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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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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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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11.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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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일반 퀘스트

DUMMY

《바로 또 독일이라··· 바쁘네.》


"어쩔 수 없지. ···단서가 없으니. 그보다 너는 이제 어쩔 셈이지?"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한서준은 저녁놀이 번지는 건물 사이의 골목길로 들어갔다. 눌어붙은 쓰레기와 오물들이 질척거리며 발을 잡아당겼지만 한서준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골목길을 관통하는 붉은빛 광선이 그의 그림자를 뒤로 늘어뜨렸다.


《나야 뭐··· 솔직히 휴가 개념으로 온 거라서··· 한국에 돌아가기엔 좀 일러. 기간이 다 될 때까지는 ESP에 의탁 좀 해야지.》


"···다나 클로에. 너무 괴롭히지는 마라."


《그럼. 날 좋아해 주는 아이인데. 호의를 갖고 있는 상대를 괴롭힐 정도로 내가 막 못돼먹은 인간은 아니거든.》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 알고 있나?"


《그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한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또 다른 골목길로 이어지는 통로에서 직각으로 꺾어지는 벽 아래의 바닥에 손을 대었다.

바닥은 벽 쪽으로 밀려들었고 아래로 이어지는 먼지 쌓인 돌계단을 드러내었다. 한서준은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계단의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지점에 발을 딛자 지상의 뚜껑이 닫히고 어둠이 밀려들었다.

한서준은 멈추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얼마 후 철제문이 나타났고 그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서준은 손을 들어 눈앞까지 날아온 공 형태의 괴물체를 낚아챘다. 그는 괴물체를 살펴보았다. 괴물체가 꿈틀대며 움직였다. 괴물체는 들썩이며 버둥댔고 표면에 그어진 여러 줄의 균열대로 벌어져 여덟 개의 다리와 긴 꼬리로 한서준의 팔을 휘어 감았다.

한서준은 괴물체의 이곳저곳을 뜯어보았다.


《이게··· 마이클 딘을 감염시킨 기생충이구나. ···엄청 크네.》


"···제법 멋있게 생긴 녀석이군."

한서준은 등껍질을 가진 괴물체를 톡톡 두드리다 송곳이 달린 꼬리로 팔을 건드리는 괴물체를 뜯어냈다.

여덟 개의 다리가 뜯겨져 나갔다. 연녹빛 체액을 사방으로 흩뿌린 괴물체가 꼬리를 휘저으며 몸부림을 쳤지만 한서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괴물체의 꼬리도 뜯어냈다. 연녹빛 체액이 폭발했다.

괴물체가 괴성을 토해 내며 버르적거렸다.


《오, 무서워한다. 당신 같은 인간은 처음인가 본데.》


"아무튼··· 마이클 딘의 기억대로라면 이 녀석은 휴먼 유니버스··· 베스카네치나스띠의 생물 형태다."


《응. 잘하면 '일그러짐'의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거야.》


"그럼 일단 살려두는 게 좋겠군."

한서준은 괴물체를 바닥에 내려놓고 돌조각을 하나 집어 새장을 만들었다. 그는 괴물체를 새장 안에 집어넣었다. 뒤집어진 괴물체는 여덟 개의 다리 이음매를 안으로 오므린 채 계속해서 체액을 뿜어내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치료가 필요할 것 같은데."

괴물체를 들여다보던 한서준이 말했다.


《뭐··· 방법은 없지만 말이야.》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주변을 쓸어보았다. 새장 안의 괴물체가 잿빛 가루로 변해 한서준의 얼굴 주변을 맴돌았다. 한서준은 숨을 내뱉고 빈 새장을 K5 권총으로 바꿔 들었다.


《어쩔 수 없지. 거기다··· 솔직히 그거. 그냥 몬스터라고 우기면 어쩔 방법도 없었어. ···우리한텐 저게 생물형 알약이란 증거가 없으니까. ···그런 증거를 찾을 수 있는 단서도 없고.》


"그래."

한서준은 깨진 플라스크 병과 낡은 책들로 발 딛을 틈 없는 방을 둘러보았다. 그는 책들을 눈으로만 훑고 지나쳤고 구석에 놓인 책상엔 다가가지도 않고 방을 한 바퀴 돌았다.

"뭐 없나?"

그가 물었다.


《응. 여긴 그냥 연구실이야. 저 기생형 알약이 어떻게 나타났나라는 과거가 있긴 한데··· 음··· 그것에 대한 기록은 없네.》


권지아가 말했다.


《애초에 사람이 없었거든. 여긴 소련이 없어지고 버려진 연구소야. 저 기생형 알약은··· 응. 마이클 딘의 기억과는 다르게 거미가 집어먹고 변한 거네. 근데 그게 꽤 오래 전의 일이라··· 알약이 거미한테 완전히 녹아든 것 같아. 마이클 딘은 그 상태의 거미에게 물려 변이된 거고. 그래서··· 음음, 그 상태의 거미를 알약의 생물형이라 착각한 거지.》


"···재미없는 결말이군."


《원래 세상이 좀 허무한 게 많잖아.》


권지아가 말했다.

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와 계단을 올랐다. 지하에서부터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계단을 밟고 넘어가자 지상을 단절했던 뚜껑이 옆으로 밀려났다. 그 사이로 빛이 새어들었고 약간의 구정물이 벽을 타고 미끄러졌다. 계단의 끄트머리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결국··· 여기도 꽝이군."

계단을 오르고 골목길을 나와 정장을 턴 한서준이 승용차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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