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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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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3.02.05 23:42
최근연재일 :
2023.04.28 19:0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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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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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글자수 :
432,617

작성
23.03.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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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48화 새로운 일 (3)

DUMMY

클럽 [BLOOD] 흡혈귀들 아니랄까 봐 작명 센스하나 하고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클럽의 입구를 지키고 서는 가드는 우리를 쓱 훑어보더니 이내 문을 열어 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들어가지 않았다.

가만히 멈춰 그를 응시했다. 창백한 피부 말할 때마다 살짝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그가 흡혈귀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다비드 윤을 만나려고 왔는데.”

“······.”


대답 하지는 않았지만, 다비드 윤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풍기는 적개심은 보통을 넘어갔다.


“그냥 조용히 어딨는지 좀 알려주면 안 될까? 여기서 소란 피울 수는 없잖아. 손님들도 있고 하는데, 오늘 영업 안 할 거 아니잖아?”


이들의 눈빛이 깊어졌다.


“어디서 온 사람이냐.”

“글세, 말하면 알려나 싶기도 하고, 이봐 흡혈귀 알 거 다 알면서 왜 그래.”

“음······.”


자기가 흡혈귀라는 걸 알자 그가 침음을 삼키다 이내 무전을 때렸다.

곧 사람이 올라오고 지금 올라온 녀석 역시 흡혈귀였다.

가드에게 사정을 들은 그가 우리들을 돌아보고 사람 좋은 웃음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장님을 만나고 싶어 하신 다고? 뭐 하시는 분들이기에 그러실까?”

“그쪽 사장님을 우리가 좀 만나 봐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

“우리 사장님이 조금 바빠서 오늘은 출근을 안 하셨는데, 이거 어떡하죠? 다음에 다시 오셔야 할 것 같은데···”

“어차피 찾아올 때마다 그렇게 뺑이 돌릴 거면서, 그냥 저기에 있든 없든 사장실로 데려가서 그놈을 불러오든, 아니면 숨어있던 곳에서 기어 나오든 알아서 하라고.”


일부러 강하게 나갔다. 놈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볼 속셈이었다.

데이비드 박을 잡기 위해서는 내가 흡혈귀를 사냥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귀로 들어가면 안 된다.

하지만 이렇게 놈들에게 휘둘리고 있다가는 데이비드 박은 커녕 그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었다.


“사장님이 저희가 웃으시니까. 조금 만만하게 보이시는 거 같은데, 저희도 한 성깔 합니다. 더는 피 보기 전에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 흡혈귀라서 피 보는 게 더 좋은 거 아닌가?”


역시 자신까지 흡혈귀라는 사실을 들키자, 곧 본모습으로 변했다.


“그러니까 씨발··· 알면 좀 돌아가라고 이미 여기는 우리들의 성채니까. 길드에서 온 놈인 것 같은데, 너희 둘로 뭘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웃음기 싹 지우고 나를 뚫을 듯이 사납게 쏘아보며 협박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현성 씨··· 설마 이들과 전투할 생각은 아니죠?”

“어차피 처음부터 말이 통할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허··· 우리와 싸우겠다고 고작 너희 둘로? 뭣들하고···!”


퍼억-!

얼굴이 파묻히고 일그러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제대로 들어갔다.


“싸움을 입으로만 할 게 아니잖아?”


내 주먹을 맞은 녀석이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피를 질질 흘리며 다른 흡혈귀가 그를 끌고 지하로 내려갔다.

싸움이 시작되었다. 문을 지키던 가드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동작이 크다. 녀석은 강자를 상대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듯하다.


“그런 식으로 동작이 너무 크면, 죽여달라고 뛰어오는 것과 뭐가 다르지?”


그대로 녀석이 휘두르는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 뒤를 잡았다.

그대로 허리를 감싸고 몸을 뒤로 튕기듯 힘을 가했다.

그대로 녀석의 몸이 들리며, 그 상태에서 바닥으로 내리찍었다.


“커헉-!”


바람 빠지는 비명과 함께 그대로 허리가 꺾여 움직이지 않았다.

빠르게 바닥을 굴러 후속 공격을 피하며 기회를 노렸다.

놈이 발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그가 걷어차는 걸 막고 한 다리가 들린 상태에서 그대로 발목을 후렸다.

힘 없이 쓰러진 놈의 발목을 잡고 그대로 꺾었다. 비명이 들리지만, 개의치 않고 그대로 끝까지 꺾었다.


“무기를 안 쓰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클럽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끄러운 음악과 사람들은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춤을 추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 것 같다.


“내려가죠. 다비드 윤을 만나야죠.”

“현성 씨 대단한데요? 제가 나설 틈도 없었어요···”

“그런가요? 다음 싸움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 그래도 팀장 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건 걱정 마세요.”


그녀의 호언장담과 함께 우리는 클럽을 내려갔다.

내 주먹을 그대로 맞고 쓰러진 놈이 아직도 끌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놈들과 거리를 좁혔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놈을 끌고 가는 부하가 나를 발견하고 경기를 일으켰다.


“괜찮으니까 계속 가봐. 어디까지 가는지 보게. 아니면 네가 사장님을 모셔오던가. 사장실은 어디야?”


그가 조용히 손가락을 들었다. 통유리로 된 곳에서 아래 상황을 모두 지켜보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었다.


“고맙다. 그 녀석 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줘.”


우리를 막는 자는 없었다. 모두 내 눈치 보기에 바빴다.

위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앞길을 막은 덩치가 근엄한 표정으로 우직하게 서있었다.


“좀 비켜주지?”

“그럴 수 없습니다. 이 앞으로는 저를 꺾지 않고 발을 들일 수 없습니다. 정 원하신···”

“호흡이 너무 길어. 간결하게 해야지 간결하게. 거 참 겁나게 단단하네.”


주먹이 울린다. 손을 몇 번 털어주고 사장실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에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놈이 하얀 이를 씩 드러내며 나를 보며 조용히 박수를 쳤다.


“대단하군 대단해··· 내 부하들을 이렇게 함부로 다룰 수 있는 놈은 아마 너희들 밖에 없을 건데.”

“네놈이 다비드 윤인가?”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에 올백 머리와 이상한 색이 혼합된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패션의 화룡점정으로 하얀 백바지로 포인트를 정확히 주었다.


“그래 내가 다비드 윤이지. 나를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면 그냥 정식으로 절차를 밟으면 될 건데, 뭐가 그리 급해서 그냥 왔을까?”


그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들을 눕힐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보인다.

그에게서 강자 특유의 기척이 느껴졌다. 이거,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


“나는 진조의 왕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너는 데이비드 박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

“우리들의 왕을? 감히 인간이 우리의 왕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내가 그 녀석한테 충성을 하진 않지만, 너의 버릇은 좀 고쳐줘야겠구나···”


그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었다. 녀석이 앉아 있던 책상을 탁 내려쳐 그 반동으로 나를 향해 발을 날렸다.

관성의 법칙을 무시할 정도로 엄청난 힘과 속도였다. 다른 흡혈귀와 다른 무언가가 존재했다. 분명한 힘의 차이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이제야 대화하기가 쉬워지겠어.”


득달같이 달려드는 놈을 제압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다른 숨기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언제까지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지 한 번 두고 보겠다!”


그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문은 제가 막도록 할게요. 현성 씨는 부담 없이 싸우셔도 돼요···!”

“감사합니다.”


이하루가 문을 막아 주기로 하고, 부담 없이 저 녀석과 상대할 수 있다.

놈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팔을 좌우로 돌리기도 하며 몸을 풀어주었다.

그 모습이 꼴 뵈기 싫었던 것인지 날카로운 금속음이 귓가를 스친다. 그대로 고개를 뒤로 내빼어 그 공격을 피했다.

그의 손에 언제 쥔 지 모를 단검을 들고 있었다.


“내 무기를 빼어들 게 할 정도로 너희들은 이미 많은 선을 넘었어.”


다비드 윤은 단검의 날카로운 날로 자신의 살을 벴다.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깊은 상처에 칼날에 피를 먹이자 조금씩 피가 칼날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더 이상 단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붉은 검신이 자태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제 서로 죽여볼까?”


다비드 윤의 검은 상당히 날카롭고 정갈되어 있는 검이었다.

어디서 검술을 배운 경험이 있는 것인지 꽤나 동작에 절도가 살아 있었다.


“검술은 어디서 배웠지?”

“우리 유파가 고류 검술 전문이니까. 나한테 걸린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고통 없이 보내줄 테니까.”


놈이 검을 꺼냈으니 나 또한 무기를 꺼낼 차례가 되었다.

놈이 찌르는 순간에 맞춰 검을 뽑았다. 놈의 검신이 그대로 튕겨지며 자세가 무너졌다.

하지만 흡혈귀의 신체 능력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중심을 곧바로 세워 그 자세에서 그대로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검을 세워 놈의 공격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대로 내 공격을 이어나갔으면 목이 떨어지는 건 내가 될 뻔했다.


“그 검··· 기억난다. 윤현성··· 그래 그놈이었나···”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윤지석 네놈이었나? 왜 이름을 버리고 다비드 윤이 된 거지?”


윤지석 진검술 대회가 있을 때마다 준우승과 우승을 가렸던 상대였다.

항상 우승은 내가 되었고, 준우승은 윤지석이 차지하였다. 그만큼 실력 차이가 난다 싶었다. 그때와 모습이 많이 달라서 못 알아봤는데, 검의 결을 느끼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유는 글세··· 나는 아무 이유 없거든. 네놈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검을 때려치운 지 오래여서 말이야. 하지만 이런 거지 같은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이야 말로 네놈을 꺾을 때가 온 것 같으니 말이야.”


녀석이 혀를 날름거리며 이빨을 싹 닦았다. 영락없는 흡혈귀의 모습이었다.


“인간을 버리고서 고작 흡혈귀가 된 거냐?”

“뭐,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니고. 나도 잡힌 건데 이게 나름 나쁘지 않더라고. 만약 그럴 리는 없겠지만, 네가 나를 꺾는다 하더라도 우리 대장은 이길 수 없을 거다.”


다비드 윤의 검 끝이 나를 향했다.


“···참 길고 긴 악연이다. 이제 그 악연을 그만 끊도록 하자.”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속도가 상당하다. 마치 공간 사이를 이동하는 것 같았다. 분명 힘에 반발이 있을 텐데, 이를 무시할 수 있다는 게 흡혈귀의 능력이었다.


“여기다!”


분명 오른쪽이 마지막 움직임이었는데, 왼쪽에서 흐릿한 검의 그림자가 보였다.

발을 뒤로 뺐다. 끈질기게 추격하는 검이 독사와 같이 유연하게 움직였다. 날카로운 독니가 먹잇감을 노리는 듯 순간 가속하여 목을 물려고 했다.

어쩔 수 없나···

용의 묵직한 마력이 내 전신을 감돈다. 전신 세맥을 광야를 가로지르는 야생마처럼 움직였다.

검은 그대로 튕겨졌다.


“아니···?”

“이 힘은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차피 너도 흡혈귀이니 상관없나?”

“무슨 짓을 한 거냐?”

“무슨 짓은 무슨 힘의 차이가 너무 나잖아. 그러니 나도 숨겨진 패를 꺼내려는 것뿐이다. 예전처럼 한 번 놀아보자고.”


적잖게 당황하는 다비드 윤···

녀석과 검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솔직히 재밌었다.

녀석은 내가 인정하는 자 중 한 명이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 윤현성이지. 네놈이 망가졌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고소하기까지 하더군. 그런데 지나고 보니 나도 재미가 없었어. 네놈이 사라지고 검을 버리게 된 것 일지도 모르겠군.”


어느새 우린 서로 미소 지으며 검을 들고 대치하는 중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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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화 세리아 (3) 23.03.21 5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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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042화 세리아 (1) 23.03.19 7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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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화 북두 길드 (1) 23.03.14 86 2 12쪽
36 036화 본 드래곤 (2) 23.03.13 95 2 11쪽
35 035화 본 드래곤 (1) 23.03.12 10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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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화 23.03.08 118 3 12쪽
30 030화 23.03.07 122 2 12쪽
29 029화 23.03.06 130 3 12쪽
28 028화 23.03.05 136 4 12쪽
27 027화 23.03.04 13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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