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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님의 서재입니다.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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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14:52
최근연재일 :
2016.05.23 16:00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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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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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9,020

작성
16.05.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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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정령의 알 (2)

DUMMY

정령의 알은 수백 번 회귀를 한 아현도 이름만 들어봤기 때문이었다.


‘이게 남아있을 줄이야···’


무채색의 광택은 마치 다이아몬드의 광택과 비슷하지만, 단순히 빛의 반사가 아닌 내부에서 나오는 좀 더 성스럽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코어이면서 코어가 아닌 물건···’


정령의 알 혹은 위그드라실의 열매나 세피로스의 정수라고 불리는 코어는 괴수의 몸에서 나오는 코어가 아니다. 괴수가 나오기 전부터 지구 상에 존재하는 코어였다. 중세시대에는 현자의 돌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물질이 바로 이것이었다.


‘빌스마크 가문이 인디언계열과 관련이 깊은건가..’


능력자들이 생기기 전 일명 오컬트라고 불리며 천시했던 문화에서 정수라 불리는 현자의 돌은 대대로 마녀의 가문 혹은 유서 깊은 유럽의 귀족들이나 동양의 도사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전승되었는데 미국의 경우는 인디언 특히 샤먼들이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가지고 있기만 해도 만병을 막고 젊음을 주며 삼라만상의 지식을 준다는 전설적인 이 코어는 능력자가 생기고 괴수가 나오면서 그 정체가 드러났는데 일종에 자연적인 현상으로 만들어진 코어로 밝혀졌다.


현자의 돌이 만들어지는 과정 흑, 백, 황, 적화는 일반적인 자연현상이 아닌 코어에 의한 변화로 밝혀졌고 학계는 오컬트 기반의 학문을 연구하며 조금이라도 왜 능력자가 나타났고 괴수가 왜 갑자기 출현했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자의 돌 아니 지금은 인디언 부족 사이에서 전해지던 정령의 알은 한 가지 놀라운 기능을 발견했다. 바로 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이 쓸 수 있다는 것, 바로 일반인도 능력자와 버금가는 성능을 낼 수 있는 무기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한번 각인을 하면 각인한 사람만 쓸 수 있으며 주인이 죽으면 정령의 알은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것을 모르던 초기에 많은 현자의 돌이 남용되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정령의 알은 이 세계에서도 꿈의 아이템 그 자체였다.


그런데 마지막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정도로 진귀한 정령의 알이 지금 아현의 눈앞에 있었다.


“너의 증조할아버지께서 능력자가 아닌 일반인 중에서 영웅이 나타날 거란 믿음을 가지고 하나를 숨기고 있었지.”


하지만 초기 능력자들과 일반인의 대결구도와 다르게 지금 공공의 적은 능력자들이 아니라 괴수이고 그들을 처리하는 건 대부분 능력자였다. 커트인도 세상이 변하면서 정령의 알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인제야 생각이 났구나.”


“그럼 이게 정말 정령의 알인 거예요? 어머···”


호들갑을 떠는 펜시를 보며 문득 아현은 회귀 전 있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그럼 회귀 전 펜시가 죽었을 때 커트인이 마지막으로 만든 마물이라 불리던 무기가 저 정령의 알로 만든 건가···?”


그렇다면 모두 설명이 되었다. 커트인도 능력자가 아닌 평범한 장인, 하지만 평범한 장인이 아닌 초기 미국의 무기 시스템을 정립한 인물이다. 아마 펜시의 죽음이 국가에서 한 일이란걸 진즉에 깨닫고 그는 복수를 하기 위해 정령의 알로 무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패하고 죽었겠지.’


자연히 각인된 정령의 알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그가 만든 무기는 쓸모는 없어졌지만, 그 위력에 대해서는 입소문이 탔을 것이다.


‘그래서 찾을 수 없던 것인가. 커트인이 만든 마지막 무기를···’


하나의 의문점을 해결한 아현은 커트인이 들고 있는 코어를 바라보았다. 커트인이 마지막으로 만든 무기 그리고 그 무기의 소재인 정령의 알 그게 지금 자신의 손에 들어온 셈이었다.


“정말 절 위해 이걸 쓰실 것입니까?”


“내 자식은 일찍 죽고 없다네. 하나뿐인 손녀딸이 내 유일한 혈육이지. 어차피 일반인 중에 이걸 쓸만한 사람은 이제 없어.”


커트인의 말에 아현은 더는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나와 손녀딸이 힘을 합해 최고의 무기를 만들어주지. 다만 이 무기로 불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하네.”


사람을 보는데 뛰어난 식견을 가진 커트인이라 아현의 눈을 보자마자 그가 악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당부는 하고 싶었다.


“네 빌스마크란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겠습니다.”


“허허허 보잘것없는 이름이니 너무 과분하게 말하지 말게 그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인 만큼 신중히 생각하고 쓰라 이 말일세.”


“명심하겠습니다.”


한번 내뱉은 말은 지킬만한 사람인 걸 느꼈기에 더는 말을 하지 않고 공방으로 향했다. 페이시도 처음 보는 정령의 알을 보며 두 눈엔 호기심이 반짝반짝 어려있었다.


“우선 각인부터 하고 본격적인 작업은 일주일 뒤부터 시작하겠네. 주장은 페이시 네가 맡아서 만들고 보조는 내가 할 터이니 일주일 동안 만들고 싶은 무기는 여기 펜시와 상의하게나.”


“헤헤 정령의 알이라니 나도 기대가 되네. 아현씨 내가 만들어도 괜찮지?”


아무리 자신이 이번 일에 참가하고 싶어도 아현이 자신을 믿어주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당연하지. 최고의 무기를 만들어줄 거라고 기대할게.”


하나의 커스텀무기를 만들려면 몇 달간의 대장정이 될 정도로 큰 체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더군다나 커트인이 인정한 장인이라면 아현으로서도 불만은 없었다.


“헤헤 고마워.”


“좋아 불만은 없는듯하고 그럼 각인을 시작해볼까.”


아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커트인이 소독된 단검을 하나 내밀었다.


“손바닥을 긋고 여기 정령의 알에 손을 대게나.”


커트인의 말에 아현은 손바닥에 피를 내어 정령의 알에 손을 대었다.


[두근..]


‘뭐지..?’


정령의 알을 만진 순간 잠깐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뱃속에 위치한 포이즌아이비의 코어에도 느껴졌다.


‘무슨 일이지?’


처음 느끼는 기분이라 경계했지만 이내 착각이라고 생각할 만큼 움직임이 멈췄고 각인은 순조롭게 진행된듯싶었다.


“응? 원래 이런 색이었나···”


무채색의 광채는 루비처럼 붉은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커트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듣기로는 색이 변한다는 말은 없었는데 붉은색으로 변한 것이었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예상치 못한 변화에 잠시 아현이 능력자라고 의심해 보았지만, 능력자는 아예 이 돌을 만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의심은 접어두었다.


‘아현이란 저 사람이 특이한 체질일 수도···’


정령의 돌을 많이 다뤄본 빌스마크 가문이었지만 모든 비밀을 알고 있지는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정령의 알 안에 흡수된 피가 자리잡혀있는 것을 보니 각인은 잘된듯싶었다.


‘무슨 무기가 나올지 궁금하군···’


“아닐세. 각인은 잘되었고 이제 이 물건은 자네 걸세. 무기는 펜시와 잘 상의해보게나. 나는 그동안 이걸 가공해야겠네.”


정령의 알을 처음 만져보는 페이시에게 가공을 맡기기엔 무리가 따르기에 이번일 만큼은 그가 맡기로 했다.


아현은 자기 몸속에서 무언가 저 정령의 알과 이어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그가 죽으면 저 정령의 알도 사라질 것이다.


커트인이 정령의 알을 들고 가공을 하러 가는 모습을 보며 아현은 신기한 기분을 만끽하는데 페이시가 말을 걸어왔다.


“아현은 어떤 무기를 만들고 싶으거야?”


페이시의 말에 아현은 고민에 빠졌다.


“몇 개까지 만들 수 있어?”


정령의 알의 크기는 하나의 무기를 만들기엔 조금 큰 감이 있어 보였다.


“음 글쎄···. 가공을 해봐야 알겠지만, 최소 2개 이상은 만들 수 있을걸? 하지만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위력이 약해지니 나라면 2개만 만들라고 추천하고 싶어.”


페이시의 의견에 아현도 전적으로 공감했다. 평범한 일반인이나 A 급 괴수 같은 것을 잡으려면 그냥 물량으로 때워도 상관없었다. 아현이 원하는 건 던전을 지배하고 인류를 멸망시킨 마왕들을 상대하기 위한 무기를 원했다.


“그냥 한 개만 만들 순 없어?”


아현의 말에 페이시는 고개를 저었다.


“무조건 크다고 좋은 건 아니야. 내가 만들 수 있는 무기의 출력이 다른 무기보다 월등히 크다고 해도 저 정도 크기의 출력을 하나의 무기에 감당할 수 없어. 그러면 수명만 갉아먹을 뿐 좋은 무기가 아니지.”


펜시의 말에 아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 정도 크기의 정령의 알을 감당할 크고 거대한 무기를 만들면 좋지만 들고 다닐 수 없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정령의 알이지만 시전자의 부담이 0이 되는 무기는 없어. 부담이 극도로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크기가 크면 그것도 아니야.”


“역시 그런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빌스마크의 기술력을 알고 싶었기에 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응?”


페이시는 대답 대신 하나의 도면을 꺼냈고 그 도면을 자세히 살펴본 아현의 눈이 조금 커졌다.


‘커트인이 만든 마지막 무기란 게 설마 이거인 건가···?’


이 설계대로 간다면 정말 마물이라고 칭할 만 했다.


“이거··· 네가 직접 생각하고 설계한거야?”


“당연하지. 아직 만들어보진 않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설계야.”


그동안 아무리 커트인이 그녀에게 빌스마크의 이름을 물려줬다고 해도 젊은 여자라고 생각해 조금 낮게 본 자신을 반성했다. 이 정도면 커트인과 동급··· 아니 오히려 나이를 생각했을 때 그를 뛰어넘을 재능이었다.


“하하하··· 역시 빌스마크란건가···”


“뭐 나도 이걸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니깐. 이걸 만들어 줄게. 대신 부탁이 있어.”


페이시의 말에 아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 무기를 만든다면 지금 당장 아현이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해야 한다···’


지금 당장 S급 능력자의 멱을 따오라고 해도 들어줘야 했다.


“좋아 무슨 부탁인데?”


“날 페이시대신 펜시라고 불러줘.”


“···뭐?”


페이시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를 무시하고 페이시는 말을 이었다.


“앞으로 몇 개월은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친구 하자고 알았어?”


장인이란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법이다. 자신을 커트인의 손녀딸이 아닌 한 명의 장인으로 봐주는 아현을 보며 불쑥 꺼낸 부탁이었다.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붉히며 나가는 페이시를 보며 아현도 그녀의 의도를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수미향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이번 에피소드는 끝났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태현이 있는 L.A편이고 미국쪽은 당분간 이렇게 마무리될듯 싶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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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생령의 씨앗 (3) +2 16.04.19 541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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