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노래가 나를 통해 지나갑니다.
내 몸 속은 동굴과 같습니다.
어두컴컴하고 습기로 차 있는 그곳에 그의 노래가 울립니다.
동굴 안에는 많은 생명이 있습니다.
박쥐도, 작은 웅덩이도, 종유석들도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입니다.
나는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노래는 귀가 아닌 내 심장 깊은 곳으로 찔러들어갑니다.
내 몸은 각각이 흩어져 서로 새로운 인격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나의 눈은 어두운 동굴의 영상을 비춥니다.
나의 손은 그 동굴의 모양을 또 다른 나에게 설명합니다.
입 안에서는 혀가 침을 넘깁니다.
기타의 현 하나하나,
기타를 치는 손놀림 하나하나가 머리속으로 그려집니다.
그가 외사랑을 말합니다.
나에게 무언가 물었지만, 나는 그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내 성대는 감히 그 선율에 끼어들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을 감추고 가만히 듣고 있을 뿐입니다.
폐 속 깊숙히 동굴의 습한 공기가 밀려들어옵니다.
밤 하늘이 보입니다.
작은 별 하나가 떠 있습니다.
그리운 별, 나는 그 별을 자세히 보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깜빡이고 있다고 합니다.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것 같다고도 합니다.
그 별,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김광석이 그렇게 슬프게 노래하는 그 작은 별이
나의 작은 별이 이젠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눈물도.. 흘러내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노래는 아직도 울리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묻고 있습니다.
내 심장은 감히 그 노래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터질듯이 고통스러워져서,
날카로운 무언가가 쿡 하고 느껴져서
그리고 무거운 무언가가 묵직하게 틀어막아버려서
그의 노래가 고통스러워집니다.
나의 손을 봅니다.
그의 기타가 들립니다.
클래식기타의 부드러운 현
감미로운 그 현
너무나 그리운 그 감미로움
문득 나의 손을 봅니다.
그래.. 나의 손을 보았을 뿐입니다.
별 하나가 깜박이네요.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눈 못감는 서글픈 사랑.
아..... 그의 노래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동굴엔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직 더 보고 싶은데..
그 별을, 나의 작은 별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요.
사랑의 노래를 불러보고 싶지만
마음 하나로는 안되나봐요.
눈물 고인 내 몸속에 별 하나가 깜박이네요.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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