 염교교는 더 이상 사내의 진기를 감당할 수 없었다. 급히 양천의 몸에서 떨어지려는 찰나, 양천의 두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왜? 벌써 끝내려고?”

“네, 네, 놈이 어찌?!”

“내가 그리 만만하게 보였던가?”


염교교는 놀라 부릅떠 커진 눈으로 양천을 보았다. 양천의 표정은 평온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염교교는 다급하게 외쳤다.


“놓아라! 이놈.”

“무슨 섭섭한 말을 그리하오. 이제 시작인데!”


양천이 느물거리며 오히려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어 염교교를 찍어 눌렀다. 무언가 크게 잘 못되고 있다는 생각에 염교교는 다급히 우수를 들어 양천의 미간을 향해 뻗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보다는 양천의 손이 빨랐다. 찍어 내리는 염교교의 손목을 낚아챈 양천이 그녀를 안은 채 옆으로 굴러 자세를 바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배위에 올라타고 요분질을 하던 염교교는 양천의 허리 밑에 깔려 꼼짝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대가 사악한 마공을 익히고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지 이 정도로 약할 줄 은 몰랐네.”

“네, 네 놈이 그걸 어찌?!”

“내 굳이 패웅각과 싸우고 싶지는 않으나 먼저 나를 해하려 드는데 그 걸 가만히 둘 정도로 약하지도 너그럽지도 않거든. 그래서 내 나름대로 좀 알아 봤지.”

“네 놈이 정녕 죽고 싶으냐?”

“어허, 그리 말할 처지가 아닌 것 같은데? 더구나 지금이 그리 살벌한 말을 나눌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

“네 놈이 여기가 어딘지 잊은 것 같구나!”

“아, 아! 그건 그리 걱정하지 말라구! 이미 내 수하들이 이곳을 접수했을 테니 말이야.”

“무엇이라?”

“자, 자. 그리 놀라지 말고 하던 일이나 마저 해볼까?”


말을 마친 양천이 혈도를 짚자 염교교는 그대로 늘어졌다. 양천은 몸을 일으켜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서 몇 마디 다급한 비명이 터지는 가 싶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계획대로 주작단에서 나온 대원들이 열락궁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었다. 도처에 격전이 쓸고 간 흔적이 남은 열락궁 별원의 달빛 아래서 모란꽃이 지고 있었다.




무협의 세계에 심은 민족혼


작가의말

오랜만에 다시 글을 올리네요.

그 동안 연재를 못해 기다리셨을 독자님들께 죄송합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 동안 글을 쓰지 못했네요.

그래도 선작에서 지우지 않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1 공수거
    작성일
    14.06.02 14:41
    No. 1

    ㅎㅎ 기다린 보람있내요
    힘내시고요
    다시 힘내서 써주시면 열심히 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화사
    작성일
    14.06.02 14:43
    No. 2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잊지 않고 기다려 주신 것도,
    졸작에 애착을 가지고 보아주시는 것도,
    이렇게 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것도,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풍운만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 14.06.27 2,891 0 -
86 작품 후기 +3 14.08.13 3,995 38 4쪽
85 제7부 파국 ⑦ 남은 이야기들 +7 14.07.30 4,982 94 14쪽
84 제7부 파국 ⑥ 최후의 결투 +2 14.07.29 4,299 105 17쪽
83 제7부 파국 ⑤ 난전의 소용돌이 +4 14.07.26 4,156 105 15쪽
82 제7부 파국 ④ 약독의선(藥毒醫仙) +5 14.07.25 4,060 119 16쪽
81 제7부 파국 ③ 불구대천(不俱戴天) +4 14.07.23 4,017 113 16쪽
80 제7부 파국 ② 한천비설(寒天飛雪) +4 14.07.22 4,276 100 20쪽
79 제7부 파국 ① 천하제일미(天下第一美) +4 14.07.21 4,271 120 15쪽
78 제6부 결전 ⑩ 화산(華山)으로 +2 14.07.19 4,088 108 16쪽
77 제6부 결전 ⑨ 통한의 땅, 서백파(西白坡) 14.07.17 4,013 116 15쪽
76 제6부 결전 ⑧ 서백파(西白坡)의 혈투 +3 14.07.16 4,789 116 15쪽
75 제6부 결전 ⑦ 천무각에 이는 소용돌이 14.07.15 4,126 111 12쪽
74 제6부 결전 ⑥ 막 내린 전설(傳說) +4 14.07.11 4,559 131 14쪽
73 제6부 결전 ⑤ 장강일신(長江一神) +2 14.07.09 4,468 115 17쪽
72 제6부 결전 ④ 파양호의 핏빛 아침 14.07.08 4,710 125 15쪽
71 제6부 결전 ③ 지략과 지략 +2 14.07.04 4,569 119 16쪽
70 제6부 결전 ② 영웅과 영웅 +5 14.07.03 4,669 133 18쪽
69 제6부 결전 ① 다시 중원으로 +2 14.07.01 4,984 122 18쪽
68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⑩ 깊어지는 고뇌 +2 14.06.28 4,849 142 17쪽
67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⑨ 과유불급(過猶不及) +2 14.06.26 5,053 137 14쪽
66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⑧ 모용세가에 부는 혈풍 +2 14.06.24 4,869 127 21쪽
65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⑦ 엇갈리는 암계(暗計) +4 14.06.20 4,660 128 15쪽
64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⑥ 전쟁에는 정도가 없다. +2 14.06.19 4,552 128 11쪽
63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⑤ 모용세가에 닥친 암운 14.06.14 4,973 132 19쪽
62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④ 처절한 재회 +2 14.06.12 5,101 133 14쪽
61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③ 반격 - 성동격서(聲東擊西) +2 14.06.10 5,087 148 12쪽
60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② 현명한 잔인함 +2 14.06.08 6,049 176 13쪽
59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① 무창보의 혈사(血事) +4 14.06.04 6,669 196 14쪽
» 제4부 출정 ⑩ 항주에 지는 꽃 +2 14.06.02 5,690 15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