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832
추천수 :
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11.14 18:11
조회
60
추천
2
글자
5쪽

일반 퀘스트

DUMMY

한서준은 지면과 직각으로 깎아지르는 검은색 물질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는 눈을 감았고 잠시 후 고개를 들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을 두 쪽으로 나눈 맨해튼의 방벽 오른쪽 구석에서 푸른빛으로 빛나는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새는 날개를 접은 채 활강했고 한서준의 눈앞까지 들이닥쳤다. 새가 빛을 뿜어내며 폭발했다. 새카만 그늘 속에 묻혀 있던 맨해튼의 일부가 순간적으로 환해졌다가 어두워졌다. 한서준은 물질에서 손을 떼고 사방으로 흩어진 푸른빛의 알갱이를 살펴보았다.


《···마법사의 전언인가. ···뭐라 하는 건진 모르겠네.》


권지아가 말했다.

'영어는··· 아닌 것 같다.'

한서준은 손가락으로 알갱이를 건드렸다. 알갱이는 손가락이 닿기도 전에 뒤로 밀려났다. 한서준은 몇 번의 시도 끝에 손을 내리고 눈으로만 알갱이들을 살펴보았다.

손가락을 피해 뒤로 물러났던 많은 알갱이들이 어딘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알갱이들은 여러 개로 뭉치기 시작했고 여러 개로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주위 사방이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그림자에 뒤덮여 있던 방벽과 검은색 물질에 잡아먹힌 건물의 일부가 수천 개의 흉터를 보이고 윤곽선을 그어 냈다. 음영을 머금은 흉터는 칠흑빛으로 젖어들었고 음영이 없는 흉터는 푸른빛으로 번들거렸다.

한서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애초에, 글자가 되지도 않았었군.'

한서준은 영어로 변한 알갱이들에게 시선을 던졌다.


《초대장? 신기하네. 당신을 환영한다는데.》


'···이건 기억을 읽을 수 없나?'

한서준이 물었다.


《뭐··· 읽을 수는 있는데··· 뭐랄까. 일부러 어렵게 만든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뭔가 많이 꼬였어. 아무래도 본인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자연···,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는 정령 같은 걸 이용하다 보니까··· 많은 게 섞여 버린 모양이야.》


'결국 아무 이득도 없다는 거군.'


《맞아.》


권지아가 말했다.


《그래도··· 직접 대면하면 상황은 달라지지. 아무튼··· 어떡할래? 갈 거야? 뭐··· 내 개인적인 의견으론 가는 걸 추천해. 꽤 재밌는 구경을 할 게 분명하니까.》


'구경이라···.'

한서준은 손을 들어 알갱이들을 쓸어 만졌다. 알갱이들은 경련을 일으키며 흩어졌지만 일정 간격 이상으로 멀리 도망가지는 않았다.

한서준은 알갱이들에게서 손을 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들이 뭘 원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들이 나와 너한테 적인지 아닌지는 구분이 필요할 것 같군. 그러니···.'

"간다."

그가 소리내어 말했다.

알갱이들의 글자가 일그러졌다. 알갱이들은 사방으로 분해됐고 한곳으로 뭉쳐 붉은빛의 새가 되었다. 한서준은 고개를 들었다. 한 번의 날개짓으로 하늘로 솟구친 붉은빛의 새가 방벽 너머로 사라졌다. 새의 날개와 꽁무니에서 비롯된 붉은빛 가루는 궤적대로 묻어나 반짝이며 천천히 떨어져 내렸고 한서준은 목을 좌우로 꺾으며 몸을 돌렸다. 주변을 붉은빛으로 뒤덮었던 가루는 모든 빛을 잃고 스러졌다.


《된 것 같은데.》


권지아가 말했다.


《아무튼··· 좋아. 허락된 거라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어. 맨해튼은 이틀 안에 끝내야 돼. 그래야 집회에 참가할 수 있을걸.》


'이틀씩은 필요없다.'


《아··· 그러네. 딱히 상관없구나. 보자··· 응, 벌써 거의 다 긁어줬네. 이제 좀 만족한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겼다. 잡동사니와 오물로 뒤덮인 길을 백 걸음 정도 나아가던 한서준이 검은색 물질과 마주보았다. 그는 물질에 손을 가져다 대었고 물질은 꿈틀대며 괴성을 터뜨렸다. 한서준은 멈췄던 걸음을 계속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백여 걸음 뒤에서 물질에 손을 뻗었고 물질은 마찬가지로 괴성을 토해 내며 꿈틀거렸다.

"뭐지? 왠지 좀 작아진 것 같은데?"

무릎을 꿇고 물질에 주삿바늘을 꽂아 넣던 요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주사기 여러 개와 밀폐용 통, 밀폐용 비닐을 들고 있던 파트너 요원이 두 걸음 뒤로 물러나 검은색 물질을 올려다보았다.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아냐. 좀 줄어든 거 같아. 거기다··· 응? 뭐지?"

무릎을 꿇고 있던 요원이 자세를 바로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essore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7 일반 퀘스트 +1 18.12.01 63 3 3쪽
476 일반 퀘스트 18.11.30 45 3 6쪽
475 일반 퀘스트 18.11.29 72 2 8쪽
474 일반 퀘스트 18.11.28 52 2 5쪽
473 일반 퀘스트 18.11.27 51 4 5쪽
472 일반 퀘스트 18.11.26 60 2 9쪽
471 일반 퀘스트 18.11.25 64 3 5쪽
470 일반 퀘스트 18.11.24 47 1 4쪽
469 일반 퀘스트 +1 18.11.23 59 3 5쪽
468 일반 퀘스트 18.11.22 47 2 4쪽
467 일반 퀘스트 18.11.21 67 2 6쪽
466 일반 퀘스트 18.11.20 76 3 3쪽
465 일반 퀘스트 18.11.19 70 2 6쪽
464 일반 퀘스트 18.11.18 62 2 5쪽
463 일반 퀘스트 18.11.17 64 2 9쪽
462 일반 퀘스트 +1 18.11.16 69 2 4쪽
461 일반 퀘스트 18.11.15 73 2 6쪽
» 일반 퀘스트 18.11.14 61 2 5쪽
459 일반 퀘스트 18.11.13 64 2 4쪽
458 일반 퀘스트 18.11.12 57 2 6쪽
457 일반 퀘스트 18.11.11 65 2 7쪽
456 일반 퀘스트 18.11.10 63 2 6쪽
455 일반 퀘스트 +1 18.11.09 105 2 5쪽
454 일반 퀘스트 18.11.08 83 2 10쪽
453 일반 퀘스트 18.11.07 74 2 3쪽
452 일반 퀘스트 18.11.06 82 2 8쪽
451 네오 메트로 18.11.05 71 2 10쪽
450 네오 메트로 18.11.04 63 2 6쪽
449 네오 메트로 +1 18.11.02 73 2 7쪽
448 네오 메트로 18.11.01 116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