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 전쟁(3) - 검진
#1
“와, 이게 뭐래?”
난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다. 게다가 이건 누구라도 참지 못했을 거다.
세상에 도심 한복판에서 거대 로봇이 날뛴다는데, 구경을 가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얘기다.
그렇다고 대표님만 혼자 덜렁 두고 올 순 없으니, 의논 끝에 머스칼이 의회장 앞에 남기로 했다. 자기는 붕 떠서 이쪽을 볼 수 있으니 상관없단다.
"..."
역시 거대 로봇은 시카도 참지 못했는지, 말도 안 했는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쫄래쫄래 날 따라왔다.
폭탄 말고는 관심도 없는 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였다.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도 있었네.
"에이. 좀 늦었네.. 더 빨리 올걸."
도착해보니 박살 난 건물 사이로 깡통처럼 구겨진 채 나자빠진 로봇이 있었다.
게다가 주변엔 이미 레베스타 보안팀과 군인들로 보이는 인간들이 잔뜩 몰려와 출입금지 라인을 치고 통제 중이었다.
"군에서 쓰는 로봇이려나?"
"...."
"고장 나서 날뛰던 걸 군인들이 멈췄으려나.."
"..."
대답을 기대했지만 혼자 중얼거리는 뻘쭘한 상황에 입맛을 다셨다. 슬쩍 보니 시카는 여전히 로봇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렇게 신기해요? 의외네. 로봇에 관심 있을 줄이야."
"...저 정도 덩치를 움직이려면 동력원이 보통 물건으론 안 돼요.."
"동력원이요? 어.. 그렇겠죠?"
"폭발하면.. 분명 반경 수십 km는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지도.."
“...”
그냥 내 착각이었다. 누가 폭탄마 아니랄까 봐 저걸 보고도 폭발 같은 소리나 하고 있다. 로봇에 대한 로망이 없네.
‘...저거 설마 터지진 않겠지.’
괜히 저런 얘길 듣고 나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클리셰 아니던가. 다 끝난 줄 알았더니, 마지막으로 자폭한다든지.
다행히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폭발물 전문가라는 시카도 헛소리를 하곤 있지만, 딱히 위험을 느끼고 있진 않았고 레베스타 군인들도 자폭할 로봇 옆에 딱 붙어 뒷정리를 하고 있진 않을 테니까.
‘만져보고 싶은데.’
슬그머니 로봇 쪽으로 걸어가자 예상대로 군인이 날 막아섰다.
보통은 이러면 물러나는 게 정상이지만, 내겐 이럴 때 써먹으라고 받아놓은 게 있다.
“크흠.”
눈치를 주며 사원증을 슥 내밀어 보이자 눈살을 찌푸리고 들여다보던 군인이 턱에 힘을 빡 주며 말했다.
“흠. 아무리 공업 분이라고 하셔도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안 되네.. 그럼 저거 뭔지만 알려줘요. 군에서 탈출한 AI 로봇입니까?”
“기밀 사항입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만져보는 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말 끝마다 ‘죄송합니다.’ 만 붙이는 걸 보니 얼른 날 보내고 싶은 모양이다.
하긴 이런 먼 나라에서 이클립스 공업의 사원증이 통할 거라곤 생각도 안 했다.
결국, 우린 로봇을 멀찌감치서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조금 뒤엔 커다란 크레인이 달린 트럭이 와서 로봇을 옮기고 시작했다.
크기가 크기다 보니 단순히 옮기는 것만으로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공업도 저런 거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공업의 기술력이나 자본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이참에 노페이스 팀 전원이 로봇을 타고 다니는 건 어떨까 상상해보았다. 꽤 멋있을 것 같은데.
‘..근데 머스칼이 있네.’
하지만 어떤 거대 로봇이 오든 이 팀에 델라리온 머스칼이 있다는 시점에서 하등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머스칼이 조종석에 타서 로봇을 조종하는 것보다 자기가 푹찍거리는 게 훨씬 효율이 좋겠지. 머스칼을 로봇에 태운다는 건 정말 압도적인 낭비다.
“저거 군용은 아니에요.”
여전히 로봇을 물끄러미 관찰하던 시카가 말했다.
또 얼마나 잘 터질지 고민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꽤 솔깃한 얘기였다.
“보기만 해도 압니까?”
“레베스타의 모든 군용 기계엔 쇼트 기능이 있어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비를 쇼트 시켜 죽일 수 있는 기능이에요. 법으로 있는 사항이라 꼭 넣어야 해요.”
“근데 쇼트 시키지 않고 날뛰었으니 군용이 아니다?”
“아마도요..”
마지막에 와서 자신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나름 타당한 추측이다. 법으로 있는 사항을 레베스타같이 착실한 나라에서 지키지 않을 리 없다.
반면에 저 로봇은 최소 십 분 이상은 날뛰다가 저 꼴이 됐다.
누가 저래놨는진 모르겠지만, 쇼트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움직임을 멈춘 게 분명하다. 아주 개박살이 났으니까.
‘군에서 뭘 잡으려던 건가?’
레베스타 수도 한복판에 저런 게 날뛸 정도면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나타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감응자 중엔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자들이 종종 있다.
정말 강한 감응자라면 저 거구의 로봇을 깡통처럼 구기는 건 일도 아니다. 당장 머스칼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것저것 생각해봤지만 결국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하물며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저 로봇이 날뛴 건 어쨌든 레베스타의 사정이다. 공업인 우리가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슬슬 돌아갈까요?”
시카가 끄덕였다.
때마침 휴대전화도 울리고 있었다. 대표님 볼일도 딱 맞게 끝난 모양이다.
“응?”
그런데 문자엔 웬 안내지도 같은 게 이미지로 첨부되어 있었다. 어딘가로 오라는 것 같은데..
‘아이리스 칼라도나?’
자세히보니 병원이었다.
#2
“진짜 병원이네.”
새하얗고 커다란 건물은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병원이 맞았다.
제대로 된 병원을 보기 드문 요즘이지만, 이런 대도시라 그런지 나름대로 규모도 크고 안에선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나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표님~”
마침 병원 앞에선 대표님과 머스칼이 우릴 기다리고 있어서 손을 흔들며 불렀다.
그런데 대표님은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디론가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난 순식간에 붙잡혔다.
“뭐야..?”
갑자기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덩치들이 우르르 뛰쳐나오더니 날 끌고 병원 내부로 들어갔다.
어찌나 힘이 센지 질질 끌려가다시피 했다. 그리곤 환자들이나 입을 법한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고, 소독실을 거쳐 새하얀 진료실에 도착.
마지막으로 내 몸뚱이가 차가운 검사대 위에 눕기까진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검사 시작합니다.”
“??”
여전히 방호복에 가까운 중무장 의료진이 내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슬쩍 옆을 보자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대표님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며 소리쳤다.
“건강 검진이라 생각해!”
“....”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검사대에 오르게 된 난 이 사태의 원흉이 대표님이란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머스칼이 말했었다. 레베스타엔 좋은 의료 시설이 있다고.
‘백사병 검사구만.’
언제하려나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는 편이 나도 마음 편하다. 솔직히 아직도 난 내가 백사병이란 걸 믿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 백사병 환자였다면 전염성 강한 백사병에 주변 사람들이 멀쩡했을 리가 없다. 그런데 내 주변에선 나한테 백사병이 옮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백사병은 대표님과 머스칼이 헛짚은 게 분명하다.
“살짝 따끔합니다.”
의료진 중 하나가 바늘을 푹 찔러 피를 뽑았다. 그냥 평범한.. 빨간 피였다.
갑자기 새하얀 피라도 뽑혀나오면 모를까, 아무리 봐도 백사병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 내 피를 어디론가 가져간 다음에도 의료진들은 내 주변에 들러붙어 이것저것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눈꺼풀을 들춰보고, 입을 열어보고, 콧구멍에 뭔가를 쑤셨다 빼고, 어깨나 무릎을 두드려보고, 팔다리를 만지작거리고... 하여튼 별 짓거릴 다 했다.
그러길 한 삼십 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방호복은커녕 마스크도 쓰지 않은 검은 선글라스의 남자가 불쑥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켄트 선생님!?”
“됐어. 옮는 백사가 아니야.”
“예..?”
“다들 나가. 잠깐 이 친구랑 얘기 좀 하게.”
의료진들은 서로 멀뚱멀뚱 눈빛을 교환하다 서둘러 진료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곤 홀로 남은 남자가 내 옆에 의자를 드르륵 끌고 와 앉았다.
검보라빛으로 염색한 듯한 머리를 올백으로 싹 넘겨둔 남자는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진한 선글라스 너머로 계속 내게 시선을 두고만 있었다.
“뭐예요. 할 말 있으시면 하세요.”
“...사람 말은 할 줄 아네?”
“그럼 말도 못 하고 살았게요? 이상한 아저씨네.”
“난 디안 켄트라고 한다. 아이리스 칼라도나의 의장이고, 여기 병원장이고, 지금부터 네 담당의다. 앞으론 켄트 선생님이라 불러라.”
복장을 봐선 아무리 잘 쳐줘도 패션 센스 구린 동네 양아치인데, 이런 아저씨가 의사라니,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다짜고짜 초면에 반말. 돌팔이한테 잘못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지만, 병원장이라는 건 허풍이 아닐 거다. 이 남자 말 한마디에 중무장 의료진이 우르르 나갔으니까.
“증상이 발생한 건 언제부터지?”
“뭔 증상이요? 저 백사병 아닌 것 같은데요.”
“겉으론 그래 보이겠지. 머리색도 정상, 눈도 정상, 피에도 백사병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넌 백사병 환자다. 그것도 중증이야.”
“무슨 근거로요?”
따악!
이 미친 아재는 갑자기 내 머리를 얇은 회초리 같은 걸로 때렸다.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쳐다봤더니 나무 회초리가 ‘훽’ 하는 바람 소리를 내며 날 겨눴다.
“그 대가리 속에 든 게 백사병이야.”
“....뭐라는 거야. 갑자기 왜 때려요?”
“네 증세를 두 눈으로 봐야만 믿겠다면 두개골을 열어서 보여줄 수 있어. 사진만 찍고 다시 닫으면 되니까. 그걸 원하면 그렇게 해주고.”
다짜고짜 머리통을 연다는 섬뜩한 소리를 하는데, 하필이면 의사가 그런 말을 하니 도저히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그러니까.. 내 머릿속에 백사병 바이러스가 들어가 있다고요?”
“뇌가 하얗게 절여져 있지 않을까 싶은데.”
“백사병은 전염성이 강한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
“넌 좀 특이 케이스야. 전염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지. 아직까지는.. 언제 다시 전염성이 생길진 몰라.”
“확실합니까? 머릿속을 들여다본 것도 아닌데, 괜히 엉뚱한 진단 내리는 거면 곤란한데요.”
“쯧. 잘 봐라.”
그러더니 선글라스를 슬쩍 올린 남자의 눈동자는.. 티끌 한 점 없이 하얀 눈동자였다.
하얀 눈은 백사병 환자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아저씨 감염자..?”
“아저씨 아니고 켄트 선생님이라고 했다. 머리 열어버린다. 망할 놈아.”
“....미친..”
“난 백사병을 조사를 위해 스스로 백사병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살아 있지. 나만큼 육체에 퍼진 백사병에 대해 잘 아는 의사는 없을 거야. 하드웨어에 있어선 내가 전문가거든.”
“뭔 소리래..”
나무 회초리가 또 움직였다.
이번에도 가만히 맞을 생각은 없어서 슬쩍 몸을 피했는데, 어찌나 빠른지 회초리가 갑자기 방향을 꺾어 내 어깨를 쳤다.
따악!
“아프잖아! 에이씨! 환자를 패는 의사가 어딨어!?”
“지금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는 모양인데, 너 내일 당장 죽어도 전혀 이상할 거 없는 상태야.”
“....장난치지 말죠?”
“난 환자 갖고 장난 안 친다. 죽고 싶으면 이대로 나가도 좋아.”
갑자기 시한부 선고라도 받은 충격적인 기분이었다.
그렇게 심각한 상태였다면 몸에 이상이 나타나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도 평소랑 다름없이 지냈는데?
“백사병이 무서운 건 환자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이야. 환자는 그 증세를 잘 느끼지 못해. 자긴 평소랑 똑같은데, 무슨 감염자냐고.. 백사병에 걸리고 열에 여덟은 그딴 소릴 해.”
“....”
“그러다가 어느 날 죽어버리는 거야. 연락이 안 된다,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다. 찾아보면 죄다 죽어 있어.”
“....그렇게 심각한 상태면 전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있었는데요?”
“몰라. 앞으로 그걸 검사해야지. 그러니 넌 이제부터 내 환자다. 멋대로 뒤지면 무덤까지 찾아가서 시체를 꺼내 해부할 테니 몸 간수 잘해라.”
“당신 의사 맞아..?”
“정 못 믿겠으면 너희 대표한테 물어봐라. 내 신분은 증명해줄 테니까.”
여기 집어넣은 게 대표님 본인인데다가 이런 자신감이라면 굳이 확인해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심지어 병원장이라는데, 실력도 의심할 필요 없겠지.
“그럼 저 여기 입원하는 겁니까?”
“아니. 그냥 평소처럼 생활하고, 내가 오라고 할 때 오면 돼.”
“당장 죽어도 안 이상하다면서요.”
“하라는 대로 해. 마음 같아선 24시간 내 옆에 두고 실험... 크흠. 진료하고 싶은데, 헤이카가 안 놔주니 어쩔 수 없지.”
“실험?”
“진료 끝났다. 나가.”
“방금 실험..”
“나가라고.”
그렇게 난 쫓겨나듯 병원을 나와야 했다.
#3
“고생했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대표님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건네며 말했다.
피를 뽑아서 그런가 단 게 땅기던 차에 잘 됐다 싶어 냉큼 받았다. 부드럽고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저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던데요.”
“백사병이 그렇지 뭐. 그래도 죽었으면 진작 죽었지 않았을까? 너 그렇게 오락가락했던 거 꽤 오래됐잖아?”
“그렇긴 하죠.”
어렸을 때부터 이랬으니, 죽었으면 대표님 말대로 진작에 죽었을 거다. 역시 그 돌팔이가 괜히 겁준 거겠지.
“이것도 받아.”
그리고 대표님이 건네준 건 길쭉한 가죽 케이스였다.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나 길이만 봐선 분명 내가 아는 물건이다.
“...이거 라얀에서 썼던 그거죠?”
참수도. 목 베는 칼.
그런 살벌한 물건을 건네주면서도 대표님은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끄덕였다.
“레베스타 쪽 연구소에 맡겨서 나머지 조정은 끝냈어. 구속 장치만 안 떼면 그때처럼 네가 못 다룰 정도로 출력이 세진 않을 거야.”
꺼림칙하긴 하지만 일단은 받았다. 기껏 공업에서 날 위해 준비해준 장비인데, 안 받으면 좀 그렇다.
다만 생김새도, 능력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하필 생긴 게 이 모양입니까?”
“그냥 네 작업 방식이랑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별로야?”
“그다지 시라비아의 경험을 떠올리고 싶진 않은데요..”
“그래도 좀 쓰다 보면 익숙해질 거야. 기선제압용으로도 좋잖아.”
목 베는 칼을 살벌하게 들고 있으면 그야 기선 제압에선 좋겠지.
문제는 그렇게 인식이 굳어지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거다.
“대표님 제가 사내에서 뭐라 불리는지 혹시 아십니까?”
“응? 글쎄?”
“회 뜨는 신입 팀장이요. 심지어 사람으로 회 뜨고 생선 대가리 자르듯이 목 따고 다닌다고 소문이 쫙 퍼졌거든요.”
“아래쪽 소문은 신경을 안 쓰다 보니 그런 식으로 퍼져있을 줄은 몰랐네..”
“저도 좀 평범하게 회사 다니고 싶습니다. 직원들이 무슨 범죄자나 괴물 보듯이 쳐다본다고요..”
잠깐 고민하는 듯싶던 대표님은 ‘고민’ 이라는 두 글자를 저 멀리 내던져버린 듯한 얼굴로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내가 좋은 소문으로 다시 퍼뜨려줄게. 그럼 됐지?”
“어떤 소문으로요?”
“그건 생각 좀 해보고.”
이것도 참 불길한 말씀이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페이스 조절을 위해 오늘은 한 편만 올라갑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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