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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P

욕망 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굴P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3.05.08 18:05
연재수 :
2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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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94
추천수 :
3,417
글자수 :
1,9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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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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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화련(6) - 마지막 화련

DUMMY

#1


화련(花孌).


그 이름은 누군가에겐 인생의 모든 것을 걸 수 있을 정도로 탐나는 이름이었으며, 누군가에겐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살아가야만 하는 저주받은 이름이었다.


화련이란 이름 뒤에 숨은 이름의 진짜 주인은 시라비아에서 태어난 조직, 피안파의 탄생이래 단 한 번도 자신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저 수면 아래, 무대 아래에서 자리를 잡고 그녀들이 가지는 욕망과 고통을 음미하던 화련이었으며 피안파의 몰락 이후에도 이는 달라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보고 싶었단다. 정말로 보고 싶었어.”


그랬던 진짜 화련이 처음으로 무너지는 피안파를 딛고 무대 위에 올랐다.

그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였다.


“....”


산은 눈을 깜빡이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잊고 있었다.

그저 무의식중에 흘러나오는 맥빠진 신음이 전부였다.


온갖 기술의 정수가 담긴 무기도, 시라비아에서 혹독하게 배워온 기술도, 누구보다 빠른 자신의 장점조차 지금의 산에겐 떠올릴 수 없었다.


마치 발가벗겨진 어린아이처럼, 무력하게 전의를 잃은 산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눈앞의 화련을 바라보기만 했다.


모르스 에콰.

더러운 시라비아에서도 가장 큰 ‘미다스’ 의 땅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는 악명 높은 여주인이 지금 이곳에 있었다.


“화련..?”

“넌 네 어머니 이름도 모르고 있었냐?”


대답은 오코넬이었다. 산은 얼빠진 얼굴로 오코넬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뭐라고요?”

“화련은 네 어머니 이름이다.”

“뭔.. 그럼 에콰는...”

“네가 시라비아에서 뭐라고 불렸지?”

“...모르스 웅골라..”


그건 시라비아 마피아들이 산에게 주었던 조직에서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산은 그 이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니인 에콰의 그늘에 갇혀있는 느낌이었기에.


“진짜 이름이 아니었어..”


뒤늦게서야 산은 자신의 멍청함에 이를 악물었다.


에콰는 그녀의 이름이 아니다. 그저 시라비아에서 그녀가 그렇게 불리고 있을 뿐, 산의 기억 속 그녀는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에콰라고 소개한 적이 없었다.


만약 그녀의 진짜 이름이 화련임을 알고 있었다면 ‘피안파의 화련’ 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최대한 경계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산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 결과, ‘화련’ 이라는 최대의 위협이 시시각각 숨통을 조여오고 있음에도 깨닫지 못했다.


“아가.”


에콰의 부름에 산은 침을 꿀떡 삼키며 눈을 굴렸다. 차마 그녀의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힘들었지?”

“.....”

“괜찮아. 내가 왔으니까.”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이 산의 뺨을 타고 올라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산은 정수리부터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찌르면 돼.’


산의 손에는 아직 카르마 나이프가 있었다.

그리고 에콰는 바로 앞이다.


산은 한 번도 그녀를 어머니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여기서 그녀를 찌르는 것에 대해선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도저히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렇게 무방비한데도 불구하고, 산은 그녀를 찌를 용기가 없었다.


‘찌르면 된다고!’


그녀만 사라진다면 해방될 수 있다. 시라비아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걸 알지만 꼼짝할 수 없다. 그런 절망감 속에서 산은 나이프를 축 늘어뜨렸다.


에콰는 복잡한 얼굴을 한 산을 보며 빙긋 웃었다.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눈이야.”


그녀의 말에 산은 소름이 끼쳤다. 차라리 아까 전, 오코넬에게 목을 베이는 게 훨씬 나았을 정도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마침내 손을 덥석 붙잡힌 산이 움찔했다.

뿌리칠 수 없던 산은 에콰에게 끌려가듯이 걸음을 내디뎠다.


“잠깐.. 어디로 가려고...”

“시라비아.”


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오코넬.”

“예.”

“뒷정리하고 따라와. 머리는 따로 챙기고.”

“알겠습니다.”


까가가각...

오코넬의 참수도가 바닥을 긁었다.


산은 차마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등 뒤에 남겨두고 온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뻔했기 때문이다.

사무엘도, 시카도 아마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그들을 구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산은 눈을 질끈 감았다.


“멈춰!”


그때, 앙칼진 외침이 공사장을 울렸다. 에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산은 씩씩거리며 겁도 없이 다가오는 주란을 발견했다.


“그래. 거기 딱 서 있어. 이 못생긴 년아.”


산은 입이 떡 벌어졌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모두가 벌벌 떠는 시라비아 마피아의 간부를 향해 저런 막말을 내뱉을 수 있다는 건 정신이 나갔거나, 자살 희망자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슬쩍 에콰의 얼굴을 본 산은 그녀의 얼굴에 살벌한 웃음기가 감도는 걸 발견하곤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쪽은 루아 호텔의 화련이었던가?”

“아니! 그딴 거지 같은 이름이 네년 이름인 줄 알았으면 절대 안 받았어!”

“흠.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네.”


에콰는 마치 보기 싫은 걸 치우라는 듯 손을 휘휘 저으며 몸을 돌렸다.


“거기 멈추라고! 이 더러운 시라비아 창년아!!”

“...”


에콰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그 다음 동작에 에콰는 총을 뽑았고 주란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뒤였다.


탕 - !


낡아빠진 시라비아제 권총 특유의 큰 총성이 공사장을 메아리쳤다.


원래대로라면 총에 맞아 머리든, 가슴이든 바람구멍이 났어야 할 주란이었다. 하지만 총성과 거의 동시에 날아든 무언가가 주란을 걷어차 공사장 구석으로 날려버렸다.

말 그대로 ‘걷어찬’ 동작이었다. 덕분에 공사장 바닥을 나뒹굴던 주란은 바짝 약이 오른 얼굴로 눈을 번쩍 떴다.


“아으..! 어떤... 어...?”


피를 줄줄 흘리며 공사장 한복판에 나타난 남자.

악귀처럼 살벌한 이빨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마스크를 쓰고, 단단히 묶어 올린 머리칼을 다시 한 번 쓸어넘긴 그는 가시 돋친 곤봉의 체인을 꽉 당겨 조였다.


“새끼들.. 누구 마음대로 그냥 가냐..”


어깻죽지부터 반대편 허리까지 길게 늘어진 상처는 한눈에 봐도 깊었다. 저런 상처로 저렇게 서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 목이 아직 붙어있는데..”


그런 상처 뒤로 용을 붙잡는 악귀의 문신이 어깨와 등을 타고 곤봉을 쥔 팔까지 쭉 뻗어있었다.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설령 상대가 용일지라도 그 앞에 나타나 끔찍한 살기를 뿜어내는 그의 모습에 에콰는 눈살을 찌푸렸다.


붉은 하늘 아래, 야차(夜叉)는 죽지 않고 되돌아왔다.



#2


‘야차?’


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루아 호텔을 터뜨렸다. 야차가 깔려 죽진 않았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오코넬과 처형 부대가 이 자리까지 왔다는 건 그 호텔 앞에 있던 피안파는 모조리 정리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있던 야차도 당연히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야차는 돌아왔다.

당장 나자빠져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처로, 피를 철철 쏟으면서, 저놈은 서 있었다.


“뭐냐? 누가 했길래 저건 목이 붙어 있어?”


오코넬이 주변의 처형인들을 쭉 훑어보며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입맛을 다시던 오코넬이 참수도를 어깨에 걸치며 걸어나갔다.


‘저건 못 이겨..’


아무리 살아서 서 있다고 한들, 야차의 상태는 서 있는 시체나 다름이 없었다.

저런 몸으로 오코넬을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다. 곧 야차의 목이 떨어지면 그다음은 주란. 그다음은 사무엘과 시카겠지.


시카는 어떻게든 살아남을지도 모르지만.. 상대는 시라비아 마피아다. 낙관적이진 않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돌아가는 건가?’


시라비아로? 그 지옥 같은 곳으로 돌아간다고?


끔찍한 기분에 구역질이 나 입을 틀어막았다.


‘산.’

“!!?”


누군가 어깨를 만지는 감각. 귓속말처럼 속삭이는 목소리에 난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주변엔 여전히 그 여자뿐이었다. 내가 한 번도 어머니라 생각하지 않은 여자.

에콰는 야차를 노려보고 있었을 뿐, 지금은 내게 어떤 시선도 주지 않았다.


‘산아.’


또 목소리가 들렸다.

귀가 간질간질한 목소리. 귓구멍을 타고 들어와 뇌를 헤집고 다니는 듯한..


‘대표님?’


이 목소리의 주인을 깨달았을 때, 난 격렬한 구토감에 속을 게워냈다.


“우웨에엑!!”

“아가?”

“우웩!!”


오한에 몸이 떨렸고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다.

머릿속에선 대표님이 날 부르는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쳤다. 끝도 없이, 내 두개골 속에서 이리저리 튕기며 수도 없이 반복됐다.

눈 앞이 아찔했다. 이대로는 정신이 어떻게 돼버릴 것 같았다.


“아가? 왜 그러니? 아가?”

“시끄러워!”


이 빌어먹을 여자는 언제까지 내가 자기 아이라고 생각할 셈이지?

친한 척, 걱정하는 척, 결국은 도구처럼 부릴 거면서.


한껏 속을 비웠더니 머릿속의 목소리도 사라졌다. 축축한 입가를 닦으며 허리를 세웠다.

뿌옇게 보이는 시야가 천천히 되돌아왔고 공포로 압박당하던 몸은 힘이 바짝 들어가 아플 정도였다.


난 가장 먼저 에콰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에콰는 놀란 얼굴로 날 올려다보았다.


“...”

“언제까지 날 묶어두려고? 빌어먹을 시라비아. 돌아가나 봐라. 퉷!”

“....”


들고 있던 카르마를 집어넣고 난 곧바로 참수도를 꺼내 쥐었다. 이놈들 상대론 미적지근하게 있을 여유가 없으니까.


깡! 까가가각...

참수도를 바닥에 늘어뜨리고 걷자 오코넬과 같은 소리가 났다. 이렇게 내는 거였구나, 싶었다.


“멈춰.”

“싫은데요.”

“멈추라고 했어.”

“내가 언제까지 당신 그늘에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아까 전만 해도 이런 말은 절대 못 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몸도, 정신도 자유로웠다.

하고 싶은 말을 뱉을 수 있었고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에콰의 목소리도 더는 두렵지 않았다.


정면에선 오코넬이 살벌한 얼굴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앞으론 오코넬, 뒤로는 에콰. 살 떨리는 상황임은 머릿속으로 이해했지만,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비켜요. 오코넬.”

“..좋은 말 할 때 어머니께 돌아가라.”

“한 번도 어머니라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싸늘한 살기를 뿜어내는 오코넬이 참수도를 슬그머니 어깨에서 땠다.


“진짜 늙긴 늙으셨네.”

“뭐?”

“난 등을 보이지 말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오코넬은 눈을 번쩍 뜨며 곧장 등 뒤로 참수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미 날아온 야차의 곤봉이 벼락처럼 내리꽂히고 있었다.


곤봉은 그대로 오코넬의 어깨를 내리찍으려 했지만 오코넬의 참수도가 곤봉을 재빨리 막아냈다. 하지만 그 탓에 참수도는 바닥으로 처박혔다.

야차는 그대로 곤봉을 놔버리더니 오코넬의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


“!”


오코넬이 야차의 주먹을 걷어내고 총구를 내밀었다.


하지만 야차와 한 번 싸워봤던 난 알 수 있다.

저 야차 자식은 우리같이 ‘배운 대로 싸우는’ 놈들한테 강하다.


“뒈져!”


한껏 악을 지르며 땅을 걷어찬 야차였다. 공사장 바닥에 널린 모래 먼지가 훅 들어오며 오코넬이 몇 걸음 물러났다.

오코넬을 뒤따라 야차가 거리를 좁혔다. 오코넬이 참수도를 치켜들자 야차가 지면에 발을 굴렀다.


진각(震脚).


싸움의 균형이 야차 쪽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당연히 곤봉을 막으려던 오코넬이었지만 야차의 공격은 곤봉이 아니었다.


‘곤봉은 페이크다.’


온 힘을 실은 주먹이 오코넬의 가슴팍에 꽂혔다.

저 오코넬에게 한 방 먹이다니, 나로선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


오코넬이 고개를 들었을 땐 야차의 살벌한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다음 공격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이번에도 주먹. 오코넬은 또다시 가슴팍을 얻어맞았고, 재빠르게 날아온 곤봉이 허벅지를 후려갈겼다.


“큭!”


오코넬의 참수도가 기괴하게 꺾이더니 야차의 팔을 향해 내리꽂혔다.


다리를 내주고 팔을 잘라낸다. 어느 쪽이 이득일지 계산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만 지금 같은 경우엔 오코넬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게 뻔했다.


난 참수도를 치켜들고 오코넬을 향해 뛰었다.


탕 - !


큰 총성. 설마 나인가 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야차의 배에 구멍이 뚫리는 소리였다.

야차를 향해 내리치던 참수도는 그대로 방향을 틀더니 내 쪽으로 날아왔다.


무시무시한 감과 상황 판단, 그리고 반응 속도.

오코넬의 진짜 강점은 단순한 기술뿐만이 아니라 바로 저것들이다.


수두룩하게 쌓아온 전투 경험과 천부적인 재능을 더욱 날카롭게 갉고 닦은 살인 기술들.

야차를 상대하면서 몇 차례나 얻어맞은 오코넬이었지만, 내 기습을 눈치채고 단번에 자세를 바꿨다.


“으하아아 - !!”

“뭐 이런 자식이...!”


하지만 저 야차는 내가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권총으로 배에 구멍을 뚫었는데도 저놈은 고함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온다.’


아까부터 움직이던 나머지 처형인들마저 마침내 지상으로 내려왔다.

정확한 머릿수는 모른다. 하지만 나와 야차를 조지려고 달려오는 놈이 다섯. 오코넬과 합류하면 여섯이 된다.


여섯의 처형인은 무리다. 나머지 처형인들은 아마 에콰를 지키는 쪽과 사무엘과 시카를 치는 쪽으로 나뉘었을 것이다.


처형인들에게 각개격파 당하면 뒤가 없다. 그러니 지금 할 일은 단순했다.


“시카 - !!! 전부 터뜨려버려!!!”


있는 힘껏 소리치자 내 목소리가 공사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곧, 기다렸다는 듯이 가슴을 때리는 폭음이 공사장 한구석에서 터졌다.

그 뒤는 충격파에 몸을 밀려났다. 서둘러 참수도로 힘껏 바닥을 내리찍어 몸을 고정하지 않았다면 뒤로 나동그라졌을 뻔했다.


‘무너진다!”


짓다가 만 공사장은 여러모로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고작해야 뼈대만 좀 세워놓은 게 전부니까 말이다.

시카가 뭘 터뜨린건진 몰라도 폭발의 충격을 받은 공사장 전체가 흔들렸다. 이곳저곳에서 뼈대가 부러져 무너지고 머리 위에선 돌덩이들이 쏟아졌다.


“야차!”


이 틈에 잡는다.

야차는 내 목소리에 맞춰 지면을 박찼다.


대화는 딱히 필요 없었다. 눈치껏 서로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잘 배웠구만.”


오코넬이 피식 웃으며 내 쪽으론 참수도를, 야차에겐 총구를 내밀었다.

달려들던 처형인들 중 셋은 폭탄의 충격에 휘말려 나자빠졌다. 남은 건 둘이지만 저 둘이 오기 전에 오코넬의 목을 치면 끝난다.


탕 - !


“이런!”


하지만 역시 오코넬은 오코넬이다.

순식간에 참수도와 총의 위치가 뒤바뀌더니 야차는 곤봉을 든 팔이 참수도에 찍혔고, 난 총에 맞아 어깨에 바람구멍이 났다.


나와 야차 모두 무기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오코넬은 자세를 바로잡았다.


투다다당!!

그때, 요란한 총성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황급히 오코넬이 바닥을 차며 뒤로 몸을 날렸다. 주변에 흩어져 있던 처형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중 일부는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지는 놈도 있었다. 근데 총이 맞긴 한건지 맞은 놈 다리가 터져나갔다.


‘뭐지?’


이런 괴팍한 화력을 가진 아군이 우리 쪽에 있었던가?

어깨의 총상을 누르며 총알이 빗발치는 쪽을 확인하자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죽음 만세다!”

“하, 미친놈들.”


검은 바이저에 ‘Love & Death’ 의 붉은 네온사인을 띄워놓은 놈들이 총을 갈기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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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무법 도시 마하카리타(1) - 기선 제압 +1 22.07.27 338 14 17쪽
64 열차포(列車砲) +1 22.07.26 329 13 20쪽
63 승리의 축배 +1 22.07.25 323 13 14쪽
62 뒷정리 +1 22.07.22 359 14 16쪽
61 불꽃과 총성 +2 22.07.21 321 14 23쪽
60 귀환 +1 22.07.20 322 14 14쪽
59 레베스타의 등대 +1 22.07.19 311 13 16쪽
58 베네딕트 해리슨 +1 22.07.18 323 13 19쪽
57 화련(7) - 죽음의 사도들 +1 22.07.15 345 16 15쪽
» 화련(6) - 마지막 화련 +1 22.07.14 341 13 16쪽
55 화련(5) - 주란(珠蘭) +1 22.07.13 343 14 18쪽
54 화련(4) - 처형인들의 대부(代父) +1 22.07.12 344 16 18쪽
53 화련(3) - 머스칼의 임무 +1 22.07.11 331 14 25쪽
52 화련(2) - 대면(對面) +1 22.07.08 332 17 21쪽
51 화련(1) - 서막(序幕) +2 22.07.07 336 14 15쪽
50 수면 아래 전쟁(6) - 경고, 그리고 선택 +2 22.07.06 341 13 20쪽
49 수면 아래 전쟁(5) - 불청객 +1 22.07.05 347 13 17쪽
48 수면 아래 전쟁(4) - 음모(陰謀) +1 22.07.04 355 11 17쪽
47 수면 아래 전쟁(3) - 검진 +1 22.07.01 347 13 16쪽
46 수면 아래 전쟁(2) - 정보 거래 +1 22.06.30 372 15 21쪽
45 수면 아래 전쟁(1) - 강철의 도시, 강철의 문명 +1 22.06.29 402 15 17쪽
44 숨겨진 역사 +1 22.06.28 413 14 14쪽
43 휴가 복귀 +1 22.06.27 423 15 20쪽
42 욕망의 입맞춤 +2 22.06.24 444 16 17쪽
41 뒷조사 +1 22.06.24 428 16 21쪽
40 알아야만 하는 것 +1 22.06.23 465 13 19쪽
39 식인 도시(10) - 매듭의 포성(砲聲) +1 22.06.22 410 16 12쪽
38 식인 도시(9) - 수면 위로 +1 22.06.21 413 17 17쪽
37 식인 도시(8) - 용 사냥 +1 22.06.20 428 17 21쪽
36 식인 도시(7) - 비밀의 대가 +1 22.06.17 406 15 13쪽
35 식인 도시(6) - 폭식(暴食)의 알산나 +1 22.06.16 399 15 17쪽
34 식인 도시(5) - 허를 찔리다. +1 22.06.15 399 17 14쪽
33 식인 도시(4) - 폭탄마 시카 +1 22.06.14 416 15 17쪽
32 식인 도시(3) - 비도덕성의 뒷면 +1 22.06.13 427 17 17쪽
31 식인 도시(2) - 사도(使徒) +2 22.06.10 459 1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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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짧은 휴식, 적막의 밤 +1 22.06.08 475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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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자할 회담(7) - 사냥감의 계략 +2 22.06.06 480 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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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자할 회담(5) - 함정 +2 22.06.03 505 25 16쪽
22 자할 회담(4) - 위험한 회담 +1 22.06.02 513 21 14쪽
21 자할 회담(3) - 야차(夜叉) +5 22.06.01 533 23 15쪽
20 자할 회담(2) - 쟈토 노인 +2 22.05.31 538 24 13쪽
19 자할 회담(1) - 이웃 나라 +1 22.05.30 581 24 12쪽
18 수사 종결, 개인 보급 22.05.30 585 23 22쪽
17 공조 수사(6) - 발톱과 폭탄마 +3 22.05.27 581 22 18쪽
16 공조 수사(5) - 추격자들 +2 22.05.27 548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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