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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SSS급 전함에 의식이 실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깁흔가람
그림/삽화
깁흔가람
작품등록일 :
2023.10.04 22:17
최근연재일 :
2024.04.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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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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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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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 차-분타 전쟁(12)

DUMMY

텔레포트 기술이 쓰인지 한참이 되었지만 왜 전장에서 텔레포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쓰는 사람이 없었는가. 그것은 바로 엄청난 위험부담이 되어서였다.


텔레포트를 아무리 짧은 거리를 한다고 해도 일정 시간 이상 기다려야 현실에 안정화를 할 수 있고, 그 동안 꼼짝도 못하며 외부 상황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거리 텔레포트 역시 거리만큼의 안정화 시간이 필요했기에 전투 현장에서 쓸 일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전투 예상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 아군이 점령하는 안전한 곳이나 콜로니 같은 좌표를 유도해주는 장치를 이용해 안전하게 장거리 공간도약을 이용한다.


하지만 아주 잘 통제된 전장에서, 철저한 계산과 계획에 의거하여 텔레포트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것은 할슈타인 공작이 보여준 신들린 용병술이었다.


하지만 그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 바로 세실리아의 거신의 습격이었다.


"죽엇!"


세실리아의 가차없는 사격에 아직 안정화중인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 벨류뉘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몇 분 전, 세실리아는 소행성대를 날아와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 근처에 차행성 지원군보다 먼저 도착했다. 하지만 다른 거신들이 아직 도착하기 전이었고, 자신도 한껏 달아오른 거신 기체의 쿨다운 시간이 필요했기에 잠시 근처 잔해에서 숨어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할슈타인 공작 기함과 호위함 사이의 통신을 도청할 수 있었고, 할슈타인 공작의 계획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할슈타인 공작이 자신의 기함을 미끼로 우리 차 행성군 후발대를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방해전파가 곳곳에서 퍼져있었기에 무전으로 이 내용을 바로 전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세실리아는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를 이용해 케레시스에게 정보를 보낼 수 있었다. 정말 기가막힌 타이밍에 중요한 정보를 받아든 케레시스는 이 정보를 이용해 지원군에게 지시를 가까스로 내릴 수 있었다.


온갖 방해전파가 방해하는 와중에 서로간의 타이밍이 중요한 합동 작전을 즉석으로 계획하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케레시스는 지금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이런 도박수라도 던지지 않으면 상황을 타개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지시를 내렸다.


'할슈타인 기함을 공격할 것. 도망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적의 약한 부분을 노려 아군 구출에 나서면 됨.'


이런 지시를 내렸기에 포위 상태에 있는 차행성군에게 케레시스의 지시는 단순해졌다.


'당장 탈출하기 위해 무리해서 공세하는 것보다 최대한 아군 전력을 보존하며 버티기로 들어가라.'


차행성군의 화력으로 적들의 1,2,3진의 병력과 후방을 공격하는 별동대를 전부 이길순 없다. 하지만 버티는 것은 어찌어찌 가능하다.


적들의 화력에 폭발하는 곳의 불길을 진화하고, 최소한의 응전만 하며 어떻게든 버티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전력이 깎이긴 하겠지만 무리한 공세에 나서다 각개격파당하며 쓸려나가는 건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굉장한 위협이 될 것 같았던 별동대에는 지상에서 쏘아보내는 초장거리 요격 미사일들이 날아들어 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차행성군의 본대가 버티는 동안, 지원군은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을 노린다. 그리고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이 예상대로 초단거리 공간이동을 시전하자 그때를 노린 세실리아의 거신이 날아간다.


그리고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이 아직 우주 공간에서 안정화를 거치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세실리아의 거신이 신이 나서 온갖 무기들을 쏟아붓는다.


"으하하하! 죽어라!"


거신에 지급되는 소총과 폭약무기등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래도 거신 한 기가 가질 수 있는 무장의 한계는 분명하다. 게다가 게릴라전에 투입되기 위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사이즈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강수호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자신의 기함의 화력 지원을 받아 적들에게 무시무시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강수호는 없고, 베로니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아쉬운 화력이라 하더라도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는 기함 벨류뉘크의 상태는 할슈타인 공작군에 동요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공작님의 기함이?"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면, 공작의 기함에 붙은 것은 고작 한 기의 거신일 뿐이다. 물론 그 거신에 타고 있는 세실리아는 할슈타인 공작에게 굉장한 증오와 분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고작 거신 한 기의 화력으로 기함이 침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별동대가 지상의 화력지원 미사일에 공격당하고 있더라도 1,2,3진의 병력들은 착실하게 차행성군을 수로 압도하며 공격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 한눈 팔지 않고 이 공세만 유지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할슈타인 공작의 유명세가 여기서 발목을 잡았다.


할슈타인 공작은 이 함대의 정신적 지주와 같았다. 물론 1,2진을 이루고 있는 분타행성군이 대부분이고 할슈타인 공작의 직할부대는 3진이 전부였다.


하지만 1,2,3진에 별동대 모두 어쨌든 할슈타인 공작이라는 구심점으로 모여있는 것이기에 기함이 공격받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냉정하게 외면할 순 없었다.


결국 몇몇 전함들이 동요를 일으켜 포위망이 살짝 무너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정도 작은 균열이야 전투를 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것이고, 지휘관만 제대로 붙어 있으면 다시 수습할 수 있는 정도의 균열이었다.


"지원군 두 부대로 나눈다! 나를 비롯한 A팀은 할슈타인 공작을 노리고, 리만 소위를 위시한 B팀은 적들의 포위망이 흐트러진 곳을 노린다!"


하지만 균열이 일어난 곳을 수습하기도 전에, 그곳에 차 행성의 지원군이 공세를 퍼붓기 위해 맹렬하게 달려나갔다. 게다가 지원군은 두 개로 나뉘어 하나는 할슈타인 공작을 다시 노리기 시작했다.


균열이 벌어진 곳은 놓치지 않고 공격하고, 그들의 균열을 만든 할슈타인 공작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시킨다.


"좋았어!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 판단하는군! 프랭크 중위라고 했던가?"


케레시스는 아군 지원군의 활약을 보고 환호했다. 이제 초창기 기습의 여파는 어느정도 버텨냈다. 무작위로 출동하려던 우주선을 단속했고, 중구난방으로 출동했던 우주선도 저마다 전열을 가다듬었다.


오히려 이쪽이 상대의 기함을 노리며 역으로 흔들고 있는 상태이다. 물론 이쪽 기함도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버티고 있다보면 적들도 분명 틈을 보일 것이다. 그 틈을 노리면 역전도 노려봄직 했다.


"호세! 현재 우리 함대의 상태는?"

"좋진 않아. 여기저기 공격당해서 기존 화력의 절반정도 밖에 낼 수 없고, 고속 기동은 꿈도 못꾸는 상태야. 겨우겨우 폭발 막아가며 버티고만 있다고."


이대로 화력을 교환하기만 하면 차행성군이 패배한다. 아무리 상대방을 흔들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쨌든 체급차가 있었고, 거기다 선수를 뺏긴 그 여파가 크긴 컸다.


"제길 아직이다! 아직은 모른다고!"


그렇게 케레시스가 의지를 불태우며 버티고 있는 동안,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침착해라! 어차피 적은 거신 한 기이다. 저것으로 줄 수 있느 피해는 크지 않아!"


크리즈 후작이 방송을 통해 기함내의 승무원들을 단속했다. 아무리 세실리아가 살벌한 기세로 총탄을 퍼붓고 있지만, 함교의 방탄 유리를 전부 뚫지 못했다. 물론 함교에 심각한 데미지를 주었지만 할슈타인 공작은 일찌감치 대피해버렸다.


"어차피 우리가 버티면 아군이 정리해줄 것이다! 각자 자리에서 최대한 버텨라!"


크리즈 후작은 저 멀리서 기함으로 다가오는 차행성군의 지원부대도 확인했다. 따라서 그는 재빠르게 3진의 절반 병력을 불러들였다.


"3진은 기함을 호위하도록!"


물론 방해 전파가 있기에 모든 3진의 병력들을 불러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저 멀리서 오는 차행성군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것이고, 저들을 충분히 막을 정도는 될 것이다.


"아닛!"


그때 세실리아의 총탄이 떨어졌다. 더 몰아붙이며 공격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폭약이랑 총탄을 전부 사용해 버렸기에 지금은 보급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보급을 위해 돌아가면 다시는 할슈타인 공작을 공격할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임을 세실리아는 직감했다.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세실리아는 분한 마음에 거신의 주먹으로 함교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총탄도 견디어낸 함교는 조금 찌그러지긴 해도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


조금더 체급이 큰 거신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지금 거신의 출력으로는 할슈타인 공작의 기함의 장갑을 뚫지 못했다.


한참을 주먹을 두들기던 세실리아의 거신이 잠시 멈췄다. 그러자 함교에 서 있는 크리즈 공작과 거신이 여기저기 금이가고 부서진 방탄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잠시 서로를 노려보게 되었다.


함교에 맨 몸으로 선 크리즈 공작, 그리고 거신의 시야를 통해 그 함교를 들여다 보고 있는 세실리아는 잠시 정적 가운데 서로를 노려보았다.


"적 거신이 후퇴합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세실리아였다. 아무리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하더라도 더 이상 공격할 수단이 없었다. 게다가 무의미하게 이곳에 머무르면 적에게 당할 가능성이 더 컸다. 그래서 세실리아는 분루를 삼키며 후퇴해야했다.


가문의 복수와 설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적들에게 잡히는 위험을 감수할 순 없었다. 필요한 보급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야했다.


그렇게 세실리아가 돌아가기 싫은 발걸음을 애써 돌리는 순간, 그때 들릴리가 없는 목소리가 세실리아에게 들렸다.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가는가?"


세실리아는 뒤를 돌아봤다. 함교의 부서진 창문 너머로 할슈타인 공작의 얼굴이 보였다. 할슈타인 빌레르. 아르뎅 가문을 끝장낸 인물이자, 세실리아를 사용인으로 부렸던 인물.


그 외에 세실리아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있던 분노가 그 얼굴을 보고 다시 켜지고 말았다.


"할슈타인!!!!"


공격할 방법도 없다. 주먹이 닿지 않는다. 하지만 딱 한가지 방법이 남았다.


세실리아는 거신의 가슴팍에 있는 커버를 잡아 뜯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열하며 타오르고 있는 발전기를 드러내 보였다. 항성의 용 타우러스의 힘이 깃든 발전기였고, 거신이 움직일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에너지를 말 그대로 직사로 방출하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런짓을 하면 거신도 한동안 제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결코 권장될 수 없는 행동이지만 최후의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할 수는 있는 기술이었다.


"죽어!!!"


거신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최후의 공격이 함교에 쏟아졌다. 거신의 양손은 함교를 붙잡았고, 그 가슴팍에서 나오는 강력한 핵융합 에너지에 함교의 방어막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돌아갈 생각을 거두고 퍼붓는 공격은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할슈타인 공작은 그녀의 공격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엄청난 빛과 에너지가 방출되었고, 조만간 할슈타인 공작의 목숨이 끝장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순간 거대한 쇠사슬들이 날아와 세실리아의 거신의 두 팔과 다리를 묶었다.


"끌어내려!"


할슈타인 공작측도 소수였지만 거신을 운용하고 있었다. 바로 아르뎅 공작으로부터 노획한 몇몇의 거신들이었다. 물론 기함을 호위하기 위한 용도로만 아주 제한적으로 소수를 활용할 뿐이었지만 세실리아를 제압하기엔 충분했다.


"으윽!"


세실리아의 거신은 결국 갑작스레 제압당해버렸다. 출력을 무리하게 끌어썼기 때문에 더 반항도 하기 어려웠다.


세실리아는 할슈타인 공작이 운용하는 거신의 정체가 아르뎅에서 온 것임을 알고 더욱 분개하였지만 이제는 완전히 방법이 없었다.


"저 거신을 제압하고 선수에 걸어두어라."


세실리아는 자결하려고 했으나 이를 알아챈 할슈타인의 거신이 전기 충격기를 써서 완전히 기절시켜버렸다.


"저들과 협상용으로 써야겠다."


할슈타인 공작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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