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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침대에 누워서 접속

 고된 하루를 끝내고 햇빛이 잘 안들어오는 축축한 집에 들어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제습기를 가동 시킨 것이다.

 중고 싸이트에서 구매한 년식이 꽤 오래된 녀석은 특유의 웅웅, 거리는 소음을 낸다. 벗은 옷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세탁기 옆에 있는 바구니에 대충 던져 두었다.

 샤워 부스에서 쏟아지는 물을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집이 낡고 보일러 또한 오래되어서 2분 정도 되어야 뜨거운 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동석이 사는 집은 지하철 어느 호선이든 탑승 하려면 버스로 최소 대여섯 정거장을 지나야 한다. 한적한 동네에서 변화가로 빠져나가는 길은 노선이 한정되었기에 출퇴근 시간은 실제 거리 보다 항상 이삼십분을 잡아 먹는다.

 덕분에 가뜩이나 고된 일을 하는 동석은 직장 동료보다 더욱 일찍 길을 나서야 했고 집으로 가는 길도 상당한 고통이 따랐다.

 물에 젖은 몸을 대충 수건으로 닦고 나서 편한 출히링을 입고는 내동실에 팩에 담은 찬밥을 렌지에 돌리고 싱크대 위에 젓갈과 깍두기 반찬 용기를 놓았다.

 국그릇에 물을 받고 렌지에서 덮혀진 밥을 꺼내 말았다.

 후루룩 삼키 듯 급히 한그릇 비우고 싱크대에 물을 받아 아무렇게나 쌓아두었다.

 다시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질을 하고 나서 불을 끄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오래된 침대는 삐걱 거리는 외마디 비명을 토했다.

 손을 더듬어 협탁 위에 충전 중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익숙하게 손가락을 놀려 앱을 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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