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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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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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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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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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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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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화. 다이어 얀

DUMMY

나인은 강태식 형사 그러니깐 동생의 자산 규모를 확인하고는 다소 충격을 받았다.


친구 병태의 도움으로 나인은 현재 자신의 자산 규모를 알아볼 수 있었다. 적금을 비롯한 금융 자산이 5천을 넘지 못했고 차도 없었다. 다행히 사는 집은 대출금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수준일 수도 있었는데, 나인에게는 조금 충격이었다. 특히 신용카드 한도가 500만 원이었는데, 이는 나인의 주말 하루 용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세븐데드 소속 킬러 중에서도 최상위코드 킬러들은 고가의 저택과 별장 그리고 수억대를 호가하는 스포츠카와 한도 무제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현금도 기본 2~3억 정도 가지고 있는데, 모두 조직에서 제공하는 것들이다.


세븐데드가 세계 최대의 범죄조직에 오를 수 있었던 건 킬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최상위코드 킬러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조직 최강의 무기다.


문제는 뛰어난 킬러를 양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재능을 가진 킬러를 찾아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조직 내에서 최상위코드 킬러 위치는 상당했고 또 특별 관리를 받았다. 말이 좋아 특별 관리지 거의 감시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경제적인 부분에서만큼은 재벌 2세도 울고 갈 만큼 확실하게 보장받았다.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대신 자유가 없다.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되었고 감시가 붙기도 한다. 그리고 가족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여인도 친구도 지인도 만들 수 없다.


잠깐 사귀는 상대는 괜찮지만, 깊은 연인 관계는 절대로 허락되지 않았다. 친한 친구 역시 허락되지 않았는데, 한마디로 평범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조직 내에서도 최강으로 불리는 암살조직 넘버. 그 넘버 소속의 킬러 나인은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누렸다.


저택뿐만 아니라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 그리고 유럽의 주요 휴양지에 개인 별장이 따로 있었다. 고가의 스포츠카도 색상별로 있었고 한도 없는 신용카드도 몇 장 있었다.


그런 경제적 풍요로움 속에서 지내온 나인에게 지금의 생활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일단 집부터가 문제였다. 외부야 그렇다고 치는데, 내부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구와 가전제품이 너무 오래되었고 거실 소파는 쿠션이 죽은 상태였다.


게다가 집안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또 무겁다고 해야 할까? 나인의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적의 공격에 너무나도 취약한 구조로 되어있었다.


그 때문에 나인은 집을 싹 다 뜯어고칠 생각이었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

파주에 해외 특송 화물만 취급하는 다국적 택배회사가 있었다. 일반 해외 운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싸지만, 대신 그만큼 안전하고 확실하게 화물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주로 고가의 물건을 보내거나 받을 때 이 회사를 이용하는데, VIP 고객을 위한 1:1 맞춤형 배송 및 보관 업무도 해주고 있었다. 나인과 병태가 그 회사를 찾아왔다.



직원의 안내를 받은 나인은 VIP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서 문이 열리고 중년의 여자 매니저가 들어왔다.


“엘튼 김 씨.”

“네.”


엘튼 김은 나인의 수많은 이름 중 하나다.


“매니저 이성희입니다.”


매니저는 가볍게 묵례하고 자리에 앉았다.


“웨인 스탄 씨가 보낸 화물 인수조건은 딱 하나입니다.”

“비밀번호겠죠.”

“그렇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시면 됩니다. 단 3번 이상 틀리면 화물 인수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화물은 웨인 스탄 씨에게 반송됩니다.”


매니저가 태블릿을 건넸고 나인이 이를 건네받았다.


태블릿에 비밀번호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나인이 037209를 입력하자 비밀번호가 풀리고 화면에 SUCCESS 글자가 나타났다. 나인은 곧바로 태블릿을 매니저에게 넘겼다.


“확인됐습니다.”


태블릿을 확인한 매니저가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자리에서 일어난 매니저가 룸을 나갔다.


잠시 후, 꼼꼼하게 포장된 작은 상자를 들고 매니저가 들어왔다.


“웨인 스탄씨가 저희에게 맡긴 물건입니다. 확인해보세요.”


나인은 상자에 붙어있는 주소와 이름을 확인했다.


“맞네요.”



그렇게 상자를 인수한 나인은 병태의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그건 뭐야?”


상자를 보며 병태가 물었다.


“보물 상자.”

“보물 상자?”

“응.”




*

집으로 돌아온 나인은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상자 안에는 미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무기명 채권 뭉치가 들어있었다. 채권 한 장당 100만 달러. 현재 환율로 12억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 100만 달러 무기명 채권이 총 50장. 어림잡아도 600억이 넘는 금액이었다.


오래전부터 나인은 이런 날을 예상하고 비자금을 준비했었다. 조직의 눈을 피해 비자금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를 도와줄 믿을 만한 조력자가 필요했다.


나인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 우정이니 사랑이니 정의니 그런 것들을 절대로 믿지 않았다. 조직의 킬러로 일하면서 인간의 추악한 본성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목숨과 이익 앞에서는 친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가족도 배신하는 게 인간이었다.


그래서 나인은 사람을 믿지 않았고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약속은 더더욱 믿지 않았다. 대신 그 사람의 약점을 믿었다.


배신을 일삼는 인간이라도 치명적인 약점이 잡히면 절대로 배신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나인은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약점을 믿었다.


다이어 얀. 아랍계 프랑스인으로 나인이 유일하게 믿는 인간이자 조력자다. 정확하게는 얀의 치명적인 약점을 잡고 있어 그를 믿을 수 있었다.


세븐데드의 킬러들은 금융 계좌를 만들 수도 만들 필요도 없었다. 신용카드부터 현금까지 모두 조직에서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직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개인 계좌가 있으면 행여라도 엉뚱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인 역시 그 어떤 금융 계좌도 없었다. 그래서 조력자인 얀을 통해 비자금을 만들었다. 킬러 일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물건들을 손에 넣을 기회가 생긴다. 마피아와 같은 범죄조직에서 보관하는 고가의 보석이나 시계, 미술품 등등이 그런 것들이다.


규정대로라면 손대서는 안 되는 물건이지만, 나인은 고가의 보석과 미술품만 교묘하게 빼돌렸고 이를 얀에게 보냈다.


얀은 그 물건들을 팔아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 세탁을 했다. 그렇게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비자금이 바로 600억에 이르는 무기명 채권이었다.


이전 필리핀 마니라 공항에서 나인과 통화했던 사람이 바로 얀이다. 그 통화 때 얀은 물건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했는데, 그 물건이 바로 지금 나인의 손에 들어온 비자금 상자였다. 그리고 웨인 스탄은 얀의 가명 중 하나다.


다이어 얀에 대해서는 소설의 중후반에 따로 다룰 예정이라 지금은 생략하겠다.


어쨌거나 일이 이상하게 꼬이기는 했지만, 600억 원의 비자금이 무사히 나인의 손에 들어왔다.


상자 안에는 채권 말고도 여러 가지가 들어있었는데, 그중 트럼프 카드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인은 트럼프 카드 상자를 열어 안을 확인했다.


안에는 트럼프 카드가 들어있었다. 양옆으로 숫자 9와 중앙에 총을 든 악마의 모습이 새겨진 트럼프 카드. 나인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카드였다.


최강의 암살조직 넘버의 킬러와 서퍼는 자신의 숫자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카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나인의 경우는 총을 든 악마고 나인의 서퍼 제로의 카드는 책 읽는 마녀였다.


상장 안쪽에서 구형 폴더폰을 꺼냈다. 얀과 연락할 때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추적이 불가능하게 조작된 핸드폰이다.


아무래도 조직의 감시가 있다 보니 얀과는 통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참고로 얀은 나인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


나인은 핸드폰 전원을 켜고 저장된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


“나야. 나인.”


통화가 연결되자 나인이 말했다.


나인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듯한 기계음이 들리더니 곧이어 남자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물건 확인했지?”


얀이었다.


“이상 없이 잘 받았어.”

“또 필요한 건?”

“그보다 세븐데드 쪽 움직임은 어때?”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아무래도 나인이 조직에 의해 제거된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얀의 정보망도 제법 알아주는 편인데, 그런 얀이 모른다는 건 세븐데드 정확하게는 7인회에서 나인의 죽음을 비밀에 부친 모양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나인은 평범한 킬러가 아니다. 유럽을 넘어 북미와 남미에까지 그 명성과 악명이 알려진, 즉 최강이라는 명성과 최악이라는 악명을 동시에 가진 킬러다.


그런 나인을 동경하고 또 추종하는 현직 킬러가 꽤 많았다. 무엇보다 나인은 세븐데드 최강의 암살조직이자 교주의 직속 암살조직 넘버의 일원이다.


만약 나인이 죽었다는 게 알려지게 되면, 수많은 억측과 소문이 나돌게 될 것이고 이는 7인회 정확하게는 교주에게 그다지 좋을 게 없을 거다.


어쨌거나 나인으로서는 그리 나쁠 게 없었다.


“얀.”

“응?”

“무기가 필요해. 내가 쓰던 것들로.”

“시간이 좀 필요해.”

“언제쯤 보내줄 수 있어?”

“이번 달 말까지 보낼게.”

“급한 건 아니니깐, 최대한 안전하게 보내줘.”

“알았어.”

“그리고 한국에서 돈세탁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리 무기명 채권이라도 이를 현금화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경찰 공무원이 거액의 무기명 채권을 현금화시켰다간, 자칫 감사에 걸릴 수도 있고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었다.


이럴 땐 수수료가 많이 들더라도 어둠의 루트를 통해 돈세탁하는 게 최선이었다.


“한국에 차이나타운이라는 곳이 있을 거야. 거기서 찰리 황이라는 사람을 찾아봐.”

“믿을만해?”

“100%. 다만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라 거래를 트는 게 쉽지는 않을 거야. 만약 잘 안될 것 같으면 내 이름을 팔아. 그러면 해결될 거야.”

“알았어. 아, 그리고 얀.”

“어?”

“이번 무기 인수를 끝으로 더 이상의 연락은 없을 거야. 이후 너와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거야. 무슨 뜻인지 알지?”


얀은 분명 도움이 되는 조력자다.


비록 약점을 잡아 이용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살면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한 인간이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잘 넘어갔지만, 상황이 변했기에 자칫 조직의 정보망에 꼬리가 잡힐 수도 있다.


이는 나인과 얀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얀과의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이해했어.”

“남은 보석하고 미술품은 알아서 쓰도록 해.”

“그래.”

“그리고 너의 비밀은 지옥까지 가지고 갈 테니 걱정하지 마.”


나인이 말하는 비밀은 얀의 치명적인 약점을 말했다.


“알았어. 그래도 내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오랜 친구로서 도와줄게.”


친구? 인간을 믿지 않는 나인에게 친구는 의미가 없었다.


“그래. 그동안 고마웠다.”

“행운을 빈다.”


통화를 끝낸 나인은 폴더폰의 전원을 끄고 화장실 좌변기에 버렸다.




작가의말

다음화 부터는 점심 시간대에 작품을 올리겠습니다.


작품 노출을 위해 '아침-점심-저녁' 순서로 시간대를 옮길 생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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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5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0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7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6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1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6 44 12쪽
15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2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1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1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7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4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7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49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3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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