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저 : 마~~~~님!
마님 흑저 뒤돌아본다.
흑저 : 왜?
둔저 : (코구멍을 벌름거리며) 장작 다 팼시유~
둔저는 자신이 팬 장작을 가리키며 벗어재낀 웃통을 탕탕 친다.
살로 이루어졌지만 장대한 둔저의 온몸이 그의 손짓에 부르르 떤다.
흑저 : 그래서?
둔저 : (눈을 껌뻑거리며) 장작 다 패문....으흥...알믄서...
둔저의 솥뚜껑같은 손이 마님의 옆구리를 간지른다.
흑저마님의 눈가에 불그족족한 색기가 떠오르며 둔저를 흘겨본다.
흑저 : 밝히긴~~~? 대낮부텀. 따라와.
흑저는 둔저를 데리고 비어 있는 사랑채로 발길을 옮긴다.
둔저는 크게 숨을 들이쉬곤 순박한(?) 얼굴에 씨익 음충맞은 웃음을 띄곤 마님을 따라간다.
씨근덕 거리는 숨소리와 새된 교성이 오갈 즈음...
지나가던 길손 신독이 부르짖는다.
신독 : 이리오너라!!
사랑방이 고요해지고....씩씩거리는 둔저가 밖으로 나온다.
둔저 : (퉁명스럽게 바지춤을 올리며) 괄약근 파열되고 싶어? 왜 불러?
신독 :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 집에 살기가 창궐해 있구나.
네 놈이 오늘밤을 넘기지 못할 운세야. 미간에 현무살이 침입했어....
둔저는 겁을 먹었다. 등치에 어울리지 않는 겁보...미신에 무쟈게 약한 둔저...
둔저 : 그...그럼...어케 해야 하는데요...
신독 : 네 괄약근을 파괴해야만 현무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쯧쯧....
그동안 너무 색을 밝히고 헛된 거짓을 일삼았구나....
둔저 : 어...어케 해야 하는데요....
신독 ; (주위를 둘러보다 문앞의 버드나무를 본다.) 음...저 나무의 옹이에 네 괄약근을 지금부터 오늘 밤 자시까지 계속 짖찢거라. 괄약근이 파열되며 네 살이 풀릴 것이야...
둔저는 망설이다 신독이 휘적휘적 떠난 후 버드나무에 자신의 엉덩이를 찢기 시작했다. 버드나무가 꽝꽝 울리고 둔저의 얼굴이 푸들푸들 떨려 왔다.
마침내, 자시....
한 소리 긴 비명을 끝으로 둔저는 앞으로 꼬꾸라져 정신을 잃었다.
이 때, 신독이 나타나고....사랑방에서 흑저마님이 나타난다.
신독 : 마님, 이제 끝났군요.
흑저 : 아...저 지겨운 넘을 어케 처리할까 고심했는데...네가 수고했다...이제 너와 나만 남았구나....오호호호호!
신독은 혐오스런 눈으로 흑저를 보다가 등뒤에서 칼을 빼어들곤 흑저의 목을 날렸다. 마을을 온통 도색의 도가니로 물들이던 두 남녀를 처리한 협객 신독은 유유히 자리를 떠나고 홀로 남은 버드나무만 달빛을 받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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