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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만리(孤雲萬里)

풍운만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화사
작품등록일 :
2013.11.01 02:04
최근연재일 :
2014.08.13 03:13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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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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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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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7.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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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제7부 파국 ④ 약독의선(藥毒醫仙)

중원대륙을 누비며 중원의 영웅들과 자웅을 겨루는 고구려인 양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DUMMY

하무상이 허망하게 죽고 나자 패웅각에서는 불안한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패웅각을 끌어온 하무상과 상인혼의 죽음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분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은 마미륵 혁빈이었다.

그는 이 상황을 빨리 반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흑사도에서 온 오마군 등이 아직은 건재했지만 하무상과 상인혼을 따르던 사람들이 자신과 오마군을 따라 줄지는 미지수였다. 설사 눈앞에 있는 적들을 모두 꺾는다 해도 패웅각 사람들이 남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이쪽의 수장들이 연속으로 패하게 된다면 결과는 뻔했다. 따르는 사람들이 없는 패웅각은 이름뿐인 어울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패웅각에 몸담아온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잔류시키려면 이 싸움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것이었다. 몸이 달은 마미륵 혁빈이 흑면독군(黑面毒君) 타륵(朶鰳)을 돌아보며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독군장로님께서 수고를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놈들의 콧대를 눌러 주십시오.”

“클클클, 소도주께서 그리 말씀 안하셔도 제가 나서려던 참입니다. 놈들을 핏물로 만들어 주지요.”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타륵을 향해 오마군의 남은 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막내야! 저 계집은 남겨 두어라. 그흐흐흐, 내 삼주야를 품고 놀 게집이다.”


색탐마군(色貪魔君) 조무(曹無)가 먼저 음흉하게 입맛을 다시며 연빙을 지목해 말했다.


“저놈은 내 몫이다. 털끝만큼도 상해서는 아니 될 것이야!”


검치도군(劍痴刀君) 가후(跏厚)가 백호단주 백진용을 지목하자 박투광군(博鬪狂君) 한견(狠牽)이 콧방퀴를 뀌며 청랑단주 야율척무기를 지목했다.


“킁, 저놈은 내 노리개로 삼을 것이다. 건드리지 말거라.”

“저 놈과 술 한 잔 해야겠다. 내 술벗은 남겨 두어라.”


주귀취군(酒鬼醉君) 몽율(蒙汩)이 현무단주 현독일웅을 지목하며 말했다. 이들은 앉아서도 상대에게서 품어져 나오는 기를 느끼며 자신의 상대가 누가 될지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알겠수다. 놈들이나 잘 풀고 계시오.”


타륵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 무리 앞으로 나서서 침을 뱉으며 말했다.


“카악, 퇘! 어느 놈이 나설 것이냐? 아니면 다 죽여주랴?”


타륵이 뱉은 침이 떨어진 자리의 풀들이 지지직 소리를 내며 이내 까맣게 타죽었다. 독공이었다. 타륵은 어려서부터 뱀, 지네, 전갈 따위를 가지고 놀며 독공을 연마해 온 독공의 고수였다. 그의 얼굴이 검게 변한 것도 독공을 연마하며 온갖 독에 중독된 탓이었다.

그 모습을 본 양천이 상대가 심상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하고 일어섰다. 그러자 소치가 그의 옷소매를 잡아 당겼다.


“상공. 저자는 독공을 익힌듯합니다. 독공은 일반 무예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함부로 나설 일이 아닙니다.”


소치의 만류에 양천은 그럼 어떡하느냐는 듯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니 내가 나서는 것이오. 내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소.”


그러자 소치는 양천을 가로막고 앞으로 나서며 답했다.


“소첩이 독을 좀 다룰 줄 압니다. 제가 상대해 보겠습니다.”


양천이 뜻밖이라는 듯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니, 부인이 무슨 수로 독공을 상대한다는 것이요?”


소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염려 말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약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독도 다루게 되더군요. 약과 독은 다른 것 같으나 뿌리는 같은 것입니다. 염려 마시고 맡겨주세요.”

“끙! 허나 조심하시오. 절대 몸을 상해서는 아니 되오. 아시겠소?”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소치가 천손련의 군중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세요. 저자는 독공을 익힌 잡니다. 다행히 옷이 빗물에 젖었으니 잘 가리기만 하면 중독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천이 중원으로 떠난 이후 소치는 의술에 매달렸다. 개마산에서 나는 온갖 약초를 쓰임에 따라 익혔고, 약에 대해 어느 정도 눈을 뜨게 되면서 독초와 갖가지 독물에 대해서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큰 힘이 된 것은 천비고에서 나온 의서였다. 그 의서에는 약재들의 쓰임은 물론이고 병증에 대한 치료 방법과 인체에 관한 내용들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었다. 특히 의서의 마지막 편에는 독에 대한 내용들이 집대성 되어 있었다.

독을 공부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각각의 독들을 해독하는 법과 독을 제조하고 쓰는 방법까지도 섭렵하게 되었다. 음양합일성기공으로 다진 내력은 독공을 연마하고 펼치는데도 큰 힘이 되었다. 내력으로 독액을 쏘아 보내는 것은 물론 장력에 독을 실려 펼치는 독장, 그리고 혈망의 화독으로 독을 태워 없애는 데에도 양천으로부터 받은 진기가 절대적인 역할 을 했다.

독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고부터 많은 사람을 독공으로 치료하기도 했다. 약에 비해 독은 효과가 빨랐다. 그런 까닭에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부득이 독을 쓰기도 했다. 특히 약재와 산나물을 찾아 산중으로 쏘다니다 뱀에 물린 사람, 지네에 물린 사람, 독버섯과 같은 독초를 잘못 먹고 탈이 난 사람들을 치료할 때는 이독제독의 요법으로 치료해야 뒤탈 없이 완쾌 시킬 수 있었다.

당부의 말을 마친 소치가 흑면독군 앞으로 걸어 나왔다.


“클클클, 네년이 나를 상대하겠다고?”

“늙은이! 독공을 익히더니 입도 더러워졌구나. 시답잖은 독공 따위로 큰 소리는.......!”

“이런 고얀 년! 어른이 말씀하시면 고이 듣고 살려줍쇼 할 것이지 말본새하고는!?”

“냄새나는 입 닥쳐라!”

“우선 네년 버릇부터 고쳐야겠구나! 옛다 받아라.”


타륵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옷소매에서 환단 하나를 꺼내 소치를 향해 손가락으로 튕겨 쏘았다. 날아오던 환단이 깨지면서 검붉은 액체가 퍼지며 소치를 덮치고 들었다.

소치는 즉시 소매에서 작은 병을 꺼냈다. 병 주둥이 반대편에 난 작은 구멍의 마개를 뽑은 후 구멍에 입을 대고 힘차게 불었다. 내력을 담은 입 바람에 병 주둥이에 박혀있던 마개가 쏘아져 나가며 흰 연무가 반경 일장의 범위로 퍼져 나갔다. 덮쳐오는 독액을 자욱하게 덮은 미새한 분말이 검붉은 액체에 닿자 불꽃을 일으키며 타올랐다.


“흥, 겨우 부시독(腐屍毒) 따위로 큰 소리를 친 게냐?”


타륵이 던진 환단은 속이 빈, 작은 유리구슬이었다. 그 속에는 시체 썩은 물에서 추출한 부시독이 들어있었다. 부시독은 살에 닿는 즉시 살을 썩게 하는 독이었다. 그런 까닭에 추출한 독액을 속이 빈 유리구슬에 담고 밀납으로 봉해 보관해야했다. 타륵이 부시독 구슬을 꺼내는 순간, 소치는 그것이 부시독임을 간파하고 화골산을 뿜어낸 것이었다. 화골산은 액체와 결합하면 불로 화해 액체를 증발시키는 성질이 있었다.


“클클클, 네년이 제법 독을 아는구나! 그럼 제대로 놀아보자,”


말을 마친 타륵이 다시 팔을 앞으로 뿌리쳤다. 그의 옷소매에서 가느다란 물체가 화살처럼 쏘아졌다.


“흥, 이번엔 겨우 뱀인가?”


코웃음을 친 소치가 이번에는 작은 실 뭉치를 꺼내 타륵을 향해 던졌다. 던져진 실 뭉치가 넓게 펴지며 촘촘한 그물이 되어 소치를 향해 날아오는 물체들을 덮쳤다.


"지주삭망?“


타륵의 입에서 놀라움인지 경탄인지 알 수 없는 말이 터져 나왔다.

지주삭망(蜘蛛索網)! 독을 다루는 독인들에게는 꿈에라도 갖고 싶은 물건이 아닌가? 백년 이상을 살아 남정네 주먹만 한 크기로 자란 호피지주(虎皮蜘蛛-호랑이 가죽 무늬의 거미)의 거미줄을 모아 짠 그물인 지주삭망은, 뱀이나 지네 따위는 물론이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독물의 상극이었다.

타륵의 옷소매에서 쏘아진 것은 홍안녹사(紅眼綠巳)였다. 온 몸이 나뭇잎처럼 푸른 녹색에 붉은 눈을 가진 홍안녹사는 황소나 범조차도 한 번 물리면 세 걸음을 옮기기 전에 죽는 맹독을 지닌 뱀이었다. 제법 독을 다룰 줄 안다는 독인들도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독물 중의 독물이었다.

그런 홍안녹사가 다섯 마리나 주지삭망에 잡혀 괴롭게 꿈틀 거리더니 이내 가죽부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놀란 눈을 부릅뜬 타륵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오만상을 찌푸렸다.


“네, 네 년이 진정?”

“왜? 하찮아 보이는 계집이 지주삭망같은 귀물을 가지고 있어서 놀랐느냐?”


소치가 이죽거리며 지주삭망을 거두어 손에 말아 넣었다. 그새 홍안녹사가 모두 녹아버린 것이었다.


“네 년을 기어코 갈아 마시고야 말리라!”


타륵으로서는 애지중지 키워 온 홍안녹사를 잃어 분이 머리 끝가지 치밀어 올랐다. 홍안녹사는 잡기도 어렵거니와 길들이기는 더 어려웠다. 타륵은 요행히도 홍안녹사의 알을 구할 수 있었다. 정성스레 부화시켜 실처럼 가는 뱀을 손가락 굵기로 공들여 키워 길들이는데 걸린 세월이 자그마치 오 년이었다. 그렇게 귀하게 키운 홍안녹사가 일순간에 녹아 형체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자 분이 뻗쳐오를 대로 올랐던 것이었다.

소치를 향해 욕설을 퍼붓던 타륵의 두 손바닥에서 짙은 녹색 연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왼손을 턱 밑에, 오른손을 머리 위로 들어 내력을 끌어 올리는 소치의 손에서는 각기 다른 빛의 연무가 뿜어져 나왔다. 왼손에서는 차가운 기운을 담은 옅은 하늘색 빛의 연무가 피어났고, 오른손에서는 뜨거운 기운을 담은 짙붉은 빛의 연무가 이글거렸다.


“죽어랏!”


타륵이 한 소리 외침과 함께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어 내밀며 독장을 날렸다.


“저건 천독장?”


주귀취군(酒鬼醉君) 몽율(蒙汩)이 놀라움을 담아 터트린 소리였다. 천독장. 체내에 응축된 독기운을 손바닥에 모아 내력으로 발출하는 천독장은 독인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궁극의 무공이었다.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독을 섭취해 체내에 응축시켜야 했고 그것을 발출할 수 있는 내력이 받쳐 주어야 가능한 무공이었다. 그런 연유로 많은 독인들이 천독장을 익히려고 도전했지만 장력을 발출하는 경지까지 성공하는 예가 극히 드물었다. 그런 천독장이 펼쳐진 것이었다.

두 줄기 짙은 녹색 연무가 사정없이 소치를 향해 쇄도했다.


“차앗!”


소치의 입에서도 날카로운 기합 소리가 터지자 두 줄기 장력이 천독장을 마주쳐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천을 비롯한 천손련의 인물들이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경험은 고사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공이었다.

권민국의 입에서 놀라움의 경탄이 새어나왔다.


“금린빙백장과 혈망열화장입니다.”


놀라고 있던 양천이 그 말을 듣고 물었다.


“예? 뭐라 하셨습니까?”

양천이 묻는 말에 정신을 수습한 권민국이 대답했다.


“저도 말로만 들었지 저것이 가능하리라고는 믿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이 펼치는 무공이 무엇이기에.......?”

“왼손의 푸른 장력은 금린빙백장이라 하고 오른 손의 붉은 장력은 혈망열화장이라 합니다.”

“금린빙백장과 혈망열화장? 그렇다면 금린과 혈망의 기운이?”

“예, 그렇습니다. 금린의 피는 극음의 찬 기운을 지녔고 혈망의 피는 극양의 뜨거운 기운을 지녔음은 주군도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금린과 혈망에 대해 조사하면서 들은 얘기로 두 영물의 피를 내력으로 흡수한 사람은 그 기운을 저렇게 장력으로 펼칠 수 있다했습니다.”

“허나 저 사람은 두 영물의 기운을 받지 않았잖습니까?”

“주군의 내력이지요.”

“저의 내력이라구요?”

“음양합일성기공으로 내력을 주고받지 않았습니까?”


음양합일성기공이라는 말이 나오자 양천은 민망함이 앞서 말을 더듬었다.


“예? 예, 예. 그랬지요.”

“그러니 주군의 내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찌 장력을 발출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모르시겠습니까?”

“무엇을 모른다는 말씀입니까?”

“주모께서는 의술에 조예가 깊으십니다. 혈도나 기의 흐름에 밝으시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찌 본인의 진기를 운용해보지 않았겠습니까?”

“오호. 그렇게 된 것이로군요! 그렇다고 해도 저건 정말 대단한 걸요!”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경하드립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타륵의 강맹한 장력이 소치를 압박하고 있었다. 소치의 코앞 까지 밀고 들었던 짙은 녹색 장력이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면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일시에 발출된 타륵의 강맹한 독장에 밀린 것이었으나 점차로 힘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었다.

내력 싸움이었다. 내력이 먼저 고갈되는 쪽이 죽음을 면할 수 없는 막다른 싸움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타륵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지고 안면혈관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소치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천지에 가득한 대자연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천기충일무극심법의 위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조금씩 녹색 장력을 밀어내던 두 줄기 다른 빛깔의 장력이 마침내 타륵의 코앞에 이르렀을 때, 타륵이 순식간에 손을 빼고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요망한 것, 죽어라!”


허공으로 솟구친 타륵이 욕설과 함께 소치의 목덜미를 노리고 두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그 순간, 양천의 손에서 금린 한 개가 빛살같이 쏘아졌다.


“커억!”


짧고 탁한 비명이 타륵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털썩!”


사지가 뻣뻣하게 굳은 타륵이 썩은 나무토막처럼 소치의 뒤로 떨어졌다. 절명. 바로 절명이었다. 그의 목에 실금 같은 핏줄이 그어져 있었다. 금린이 타륵의 목뼈 사이를 파고들어 박힌 것이었다.

양천은 소치가 자청하여 싸움에 나설 때부터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하여 금린 한 개를 손가락에 걸어 쥐고 있었다. 장력에서 밀린 타륵이 죽음을 각오하고 임기응변으로 몸을 빼쳐 날아오르는 순간 양천이 쥐고 있던 금린을 쏜 것이었다.

설마 몸을 빼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무방비 상태가 되었던 소치가 긴 숨을 몰아쉬며 돌아섰다.

타륵의 죽음은 패웅각을 공황상태로 몰고 갔다. 사마세가를 비롯한 패웅각의 무사들이 하나둘씩 슬금슬금 뒤로 빠지기 시작하더니 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몸을 빼쳐 달아나기 시작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절세의 실력을 가진 고수들의 대결에 흥미를 느낀 자들이 대다수였지 패웅각의 존망에는 이미 관심을 잃은 상태였다.

양천이 일어나 싸움을 마치고 돌아 온 소치를 맞으며 말했다.


“부인, 수고하셨소. 약에만 능한 줄 알았더니 독에도 그리 능한 줄은 내 미처 몰랐소. 약과 독에 모두 능하고 의술에도 능하니 약독의선(藥毒醫仙)이라 불러야 겠소.”


양천의 치하에 소치는 손을 들어 눈가를 매만지며 답했다.


“빈 말씀인 줄은 알지만 과히 나쁘진 않군요.”

“하하하하! 빈 말이 아니오, 참으로 무섭구려.”

“허허허허!”


양천의 웃음에 권민국이 따라 웃자 그들을 둘러 싼 사람들이 함께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 소리가 길게 꼬리를 끌며 화산의 암봉을 타고 올랐다. 이로써 천손련은 또 한 고비를 넘기고 있었다.




무협의 세계에 심은 민족혼


작가의말

어제는 너무 피곤해 몸이 말을 안 듣더군요.

잇몸도 부어 오르고 해서 하루 쉬었습니다.

몇화 남지 않았는데 부지런히 끝내고 다음 작품을 선보이려 합니다.

가제는 ‘정검마도'이구요. 고려말에서 조선초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나머지는 차차 밝히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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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만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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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작품 후기 +3 14.08.13 3,995 38 4쪽
85 제7부 파국 ⑦ 남은 이야기들 +7 14.07.30 4,982 94 14쪽
84 제7부 파국 ⑥ 최후의 결투 +2 14.07.29 4,299 105 17쪽
83 제7부 파국 ⑤ 난전의 소용돌이 +4 14.07.26 4,156 105 15쪽
» 제7부 파국 ④ 약독의선(藥毒醫仙) +5 14.07.25 4,060 119 16쪽
81 제7부 파국 ③ 불구대천(不俱戴天) +4 14.07.23 4,017 113 16쪽
80 제7부 파국 ② 한천비설(寒天飛雪) +4 14.07.22 4,276 100 20쪽
79 제7부 파국 ① 천하제일미(天下第一美) +4 14.07.21 4,271 120 15쪽
78 제6부 결전 ⑩ 화산(華山)으로 +2 14.07.19 4,088 108 16쪽
77 제6부 결전 ⑨ 통한의 땅, 서백파(西白坡) 14.07.17 4,013 116 15쪽
76 제6부 결전 ⑧ 서백파(西白坡)의 혈투 +3 14.07.16 4,789 116 15쪽
75 제6부 결전 ⑦ 천무각에 이는 소용돌이 14.07.15 4,126 111 12쪽
74 제6부 결전 ⑥ 막 내린 전설(傳說) +4 14.07.11 4,559 131 14쪽
73 제6부 결전 ⑤ 장강일신(長江一神) +2 14.07.09 4,468 115 17쪽
72 제6부 결전 ④ 파양호의 핏빛 아침 14.07.08 4,710 125 15쪽
71 제6부 결전 ③ 지략과 지략 +2 14.07.04 4,569 119 16쪽
70 제6부 결전 ② 영웅과 영웅 +5 14.07.03 4,669 133 18쪽
69 제6부 결전 ① 다시 중원으로 +2 14.07.01 4,984 122 18쪽
68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⑩ 깊어지는 고뇌 +2 14.06.28 4,849 142 17쪽
67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⑨ 과유불급(過猶不及) +2 14.06.26 5,053 137 14쪽
66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⑧ 모용세가에 부는 혈풍 +2 14.06.24 4,869 127 21쪽
65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⑦ 엇갈리는 암계(暗計) +4 14.06.20 4,660 128 15쪽
64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⑥ 전쟁에는 정도가 없다. +2 14.06.19 4,552 128 11쪽
63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⑤ 모용세가에 닥친 암운 14.06.14 4,973 132 19쪽
62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④ 처절한 재회 +2 14.06.12 5,101 133 14쪽
61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③ 반격 - 성동격서(聲東擊西) +2 14.06.10 5,087 148 12쪽
60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② 현명한 잔인함 +2 14.06.08 6,049 176 13쪽
59 제5부 짙어지는 전운 ① 무창보의 혈사(血事) +4 14.06.04 6,669 196 14쪽
58 제4부 출정 ⑩ 항주에 지는 꽃 +2 14.06.02 5,689 15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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