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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_。] 여전히 오랜만에...

항상 힘들 때마다 이곳에 토로하다보니 어느덧 이곳이 나만의 일기장이 되어 있다.

아무도 찾아주는 곳이 아니다보니 더더욱 진솔하게 끄적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십수 년을 버텨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희망으로 남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쳤을지 모르지만 나자신만은 당당해질 수 있었다.

그 열매가 달디달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기를 바랐다.

모든 경우의 수에서 작년에 이어서 이번에도 가장 최악의 수가 연달아 터졌다.

특히 이번에는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최악의 수였기에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왜 나에겐 이런 일만 벌어질까, 괴로움에 몸부림 쳤다.

앞으로 어찌 해야 하나, 막막하기만 한데 그래도 글을 놓지 않을 것 같다.

비록 시놉을 단출하게 줄이겠지만 최선을 다해 글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것이 내 사랑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고 책임이리란 생각이다. (아마 이런 마음가짐으론 끝까지 프로가 되지 못하리란 생각이다.)

차라리 글을 펼쳐보이기 전까지가 힘들면서도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때는 희망이란 게 있었으니까.

마지막 희망까지 박살났지만 글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기운을 차린다.

다시 혼자가 된 거나 다름없지만 어차피 혼자 달리는 일은 익숙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좌절에서는 주변 인맥이 아무 소용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같이 하하호호 웃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을 일으켜서 다독여줄 인맥은 없었다.

자신에게 달라붙어 매달리며 하소연하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시선을 느끼니 덧없기만 하다. 

스스로라도 일어나야 한다. 널부러져 있다고 나에게 시선 줄 이는 한 명도 없으니까. 피하지나 않으면 다행일까.

만신창이가 된 멘탈을 부여잡고 글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일어난다.

그것이 마지막까지 남은 나의 자부심이다.




댓글 2

  • 001. Lv.35 대박난작가

    21.08.09 20:29

    진솔하게 끄적이신 시두님의 일기장에 제가 덜컥 와버렸네욤.. '-'

  • 002. Personacon 시두김태은

    21.08.17 17:15

    우왕 대박님! 와주셔서 감사해요! 가끔도 저 글 보면서 청승맞게 혼자 훌쩍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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