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으로 거슬러... 그날은 결혼식...
악동같은... 아니 웬수같은 신랑친구들....
친구중에서 결혼을 조금 빨리한 관계로 모두 총각이었다.
결혼식을 마치구 피로연을 가니...모두 배 두드리고 반쯤은 취해 있었다...
난 전날 저녁부터 암것두 못 먹은 상태라(얼굴 부을까봐.. ㅠ.ㅜ)
배가 너무 고팠는데...
으~~ 내가 좋아하는 갈비.... 대충 인사하구 자리잡구 한점 먹으려는데...
그때부터 사회자가 일어서더니...
(그 사회자 아직 장가 못가구 있따... 나의 저주를 더 받으라~~얍~)
이 많은 총각들을 제치고 먼저 장가가는 의~~리~~없~~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난 한번도 본적없는 이상야릇한 게임을 시키는 거다.
(난 울 친구들 중에서도 젤 먼저 결혼했기에 피로연이란 자리가 첨이었따.)
다리사이에 걸린 바나나 입으로 따 먹기...
(유치하다구? 8년전이었다.)
달걀 안 깨트리구 이쪽 가랑이에서 저쪽 가랑이루 옮기기...
(뭐 그런거 갖구 그러냐구? 나 그때까지 처녀였다.)
온 몸에 붙여놓은 테이프 입으로 떼기...
(난 울상을 지으며 도움을 요청하려구 친구들을 보니...
이런~~ 내 친구들도 한통속이 되어
좋아라 박수를 치면서 빨리 빨리를 외쳐대고 있는거다. ㅠ.ㅜ)
맥주속에 부은 달걀노른자 터트리지 않게 입으로 건져 신랑에게 다시 먹이기...
(으.. 이때는 한계였다... 왜? 난 달걀반숙 못먹어... 입에 넣는 순간 으~~웩..
바닥에 철퍼덕....
다~~~쉬~~~~.
아.. 제발 함만 봐줘요.... 비위가 약해서.... 흑흑....)
그리하여 진한 키스로 대신.... ㅠ.ㅜ
이러쿵 저러쿵 넘 많아서 일일이 말할수도 엄따...
(비행기라두 일찍 예약하지... 언제가나.... 흑흑)
어쨌던 시간이 흘러 흘러 공항에 가는데....
무슨 대단한 일이라구 그 많은 친구들 다 따라온다...
(여자 남자 합해서 40여명... 쪽팔려~~)
공항엔 신혼여행가는 사람들루 넘쳐난다....
근데 우리처럼 많이 따라온 팀은 엄따... 진짜 쪽팔리네..
양복입은 남자들이 빙 둘러서 있으니 조폭같은 분위기다.. ㅠ.ㅜ
시간이 다 돼서 들어가려는데 한 친구가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무슨 드링크와 알약을 건네준다...
'친구들이 괜히 배아파서 짖궂게 한거 이해하세요 제수씨.. 이거 피로회복제에요.
혹 멀미라두 할까봐..... 암것두 못 먹었을텐데... 신혼여행 재밌게 다녀오세요.'
(이 친구두 아직 장가 못갔다... 내 저주가 효험이 있나보군. ㅠ.ㅜ)
아~~ 내가 속이 좁았군...
괜히 눈물이 핑~ 돈다.. 이렇게나 좋은 친구들이라니...
시간이 없는 관계로 그 많은 알약(아주 작은게 12알쯤되었나...)을
신랑과 나 둘이서 후다닥 나눠먹구...
빠이빠이를 하구 비행기에 탔다...
(우리 보내놓구 내 친구와 신랑친구들 환상의 밤을 보냈다구 하더군..ㅠ.ㅜ)
휴~~ 정신없는 하루가 이렇게 지났군.... 안도를 하려는데...
뱃속이 요동을 친다...
암것두 안먹어서 그런가... 속두 쓰리구 배 아파 죽겠네....
비행기에서 내리자말자 호텔까지 그 긴 시간을
오로지 화장실 생각뿐 어떻게 갔는지 정신이 없다.
난 호텔에 도착하자말자 화장실로 직행... 좔~~좔~~좔~~
(지저분해두 참아주시길...). 아유 배아파...
근데 이상하다. 신랑두 그런다...
우리는 서로 번갈아 화장실 가느라구 정신이 없었다...
내가 들어가 있으면 신랑이 빨리 나오라구 두드리구...
화장실에 화장지 다 쓰구 방에 있는 티슈도 다 쓰구... ㅠ.ㅜ
상상해 ? 마?.. 달콤하고짜릿해야 할 첫날밤에 둘이서
화장지 움켜쥐고 화장실 들락거리는 모습을...
이해가 되시는가?
순진하게 건네준 그 약을 다 먹다니... 그 엄청난 양의 약을...그건 흑~~흑~~
설사약 이었따... ㅠ.ㅜ (내 이 친구들 평생 저주하리라~~)
빈 속에 밤새 설사를 하니 거의 탈진상태였따...
우린 과일바구니 과일을 다먹구..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과일바구니 텅텅 빈 건 우리뿐이더라)
밤새 물 마시구 화장실가구...
그렇게 시간이 흘러 첫날밤이 지나구 아침이 왔는데...
둘다 눈이 퀭하니 신혼여행온 사람들 모습이 아니다...ㅠ.ㅜ
속 모르는 안내원은 밤새 잠 한숨도 안잤냐구 놀리구.... 윽~~
제대루 된 구경두 못해보구......
신랑은 이를 부드득 갈면서 온몸을 다 떨더라...
그리하여 세월이 흐르고 어느날 저녁...
신랑이 돌돌돌 뭔가를 절구통에 갈고 있다....
뭐하냐구 물었더니....
이젠 다들 영리해서 약을 주면 안먹는다나...
그래서 술에 타 먹일려구 설사약 갈구 있단다....ㅠ.ㅜ
어째 친구들이 모두 저럴까.... ㅡ.ㅡ;
이젠 그 많던 친구들 하나 둘 장가가구 딱 4명 남았는데. ...
이유인즉 피로연 무서워서 못간다나. 어쩐다나....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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